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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 유일왕
원본http://ncode.syosetu.com/n2267be/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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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67 『마인』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을,스바루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피 웅덩이에 가라앉은 람과,목 위가 사라진채 목숨을 잃은 가필.겹쳐진 두 시체 옆에는 맨손으로 그짓을 한 로즈월이 옷 자락을 매만지고 있었다.

굉장한 체기를 목격했지만, 스바루는 그것이 로즈월이 한 짓이라곤 믿을 수가 없었다.


로즈월·L·메이져스는 루그니카 왕국을 대표하는 궁중 마술사이며, 초급의 마법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일종의 전술 무기 수준의 전투력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었다.

듣고는 있었다.들었었기에,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설마 로즈월이 이 정도의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마법사는 육탄전은 못한다,라는건 완전히 선입견 이라는거~지.적의를 가진자가 나를 상대하러 올때면, 당연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지.……그런 머리가 굳은것들이 어떻게 되어왔는지는,보이는 대로지만 말이네-,"


말을 잃은 스바루의 심정을 파악한 답변에,자신도 모르게 숨이 멎는다.

로즈월은 약간 얼굴에 튄 피를 손가락으로 닦고는, 파란색 아이라인에 덮어쓰고 미소를 짓는다.― ― 마성,삼켜질것만 같다는 의미로는 정확하다.


"어,째서……"


"으-음?"


"왜 두 사람을……람을,죽인거야? 가필도,가필도 죽일…… 죽일 필요는……!"


"자네와 둘이서 이야기하는데,가필이 있으면 방해가 될꺼라고 느꼈기 때문이네~.람에 관해서는 미안하게 됬다고 생각하지만.그러나,가필과 정면으로 싸워서 이길 수 있을정도로 강한것은 아니~라네.지금,죽인것은 허를 찔럿기 때문이야"


그 허라는게,람을 이용해서 가필을 처리했다는 것인가.

어이없이 두 사람을 살해한 이유를 밝히는 로즈월에게, 스바루의 감정은 분노를 뿌리치고 오히려 냉정을 되찾았다.

어이 없는 상황에 엉뚱한 대답.스바루를 손바닥안에서 가지고 놀려는거라면, 격앙해봤자 로즈월의 뜻대로 되는것이다.


"........"


"흐-음, 의외군~.,.이렇게 말하면, 자네는 필시 화를 낼거라 생각했는데?"


"한바퀴 돌아서 화가 거꾸로 솟을것 같아.……화 나지 않을리가,없잖아.당연하지,당연한 일이라고"


"어~떨까나.바람직하다고 하면 바람직한 태도이긴 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나츠키·스바루라는 소년이라면, 더 겁없이 짖어대며 분노하고 있어야하는게 당연한 장면인데.저~기,나츠키 스바루 군"


한쪽 눈을 감고, 또 다시 노란 눈동자가 스바루를 꿰뚫는것처럼 쳐다본다.

생각해보면,로즈월은 저 한쪽 눈만으로,꼭 빛나고 있는 노란색 눈으로 상대를 보고있었다.

저렇게 노란색으로 빛나고 있는 눈동자에 자신이 비쳐있다고 생각하니,몹시 진정할 수 없을것 같은 감각을 스바루는 맛보았다.


"바보였던 것은 자각하고 있지만,언제까지 성장하지 않고 있을리가 없잖아.미친 듯이 분노해야할 장면이 아닌것 정도는, 나도 알고……"


" 다르네~,그게 아니야~, 스바루 군.스바루 군.나츠키·스바루 구~운"


남색의 머리를 흔들고, 피에 젖지 않은 왼손으로 매만지며, 로즈월은 스바루의 이름을 도발적으로 부른다.

그 광태에 스바루는 정체 모를 것을 느꼈으나,떨어지지 않는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다가가,도발적인 광대를 노려본다.


"뭘 말하고 싶은건데"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대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네.― ― 축하한다.어서와라.기다리고 있었다.나는 네가 거기에 서는것을,이라고"


물컹하고,스바루는 척추를 젖은 손 끝으로 어루만져진것 같은 오한을 느꼈다.

정면, 로즈월은 자신의 말대로,환희를 지으며 스바루를 응시하고 있었다.그 태도에, 환희에, 스바루는 의미 모를 혐오감을 느꼈다.

비아냥거림이 아니라,로즈월은 스바루에게 환희와 기쁨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문제는 그가 한 말의 의미도, 그 기쁨의 의미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내가 여기에 서는 것을……. 기다렸다고?"


"이 방의 그 자리에,같~은 흔하디 흔한 착각은 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네~.그런 뜻이 아니라는것을,그대는 이해할 수 있을걸세.자네만은,그걸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


"나만……이해,가능하다라 "


완성도가 보이지 않는 퍼즐 조각이 조금씩 머릿속에서 맞추어져 가는 모습이 뇌리에 떠오르고 있다.서서히 서서히, 당황하면서도 피스는 연결되고,결국 어렴풋이 완성형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완성형이 떠올랐을 때, 설마하는 느낌이 스바루를 관통했다.


"알고있는걸까-,, 스바루 군.자네는 자신이 왜 두 사람의 죽음을 목격해도 어딘가 냉정하고,화 내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인가……그 이유를 사실은 알고 있을 것~이야"


"― ― ― ―"


"자네는,두 사람의 죽음에 그다지 충격을 받지 않은걸세.두 사람이 목숨을 잃는 일에 대한 놀라움은 있겠지.의분도 있을것이고~.하지만, 슬픔은 떠오르지 않아.그렇기에 자네는,여기에서 나에게 화를 내고,주먹을 휘두룰 수 없~는거겠지"


로즈월의 뭔가 아는듯한 말투에,스바루는 반론을 하려고 입을 열었으나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닫기를 계속했다.


『 네가 뭘 알아!』 『 두 사람의 죽음이 슬프지 않다니 말이 되냐!』 『 잘도,람을,가필을 죽였겠다,이 쓰레기야!』


외쳐야 할 말의 후보들이라면,얼마든지 머리속에서 떠오른다.

실제로 그것들의 폭발적인 감정은 스바루 안에서 아까부터 몇번이나 떠올라,목구멍에서 밖으로 뛰쳐나가기 전에 걸쳐서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분노하고 있다.놀라고 있기도 하다.슬퍼하고도 있을것이다.

그런데도, 스바루가 로즈월의 말에 반론하지 못하는것은 ― ―.


"― ― 돌이킬 수 있다,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은 아닌~가?"


"너……!"


무심코 목이 막힐정도의 전율에, 스바루는 심장을 사로잡혔다.

비유가 아니라,심장을 사로잡힌걸로 착각했다.그만큼 충격에 시달린것이다.


얼굴을 든 스바루는 무심코 주위를 둘러보며 검은 손바닥이 금기를 범한것에 대한 형벌을 주려는 모습을 떠올리며 두려워했다.한번, 『 질투의 마녀 』의 존재를 부정했을때,그 이후에 처음으로 받는 패널티다.그림자가 어떤 공포를 안겨줄지, 상상만 해도 간담이 벗어날듯한 통증에 압박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지,않아"


"무엇을 경계하고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아~아,그것이 자네의 계약 관계일지도 모르겠네~.그~렇군.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자네의 행동이나 언동의 부자연스러움에도 납득이 가는군"


"납득이라니……아니,그 이전에!"


턱에 손을 얹고,끄덕이는 로즈월에게 스바루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입술을 떨기 시작한다.

로즈월이 방금한 발언은 확실히 스바루의 핵심을 찌른것으로,그것을 언급할 수 있다는것은 즉,


"너는……내가,내가 어떻게 되고있는지,알고 있어....?"


"책의 내용이 어긋나지 않는 한은,말이야.― ― 자네는,다시 시작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그렇~지 않은가?"


시원하게,로즈월이 『사환』을 알고있음을 고백했다.


그 말에 스바루는 숨을 삼켰다. 바로 지금의 상황이 위험한 상황이란걸 깨달았다.

조건이,에키드나의 다과회와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이대로 로즈월과 『사환』이 가능한 몸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시킬경우, 『 성역 』을 그림자에 먹혔던 그 참극이 다시 일어나게 된다.

그 전에,지금 이 순간에도,마녀가 스바루를 빼앗으러 와도 이상하지 않을것이다.


삼켰던 숨을 폐에 보내고, 스바루는 조용히 그것을 몰아쉬며 시간이 정체하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즉, 마녀가 심장을 움켜쥐는 패털티는 일어나지 않았다.스바루 자신에게는 아니지만, 가장 온건한 가능성은 이것으로 무너졌다.

남아있는 가능성은 ― ―,


"― ― 침묵은 긍정의 증거다,라고 했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어지럽게 머리를 회전시키며, 리스크 회피에 혈안이 되어있는 스바루에게,기다림에 지친듯한 로즈월의 목소리가 꽂혀든다.

그에게도,방금전의 발언은 꽤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것이다.

그것을 말 없이 무시하는 형태가 된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드물게 불쾌한듯이 미간을 찌푸리며


"뭐~,황당무계한 이야기다.지루한 속임수를 쓰지 않는만큼 양심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너 ― ―"


"오-옷, 좋아.내가 말하긴 뭣하지만,분명 자네 입에서 긍정의 대답을 하는건 좋지않은 일이 될거야.그러니까,지금까지 자네는 그걸 털어놓지 못했던 거겠~지.아니면"


한 단어로, 스바루의 발언을 가로막고 로즈월은 의미있게 말을 자른다.

입술을 씹는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추파를 보내듯 징그럽게 입술을 풀면서


" 털어놓으면 어떤 눈으로 쳐다볼지,그걸 두려워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지"


"― ― ― ―어"


"그건 그렇~겠지.그야.세계를 다시 시작하는 힘이라니 터무니 없지 않은~가? 시간에 간섭하는~것 같은건 음계통으로도 궁극의 궁극에 가서야 겨우 가능하다.베아트리스도,정체를 낳는것이 고작.역행같은건,꿈의 꿈~같은 일이지 "


의도치 않게 진의를 읽혀 반론을 포기하던 중, 베아트리스의 이름이 나오자 스바루의 얼굴이 경악으로 굳어졌다.

뒤에서 엘자의 칼날에 관통당해, 사라져버린 그녀의 최후의 표정이 생생하게 스바루의 뇌리에 스친다.


"― ― 그 반응을 보아하니,아~무래도 베아트리스는 역할을 다 한것 같~군"


"역할이라니……너는,그 녀석을…… 그래"


화제가 『사환』에서 벗어난 것을 기회로, 스바루는 떠내려가고 있었던 의식을 끌어내고,로즈월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베아트리스가,그토록 외롭다고 외치고 있었던것을,이 남자는 알고있는걸까.


"너는,그 녀석의 고뇌를 계속 알고 있었던거냐.계속 그 저택에 얽매어서, 계약같은 옛날에 한 약속 하나에 매달리고……그래서 저렇게 닳아버린 그 녀석에 대해 알고있었던게 아니냐고!"


"물~론, 알고 있었다.나와 베아트리스는 제~법 오래 교제해왔으니까.그야말로 태어났을 때부터다.그 아이가 가슴 속에 품은 적막감을, 나는 계~속 알고 있었지"


" 그렇다면……!"


"왜 어떻게든 해주지 않았냐,던~가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저 아이의 슬픔을 남이 어떻게 해주다니,그건 자네도 잘 알고 있을텐데~?"


로즈월의 정론이 분노에 맡겨 외쳤던 스바루의 마음을 후려갈겼다.

목소리를 내 로즈월을 규탄하고, 베아트리스의 비애의 외침을 들려줄 수는 있다.있지만,그것이 아무 의미도 없는것이 현실이다.


베아트리스는 이미 죽었고, 그녀의 슬픔은 누구도 치유해 줄 수 없다.

유일하게,다시 시작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진 스바루만은 몇번이라도 그녀의 임종에 곁에 있어줄 수는 있을것이다.그렇지만, 4백년의 슬픔을 어떻게 하면 치유할 수 있을것인가.

4백년 ― ― 그 정도의 시간을 거슬러 갈 수단은,스바루에게도 주어져 있지 않으니까.


입을 다문 스바루의 정면에서,로즈월은 작게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 부럽,네~....,"


"― ― 부럽다고?"


되묻는 스바루의 음색은 낮다.그러나 로즈월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 그렇고말고"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 부럽지.베아트리스는 비원을 이루고 사라질 수 있었다.자네가 여기에 있다는 것은,그런 이유가 아~닌가 "


"비원……이라고? 그것이……그런,그렇게 죽는 것이 그 녀석의 비원이라고,너는!너는,그렇게 말하는거냐?"


" 다른누구도 아닌 베아트리스 그 자신이 원했던~것 아닌가.그것을 타인이 이러쿵 저러쿵 할 이유는 없고, 타인의 가치 기준을 부정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자네에게도,물~론 나에게도, 베아트리스의 죽음을 더럽히는 짓은 허용되지 않아"


그럴듯한 말이다.정론이다.흠잡을 필요없이, 그것은 사실이다.

스바루와 베아트리스는 어디까지나 남으로, 베아트리스의 소원을 스바루가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었고, 그 소원을 들어줄 생각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그렇다고 해도,정말로 베아트리스는 그걸로 된걸까.


― ― 그렇다면 어째서,베아트리스는 최후에 스바루를 감싸고.


"베아트리스는 비원을 이뤘다.나에게는,그것이 부럽고 말고.― ― 나의 비원은,아무래도 나로선 이루지 못할것~같군"


"― ― ― ―"


위화감 있는 말투였다.

어디에 위화감이 있는건지는, 별로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러나 어딘가에서 확실하게 위화감이 느껴진다.


"네....비원이라는건……"


"그건 말할 수 없다.말할 수 없는 계약이 되어있다,고 밖에 할 수 없~네.여기까지 입밖에 내는게 계약이 양보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마지노선일세.다~만,이것만큼은 말해줄 수 있지"


"― ― ― ―"


"나는 나의 비원 성취를 위해서 최선을 항상,항상,항상,항상 다하고 있지.의미 없는 행위는,부끄러울만한 짓은,무엇 하나도 하지 않을 생각일~세 "


당당하게,자신의 행위에 부끄러워 할만한 부분은 없다고,로즈월은 단언했다.

그렇게 가슴을 펴는 자세에 충격을 받은뒤, 천천히 스바루의 안쪽에서 거무칙칙한 분노가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그것은 스바루가 여기에 올때까지 참고있었던,감정이나 생각을 뒷전으로 한 이기적인 분노였다.그렇지만,거기에 몸을 맡기기에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필요한 것이라고……람과 가필을 죽인것도,이렇게 『 성역 』을 눈으로 뒤덮은것도, 전부……필요한 일이라서,그랬다는거야……?"


"흠,전자에 관해서는…… 아니, 이건 이야기가 엇나가게 되겠~지.후자에 관해서는 그 말대로야,그럼 대답이 되었~을까?"


"뭘 위해서!!"


이빨을 드러내고, 팔을 엉망으로 휘두르며 스바루는 외친다.


"뭘 위해서,이딴짓을 한건데!『 성역 』에 눈을 뿌려서,장난삼아 주민들을 괴롭히고……넌 뭐가 목적인건데!이런 일을 해서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거냐고 로즈월!"


"당연하잖아.― ― 에밀리아님이,고립되니까다"


"― ―하,하아?"


"다시 말하지.이렇게 눈을 쌓아 주민에게 피해를 주면.에밀리아 님은 고립되어서 매우 불안정한 정신상태에 빠지게 된다.그렇지,않았나?"


마치 보고 온 듯한 로즈월의 말투.묘소 안의 에밀리아의 상태는,로즈월의 뜻대로 된 모습이다.

그 일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해줄 생각은 없다.무엇보다 방금한 로즈월의 말 의미가, 그 동안 들은것 중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로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었다.


"이곳 마녀의 연고 토지에서, 에밀리아 님은 지금 『 성역 』을 해방하기 위한 『 시련 』을 한창 받고있는 중이지.그~럴때, 이렇게 『 성역 』에 국지적인 천변지이가 닥친다면……에밀리아 님께,어떤 눈길이 쏟아질까?"


"너……"


"직정경행의 가필이,이럴때는 도움이 되는군.그라면 그야말로 가장 먼저 에밀리아 님을 의심하고,목소리를 높였을꺼야.그의 목소리 크기에 누구나 생각하겠지.― ― 이 천변지이는 에밀리아 님의 행동 때문이라고"


로즈월이 정확하게 읽었다.가필은 그의 손바닥 위에서 춤추고 있었던 것이다.돌아온 스바루가 만났던 가필은, 혹한이 된 『 성역 』을 에밀리아의 소행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해서 『할 수 있는 존재 』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밀리아에게 모든 악의를 돌리는 토양이, 이 땅에는, 이 세상에는 있다.

그것이야말로 에밀리아가 오랫동안 시달려온, 편견이라는 악마이기도 하다.


"고립된 에밀리아 님은 어떻게 될까? 에밀리아님은,사실 꽤 약한 사람이야.자신을 긍정해주는 누군가에게,모든 신뢰를 맡긴다고 해도 이상할게 없지.그리고 누군가가 또, 에밀리아 님을 전력으로 지지하고 싶다고 생각해주면 감지덕지고"


" 잠깐…… 잠깐…… 잠깐 잠깐 잠깐 잠깐....!"


로즈월이 말하는 내용을 막기위해,스바루는 팔을 뻗어 제지했다.

지금 뭔가,엄청난것을 듣고있는것 같다.

지금 뭔가,터무니 없는 사실을 말하고 있는것 같다.

지금 뭔가,들어서는 안될것을 ― ―.


"의존해오는 에밀리아 님을,자네는 멀리할 수 없겠지.당연하다,사랑하니까.사랑하는 에밀리아 님이 모든것을 맡기려 한다면,자네는 그걸 거부할 수 없어"


"그런 ― ―"


일은 없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 스바루는 방금도, 묘소에서 달라붙어오는 에밀리아에게 빠지는것을 참아왔다.참고서,여기로 왔다.


에밀리아의 유혹을, 사랑의 속삭임을,거부하는게 가능했던건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그녀의 본심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는 이상,한가하게 빠져있을 수는 ― ―.


"지금은 아니다, 그렇게 대답하겠지.그게 그저,나에게는 안타까울 뿐이다.지금 자네에게는 조금,쓸데없는것이 너무 많은것 같군"


번민하는 스바루의 앞에서 로즈월이 발을 한 걸음, 조용히 앞으로 내디뎠다.

피 웅덩이를 밟아 물기 있는 발소리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서, 스바루의 몸은 무의식적으로 움츠러들었다.

긴 손발을 흔들거리는 로즈월이 다가오자,스바루는 목을 울리며


"나를,죽일 생각인가 ― ―?"


" 죽인다니,꽤~애 살벌한 생각을 하고있~군.네가 죽어버리면 곤란해지고 만다.어떻게든,나는 자네가 다시 시작하게 만들지 않으면 안되니까~,"


"에 ― ―?"


다가오는 로즈월의 말에,스바루는 순간 아연실색하고 만다.

그러나,바로 그의 말이 어긋나 있는것에서,인식의 차이를 깨달았다.


로즈월은 스바루가 『 다시 』시작할 수 있는것은 알지만, 그것이 『 죽음 』을 대가로 하는, 『 사환』인 줄 모르는 것이다.

때문에, 스바루가 자신의 의사로 『 다시 』시작할 때까지,스바루를 몰아붙이겠다는 것이다.또 그것은, 순식간에 죽이는 것 이상의 고통을 수반할지도 모른다.

로즈월에게 스바루를 해칠 의사가 없다면,기회는 있다.


"― ― 모두,들어와!!"


손을 들고, 스바루가 외친다.

그 소리에 로즈월이 눈살을 찌푸렸던 순간,창문과,벽,거실,사방에서 파괴음이 들려온다.그리고 찬바람과 함께 안으로 뛰어들어온 작은 그림자가 모두 스무명 ― ― 전원이 연분홍색의 머리색을 가진 어린 소녀다.


모두 한세트인 용모의 소녀가 늘어선것을 보고 로즈월은 한쪽 눈을 감고 스바루를 바라보며,


"복제체의 지휘권은 가필에게 옮겨가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배후일지도 모르는 네가 있는곳에 가는거라고.― ― 손에 들수 있는 패는,많은게 좋지"


― ― 묘소를 나오고, 가필과 설전을 벌인뒤의 일이다.

그대로 로즈월에게 따지려가려는 가필을 설득해서, 먼저 스바루는 크리스탈이 있는곳으로 가 복제체의 지휘권을 가필에서 자신에게로 이양시켰다.

그리고,류즈의 복제체를 로즈월이 요양하는 집 밖에 대기시켜두고, 만일의 경우에는 돌입시킬 준비를 하고있었던 것이다.


가필에게 볼모로 잡혀있는 렘은 대표 인격인 류즈에게 맡기고, 피란민과 거주자가 모두 피난해있는 대성당에 데려다 두었다.

모든 것은, 로즈월이 이 흉행의 실행범이었을때를 상정한 것이다.

― ― 물론, 가필과 함이 로즈월에게 살해당한것은,당연하게도 스바루에겐 예상 밖의 일이었지만.


"그래서, 나를 둘러싸고 어쩔 셈일~까나?"


"네가 맨손으로도 그토록 강한 것은 놀라웠지만, 역시 물량엔 장사없겠지.짐승화된 가필 정도라면 수가 많아도 힘들겠지만……"


로즈월이 람을 이용한것은 정면으로는 가필과의 승산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래도 스바루보다 훨씬 강한 것은 틀림없겠지만 ― ―,


"스무명이나 있는 수의 폭력으로 봉쇄한다.때리고,억눌러서라도,네가 알고 있는걸 모조리 털어놔 줘야겠어"


"계약의 준수가 얼마나 소중한지는,조건하에 있는 자네도 알고있을~텐데.."


" 아쉽지만 나의 경우는 저 쪽에서 마음대로 연결해놓고 깨려하면 벌을 주는 타입이라서 말이지.지금 오지 않았다는 건 세이프 라인이라는거다!"


비좁은 집안에게 스무명의 인원이 모이면 거의 만원 상태가 된다.

표정 없는 류즈 메이엘의 복제체들은, 스바루의 요청에 따라서 멍한 얼굴 그대로 로즈월에게 달려든다.


요격해야할 로즈월은 맨손인 채고,동시에 상대해줄 수 있는 인원은 두 사람까지일것이다.

밖의 날씨를 조작하고 있는 것이 독이 되어, 마법을 행사하지 못하는 로즈월은 수의 폭력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약간 괴로운 승리기는 하지만,스바루는 승리를 확신했다.그러나


"― ― 확실히 많기는 하지만"


"― ― ― ―"


"마법사를 상대로,수로 승부하는건 조금 어리석은 생각이지 않을~까"


화염이 옆으로 뻗어나가 사선에 있던 메이엘의 복제체가 송두리째 불태워진다.

불꽃의 벽이라고 불러야할 그것은, 뻗어나가며 진로에 있던 작은 몸들을 발끝에서 머리까지 다 먹어치고 먼지로,마나로,환원시켰다.


그것이 스바루의 눈에는,찰나의 붉은 빛과,열기가 실내를 석권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마법은 못 쓰는게……"


"기상 조작을 하는 중이라면.유감이~지만,내가 눈을 내릴 이유는 없어졌다~네.그래서,조금 전에 손을 뗐지.말하지 않았던건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만 "


"뭐 ― ―크,악"


순간 말을 잃은 사이에, 접근한 로즈월이 스바루의 목을 잡고 있었다.가는 팔의 어디에 그만한 힘이 있는지, 가볍게 발이 바닥에서 떠서 버둥거리는 스바루를,로즈월은 내던졌다,


"후 ― ―."


복제체가 절반정도 부숴놓은 창문의 나머지 절반을 깨고,건물밖으로 던져진다.던져진 스바루의 몸이,바깥의 눈에 떨어져서 구르다가 벽에 부딪혀서 멈춘다.

진흙이 섞인 눈이 입안에 쏟아져 들어가, 내뱉으며 고개를 흔들고 얼굴을 들었다.

유유히, 남아있는 절반의 복제체와 함께 로즈월이 집에서 걸어나온다.명령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복제체는 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그녀들에게 무슨 소리를 해야 좋을지,스바루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렇게까지 해도,아직 『 다시 』시작하지 않는건~가.아~니면,혹시 이미 끝난 뒤인가? 생각해보니, 『 다시 』시작하게 될 경우,나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되는건지는 모르는군.이건 난처하게 된게 아닐~까."


납작 엎드린 스바루의 옆에 와서, 로즈월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그 우스운 행동을 보고, 스바루는 통증과 답답함 속에서 느닷없이 떠오른 의문을 쏟아내고 있었다.


"로즈월……너,몇번이나,몇번이나 『 다시 』시작하니 어쩌니 하는데……"


"응? 중요한 이야기일~까나? 듣지 듣지"


"나는,네가 의문이다.남이 다시시작하는걸 전제로 하다니,어떻게 된거 아니냐고.……너도,사실은 "


기억을 잇는 수단같은게,있는건 아닌가.

묘소에서 꿈의 성에 틀어박힌 에키드나가 그렇듯이, 로즈월 또한 스바루가 『사환』을 한 이전의 세계의 기억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고는 로즈월의 초연한 『 다시 』시작하는 것을 원하는 태도가 납득이 가질 않는것이다.


" 그렇다면 그걸로,좋아.하지만 그렇다면 나는,너와...."


협력도,가능한게 아닌가.

로즈월의 정체모를 목적에 수많은 이가 계속 희생당했다.

람과 가필을 죽이고, 에밀리아를 밀어붙인것을 결코 용납할 생각은 없다.그러나 로즈월의 힘을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감정론으로 밀어낼 수 있을 만큼 상황이 만만하진 않다.오히려, 절박하다.

독을 먹는걸로 ― ― 이 상황의 해결책이 보인다면,스바루는 독을 삼킬 각오가 되어있다.


"― ― 아무래도,쉽게는 가지 않을생각인가 보~군"


그러나 스바루의 가냘픈 희망의 끈은, 로즈월의 도리질에 거절당한다.

그리고 눈을 내리깐 스바루에게서, 시선을 뗀 로즈월은 손가락을 세운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콰-앙"


소규모의 불길이 피어 올랐고, 로즈월의 얼굴이 향한 방향에서 숲이 타고있었다.

때아닌 파괴 행위에 스바루가 눈을 크게 뜨자, 나무가 불타오르는 소리에 섞여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 ― 그것은,작은 동물의 단말마처렴 들렸다.


"― ― 설,마?"


"그~렇군.……이렇게 끝나는건가"


눈에 띄게 얼굴이 창백해진 스바루는 주위에 시선을 돌렸다.마찬가지로 그 자리에서 위치를 바꾸면서 로즈월은 몇번씩 날카롭게 손가락을 향하고, 그때마다 불길과 고기 굽는 냄새, 귀가 아플정도로 높은 울음소리가 『 성역 』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불탄 그것의 사체가 소리를 내며 눈앞에 자빠졌을때, 스바루는 명확히 이해했다.


"대,토...!"


대토,한 마리다.

숲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던 그것들을, 로즈월이 마법으로 하나씩 정리해나간다.

정리가 된 뒤에 나오더라도,그것또한 로즈월의 먹이다.

대량의 수를 상대로 한다면,로즈월을 능가하는 전력은 없다.그것을 지켜보고 있으면서도, 스바루는 가슴속에 있는 공포를 떨쳐낼 수가 없었다.


눈을 감으면, 온몸을 날카로운 이빨에 물어찢긴 기억이 되살아난다.

손가락을,몸을,내장을 온통 헤집어놓은 경험의 상실감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짓을 했던 마수의 출현에,스바루는 영혼이 절규하는 소리가 들렸다.


" 하지만,아직 닷새인데...반나절 이상은,시간이 있었을텐데!"


"눈,이네"


"눈 ― ―!?"


"날씨에 간섭할 정도의 마법이다.당연히, 대기 중에 차가운 마나도 많이 생기겠지.하물며 눈의 영향으로 대성당에 『 성역 』의 전원이 쏠리고 있다.근처에 있던 마수에겐 알기 쉬운 이정표라는거야"


냉정하게 고찰하는 로즈월의 결론에 스바루는 "그럼……"하고 전율한다.

그 이론에 따르면,대토에게 습격당하는 『 성역 』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는


"대, 대성당. 대성당으로 가지 않으면……!"


"이미 늦었어.인원 수가 적은 이곳에 모습을 보인 시점에서,이미 먹이를 찾지 못한 개체들이 나오고 있으니까.― ―이제,남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저기에는..."


렘을 데려다 두었다.

류즈에게 맡긴 렘이,저기에 있었다.대성당에는 『 성역 』의 주민도 아람 마을의 피난민도 합쳐서,백명 이상의 사람이 있었다.

그것이 모두 사라진다는건,상상하기도 싫었다.


"로즈월. 지금은 휴전이다! 일단, 대성당으로 가자!생존자를 회수하고, 어쨌든 안전한 장소에……"


스바루는 로즈월에게 다가가 그 멱살을 잡고 호통을 쳤다.

그러나 로즈월은 자신을 잡고있는 스바루의 팔을 부드럽게 짓누르고


"도망? 도대체 어디로? 결계가 있다.『 성역 』의 주민들은 도망 칠 수 없지"


"그, 그건……"


"시간이 부족했어, 스바루 군.『 시련 』을 돌파하지 못하면 주민들은 『 성역 』을 넘을 수 없다.즉,너의 소망은 실현되지 않는다"


통보를 받고, 스바루는 눈 위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여기저기에서 류즈의 복제체가 쓰러진 스바루 주위에 모여들어서, 지시를 기다리는 태도로 대기하는것이 우스웠다.

그리고, 스바루는 뒤 늦게 깨닫는다.


아까까지 눈에 띄는 마수를 닥치는 대로 섬멸하던 로즈월이, 지금은 그 손을 완전히 멈추어 버린것을.


"로, 로즈월!손을 멈추면……설마, 마나가 바닥나서……"


" 싫다~아,그런일은 없네만? 나의 마나는 어떤 의미론, 무진장 많으니까-.그렇게 쉽게 바닥나진 않아.…… 바닥난건,살아가야 할 이유쪽이지"


서서히 숲에서 흰 털 같은 생물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체모와 같은 흰 눈에 작은 발자국을 남기면서,확실하게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다,다시 시작한다고 해도,이런식으로는…좀 더,제대로 이야기를 나눠야 하잖아!너는 다음이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하나, 착각하고 있는것 같~군, 스바루 군"


"아?"


"나는,자네가 다시 시작했다 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없다.자네가 다시 시작한곳에 있는 나는,지금의 내가 아니다.나는 여기서 끝이다.― ―하지만,그걸로 좋~다 "


망연자실, 스바루는 로즈월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예외적인 존재라고,로즈월은 자신을 그렇게 말한것이다.그것은 즉 로즈월은 스바루가 『 사환』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아는 인물이며, 이곳에서 죽는다는 것은 이 로즈월이라는 의식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으면서,여전히 스바루에게 다시 시작하라고 명령하고 있다.돌아간 곳에, 지금의 자신이 없다는걸 알고 있는데도.

그 생각 방식은 너무나도


"사람의 생각방식이…… 아니야……"


의식을 이어갈 수 있는 스바루와는 다르다.

의식을 이어갈 수 없는 로즈월은 죽으면 거기서 끝이다.

그 끝을 의식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 머지않아,자네가 진정한 의미에서 나를 따라잡을 때가 올꺼야, 스바루 군"


"로즈……!"


" 한가지 말해둘~까, 스바루 군.― ― 중요한 것이다.정말로 정말로, 너에게 소중한 단 한가지.그 이외의 모든 것을 놓아버려라.그 이외 일체를 놓아버리고,중~요한 것 단 하나만을 지켜내겠다는 생각을 해라"


"― ― ― ―"


"그러면 ― ―"


설명하듯이 손가락을 세운 로즈월.

그 로즈월의 손목에,바로 근처까지 다가온 대토가 올라타서 물어뜯는다.선혈이 낭자하고 로즈월의 오른팔이 손목부터 잘게 씹히고,왼쪽 팔에도 몇개의 송곳니가 찍히며, 살이 찢기는 둔탁한 소리를 낸다.


"로즈워어어어얼!!"


"― ― 너도,나처럼 될 수 있다"


광대의 미소가,크게 입을 연 토끼의 몸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엄청난 수의 흰 토끼가 장신의 로즈월을 순식간에 뒤덮는다.옆으로 쓰러진, 무저항의 로즈월의 고기를 토끼가 탐낸다.탐낸다.탐낸다.

피가 뿌려지고, 살이 튀어서, 하얀 눈이 붉게 물들자,피투성이가 된 눈조차 아깝다는듯이 토끼는 그것조차 핥으며,먹어치웠다.


스바루는 그저 말없이, 로즈월이 로즈월이 아니게 되는것을 보고 있었다.

로즈월이라는 존재가 세상에서 사라지고,씹혀져 가는걸 보고 있었다.


― ―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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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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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유일왕
원본주소 :http://ncode.syosetu.com/n2267be/232/


제 4장 66『붉은 설경』





― ― 묘소에서 스바루가 혼자 나온것을 보고,가필의 적의가 피부에 꽂힐정도로 높아진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묘소의 내부와 외부는,역시 한기의 기세가 달랐다.

어느정도 보온성이 있었던 묘소에 비해, 혹한의 상태인 『 성역 』은 서있는것만으로도 초단위로 체력과 체온을 빼앗기고 있는것만 같았다.

그치지 않는 눈보라와,시야를 가리는 하얀 장막.내쉬는 숨은 그대로 얼어 버릴 것만 같았고,스바루는 몸이 떨리는걸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어깨를 안고서 떨고있는 스바루를,가필이 노려보고 있다.

드러낸 이빨을 감추려는듯이,가필은 스바루의 뒤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네놈의 뒤에서 반마가 나올 기색이 보이질 않는것 같은데,어이"


"그래,나오지 않을거야.에밀리아는 지금,자고있는 중이니까"


" 자고,있다고?"


" 지쳤어.이틀 동안,깨어있을 때 마다 『시련』을 반복했었을테니까.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겠지.밥도 못먹은것 같고.여자 아이에겐,상당히 무리가 간다고"


강경하게 『 시련 』에 도전하고, 그럼에도 『시련』을 넘지 못한 에밀리아의 심정을 생각해보면,그 분함과,자신을 한심스러워 하는 모습이 상상이 간다.

그것은 분명, 스바루가 수없이 되씹어온 무력감과 동일한 것일테니까.


"― ― ― ―"


묘소 안, 『시련』의 방에서 에밀리아는 행복한 얼굴로 잠들어있다.

맹목적으로 스바루에 대한 사랑을 속삭이며,따뜻한 몸으로 껴안아줬던 에밀리아의 체온이 떠오르자, 스바루는 혈액이 끓어오를정도의 애정과,죽고싶을 정도의 회한이 들었다.


에밀리아가 볼을 붉히며,목소리에 열기를 띄우고, 스바루가 듣고 싶었던 말의 전부를,감정의 늪에 빠질정도로 해주었다.

그대로 부드러운 타락에 빠져서, 에밀리아와 함께 가라앉아 버렸으면 하고, 스바루가 얼마나 생각했었을까.그건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신 조차도 현혹시킬 에밀리아의 유혹을 떨쳐내고, 스바루는 이렇게 밖으로 나왔다.

안에서 잠들어 있는 에밀리아에게,밖의 일을 알려줄 생각은 없다.그리고 스바루는,가필의 해의가 에밀리아에게 닿게 해 줄 생각도 없었다.


스바루의 조용한 결의와 달리,가필의 분노의 불길은 약해질 기색이 보이질 않았다.

발밑의 눈을 걷어찬 가필은,흰 이빨에서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반마는 꺼내오지도 못하고.눈도 멈출 기색이 없고.선물도 없이 꺼림칙한 냄새만 달고 돌아와서는,도대체 무슨 낮짝으로 내 앞에 선거냐,아앙?"


"― ― 에밀리아가,날 좋아한다고,말해줬어"


"…….…….…………하아?"


기세를 무너뜨리는 스바루의 발언이,너무나 장소와 맞지 않았던 탓일까.순간,무슨말을 하는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가필.그러나,곧 자신을 바보취급했다는걸로 판단하고 더욱 그 표정을 험악하게 하고는,


"상황이 이해가 안가냐? 아무래도,안에 틀어박힌 반마뿐만이 아니라 네 놈도 마찬가지인것 같구만! 잘도,이딴 상황에서 빌어먹을 네 자랑이 나오는거냐?어이 어이 어이 어이! 아앙!?"


노기가 열을 품은듯, 가필의 몸에 닿은 눈이 하얀 안개가 되어 증발한다.한층,가필의 몸이 커져보이는것은 눈의 착각이 아니라,그가 몸의 상태를 인간쪽에서 대호쪽으로 맡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면서도,스바루의 표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자랑,이라고 단정지어진 말을 입에 담은 그 때의 표정 그대로,마른눈으로 가필을 보고있다.

분노한 가필 앞에서,스바루는 다시 한번 말했다.


"에밀리아가,나를 좋아한다고,나한테 계속 함께 있어달라고,말해줬어"


"― 네 놈"


" 귀여운 얼굴로, 응석 부리는 목소리로,떼쓰는듯한 표정으로,녹아내릴것만 같은 숨결이 서로 맞닿는 거리에서…… 그렇게 말해줬어"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거냐!그 반마가 네 놈한테 달라붙은 것 쯤은,여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빤히 보였단 말이다.말하지 않아도 서로 생각이 통하는 축복따윌 받은게 아니라면,이 몸이 알기 쉽게 설명을 ― ―"


욕설에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섞이기 시작했고,가필의 적의가 육체의 변화를 촉구시킨다.그리고 금방이라도 달려들것만 같은 가필의 말이,스바루에게 꽂힌다.

― ― 이제,한계다.


"……리가,없잖아"


"아앙? 잘 안들린다고,좀 더 명확하게……"


"― ― 에밀리아가 날,좋아한다고 말해줄리가 없잖아!"


"― ― ― ―읏"


고개를 들고, 스바루가 외쳤다.

그 감정의 격류에 가필조차 입을 다물었다.주춤하고 있는 가필을 노려보며, 비통한 표정으로 스바루는 감정을 폭발시켰다.


묘소 안에서 나눴던 말을,맞닿아있었던 열기를, 확인받았던 애정을,내팽겨쳐버렸다.

아쉽다.아쉽지 않을리가 없지 않은가.하지만,손을 떼기 어려웠던 그것은, 스바루의 안에서 진정한 의미로 빛나주진 않는다.

그 가짜 빛에 현혹될 정도로 어리석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게까지 바보가 될 수 없었던 부분이, 나츠키·스바루의 불행한 성격이었다.


"한번 더 말해줄까.에밀리아가 날 좋아하거나……나에게 응석 부리거나, 나에게 전부를 맡기고, 나만 있으면 그 이외엔 아무것도 필요 없다는 말같은건……절대로 "


"무,무슨 소릴 하는거냐,어이"


" 저렇게 나에게 의존하고, 나에 대한 감정이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단언할리가 없어.― ― 팩이 있었다면,나에게 저렇게 빠져줄일은,절대로 없어……"


에밀리아의 첫번째가 됬으면 하고,얼마나 바랬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스바루가 에밀리아의 첫번째가 되었다고 해서 자만할 수 있을 정도로,스바루는 자신을 고평가하지도 않았고,에밀리아를 과소평가하지도 않았다.

에밀리아가 가장 신뢰하고,최후에 매달리는것은,결국 팩이니까.


지금은 그 팩이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그 다음의 의존 대상으로 스바루를 고르고 있을 뿐이다.

그 사랑의 고백이, 뜨거운 손가락이,떨리는듯한 한숨이,모두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 ― 진짜가,아니다.


고개를 든 스바루는,가필을 째려보았다.

격정의 파도가 조금 가라앉은것 같은 표정의 가필에게, 이번에는 거꾸로 스바루가 이빨을 드러내고,


"누가 저 아이를, 나 같은 피라미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몰아붙인거야? 저런 식으로,몇번이고 몇 번이고 마음이 꺾이면서도…… 그럼에도,멈춰서선 안된다고,그렇게 몰아붙인게 누구냐고!"


"그건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네가 택한 일이잖냐!그걸 이 몸이나……『 성역 』의 다른 사람의 책임이라고 하고싶은거냐,아앙!?"


스바루의 기세에,가필역시 기세를 부딪혀 되돌려준다.

부르짖는듯한 가필의 대답에,스바루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었다.


에밀리아를 밀어붙인게 누군가?

그 대답은, 물어볼 필요도 없이 알고있었다.


"누구 탓을 할 필요도 없어. 당연한거잖아...내 탓이다"


"― ― 하아!?"


"내 탓이다.에밀리아가 그렇게 내몰린것은 틀림없이 내 탓이다.나 떄문에,너 때문에,너희들 때문이다"


"…… 웃기지 말라고.중압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진다면 그건 그 녀석의 그릇탓이잖냐! 그딴 약해빠진 마음가짐으로, 잘도 그딴 높은 목표를 내걸다니,바보 취급 당해도 당연한거라고!"


" 그래.네가 말한 대로야.에밀리아는 곧게 중압을 견뎌내기에는 너무 상냥해.그래서 안고있는 것들을,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혼자서 무너져버려.― ― 사실은, 내가 그걸 받아주지 않으면 안됬었는데"


가필의 분노와 마주하면서, 스바루는 자신의 마음이 마치 주위의 하얀 광경과 동화한것처럼 얼어붙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명확하게 명분화 된 기분이다.


" 그래.내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있어.그걸 위해서,내가 있어...... 너에게 그렇게 말했던건 나였는데,뭘하고 있었던걸까……"


"뭘 마음대로 납득하고 있는거냐, 어이.……아니, 그만 됐어.이젠,됐다고.네 헛소리에 어울려주면 결말이 나지 않을테니.『 몰도바의 갈증은 고칠 수 없다 』다.네 놈으로 안된다면……"


"네가 묘소에 들어가서,에밀리아를 끌어내려는거냐……? 너에겐,그게 가능하니까 "


"……그건,무슨 의미냐"


낮은 목소리의 공갈.이쪽을 위압할 목적으로 나오게 된 가필의 말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스바루의 근거 없는 추측을 입에 담게 만들었다.


"가필, 네가 『 탐욕의 사도 』라는건 이미 알고있어.류즈의 복제체를 지휘할 권리는,그것밖에 없다는건 알고 있으니까"


"― ― ― ―"


"필연적으로 알 수 있는건, 『 탐욕의 사도 』인 너는 묘소안에 들어간 적이 있다는 사실이야.……아니, 『 시련 』을 받은 적이 있다는 편이 옳을까"


"― ―네,놈 "


"도전했던 거지, 『 시련 』에.왜 네가 그걸 완강히 숨기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성역 』의 주민들은 묘소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결정 때문인지, 그게 아니라면 무덤에 들어간 너를 돕기위해 묘소에 들어갔었던 류즈 때문인가"


"― ― ― ―어"


가필의 얼굴색이 달라진다.

역시 그에게 가족에 대한건 상처가 되는 모양이다.비통하게 안색이 바뀌는 것을 보고, 스바루는 자신의 추측을 현재 진행형으로 바꾸어 간다.


"네가 묘소에 들어간 것은 프레데리카로부터 들었어.류즈가 들어갔던적이 있다는것도 알고있고"


"그.....입싼 여자가...! 여기에서 뛰쳐나간것도 모자라 외부인에게 뭘 떠벌거리고 다니는거냐......!"


"그걸 알려지면 위험해지는 상대라도 있는거야? 애초에『 성역 』의 주민들의 계약이라고 하는건 누구와 맺은거지? 『 성역 』을 만든 것은 마녀 에키드나다.그렇다면, 『 성역 』의 주민들은 사망자와 계약을 계속 지키고 있는거야?"


"그,이상은 ― ―!"


말하게 두지 않겠다,하고 가필이 땅을 걷어차,바람과 같은 속도로 스바루에게 달려든다.

철판도 뚫을만큼 날카로운 발톱이, 최단 거리에서 스바루의 안면을 겨냥해 ― ―,


"― ― 이 눈을 내리게 하고 있는건,로즈월이다"


"― ― ― ―"


핵심을 찌른 스바루의 눈앞에서,도달하기 직전이었던 가필의 발톱이 멈춘다.

망연자실한 얼굴을 띄우는 가필에게,스바루는 수긍했다.


"에밀리아가 아니야.팩도 없으니,에밀리아에겐 불가능해.만일 에밀리아가 이걸 일으킨거라고 해도, 그 애가 그 일을 내색도 않고 나랑 이야기 할 수 있을리가 없어"


"그,것도……네놈의 편리한 상상으로......!"


"그래, 내가 그렇게 믿고 있을 뿐이야.그 아이가 자포자기 상태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런 도를 넘는 신경질을 부릴 아이가 아니라고……내가 그렇게 믿고 있을 뿐이지"


소거법으로,범인취급 당하는 당사자는 꽤 불쾌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결코 근거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너희를 『 성역 』에 묶어두고 있는건,로즈월이잖아"


"그것도 프레데리카로부터 들은거냐?"


"설마……상황 증거와 정보를 정리하고,나머지는 선입견과 나쁜 인상으로 멋대로 추측했을 뿐이야.― ― 보아하니,맞는것 같네"


"― ― ― ―"


입을 다문 가필에게,스바루는 하얀 탄식을 내뿜는다.

― ― 흑막이라고 생각하던 인물이, 솔직하게 흑막이었을 때의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탈진감이다.로즈월이 뭔가 꾸미고 있는 인물임은 명확했지만, 『 성역 』의 주민들을 이 곳에 처박아 계약을 유지하고, 그 주민들을 눈으로 괴롭히고 있는건 무엇때문일까.아무리 생각해봐도 제대로 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직접 그 얼굴에 한방 갈겨주는수밖에 없겠지"


스바루의 결의가 담긴 중얼거림에,가필이 팔을 내린다.

그의 표정에도 마찬가지로, 스바루와 같은 강한 감정이 가득차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



"― ― 아~무래도,제~법 화가 나있는 모양이~군"


문이 깨진 방의 침대 위에서, 스바루와 가필의 방문을 맞이한 로즈월은 그렇게 말하고는,평소대로의 광대 메이크업을 한채로 웃고있었다.


" 그렇지.지금도 상당히 나있어.나는 몰라도,이쪽이 금방이라도 덤벼들것 같은건 알겠지? 발언, 신경써서 해라"


입구를 막아서서,양손을 편 스바루는 턱으로 옆을 가리키며 그렇게 고한다.그 스바루가 가르킨 쪽에서, 가필은 낮게 으르렁대고 있었다.

짐승의 숨소리는,그가 마지막 남은 이성으로 인간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일까.실내라 해도,낮은 기온이 석재너머로 전해지고 있었다.스바루도,로즈월도 허연 입김을 토해내고 있지만, 가필의 호흡만은 붉은 색이 띌 정도로 뜨거웠다.


"재미 있는 조합이~지 않은가.분명,가필은 스바루 군이 돌아오면 바로 세로로 찢어버리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었던것 같은데?"


"사정이 약간 바뀔지도 모르니까 말이다.그게 정말로 사실인지 아닌지를 알아야,누굴 다진고기로 만들어야 좋을지 알 수 있을것 같으니"


"자연스럽게 무서운 대화하지 말라고.로즈월도,그런 터무니 없는 발언을 당연하게 꺼내지 말고 "


『 성역 』을 나와서 저택으로 가려했을때, 가필과의 대화는 스바루 자신도 혐오스러울 정도였다.그 굴욕을 잊지 않을 가필이 로즈월과 에밀리아에게 뭐라고 했을지는,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미간을 찌푸리는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아니 아니~" 하고 고개를 흔들고, 한쪽 눈을 감고 노란 색눈만으로 가필과 스바루를 바라보며


" 그리 된다면 그렇게 될~걸세, 스바루 군"


"꽤 미움받고 있구나.조금 슬프다고,로즈치.내가 가필에게 갈기갈기 찢겨도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는거냐"


"이~런이런, 그렇게 나약한 소리 하~지말게.스바루 군과 가필이 부딪치면,반드시 가필이 이긴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 전적을 알게되면,아무리 너라도 무서워서 떨게될걸."


아무튼, 이 세계에 소환되고 이렇게 될때까지,상처가 아물사이가 거의 없었던 스바루가 단독으로 『 싸움 』에서 승리했던 경험은 거의 없다.

뒷골목에서 깡패들을 쓰러뜨린것과,빈사상태의 페텔기우스에게 마무리를 지은 정도일까.


"생각보다 성적인 느낌이 들지만,원기발랄한 가필과 붙었다가는 2초뒤에 고깃덩어리가 될거라고.그 정도는 자기분석 할 수 있어 "


" 그런가.의외로, 조건을 갖춘다면 좋은 승부가 될거라고 생각하지~만 "


눈을 가늘게 뜨고, 스바루를 위에서 아래까지 훑어본 로즈월이 말했다.그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지만,수긍할만한 부분은 안타깝게도 없다.

스바루가 어깨를 으쓱하는 동작으로 로즈월의 말을 잘라내는것과,옆에 있는 가필이 바닥을 밟아 으스려뜨렸던건 거의 동시였다.


"그딴거,지금은 아무래도 좋잖냐!지금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게 훨씬 더 넘친다고,아앙!? 잠들고 싶은거냐,네 놈들"


방 중앙에 발꿈치로 크레이터를 만들고 있는 가필은, 이빨을 드러내고 스바루와 로즈월에게 욕설을 날린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의 가벼운 견제행위가, 그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것 같다.무엇보다, 스바루에게 있어서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을정도의 뱃심이다.

가필의 의견에 따라,스바루는 일단 한번 고개를 끄덕인뒤


"밖의 눈, 내리게 한건 너구나, 로즈월"


본론에 곧바로 파고들어간다.


"― ― ― ―"


스바루의 질문에,로즈월은 입을 다문다.

스바루도 로즈월의 대답을 기다리며 입을 다문다.실내에 침묵이 떨어지고, 들리는것은 집 밖에서 창문에 얼어붙을것 같은 바람이 부딪치는 소리와,시계처럼 정확한 리듬으로 소리를 내는,가필의 송곳니 뿐이었다.


"스바루 군"


"아아"


"― ― 그건,나한테서 들은건가?"


"― ― ― ―"


그것은,의미를 알 수가 없는 질문이었다.

로즈월이 어떤 대답을 해올지, 스바루는 머릿속에서 여러가지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있었다.

뻔뻔스럽게 웃으며『잘 간파해냈구나-』같은 패턴이나,"무,무슨 바보같은 소릴……. 증거, 증거는 있는가!"하며 동요를 드러내는 패턴등등.가장 유력했던 것은 "자네가 무슨 소릴하는건지,잘 모르겠는데~"하고 강조하는 패턴이었지만.


로즈월의 대답은,상상했던 그 어느 대답과도 동 떨어져 있었다.


"너든 누구든 간에,지금,이렇게 너랑 대화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대답이 나오는거야.말이 잘못 나온거냐?"


"흐,음…… 그런가.그렇군.그렇게 된~건가……유감이다"


말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채,스바루는 로즈월에게 전혀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표시를 한다.그러자 로즈월은 그 스바루의 말에 눈을 내리깔고, 가냘픈 숨을 몰아쉬면서 그렇게 내뱉었다.

평소에도 창백한 옆 얼굴이, 어쩐지 더 힘없이 보인다.그것은 육체가 만전의 상태가 아니란것과는 무관한, 로즈월의 마음의 상태에서 오는것이라고 스바루는 보았다.


"― ― 그렇~지.말 실수,말 실수였어.이상한 소릴 해버렸군"


얼굴을 들어올렸을 때, 로즈월은 방금한 발언은 철회하고 작게 미소지었다.

연지를 바른 입술이 그리는 미소가,평소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렇지만,그런 로즈월의 사소한 변화엔 신경도 쓰지않고,가필은 발을 한 걸음 내딛었다.


"부정,하지 않는건가,어이"


"의심받는 신세에서, 꼴사나운 말을 늘어놔봤자 변명처럼 들리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나~는 평소 언행과 행동에서 너희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자신이 없고-,"


"잘 알고있구만.그렇다면 이제부터 이 몸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상상이 가겠지……!"


날카로운 호기를 내뱉으며,가필이 달려들어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다.

곧바로 가필은 로즈월의 목을 사로잡고,팔을 들어올렸다.순간적인 움직임에,스바루의 반응이 늦어졌던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 ― 네 놈"


"로즈월 님께 무례는 용서치 않아,가필"


옆방에서 뛰쳐나온 람이,날아드는 가필의 팔을 몸으로 받아들였다.

뻗은 오른팔이 가슴앞에서 붙잡히자, 가필은 눈앞의 람을 노려보며 목을 울린다.

람이 집 안에 있던 사실을 몰랐던 스바루는 그 출현에 놀랐지만, 적어도 그녀 덕분에 즉각적인 유혈 사태는 피할 수 있겠군,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 ―,


"람.너는 정말로,휼룡한 종자야 "


"네, 로즈월 님 ― ―"


두 사람의 대화가 귀를 스쳤을 때, 스바루는 그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인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 몸을 던진 람을,로즈월이 격려한것이다.거기에 이상하게 생각할만한 부분은 없다.람은 확실히 해야할 일을 해냈다.

뭐가 문제인걸까.고개를 들고 미간을 찌푸리며,스바루는 생각했다.


침실 입구 앞에 서있는 스바루.정면에는,가필의 등이 있고,자그마한 람은 가필의 몸 너머에 서있다.두 사람의 등뒤에 침대가 있고, 그곳에서 로즈월이 요양의 목적으로 뒹굴거리고 있었던것이 이 방의 속사정이다.

― ― 로즈월은,어느새 일어서있었던 것일까.


"― ― ― ―"


순간적인 일이었던 느낌이 든다.

스바루가 눈을 살짝 깜빡인 순간,로즈월은 침대에서 일어나 근처에서 맹렬히 불꽃을 일으키고 있는 람과 가필 사이로 다가갔다.

그리고


"― ― ― ―"


저게,뭘까.

가필의 등에서,사람의 팔같은게 돌출되어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가슴 정면으로,등 한가운데를 뚫고,다섯 손가락이 꿈틀거리는 그것이, 스바루는 사람의 오른팔로 보였다.


"커,흑......!"


눈 앞에서 가필의 몸이 크게 떨린다.

뚝뚝,그가 입고 있는 겉옷이 진홍색으로 물들고,무릎으로 떨어진다.몸을 가누지 못해 무릎을 꿇은 가필에게서,관통했던 팔이 사라진다.

순간,막아지던것을 잃은 구멍에서 대량의 피가 넘쳐흘렀다.


"― ― 에?"


쓰러진 가필.그것을 내려다 보는 람과 로즈월.

그리고,내려다 보는 람의 가슴에는


"로즈..."


"너는 정말,휼룡한 종자였다."


애잔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는 람의 말을 끊고,로즈월이 부드럽게 말한다.

왼손이 람의 분홍색 머릿결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뺨을 붉게 물들인 람이 취한듯한 표정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 ― 그 미소짓는 입가에서,뒤늦게 선혈이 흘러내린다.


당연하다.

가슴을 등 뒤에서 관통당했으니까.


팔이 빠진다.

람의 작은 몸이, 그 가벼운 충격에 견딜 수 없어 앞으로 쓰러진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의 몸에서도 엄청난 출혈이 나오고 있는 가필이다.

그는 자신의 팔 안에 쓰러졌던 람을 일으키다,


"커...로즈.........라,ㅁ…람,람,람,람람람람람!"


순간 증오심에 지배될 뻔했던 마음이,눈앞의 연인의 모습에 흐트러진다.

가필은 팔뚝 안의 소녀의 이름을 몇번이나 외치고, 피가 섞인 표효를 해대며 양팔에서 창백한 안광을 방출시킨다.

선명한 그 빛이 치유 마법의 효과를 가져온다는것을,스바루도 알고있다.

가필이 자신을 포기하고서,그것을 사용하고 있다는것도.


가필은 방금 자신도 가슴을 관통당하는 치명상을 입었으면서도, 팔뚝 안의 람의 치료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의 육체가 심장의 고동에 맞추어 물결치듯이 변해간다.

노출된 피부엔 털이 생기기 시작했고, 송곳니가 자라기 시작했고, 눈동자의 동공이 갑자기 가늘어졌다.육체의 근육량이 압도적으로 늘고, 한 단계 더 커진 체구에 옷이 견디지 못하고 찢어지기 시작했다.

이성을 잃은 대호로부터의 대답이다.상처를 입은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한 짐승의 본능과, 눈앞의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을 잇고 싶다는 인간의 이성이 격렬하게 불꽃을 튀기고 있다.

그러나


"― ― ― ―"


"짐승화가 되게 두면,성가셔지겠지"


가볍게 목을 기울인 로즈월이,그렇게 말하며 가필을 목표로 발을 들어올렸다.

옆에서 차올린 긴다리가 바람이 되어,가필의 머리에 직격한다 ― ― 알이 깨지는 듯한 가벼운 소리가 나자,가필의 머리가 빨갛게 터졌다.


목위를 잃은 가필의 육체.찢어진 목의 단면에서 분수처럼 피가 솟아나고,방을 혈취로 채우다가,람의 위에 시체가 쓰러진다.

거기에 깔린 램도,작게 미소짓고 있을 뿐,미동도 하지 않는다.

가필의 치유 마법의 효과는 발휘되지 않았다.로즈월의 손을 떠난 시점에서,심장이 파괴된 람의 고동은 이미 멎었던 것이다.

가필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전력을 기울였던것 뿐.


"아~무리 나라도, 날씨에 간섭하는 규모의 마법을 사용하고 있을 때는 다른 마법을 사용하기 어렵군.― ― 궁중 마술사로서,한심스러운 모습이야"


피로 물든 발을 가까이 있는 시트로 난폭하게 훔친후, 맨손으로 람과 가필 두 사람을 살해한 로즈월이, 미동도 못하고 있는 스바루를 쳐다봤다.

그리고 로즈월은,마치 평소와 다름없는 듯한 태도와 어조로 말했다.


"그럼 ― ―대화를 해볼까.나츠키 스바루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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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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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 유일왕
원본http://ncode.syosetu.com/n2267be/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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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65 『눈 속의 정열』



묘소 앞까지 거칠게 끌려가,입구앞에 던져져서 굴렀다.

눈인지 서리인지 모를것이 입 안에 들어가서 불쾌감이 느껴지고,노출되어있는 피부가 통증에 저려오기 시작하는 가운데,간신히 목만으로 뒤돌아본다.


"꽤……취급이,거친걸"


"신경써줄만한 상황도 아니다.네놈이 거칠게 다뤄지는 편이 나을텐데.아니면,이 여자가 거칠게 다뤄지는 편이 좋은거냐?"


옆에서 스바루를 내려다보며 하얀숨을 내쉬는 가필이,보란듯이 팔뚝안의 렘을 과시한다.

인질과 같은 발상을 가필이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정확하게 스바루에 대한 협박 재료로 맞아떨어졌다.


"렘에게,아무짓도…… 하지마"


"네놈이 이쪽의 요구에 응할 생각이 있다면, 그렇게 해주지"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뒤, 스바루는 엷게 눈이 쌓인 지상에,얼어붙은 손을 짚고서 어떻게든 일어섰다.바로 옆에는, 스바루를 여기까지 끌고온 류즈의 복제품이,멍하니 스바루 쪽을 보고 있었다.

여전히 누더기를 입은 초라한 모습이다.이 추위 속에서는,너무나 부실한 장비라고 느껴질 정도로.


"이 아이들의 모습,어떻게 안되려나... 추워보이는것 같고,보고 있질 못하겠는데 "


"이 녀석들에 대해선 이미 알고있잖아? 추위를 느끼는 능력같은건,처음부터 있지도 않았어.시간 벌지 말라고,어울려줄 여유는 없으니까."


"그런 짓 안해.나도,시간을 버는걸로 이 상황이 나아질거라곤 생각 안하니까."


눈보라가 치는 시야속에서, 스바루는 가필의 충고를 등으로 넘기며 묘소 쪽으로 향한다.

하얗게 덮인 세계속에서,혼자 덩그러니 떠있는듯한 돌의 유적.에키드나의 묘소는 기승을 부리는 자연 현상 앞에서도 유연하고,음침하게 그 입을 벌리고서 도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안에,에밀리아가 있을것이다.


"에밀리아가 들어간지,얼마나 됐지?"


"그저께 밤부터였으니까, 이제슬슬 이틀째가 되었겠지.솔직히,죽지만 않는다면 어찌되든 상관없지만 말야"


"네 입장에선 그렇겠지.……네가 들어가서, 끌어낸다는 선택지는 없었던거냐?"


"이 몸은 저 묘소에 들어갈 수 없어.그런 계약이,되어있으니까."


뭔갈 포함하고 있는듯한 표현에서,그것이 가필의 입장의 전부라는걸 알 수 있었다.

『 성역 』의 주민의 어느정도가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가필은 역시 묘소에 들어온적이 있다.그리고 에키드나를 만나서, 탐욕의 사도로서의 권리를 손에 넣어 류즈의 복제체의 지휘권을 소지할 자격을 얻은것이다.

그가 그것을 어째서 감추는 것인지,그 이상으로 『 성역 』을 해방시키지 않으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들어가서, 에키드나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을까"


" 중얼중얼 거리고 있지 말라고.말했을텐데,얼른 들어가라고.안에 있는 반마를 끌어내고,이 설경을 냉큼 멈추게 해.

그러지 않으면,이 몸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팔안의 렘을 가볍게 들어올린 가필은,조금 심할정도로 뺨을 끌어올려 보인다.어울리지 않는 웃음이지만, 그가 실제로 그 행위를 실행할 수 있는 인물이란걸 스바루는 알고있다.그의 속마음이 어떻든간에, 『 성역 』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동정인과 같은 얼굴을 한 소녀 한 둘쯤은,쉽게 발톱에 걸어버릴것이다.


"렘에게,아무짓도 하지마.― ― 그게 내 조건이다"


"…… 가라"


찬바람 속에서 최대한 냉철한 목소리로 말한뒤, 스바루는 무덤 속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배후에선,가필이 스바루의 등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그의 진의를 모르겠다.그리고,그에게 전달해야하는것을 하나 잊고있었다.


프레데리카의 죽음을,동생인 가필에게 말하는걸 잊고있었다.

추위와 분노로,머리가 어떻게 됬었다고밖에 볼 수 없었다.


지금의 자신은 정상적인 것일까.정상적인 것이라면,어떻게 정상으로 있을 수 있는것일까.

페트라는 죽고,의심했던 프레데리카는 결백했으며,돌아왔더니 『 성역 』은 이 모양이다.가필과의 관계는 최악이고,『성역』에 남은 다른 사람들의 안부는 전혀 모르고있다.


이 정도의 나쁜 환경이 계속되고 있는데도,어째서 자신은 정상으로 있을 수 있는걸까.

생각을 멈추면 안 된다.포기하면 안 된다.앞을 보고,위를 향하자.확실히 움켜잡을 수 있는 미래를 위해,쌓을 수 있는것은 모조리 쌓아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어째서,스바루는 ― ―.


"― ― ― ―"


묘소의 마른 바닥에선,스바루의 발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묘소의 밖과 달리 안쪽에서는 기승을 부리는 한기의 영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추위가 물러가고 있다,같은 착각이 아니라,실제로 영향이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스바루가 묘소에 들어온 것으로, 자격이 있는 자를 영접하는 묘소의 기능이 작동해 어두웠던 내부에 은은한 불빛이 켜졌다.


멍하게 불빛이 켜진 길을 따라가며, 스바루는 체내의 피가 얼기 시작하는것만 같은 어색함을 견디고 묘소의 더욱 깊은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길게 느껴졌던 통로를 빠져나오자,살짝 열려있는 공간이 보였다.


첫번째 시련, 과거와 마주하게 했던 『 시련 』의 문이다.

그리고 그 장소에서


"― ― 스바루?"


기다리고 있었던듯한 은방울같은 목소리가, 스바루를 부드럽게 맞아 주고 있었다.



※※※※※※※※※※※※※



어둠 속에서,이름을 불린 스바루는 정면의 인기척에 눈을 떴다.

어렴풋이 유적의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긴 은발과 빨려들어갈듯한 남보라 빛 눈동자가 시야에 들어왔을 때,스바루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에밀리아"


"응,그래, 스바루.……나야 "


짧은 네 글자를 소리내고,거기에서 온 답장에 스바루는 무너져내릴것 같았다.

과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참을 수 없을정도의 감정이었다.


피로감, 권태감, 상실감.

등등, 스바루를 무너뜨릴 감각은 많았지만, 에미리아를 앞에 둔것 만으로, 여기까지 의식하지 않고있었던 무릎이 풀려버린것이다.


앞으로 거꾸러지듯 넘어질뻔한 스바루를,순간적으로 뻗어 온 팔이 잡아준다.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이다.올려다본 앞에는,하얀 미인이 스바루를 바라보고 있어서, 상황도 잊고 스바루는 놀라움에 숨이 막혔다.

지금,에밀리아에게 부드럽게 꽉 껴안아져있다.


"아, 미안……힘,풀려버려서...."


" 괜찮아.일부러했다든가, 노리고 했다고 의심하지 않으니까.노리고 한거라고 해도 이렇게 받아줬을테고"


스바루의 변명에 말을 덧씌우고,에밀리아가 퇴로를 막는다.

거기에 비난은 커녕 상냥함이 느껴졌기에, 스바루는 안도의 한숨을 토해내다가― ― 에밀리아의 모습이 이상하단걸,즉시 깨달았다.


에밀리아의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다.

상냥하고,온화하며,약간 천연끼가 들어있고, 배려심이 넘치고,귀엽고,어딘가 아이같은 점도 매력적이고 ― ― 여느 날과 다르지 않다.


지금의 에밀리아는 평소대로의, 로즈월의 저택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을때와 같다.

『 시련 』을 돌파하지 못하고,사명감에 긴장해있었던 에밀리아가 아니다.


"저기, 에밀리아……내가 없는 사이에,그……"


― ― 뭔가,마음에 변화가 있었던거야?


그런 것을 묻기위해,스바루는 말을 고른다.

그렇지만,그것이 스바루의 입에서 나오기 전에,불쑥,


"― ― 쓸쓸했어 "


"……에?"


에밀리아의 중얼거림이 명확하게 들리지 않아서,스바루는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은빛의 미모는, 고개를 들자 바로 옆이었다.숨이 닿을만큼의 거리에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스바루는 이번엔 일언 일구도 놓치지 않기 위해 의식을 집중했다.

그런 스바루와 정면으로 바라보며, 에밀리아는 말했다.


" 외로웠어, 스바루.― ― 그럴게,날 두고 가버렸으니까 "


"아……아니, 그건…… 달라.두고 간다던가,그럴 생각이……"


"― ― ― ―"


"편지에도,써뒀다고 생각하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어.그래서 잠깐,같이 있을 수 없게되었던것 뿐이야.에밀리아를 외롭게 만든건,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어.그런 생각까지 하게했는데,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라는것도, 잘 해내지 못했고,그래서……"


"후훗"


빠르게, 스바루는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에밀리아의 눈동자에 변명을 거듭했다.그 변명이 끝나기도 전에,참을 수 없다는듯 에밀리아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 반응에,스바루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 도중, 그것도 이렇게 긴장된 장면의 대화에서, 에미리아가 웃었다고?

웃을만한 요소가 도대체 어디에 있었다는걸까.그 이전에,에밀리아는 그런 반응을 할 성격의 소녀가 아니었을것이다.


" 그렇게 열심히 변명 안 해도,화 같은건 전혀 안났는걸-.스바루도 참,얼굴이 파래져서는...후훗"


"에, 에밀리아……?"


" 괜찮다니까, 스바루.스바루는 제대로 편지를 놓고 가줬으니까,잔뜩,자-안뜩,나 때문에 쓰고 가줬는걸.외로워서 울고싶다고 생각한적도 있었지만……편지,몇번이나 다시 읽었으니까"


애처로운 일을 꺼내고,에밀리아는 미소를 지었다.

홀릴것 같은 귀여운 미소에, 스바루의 가슴을 움켜쥐는것 같은 달콤한 속삭임.그녀가 스바루가 남긴 편지를 소중하게, 그것도 마음의 지주처럼 여기고 있었다는 이야기는,듣는것 만으로도 스바루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러나,그 열정에 밀려날뻔한 자의식을 막아서고, 스바루는 에밀리아의 변화에 무언가 안 좋은 예감이 들어 견딜 수가 없었다.

어딘가가 이상하다.무언가가 이상하다.아까부터 느껴지는 위화감이,한 번도 수정되지 않은채 이 사태까지 오고 말았다.


뭐가 이상한걸까.어디선가 위화감이 느껴진다.에밀리아가,이렇게 사랑스러운데도.

이렇게도 사랑스러운 채로,에밀리아가 스바루에게 부응해주고 있는데도.


"에밀리아……『 시련 』은 어땠어?"


"시련……"


"그래, 『 시련 』.그걸 위해서 여기 들어온거잖아? 혼자 보내서 괴로운 일을 겪게해서 미안해.그리고 미안하긴 하지만,어떻게 되었는지도 궁금해.안 되었다고 해도,나는 그런거 전혀 신경쓰지 않지만,지금 이렇게 있다는건……"


"안돼,안됐는걸? 첫번째 『 시련 』을,나는 과거를 극복하지 못했어.기대하고 걱정해줬을텐데,미안해"


"아……"


에밀리아의 대답에,희미한 목소리가 목구멍에서 새어나가 스바루는 후회한다.

지금의 소리가 에밀리아에게는 낙담처럼 들렸을지도 모른다.그렇다면, 스바루는 그녀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한 직후에 그것을 배반하는게 되는것이다.

그런 초조감에 사로잡힌 스바루였지만, 갑자기 머리에 매끈한 감촉이.

에밀리아가 스바루의 짧은 머리에 손가락을 얹고, 머리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은것이다.


행동의 진의를 모르는 스바루는,눈을 희번덕거렸다.그 스바루의 놀라는듯한 표정에,에밀리아는 환하게 웃으며,뺨을 붉게 물들이고는


"스바루는,가끔씩 내 머리를 만지고 싶어 했잖아? 그래서 나도, 가끔은 스바루에게 이렇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어.후훗,스바루는 빈틈 투성이네-"


"에밀,리아……?"


"그 대로,나를 내버려두고 가버린채, 스바루가 사라져버리면 어쩌나하고.....엄청,엄-청,어엄-청,많이 생각했었어.굉장히 무서울거라고,그렇게 생각했었어.그래서, 스바루가 와줬을때,정말 기뻤어"


『 시련 』에 실패했다고,그렇게 말한 직후임에도, 에밀리아의 눈동자엔 스바루밖에 보이지 않았다.열기를 띈 눈동자가,물기를 띈 눈동자가,스바루를 응시하고 있었다.

거기에 자신이 이렇게 비치는 날을, 스바루가 얼마나 바랬던 것일까.

그녀에게 열기를 띈 이름을 불리며, 열정에 적셔진 눈동자에 바라봐지는것을,얼마나 스바루가 애태우며 기다려왔던가.


모든 것은 지금,이 순간,이 열정을 맛보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 ―.


"스바루.이제 계속,함께 있자? 함께 있어줘? 네가 있어준다면,나는 그 외에는,아무것도 필요없으니까 ― ―"


맹목적인 사랑을 에밀리아가 주장하는날을,이렇게 무섭다고 생각할 날이 올줄은, 스바루는 상상도 못 했다.



※※※※※※※※※※※※※



스바루를 끌어안은 채, 에밀리아는 열띤말을 늘어놓는다.


"처음, 스바루가 없어졌다고 들었을 때,엄청 괴로웠어.무서웠어.왜냐면 나, 전혀 제대로 해내지 못했으니까……그래서, 스바루에게 실망을 안겨주는게 아닐까하고.그렇게 생각하니,무섭고 무서워서,몸의 떨림이 멈추질 않아서……"


"― ― ― ―"


"그렇지만 편지가 있다는걸 듣고, 그걸 스바루가 썼다는걸 알게되니까 무서움이 바로 사라졌어.스바루는 굉장하네.그렇게 무섭다고 생각했었는데,그런기분도 바로 사라지게 해주고....응, 나 항상,스바루에게 도움만 받고 있으니까"


"― ― ― ―"


"편지 내용도,기뻤어.나한테 걱정을 끼치지 않게 해주려고,잔뜩 잔뜩 써줬는걸.엄-청 시간 많이걸렸겠지.그렇게,나 때문에 시간을 써준것도,그 시간동안,나를 계속 생각해준것도,기뻤어"


"― ― ― ―"


"편지 속에서도 잔뜩, 스바루는 나한테 『좋아해』라고,그렇게 말해줬었지.용차안에서 말해줬을때도,엄-청 기뻐서,울어버렸지만...편지를 읽는것만으로도,울어버릴뻔 했어.그 정도로 많은것을 나한테 준거라고.....그렇게 생각했어.그걸 깨달은거야"


"― ― ― ―"


"그래서,돌아와준 스바루를 봤을때,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가슴 속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조그마한 내가 스바루의 이름을 불렀던거야.그랬더니,이렇게 손을 뻗어서 만지고 싶은걸 견딜수가 없어서……"


"― ― ― ―"


"저기, 스바루.지금까지 미안.나,계속 심한짓을 했잖아.이렇게까지 생각해준 스바루를,계속 참게 만들었으니까.그게 얼마나 잔혹한 짓이었는지,지금은 조금 알것같아"


"― ― ― ―"


"이런 기분을 안고,그럼에도 참고있는건 괴롭네.나,참고 있는 스바루의 앞에서,너무 제멋대로였었어.스바루에 대해….좀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도,전혀 모르고 있었어 "


"― ― ― ―"


"그치만,지금은 아니야.스바루만을,계속 생각하고있어.스바루가 나를……그,좋아한다고 말해줬던것 처럼,생각해줬던것 처럼……지금은 나도,스바루를……그렇게,생각하고,있을지도 "


"― ― ― ―"


"으응,미안해.지금건,조금 치사하지.무서워도,내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몰라도,스바루는 나한테,제대로 말해주는걸 "


"― ― ― ―"


"그러니까,나도,제대로 전해줄게.― ― 전하겠습니다"


"― ― ― ―"


"저기, 스바루.나는,널,좋아해.당신을 정말,사랑해요.당신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당신만을 생각하고,쭉 함께있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 ― ― ―"


"스바루도,나를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기쁘달까……후훗"


"― ― ― ―"


"에헤헤.응,응…… 좋아해.스바루……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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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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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한계로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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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높은 일을 맡기로 정한 다음 날, 정오 전에 헌터길드에 마일일행 4명의 모습이 보였다.

너무 이른 아침이면 붐비기도 하고, 받을 의뢰가 내일 이후의 것이기에 혼잡한 시간대는 피한 것이었다.

게다가 아직 풋내기 '붉은맹세'가 난이도 높은 의뢰를 받는 것을 보면, 많은 헌터들이 막으려할 것이라고 생각되고, 그것이 귀찮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선의의 행동이라도 이미 결정한 일에 참견하고 설교받는 것은 사양이다.


"......좋은게 없네............"

레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의뢰보드을 눈으로 훑는다.

이번에는 조금 무리하는 것이기에, 만약 실패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것을 골라야한다. '붉은 맹세'의 실패가 누군가의 죽음이나 돈을 잃는 일로 이어지는 의뢰는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크는 너무 쉽고, 골렘은 4명으론 수가 부족하고, 와이번의 의뢰는 장소가 너무 멀고, 구름지렁이는 기분나쁘고......"

너무 가리는게 아닌가 생각되지만, 자신들의 생명과 미래가 걸린 일이다. 신중한 것이 당연하다. 메이비스, 폴린, 마일 3명도 진지한 표정으로 의뢰보드를 보고 있었다.


"아, 이거......"

마일의 말에 모두가 눈을 돌린 곳에 있는 의뢰는......


'바위도마뱀의 소재 채취. 1마리 작은 금화 열다섯장, 5마리 까지. 소재의 훼손 정도에 따라서는 감액있음'


바위도마뱀은 식용이지만, 그 간은 약물로 사랑받고 있다. 이 의뢰문을 보면, 이번에는 육류가 주 목적인 것 같지만, 당연히 간을 꺼내 고급 요리의 소재로 쓰거나 약재 도매상에게 팔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이 마일의 눈에 띈 것에는 이유가 있다.

먼저 바위도마뱀 자체는 힘이 별로 없다. 겉보기와 달리 꽤 빠르고, 딱딱한 비늘과 강한 힘, 그리고 강력한 꼬리의 타격 공격이 있지만, C랭크 헌터가 2~3명이면 어떻게든 될 정도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서식지에 있었다.

바위 도마뱀은 록(rock)골렘과는 달리 몸이 바위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 그저, 암벽에 살고 있을 뿐이다. ......바위뱀, 록(rock)골렘, 그리고 때때로 아이언골렘이나 그 외에도 다른 위험한 마물이 나타난다, 산의 암벽에.


"바위도마뱀......... 보수는 꽤나 좋군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별로 레나가 내키지 않는 것은 소재를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선 레나의 자신있는 불 마법을 사용 할 수 없고, 또한 도중에 조우할 듯 한 골렘계의 마물에는 불 마법은 상성이 나쁘기 때문이다.

또 바위도마뱀의 서식지까지는 편도 2일이 걸린다는 점에서 최소 4박5일, 오래걸린다면 더 많은 일수를 필요로 하는것, 이었다.

하지만, 이점도 많다.

일단, 수렵지가 멀고 위험하기 때문에 사냥감 자체의 난이도에 비해서 보수가 좋다. 3마리 사냥하면 한달간의 최저한 식비와 숙박비는 낼 수 있다. 뭐 그것은 무겁고 부피가 큰데다가 부패가 빠른 바위도마뱀을 수송한다는 어려운 문제 포함의 보수이지만, 말도안되는 용량을 수용하는 마일이 있는 '붉은 맹세'에는 관계가 없는 얘기이다.

또 실력시험을 하기 위한 마물 자체가 의뢰의 사냥감이 아니기 떄문에 최소한 1마리의 바위도마뱀이라도 사냥한다면, 나머지는 좋을 때에 철수할수 있다, 라는 것이 매우 좋았다.


"자유도가 높고, 잃을 것이 적네. 어떨까?"

"나는 이의 없어"

저도요"

"저도!"

이번에는 무시당하지 않도록, 메이비스와 폴린에 이어 덧붙히는 마일.


"좋아, 그럼 이걸로 가는거다! '붉은 맹세' 전력 승부야!"

"""오오!"""






"그만두는 쪽이......"

그리고 역시 길드의 여성 접수원에게 제지당했다.


"여러분이 '미스릴의 포효'와의 싸움에서 선전한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과 이것은 사정이 다릅니다. 길드 직원으로서 젊은이들이 무모한 일을 받고, 목숨을 잃을 것을 빤히 알고도 보낼 수 는 없습니다....."


(아, '승리'가 아니라, 선전, 이라니...... 역시, 그런 인식이네)

마일은 역시 그 검정시험에서의 모의전은 그런 평가구나, 라고 납득했다.


"그 정도는 알고 있어! 계속 그럴것도 아니고, 이번만이야.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즉시 도망칠거니가 괜찮아! 이건 내가, '붉은 맹세'가 넘지 않으면 안되는 시련인거야!"

"하, 하지만......"

여성 접수원은 충고나 상담은 받을 수 있지만, C랭크 헌터의 요구를 독단으로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본인들이 어떻게든 이라고 말하면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한 접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뭔가 문제가 있어 길드마스터의 지시를 받지 않는 한은 말이다.

"""부탁드립니다!"""

메이비스, 폴린, 그리고 마일의 목소리에 여성 접수원은 마침내 떨떠름하게나마 접수했다.

"정말로,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도망쳐 주세요......"

"알고있어! 우리들도 목숨은 아깝고, 바보같은 자존심에 매달리다가 크게 다칠만큼 바보가 아니야!"

그리고 여성접수원과, 길드의 직원, 다른 헌터들의 걱정스러운 눈에 배웅받으며 4명은 길드를 떠났다.



"자, 지금부터 장비를 맞출거야. 야영을 위한 침구와 조리도구, 식량, 비옷, 위생 용품에 기타 여러가지. 앞으로 계속 사용할 것이니까 제대로된 것을 준비해"

마술사가 3명이나 모여있는 호화로운 파티인 '붉은 맹세'는 물과 부싯돌, 점화제 약품 기타 상당의 물자를 생략할 수 있었다. 그것은 마술사가 없는 파티에 비해서 매우 큰 어드밴티지이다. 더구나 적은 짐조차 마일의 수납에 넣으면 빈손으로 여행이 가능하다. 이미, 반칙수준이다.


레나의 그 말에 끄덕이는 메이비스와 폴린, 그러나 마일은......

"아, 저는 괜찮아요. 몇번인가 야영도 해봤으니까, 왠만한 장비는 모두 있으니까......"

"그런 말을 해도, 대체 어디에 들고..... 서, 설마......"

"아, 네, 수납 속에......"

"""............"""

이젠, 모든걸 포기한 듯한 얼굴의 3명이었다.


"됐으니까, 너도 와! 메이비스와 폴린에게 필요한 걸 가르치고, 파티로서 구입해야 할 것을 함께 상의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아............"

당연하다. 내 몫이 있으니까 됬어. 같은 게 아니다.

4명이 모여서 '파티'인 것이다.

그런것도 알아채지 못한 마일은, 조금 침울해졌다.

고개를 수그리는 마일을 보고, 레나가 그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자, 가자고!"

"ㄴ, 네!"



그 후 헌온가게나 잡화가게, 건어물가게 등을 돌며 망토와 냄비, 식기, 보존식이나 작은 물건들을 구입하고, 4명은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저녁때 여관 주인에게 5~6일 부재를 알리고, 내일 아침엔 아침 식사때 점심을 도시락으로 받고 싶다고 부탁하며, 2층의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역시 오늘은, 내일부터의 일을 생각하자 다른 손님에게 서비스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럼, 내일은 아침식사가 가능한 시간이 되면 바로 식사를 하고 되도록 빨리 출발할게. 오늘 밤은 잘 쉬어둬"

레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본인이 가장 안절부절하고 있어서 바로 잘만한 상태는 아니었다. 시간도 아직 밤의 2번째 종(21시)까지 꽤나 남아있었다.

그리고 결국, 마일에 의해 '일본후카시이야기' 시리즈 중 하나, '울은 빨강 오우거"가 들려지고, 훌쩍훌쩍 울음소리를 내게 된 레나에게 "마물토벌에 나서기 전에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는거야!" 라고 진심으로 혼났다.



이튿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용변을 마친 '붉은 맹세'의 4명은 여관을 떠났다. 거의 빈손으로.

받은 도시락을 포함한 무기 및 장비는 작은 가죽물주머니 외에는 모두 마일의 수납 마법 속에 있었다.

그러나 사실은 짐 속에 도시락이 있어서 수납마법인 척 하고 있고, 시간 경과에 의한 열화가 없는 아이템박스 쪽에 넣어두고 있다.

"편리하네, 정말......"

그러면서도 이 편리함에 익숙해지면 어떡하나, 라며 걱정하는 레나였다.


목적지인 바위도마뱀의 서식지까지는 도보로 2일.

보통, 도보로 몇일 인 경우, 성인남성의 이동 속도로 표현된다. 마일이나 메이비스라면 몰라도 레나와 폴린은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지만, 그곳이 수납마법의 혜택이다

'무기나 무장을 몸에 지니고, 물이나 식료, 기타 많은 필수품을 짊어진 성인님성'과 몸에 지닌 무기, 무장이외에는 거의 손에 들고 있지 않는 성인여성' 게다가 여성이 헌터라면 후자가 더 빠른건 당연하다 아무리 전위보다 체력이 부족한 후위직이라고는 하지만, 그 만큼 무기가 스태프나 로드이기에 전위직의 중장비에 비해서 가볍고 그렇게 느리지도 않다.

그래서 아침 일찍 출발하는 '붉은 맹세'일행은 도중에서 야영을 하며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저녁까지는 목적지인 바위산 기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도착 후에는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하루동안 사냥. 또 다시 하루 머물고선 아침에 출발해 돌아온다.

하루만에 사냥이 잘 이루어지면, 4박 5일, 잘 되지 않으면 또 1~2일이 추가된다. 식량은 별로 가져오지 않았지만, 현지 조달할 수 있기에 큰 걱정은 없다. 이럴 때 마술사가 있어 물 걱정이 없는 것은 고맙다.

또, 마일 이외에는 '가져온 식량은 적다'라고 생각하지만, 당연하게도 마일의 아이템 박스에는 대량의 식량이 보관되고 있었다.


점심 무렵 푹 쉬고 점심을 마친 마일과 '붉은 맹세'가 길을 나아가고 있자, 문득 눈치채니, 어느새 2대의 마차가 붙어오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짐마차쪽이 도보보다 약간 속도가 빠르고, 아무리 조금 빠른 마일일행이라도, 짐마차보단 느리다. 그럴 터인데, 왠지모르게 짐마차는 마일일행을 추월하려고 하지 않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따라오고 있엇다.

마일일행이 휴식을 취하자, 짐마차도 정지하고 휴식을 취한다.

마일일행이 다시 출발하면, 짐마차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기생 말이야"

레나가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기생이라니, 뭐에요?"

레나는, 잘 모르는 마일의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아, 학교에선 가르치지 않았었지.

기생, 이란건, 호위를 고용할 돈을 아낀 상인들이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상대나 헌터에게 달라붙어서 이동하여 공짜로 호위를 받자, 라고 꾀하는 거야.

근처에 헌터나 큰 상인이 있으면 자신들이 습격당할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고, 만일 자신들이 휩쓸려도, 대개 헌터나 상대의 호위책임자는 저버리지 않고 도움을 주거든. 버리면 뒷맛이 나쁘고, 일단은 상인 동료니까.

그래도, 그런 일 당하면, 소규모 호위 의뢰가 줄고, 헌터는 매상이 줄어. 돈을 지불해 제대로된 호위를 붙이는 상인도, 맡은 호위 대상 이외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게 되는 헌터도, 달갑지는 않잖아"


누가 보더라도, 분명 신입의 젊은 여성 4인조이지만, 일단은 헌터이다. 게다가 멀리 나간다고 한다면 최소 D랭크 이상, 겉으로 보면 전위직 2명 마술사 2명. 오크 몇마리 정도면 충분히 내쫒을 수 있고, 소수의 도적이라면 공격 자체를 망설인다. 도적도 이긴다해도 동료에게 큰 피해가 나올 것 같은 턱없는 짓은 하지 않는다. 그러다간 몇번의 습격만으로 전멸하고 만다.

즉, 속도가 조금 느려진 정도의 디메리트에 대해서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는 것이다.


"기생......

그래서 어떻게 하나요?"

"어떻게 할것도 없어. 그것보다, 할 수 가 없어.

불평을 한다 해요 '우리도 이쪽에 볼일이 있으니 지나가고 있는겁니다'라고 하면 어쩔 수 없잖아?"

"확실히......"

레나의 설명에 납득하는 마일

뭐, 확실히 헌터 전체에 대해서는 불이익인 행동이지만, 자신들이 직접적인 방해를 받거나 손해를 입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진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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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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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타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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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적이다......"

"큭, 이런건 비겁해요!"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네요......"

"......철수할까요?"


초보 C랭크 파티 '붉은 맹세'는 고전하고 있었다.

상대는 코볼트 무리이다. 스물 몇마리 정도 되는것 같다.


"낑......"

"큿, 크읏"

귀여웠다. 외견이, 매우......

(코볼트는 지구에선 추한 요정, 사악한 정령이라는 뜻이지! 어째서 이렇게 귀여운거야!)


그렇다, 이 세계에서의 '코볼트'라고 불리는 마물은 몸은 인간의 아이정도의 크기로, 머리가 개같은 생물이며, 강아지 같은 귀여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주제에.


캬앙!

"이게!"


마물답게 확실한 공격본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해도, 그것은 C 등급 헌터인 마일들이 보기에, 일 뿐이고, 마을 어린이나 여성들에겐 1대 1로도 위험하고, 무리에 둘러싸이기라도 한다면 성인 남성과 수명의 그룹이라도 살아나올 수 없다.

그 때문에 마을 근처에 생긴 코볼트의 거처를 괴멸시키는 일을 받은 것이지만......


"안 돼! 이번에는, 상시의뢰가 아니라 통상의뢰니까!

이대로 철수한다면 그것은 즉 의뢰임무 실패! 위약금을 물게되는 건 물론이고 '붉은 맹세'의 평판이 떨어질거야!"


그렇다, 헌터가 자신에게 걸맞지 않은 의뢰를 받고 실패하고나, 하나의 파티가 여러 일을 동시에 받아 독점하고선 달성하지 않고 냅두지 못하도록, 의뢰를 받고도 달성하지 못한 경우는 의뢰보수의 대량 1%에서 30%의 위약금을 내야하는 것이다.

그 금액은 안건에 따라 다르고, 마물을 잡아내는 것이나 긴급성이 없는 것이면 싸지만, 기한에 여유가 없는 것, 실패하거나 미달성인 경우 의뢰주에게 손해를 주는 경우는 ,3할을 넘는 위약금이 정해지기도 한다.

이번 의뢰는 원래 보수가 크지 않아 위약금이 너무 높다는 일은 없겠지만, 만약 달성이 늦어서 그 사이에 마을 사람들이 덮쳐진다고 생각하니 헌터로서 부담이 크다.

그리고 어떻게 하든 이길 수 없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미달성한 이유가 '귀여워서 죽일 수 없었다' 같은 것일 경우, 코볼트에 습격당해 죽은 아이의 부모에게는 뭐라고 해야할까.

4명 모두 그것은 충분히 알고 있는 것이었다.


"하는거야! 우리들은 C랭크 헌터, 이건 놀이가 아니야, 일이라고!

그리고, 사람의 목숨이 걸려있어!"


레나의 목소리에, 메이비스, 폴린, 그리고 마일도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이건 인명이 걸린 중요한 임무인 것이야.' 라고.

그리고 관련되는 것은, 동료의 목숨뿐만이 아니라 많은 마을사람이나 여행자의 목숨인것도.


"활활타오르는 지옥의 염화! 뼈까지 집어삼켜라!"

이곳은 숲 속이 아니라 숲을 따라 이어진 가도 옆의 바위이다. 오래간만에 자신있는 불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 레나는 익숙한 오리지널 마법을 날렸다.

이번에는 토벌임무이고, 아무리 팔릴것이라고 하지만, 코볼트의 껍질을 벗기는 것은 모두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태워버려도 문제는 없을것이다.


코볼트가 굳어지고 있는 근처에 레나의 불마법이 날아가고, 허둥지둥 공격의 중심에서 벗어나려는 코볼트의 진로를 폴린이 파이어월로 막고, 도망가려는 코볼트를 저격.

처음의 레나의 마법에서 열마리 정도만 남았고, 화상을 입고 움직임이 둔해진 코볼트는, 4명의 추격에 차례차례 수가 줄어갔다.




"그럼, 오늘의 반성회를 하도록하죠......"

언제나처럼 레나의 말로 시작된 이번의 회의는 자기 방에서의 회의가 아니라 여관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의 잡담같은 것이었다. 이미 테이블 위에는 요리가 진열되어 있다.


"일단, 모두들, 이번 싸움은 뭐야. 후반에는 제대로 했지만, 전반 코볼트가 귀여웠다고 그건 아니잖아? 헌터의 일 얕보는거야?"

레나의 그 말에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며, 접시의 요리를 찌르는 메이비스와 폴린.

"에, 그래도 가장 동요한건 레..."

"조용히해!"

살짝 얼굴을 붉히며 테이블을 '팡' 하고 세게 치는 레나.


"어쩃든, 우리 '붉은맹세'는 스스로 말하기도 그렇지만, 실력은 상당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문제는 정신적인 면이지.

뭐, 아직 젊고 신인이니까 어느정도는 어쩔 수 없다지만, 뭔가 이런, 무르다고 할까, 진지하밍 부족하지 않은가 싶어......"


(헤에, 레나씨, 제대로 생각하고 있네......"

마일은 감탄했다. 그것은 확실히 마일도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마일 자신은 원래 성격과 철이없으며, 그리고 만약 뭔가 있어도 진심으로 전력을 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무른 생각이 있었다. 그것은 어느정도 알고 있엇고, 그것이 너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을 셈이었다.

그러나 메이비스와 폴린. 이 두사람은 레나와 달리 헌터로서 실전 경험이 거의 없었다. 양성학교에서의 휴일에 F랭크의 작업과 야외실습 뿐이다.

헌터로서의 일로 생활비를 벌어 살아간다. 조금 컨디선이 나빠도 일에 가서, 생명을 베며 돈을 번다. 그런 기개라고 할지, 절박한 진지함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물론, 마일의 덕분에 평범한 신입 C랭커보다 전투력은 높았다. 그러나 그런 것은 베테랑 C랭커의 지식과 경험 앞에서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미스릴의 포효'와의 싸움은 진검승부도 아니었고, 그것은 시합조차 아니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검정'이었으며, 그들은 '승부하고 있다'라는 인식은 전혀 없었겠지.

'신인들의 힘을 잘 이끌어내어 주며, 합격할 수 있게 볼거리를 만들어 준다'라는 일을 다하도록 힘을 누르며 신경을 써주고 있었다. 우연히 그 틈을 찌른듯한 형태가 되어 버렸을 뿐이다.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일단, 실력을 생각하지 않고 강적과 싸워보지 않을래?"

"""에............"""


놀라는 세명에게 레나가 설명했다.

"지금대로 D랭크와 C랭크 하위의 사람들이 사냥하는 사냥감이나, 그 레벨의 의뢰밖에 받지 않는 상태론, 솔직히 우리에겐 너무 간단하잖아. 모두 마음이 느슨해 진것도 그 때문이잖아? 이대로라면, 언젠가 방심해서 누군가 죽거나 크게 다칠거야"

""............""

입을 다문 메이비스와 폴린. 마일은 이미 대답을 정했으므로 방관하는 자세이다.


"특히, 계속 무모한 일을 하자는 뜻이 아니야. 그런 짓을 하면 생명이 몇개있다해도 부족할거야.

한번만, 우리들이 어떻게든 가까스로 상처없이 생환할 만한 일을 하면서 자신들의 힘의 한계를 이해하고 그것에 맞는 의뢰를 고르자.

그렇네, 평소에 하는 의뢰는, 대충 전원이 겨우 상처없이 끝낼 수 있는 한계의 7할정도의 난이도의 의뢰가 적당하려나"


".........알았어, 하자!"

"저도 찬성입니다"

잠시 생각에 잠긴 뒤, 가장 먼저 메이비스가 찬성하고 이어 폴린도 끄덕였다.

아무래도 두 사람도 현재의 상태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듯 하다.


"그럼, 내일은 길드에서 받을 임무를 차분히 검토하고, 그 후, 필요한 준비를 갖추는거야.

실제로 일에 착수하는 것은 모레부터야"

"알았어"

"알겠습니다"

두사람이 레나의 지시에 답했다.


"저기~ 저, 아직 의사표명하지 않았는데요......"

"너는 어짜피 찬성이겠지"

"무, 뭐 그렇지만요......"

"그럼, 됬잖아"

"하아........."

어쩐지 석연치 않은 마일이었다.


"다음 일을 계기로, 받는 의뢰의 레벨이 올라가면 수입이 크게 증가할거야. 그러면 이런 값싼 숙소가 아니라, 욕조도 있는 숙소에 옮길거야! 쪽방촌을 졸업해야만 중견이라는 이름을 댈 수 있는거야. 애초에 싸구려 여관란건......"

"싸구려, 싸구려 여관이라고 했겠다! 이 여관이 싼게 아니고 언니들에게 깎아 주고 있을 뿐이야!!"

접수 카운터 너머에서 레니짱의 고함소리가 들렸따.

그래, 이 숙소는 마일이 왕도에 왔을 때, 훈련 학교의 기숙사에 들어갈 때까지 6일간 숙박한 그 숙소였다.


"애초에, 학교를 갓 졸업해 돈이 없어, 수입이 안정될 때 까지 깎아달라고 간절히 부탁해 온것은 언니들이잖아요! 그래서 외박하는 일에서 돌아오지 않아도 상관없는 한달 전세로 4인실 금화 3장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줬거든요! 젊은 여성이 단골인 안전하고 기분좋은 여관이라는 선전효과도 보려고...... 그걸, 싸구려, 싸구려 여관이라고 큰소리로 외치다니!

대체 거리에 있을때는 항상 우리 집에서 식사 해달라구요! 그렇지 않으면 그 요금으로는 이익이 별로 없으니까요!

게다가, 젊은 여자가 매일 자고 있다. 라는 걸로 손님들이 오는 걸 기대하고 있으니까 방에 틀어박히지 말고 좀더 1층을 돌아다니고, 다른 손님들에게 대화도 걸어주세요! 그런 약속이었잖아요, 가격 협상 때!"


""""죄송했습니다!!""""


여관주인의 딸, 레니짱 10살.

이미 여관주인의 관록이 충분했다.


그 뒤, '붉은 맹세'의 4명은, 여관에 있으며 특히 일이 없을 때에는 1층과 가게앞을 서성거리거나 다른 손님에게 말을 걸기도 하는 등 영업활동에 협력했다.

아무튼, 가격협상 때 할인을 꺼리는 여주인과 남편을 "집객효과"라는 말을 내세워 설득해 준 것은 레니짱이고, 앞으로 신출내기 여성헌터가 이 숙소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집객효과에 따라서는 다른 숙소에서도 그런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지, 4명의 행동에 의해서 결정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많은 후배 여성헌터들을 위해서도, 여기는 자신을 죽여서라도 집객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오, 오빠, 여기 합석해도 되나요?"

식사를 실은 트레이를 들고 새빨간 얼굴로 와들와들 떨면서 남자손님의 테이블로 가서 웃는 마일.


"......누나, 거기까지 하지 않아도............"

기가 막힌 레니짱과, 자신들도 이것을 해야만 하는지 얼굴이 새파리진 메이비스, 레나, 폴린 3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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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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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새로운 무기 리벤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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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

"죄, 죄송합니다!"


땅에 쓰러져 양손으로 땅을 짚은 메이비스, 마일의 목덜미를 잡고 흔드는 레나, 그리고 파티의 자금을 생각하며 공허한 눈을 뜨는 폴린.

"마, 마일, 너말이야......"

"기, 기다려요! 말하면 서로 알 수 있을거에요!"

"놓지 않아도 알아, 너를 믿은 내가 바보였던 것도!"

"아, 아니, 놓고선 이 아니고, 아니 그건 그것대로 놔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일단 놓아주세요. 말로 해결하죠!!"



겨우 차분해진 레나와 많이 어두워진 메이비스, 그리고 필사적으로 예산마련을 계속 생각하고 있는 폴린을 앞두고 마일이 설명했다.

"죄송합니다, 충분히 토마법으로 강화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아서......"

"""............"""


모두들, 지금까지 마일에게 여러가지 도움을 받은 적도 있고, 동료에게 진심으로 화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파티 출범 초기의 이 지출은 조금 아펐다.

전에 쓰던 검이 부러진 것은 어쩔 수 없다. 수명이 다한것이고, 그 만큼의 예산은 준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소지금의 상당량을 털어 산 새칼이 부러진 것은 뼈아팠다.

어제를 상회하는, 어두운 표정의 얼굴들. 마일 한사람을 제외하고.

그리고 멍해진 3명의 귀에, 마일이 밝은 목소리가 울렸다.

"그럼, 검을 고치겠습니다!"

"""에............"""


"아, 아니. 고친다고 해도 부러진 칼을 접착제로 붙이는 걸로는 안되니까말야! 아무리 흙마법으로 접합한다 해도 한번 부서지면 그곳이 쉽게 부러져서 치명적이지. 그런 검은 사양이야!"

메이비스가 싫은 듯한 얼굴로 마일의 말을 부정했다.


"당신은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무기란 것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에요.

부러진 칼은 일단 녹여서 소재로 재이용할 수 밖에 없어요. 부러진 검을 이어 고쳐 쓴다니, 들어본 적도 없어요"

레나도 검의 수리를 부정한다.

폴린도 끄덕거리며 긍정한다.

하지만, 마일은 태평한 얼굴이다.


"그것은 결과를 보고선 말해주세요!"

"결과라면 거기에 나뒹굴고 있어!!"

확실히 나뒹굴고 있었다. 똑 부러진 칼이.





"기다리셨습니다. 이것이 복원한 검입니다.

딱딱하고, 부러지지 않고, 흠도 없고, 휘어져 있지 않고. 베는 손맛도 그대로에, 손에도 딱맞는. 마일 공방, 제 작품입니다......"

그러면서 칼집에 넣은 한자루의 검을 공손히 내미는 마일.

그리고 그것을 말없이 받은 메이비스.

"정말로 괜찮은거지......"

그것을 의심쩍은 눈으로 보는 레나와 폴린.


"시.. 실례에요! 이번엔 괜찮을거에요! 아까는 조금 대충했을 뿐이니까!

제가 진심을 내면 이정도는......"

"그럼 처음부터 진심을 내라고!"

"............네......"





어쩄든, 잃은 신용을 뒤찾기 위해서 마일은 필사적이었다.

너무나 고성능의 칼을 주는 것은 파티를 위해서도, 메이비스를 위해서도,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도 안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처음에는 칼의 성능을 최소한으로 줄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부러져버리면, 메이비스가 목숨을 잃고 파티 전체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무사히 위기를 벗어나더라도 또 돈이 필요해져 파티의 재정이 파산해버린다.

그래서 부러지기 어렵게 강도를 더해서 탄소함유량, 티타늄, 고장력강, 기타 여러 '지구에서 가장 튼튼하고 부러지지 않는 재질'을 이미지하면서 '튼튼한 것뿐으로, 다른 특별한 것은 없는 보통의 검'을 만들도록 생각한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강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바위는 무리였던 것 같다.


그러나 지멋대로임에도, 마일은 분개했다.

지구에는 바위를 자르는 검이라던지 철을 써는 검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 라며.

그 기술을 쓰면 바위쯤은 베어닐 수 있는 것이 아니냐, 라며.

그리고, 잃어버린 자신의 신용은 어떻게 할 것이냐, 라며.


이제 실패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번에 실패하면 메이비스는 다시는 마일의 손을 거친 검에 목숨을 맡기려고 하지 않겠지.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 다른 선택지는 없었던 것이다.


(다음에는, 이 세계와 지구의 기술 범위내에서라는 건 없음! 모든 기술, 모든 재료를 사용하고 절대 부러지지 않는 검을, 날은 이 세계에서 다섯번째 정도로 예리할 정도로.

날이 상하지 않고, 피는 묻지 않고, 손질이 필요없는 편리한 칼! 단, 외형은 보통의 값싼 검으로!

무게와 형상도 그대로! 가랏~!)

부러진 칼을 땅에 꽂고 발로 밟아 땅속에 넣는다. 그위에서 자루쪽을 향해서 마법행사.

그리고 만들어 진 것이, 이 검이었다.



"자, 바위를 베어주세요!"

메이비스는 마일의 말에 망설이지만, 하지 않으면 이 칼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한번 부러졌던 칼인 것이다. 바위에라도 부딪혀 시험해 보지 않으면 부러진 부분이 다시 빠직 할 것 같아서 믿을 수 없다.

그리고, 진심으로 믿을 수 없는 무기는, 싸움에서 쓸 수 없다.

메이비스는 다짐과 함께 검을 치켜들고, 바위를 향해서 내리쳤다.


가키-!


그리고, 역시나 바위를 절단한다는 일은 이루어 지지 못했지만, 바위 표면을 부수고, 어느종도 박힌 검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 메이비스, 레나, 폴린의 세명이었다.



"......이걸"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날이 상한 기색이 없는 검을 보는 메이비스에게, 마일은 살짝 한자루의 단검을 '수납'에서 꺼내 내밀었다.

단검이라고 해도 칼처럼 짧은 것은 아니고, 50센티미터 정도는 된다.


"이, 이것은!"

"네, 어제 부러진 검입니다. 주무장인 검이 부러진 경우의 예비무기로 삼자고 생각해, 부러지고 남은 부분을 손질해서 단검으로 가공하였습니다. 만일의 경우 당신의 몸을 지킬 수 있겠죠......"

친정에서 가져온 검이 다시 자신을 지키는 무기로 돌아온 것이 기뻤는지, 메이비스는 단검을 가슴에 껴안았다.



"......마일짱"

"네?"

그리고, 왠지 조금 불편한 표정의 폴린에게 불린 마일.

"혹시, 그 검을 원래대로 고쳐서 강화했으면 새로운 칼을 살 필요는 없던 거 아닐까?"

""아............""

3명의 시선이 마일에게 집중했다.


"......에? 아뇨, 예비 무기는 어차피 필요하잖아요?"

"주무장인 검이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데도?"

""............""


"아, 아니. 날아가 버리던가, 떨어진다던가 여러가지 있잖아요! 그, 그렇죠?"

그렇게 말하고 메이비스를 보지만, 메이비스는 미묘한 표정이었다.




사실 이 2개의 검, 단검쪽이 치트 정도는 더 놓았다. 평소에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고, 주무장인 검을 잃어버릴 정도의 상황에서만 사용하게 되니, 보다 강력하게 해 두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서, 성능 확인도 끝났으니 이 검으로 실제 사냥감을 베어봐야지?"

"아, 예, 그렇습니다만, 그 전에 제 무기도 시험해 보고 싶어서요......"

"""마일의 무기?"""

"네, 아까 '저도 함께 시험해 보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라고 말했죠?"

그러면서, 마일은 수납에서 뭔가 이상한 물건을 꺼냈다.


"뭐야 그거?"

"새총이라는 것입니다. 새나 작은 동물을 잡을 때 쓰는 거죠"

"흐~음......"

그 작은 무기에 수상하단 시선을 보내는 레나.

아무래도 제대로 된 무기 같지는 않고, 그다지 위력이 없을 듯한 그 도구에 별로 흥미는 없어 보였다.


마일은 수납에서 돌멩이 하나를 꺼내, 새총의 총알받이(패치)에 넣었다. 사실 이 패치의 부분에는 자력을 가지고 있고, 작은 철구를 여러개 껴서 산탄처럼 쏠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다. 이번에는 관계 없지만......

마일은 고무줄을 늘리고, 조금 떨어진 나무에 겨누었다.

마일이 새총을 만든 건 적당히 모양만 따라만든 것 이었다. 애초에 그 새총은 마일이 전세에서 읽은 잡지에 광고란에 나온 것을 참고로 한 것 이지만, 그 제품을 설계한 사람이 보면 말없이 쥐어박을 정도의 솜씨였다.

균형이라는 것이 전혀 고려되어있지 않고, 강도를 유지하기 위한 설계도,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손목에 대는 부분도 전부 무시된, 단순한 새총이다.

하지만, 마일용으론 그걸로 충분하다. 강한 힘에 의해서 만들어진 새총은 다소 무게 균형이 나쁘던지, 손목에 대는 부분이 없던지, 미동도 하지 않고, 수수께끼의 재질은 강도 계산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티타늄같은 건 훨씬 넘어선 수수께끼의 재질로 만들어진 새총의 본체.

카본 나노 튜브에 의한 고무줄 부분.

그 새총이 마일의 손으로 만들어 졌다. 새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혼날듯한 제작법으로.


새총을 쥔 왼손을 전방에 최대한 뻗고, 패치 부분을 손가락사이에 낀 오른손을 어깨 부분까지 당긴다. 상반신 전체를 쓴 바른 자세가 아니고, 몸의 앞에서 팔만으로 당긴 어중간한 자세. 카본 나노 튜브의 늘어난 길이는, 바른 자세로 당긴 경우의 절반정도다.

그리고 마일은 겨낭한 나뭇가지를 향해 돌멩이를 쐈다.


파삭!


돌은 멋지게 겨냥한 가지에 명중하면서 그 가지를 날려버렸다.

물론, 나노머신의 탄도 수정 덕분이다.


"""에......"""

그것을 보고 놀라는 3명.


"이, 이건, 너의 풍마법과 같은......"

"네, 원리는 전혀 다르고 마법도 쓰지 않지만, 돌멩이를 날린다는 것이 같은 사냥방법이네요.

앞으론 잡은 사냥감의 숫자라던가 사냥하는 방법에 대해서 쓸데없는 잔소리를 듣는 것도 싫고, 풍마법이라고 하지만, 순간적으로 힘 조절을 잘못해서 대상이 터져버리는 것도 그렇고...... 새같은건 몰라도 상대가 인간이라면, 특히.

"""............"""

싫은듯한 얼굴로 입을 다무는 3명. 뭔가 상상해 버린 것 같다.

"그리해서, 이 무기로 잡은 것으로 하고 풍마법을 얼버무리려고 하거든요. 그 마법에 달려드는 사람이 있으면 귀찮으니까......"


"비, 빌려줘! 그게 있으면, 나도 그 풍마법이 사용할 수 있는거지!"

레나가 손가락이 날아간다(라고 마일이 겁주고 있다)는 풍마법이 아니라 이쪽을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빌려준는 건 상관없습니다만, 무리라고 생각해요......"

"뭐야! 연습하면 나도 맞출 수 있을 꺼야!"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

미묘한 표정을 하면서도 새총과 총알인 돌멩이를 레나에게 내미는 마일.



"으, 으으으......, 다, 당겨지질 않아............"

그리고, 새총의 고무(카본 나노 튜브)부분을 당기려고 얼굴을 붉히는 레나.

"그러니까 말했잖아요........."


그만큼의 위력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운동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며, 그 에너지를 어디서 얻었는거 하면......

즉, 고무(카본 나노 튜브)부분을 끌어당기는 데에는, 엄청난 힘이 필요한 것이었다.

좀 전의 마일의 쏘는 자세은, 바르지 않은 자세라는 걸 몰라서 그렇게 아니라, 일부러였던 것이다.

그걸로, 22구경의 권총정도의 위력이다. 새와 작은 동물의 사냥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바른 자세, 즉 2배 가까이 길게 늘여 쏜 경우는 사냥용 매그넘 소총을 넘는 위력이다. 이는 그만큼의 위력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할 생각이 없었다. 이른바 '비밀병기'이다.

보통은, 거물을 잡을 때에는 검이나 마법을 사용하면 되니까.


그 뒤, 메이비스와 마일은 조금 사냥을 하고, 각각 무기에 대해 적응하고 신뢰감을 얻었다.

그리고 레나는 모처럼 '숲속의 소동물 사냥의 최적인 무기'가 자신에게는 사용할 수 없나는 것에 기분이 상해, 그다지 자신이 없는 수마법, 빙결마법을 쓰면서 사냥터를 망치고 있었다.


이렇게, 휴식일이었을 오늘도 어느정도 벌이가 되었다.

행복하군 행복해......[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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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めでたし めでたし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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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새로운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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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메이비스의 검(싸구려)를 샀지만.

그날밤 숙소 방에서 마일이 모두에게 말했다.

"내일은 쉬는날로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뭐라고 하는거야, 아직 오늘 하루 일했을 뿐이잖아! 그러다간 언제까지도 돈이 모이지 않을거야!"

"이, 일단은......"

마일의 말에 격분하는 레나를 달래는 폴린.


"마일, 자신은 성실하다고 생각하는 네가 하는 말이니, 뭔가 이유가 있겠지?"

"자, 자신은 성실하다고 생각......?"

메이비스의 지원에 반대로 타격을 받고 테이블에 양손을 짚는 마일.

"어, 왜 그래?"

의아하게 마일에게 말을 거는 메이비스, 완전히 무자각이었다.


"아, 아뇨, 괜찮습니다..... 그리 괜찮진 않지만......"

말끝을 작은 목소리로 흐리고선 일어서는 마일.

"저 말이죠, 사실은 내일 메이비스씨와 둘이서 외출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에?"""

일제히 소리를 지르는 세명


"마, 마일, 너 설마......"

"그, 그런......"

"아아, 좋아. 무슨일이야? 쇼핑?"

이상한 2명은 이상한 것을 상상하는 듯 했다.




그리고 다음날, 숲 속.


"어째서 모두다 있는건가요!"
그래, 그곳에는 마일과 메이비스뿐만이 아니라 레나와 폴린의 모습도 보였다.


"둘이서 무엇을 하는지 조금 궁금했을 뿐이야!"

"레나가 억지로 끌고왔습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리 말하고, 같이 오면 되잖아요! 왜 숨어서 따라오시는 겁니까!"

"그러면, 두사람뿐이라고 생각하고선 무엇을 할지가 확인되지 않잖아"

"으갸!"



잠시 후 겨우 정신을 차린 마일.

"이제 됬어요! 자, 예정했던 일을 합니다. 메이비스씨"

"아아, 좋아. 그래서 난 뭘 하면 되는 거야?"

"예, 잠깐 검을 빌리겠습니다."

"아아............자"

그러면서 메이비스는 칼집째 허리에서 빼서 검을 넘겨주었다.

마일은 그 칼ㅇ을 받으며 칼집에서 뽑아 모래로 된 지면에 꽂았다.

"에......"

마일의 그 행동도 불분명하지만 아무리 모래라고 해도 모래밭은 아니다. 보통사람의 힘으로 쉽게 고리 근처까지 땅에 꽂을 수 있을 리 없다.



"메이비스씨, 이 검, 무게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 아아, 난 속도 중심의 타입이니까, 조금 가벼운 쪽이 빨리 휘두를 수 있지만, 그럼 위력이 떨어져. 그리고 항상 가벼운 검을 사용하면 단련도 안되고 다른 검을 쓰게 됬을 때 조금 달라서 위험하니까. 결국 이대로 평범한게 좋은거야"

"그, 그렇죠! 역시, 평범한게 최고죠!"

메이비스는 이상한 부분을 말하는 마일이 조금 걸렸지만, 마일이 이상한 것은 항상 있는 일이라 별로 개의치 않았다.

게다가 지금은 이보다 자신의 검이 어떻게 되는 지가 궁금하다.

"마일, 그래서 내 검은......"

"아,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그리 말하고, 뭔가 초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생각하는 마일.


잠시 지나자 눈의 초점이 맞고, 마일은 손잡이를 잡고 땅에서 검을 꺼냈다.

그리고 풍마법으로 묻은 흙을 털어내고 칼집에 넣어 메이비스에게 전달했다.

"네, 여기요!"

"아, 아아......"

메이비스는 검을 받아 허리에 장착하고 칼집에서 뽑아 천천히 칼을 확인했다.

(별로, 바뀐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데......)


"잠깐 시험해보지 않겠습니까? 새로운 검을 바로 실전에서 사용하는 것도 걱정이죠?"

"아, 아아, 그것도 그렇네. 조금 시험해서 휘둘러 보는 편이 좋겠지. 예리함이나 무게의 감각도 잡아두고 싶고"

네. 저도 같이 시험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조금 함께 사냥을......"


"기다려!"

마음대로 따라온 사죄인지, 지금까지 잠자코 지켜보던 레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검에 대해서는, 휴일의 개인 행동이니까 참견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지만, 사냥이라면 이야기는 다르지! 파티동료니까 우리도 넣으라고!"

"네, 뭐 상관 없지만, 무기 시험이 목적이라 그리 많이 잡지는 않는다고요? 알겠죠?"

"상관없어. 동료니까 사냥은 함께! 그것뿐인 거니까"

레나는 그렇게 말하고 허리에 손을 얹고 뽐낸다. 언제나처럼



"그럼, 일단 휘둘러 보세요. 무게나 균형에 오류는 없나요?"


마일에게 들은대로 잠시 칼을 휘두른 뒤 메이비스는 만족스러운듯 말했다.

"어, 특히 문제는 없어. 손에 익숙하고 꽤나 좋은 느낌이야"

그것을 들은 마일은 옆에 선 나무를 가리키며 활짝 웃으며 메이비스에게 말했다.

"그럼 다음으론, 저 나무를 베어보세요"

"""에......"""

메이비스, 레나, 폴린의 3명은 말을 잃었다.

그, 마일이 가리킨 어른의 한 아름정도는 될 나무를 보고.


"벨 수 있을리가 없잖아! 게다가, 그런짓을 하면, 모처럼 산 검이 상하겠지! 전에 쓰던 검과 달리 싸구려라고 이 검은"

부러진 메이비스의 검은 친정의 무기고에서 마음대로 가져온 것이어서, 꽤나 쓸만한 것이었다. 베는 공격력은 강하지만 기술이 그것에 따르지 못하는 메이비스의 엉망진창인 사용법때문에 수명이 짧아졌지만......

메이비스가 더 좋은 검이나 값나가는 것을 가지고 있으면 쉽게 벨 수 있었겟지만, 그런게 가능할 메이비스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그런것은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반론하는 메이비스에게, 마일은 자신있게 단언했다.

"괜찮습니다! 그래서 아까 토마법으로 강화의 마법을 걸었던 겁니다. 메이비스씨가 전력으로 휘둘러도 꿈쩍도 하지 않을 겁니다!"

"......"

마일의 그 말에 메이비스는 무뚝뚝한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메이비스의 참격은 별볼일 없다"라고 말한것과 다름없다는 것을 마일은 몰랐다.


"알았어, 베도록하지. 그 대신, 어떻게 되든 모른다고!"

"네, 만약 검이 손상된 경우 제가 고칠테니까 괜찮아요!"

검은 그저 철을 그럴듯하게 성형하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싸구려라고 하지만, 검은 검. 철판과는 다른 것이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입에 담은 마일의 말을 흘려들어면서 메이비스는 검을 준비하고선, 크게 휘둘렀다.


가싯!


다소 둔한 소리와 함께 칼이 나무에 박혔다. 나무의 지름의 약 4분의 정도 1까지.

그리고 검은 부러지지 않고 휘어진 기미도 없다.


"""에"""

놀라는 3명.

무리도 아니다. 도끼도 아니고 용도가 전혀 다른 검으로 그렇게 나무가 베일리가 없다.

만약 검으로 그렇게 나무가 베어진다면, 세상의 나무꾼들은 모두 도구를 도끼에서 검으로 바꿀것이다.


"무............"

"다음은 저걸 끝어보실 수 있습니까?"

아직 놀라움에서 깨어나지 못한 메이비스에게 별로 놀라지도 않은 듯이 말하는 마일이 다음으로 가리킨 것은, 그 나무에서 7~8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으며, 직경 2M 정도의 바위덩어리였다.


"마, 마일......"

이번에는 멍하니 있던 메이비스 대신에 레나가 달려들엇따.

"아무리 그래도 그건 무리야! 모처럼 돈을 털어서 산 검을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폴린도 돈이 관련되어 있으면 가민히 있을 수 없다. 끄덕끄덕 수긍하면서 레나의 뒤를 밀어주고 있다.

하지만, 메이비스는 잠시 고민한 뒤, 다시 칼을 겨눈다.


"메이비스!"

"무, 무리에요!"

레나와 폴린이 막으려고 하지만 메이비스의 결의는 확고했다.


"나무에 박아넣었을 때 반응을 느꼈어. 이 칼은 나에게 응해 준다고.

그리고 지금 우리가 있는 것은 마일의 덕분...... 아니 동료의 말을 믿지 않으면 어쩌잔거야?"

""............""

메이비스에게 그런 말을 듣고 조용해진 레나와 폴린.


"알았어, 맘대로해! 대신, 만약 검이 부러지면 다음 검을 살 돈이 모일 때 까지 쉬는 날은 없으니까 말야!"

레나의 말에 씩 하고 웃는 메이비스와 어이없는 표정의 폴린.

"몰라요, 이젠......"

항상 소극적인 폴린도, 돈이 얽히니 조금 강하게 나간다. 그러나 그것도, 메이비스를 멈출 만큼은 아니었다.

메이비스는 바위 앞에 서서 잠시 정신을 집중한 후, 단번에 검을 내리쳤다.




쩌정



............부러졌다.


"""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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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말하지만 이번화는 발번역 + 오토/파트라슈 진히로인)


제 4장80『까슬까슬한 혀』[각주:1]

http://ncode.syosetu.com/n2267be/248/



――눈을 뜬 것은, 까슬까슬한 무언가가 자신의 뺨을 쓰다듬는 감촉으로부터였다.


의식이 돌아오는 것을 자각했을 때, 스바루가 느낀것은 온몸을 침범하는 권태감이었다. 온몸의 혈관에 혈액 대신에 납이라도 부어져 있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만큼 온몸이 나른하다.

호흡을 한다고 입을 열면 말라서 달라붙어 있던 입술이 터지고 날카로운 통증과 함게 피의 맛을 입안에 흘려보낸다. 타액조차 말라버린 입안에서, 화끈거리는 혀가 피라는 수분을 찾아 기어다니는 것을 알았다.


손발의 움직임도 둔하고, 머리도 마치 열이 있는 것처럼 돌아가지 않는다.

눈꺼풀을 들어올릴 힘조차 부족하고, 무거운 눈알을 돌리며 어떻게든 눈을 뜬다.

그러자,



「……너였냐」



시야가 색칠되기 시작된 순간, 스바루는 눈앞에 눈꺼풀의 뒤쪽과는 다른 색채의 칠흑을 본다.

움직이는 것, 그것은 동물 특유의 냄새나는 숨을 뱉으면서도, 잠자는 스바루를 돌보는 것처럼 이쪽의 뺨을 핥던 것이다.


요염한 칠흑같은 체구에, 가늘고 세련된 폼. 날카롭지만 어딘가 애교있는 파충류의 눈동자에 물리면 한방에 사람이 아미타불로 돌아갈 만한 칼같은 이빨――그 이빨이 드러다 보이는 입에서 빨간 혀를 꺼내, 스바루의 뺨을 핥고 있었던 것은 애룡인 파트라슈였다.



파트라슈는 눈을 뜬 스바루가 자신을 지각한 것을 할고, 핥는 행동을 멈추고 내 말을 기다리는 듯 앉는다. 의외로 요령이 있는 지룡은, 무릎을 접고 그 자리에 앉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정면에 파트라슈를 보고, 스바루는 자신이 뭔가 단단한 것에 기대어 바닥에 다리를 뻗은 자세로 있던 것을 알아차린다. 고개를 기울여 뒤를 보면 배후에 있는 것은 이끼 낀 석조 벽이며, 낯익은 그것은 묘소 입구 부근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난 분명히 안에……어떻게 밖에……?」



지금까지대로라면, 꿈의 성에서 눈 떴을 때에는 묘소의 안이라는게 보통이었다.

물론, 의식이 없는 스바루를 누군가 밖으로 끌어낸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지금까지 『성역』에서 묘소에 들어가는 것은, 에밀리아와 가필 2명밖에 없다.

그 중 하나가 스바루를 밖으로 끌고나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현실성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혼자서 기어나왔다고도 생각할 순 없고, 도대체……」



누가, 라고 말을 계속하자, 그 말은 갑자기 울린 다른 목소리에 가려진다.

멀리, 파트라슈의 저편에서 함성을 지르며 달려오는 사람의 그림자가 있어 호흡을 몰아쉬었다. 그것은 가까워지면서 걸음을 엉키고,



「어이! 파, 파트라슈짱, 좀만……기다려……! 힉, 힉……마, 만약 또다시 도망가야 할 일이 있다면 큰일이라……어라?」



파트라슈의 모습을 발견하여 마음속의 안도를 얻은 얼굴로 멈춰선 것은 회색머리의 청년――오토다. 그는 파트라슈의 모습에 안심해 한숨을 뱉으며, 바로 옆에 있는 스바루를 깨닫고 고개를 갸웃했다.



「나츠키씨 아니신가요. 이런데서 뭐하시고 계세요?」


「보면 알잖아, 월광욕이야. 너야말로 이런 밤중에 뭘 하고 있는거야. 경우에 따라선, 가필쪽으로 넘길꺼야」


「어째서 내가 뭔가 저질렀다는 전제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런 시간에 이마에 땀을 흘리는 것은 나츠키씨도 무관하지 않으니까요」



오토의 모습에 어떻게든 평소의 말투를 유지하며 가볍게 말하는 스바루.그 스바루의 말에 오토는 어깨를 으쓱하고, 이런이런 이라고 고개를 가로로 흔들었다.



「나와 무관하지 않아?」


「왠지 시끄러워서 말입니다, 지룡의 마굿간을 보러 가니 파트라슈가 떠들고 있어서. 이건 뭔가 있는 건가, 혹시 몇일동안 가둬두기만 해서 스트레스가 쌓인 걸까나, 라고 생각해서 잠금쇠를 벗기고 가벼운 산책이라도 시켜줄까. 라고 했더니……쿵, 이라고요」



양손을 두드린 행동을 넣고, 오토는 파트라슈의 고귀한 옆모습을 째려본다. 하지만, 파트라슈는 오토에게는 무반응으로, 스바루를 빤히 쳐다볼 뿐이다.



「완전히 아웃오브안중 입니까, 뭐 괜찮지만. 저를 들이받고 뛰쳐나가서 전 마구간에서 튕겨져 나가버렸거든요. 저도 잠시 기절했었는데, 이대로 밖으로 도망쳐 버리기라도 한다면 입장이 위험하겠다고 진심으로 초조해져서 지금에 이르른 겁니다.」


「내 곁으로 왔으니, 그 점은 안심했다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나츠키씨 뭔가 파트라슈한테 지시하셨나요?」


「그럴 틈 없어. 밥 주러 갈때 이외에는 얼굴도 비추지 않았고……」


「그러면, 걱정이라도 했나보네요. 그렇게나, 급하게 뛰어나갔으니까요」


「――――」



걱정하는 오토의 중얼거림에 스바루는 반론하려다 목이 막혔다.

설마, 하는 생각이 솟아오르며, 그 증거를 요구해 스바루는 자신의 몸의 모습을 확인한다. 그러자, 금방 그 흔적은 발견됬다.


윗옷의 오른쪽 어깨 부분, 거기에 희미하게 이빨자국으로 파인 흔적과 침의 흔적. 그리고 스바루의 몸의 등쪽은 끌려간듯 흙먼지가 엄청나게 묻어 있었다.



「파트라슈……」


「――――」



동그란 눈동자가 스바루를 향한다.

주인의 말에 침묵하면서 기다리는 지룡에게, 스바루는 무심코 숨을 들이마시며,



「너가, 나를 묘소에서 꺼내준거야?」



물론 스바루의 질문에 파트라슈가 말로 대답할 일은 없다. 하지만, 스바루는 자신의 몸의 더러움을 의식하고선 지룡을 보며, 그 칠흑의 피부에 복수의 열상이 있음을 깨달았다.
단단한 비늘로 덮인 지룡의 피부에 상처를 입히는 것은 도구를 사용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 상처는 스바루의 눈에는 몸의 안쪽에서 생긴 것처럼 보였다.

문득, 떠올린다.
――묘소는 『시련』을 받을 자격을 갖지 않은 것들을 밀어내는 힘이 작용한다고.

침대 위에서 요양하는 로즈월의 부상도 원인을 밝히자면 시작은 거기부터다. 자격을 갖지 않은 것이 발을 들이면 묘소는 괘씸한 것들을 향해 엄니를 드러낸다――즉


「나를 끌고 나오기 위해서 너.. 그런 상처까지 입은거냐……」

「――――」

「어째서, 그런 바보짓……나는 딱히, 눈을 뜨면 평범하게 안에서 나와서, 그리고……그것 뿐인 건데. 너가 그렇게까지 해서, 상처까지 입으면서 서둘러서 끌어낼 필요는 없었는데……」


파트라슈의 피부에 새겨진 열상은 검은 피부 아래 붉은 고기가 어렴풋이 보일정도로 날카로운 것으로, 질금질금 피가 나오는 그것을 보고 있는것 만으로도 얼굴을 찡그리고 싶어질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그정도의 큰 상처를 입으면서 까지 파트라슈가 스바루를 밖으로 데리고 나온 것――그것은 한마디로 쓸데없는 짓이다.


파트라슈가 끌고나와 준 것의 진의를 모르며, 눈을 내리깐 스바루에게 지룡은 코를 댄다. 아직도 힘없이 발을 뻗은 채인 스바루의 목덜미에, 단단하고 까슬까슬한 감촉이 계속해서 문질러진다.

말은 나누지 않고, 가끔식 됬다고 생각했던 의사소통도 사실은 일방통행으로, 여러 방면으로 걱정스러운 관계이다.



「오토」


「뭡니까? 지금, 좋은 분위기인 듯 하셨기에 그거[각주:2]이시다면 방해가 되지 않도록 어딘가 가 있겠습니다만……」


「파트라슈가 왜 나를 구하려고 한건가……물어봐 줘」



오토는 『언령의 가호』를 가지고 있어 동물이나 벌레 등 다른 생태의 존재와도 회화가 가능하다. 당연히, 그는 파트라슈와도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파트라슈가 무엇을 생각하고, 다치면서 까지 스바루를 끌고나와 준 것인가――그 근본부분이 지금은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오토는 스바루의 부탁에 입술을 굽히며 싫은 듯한 얼굴을 보인다.



「솔직히, 내키지가 않네요. 나츠키씨」


「그러지말고 부탁해」


「지금의 파트라슈짱을 보고 중얼거린 걸 보니 나츠키씨, 이 『시련』이 라는 묘소에 안에 계셨던 거죠? 점심 때랑 방금전을 보고 나츠키씨가 이 『시련』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은 어렴풋이 눈치챘지만, 그 상태라는 건 실패하신 거죠?」


「……아아, 그렇지」


마녀들과의 주고받은 말의 임팩트가 강해 기억이 애매하지만, 스바루는 자신이 첫번째 『시련』을 돌파한 것을 모두에게 전하지 않았다. 가필에게만 예외적으로 밝히고, 그 발로 묘소에 들어가 두번째 『시련』, 마녀의 다과회다.

좌절하는 이유는 『시련』뿐만은 아니지만, 오토의 착각을 바로잡을 이유도 떠오르지 않고, 스바루는 들으며 아래턱을 당긴다.


그런 스바루에게 오토는 어깨를 떨어뜨리고, 질렸다는 듯이 노골적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일을 한 이유도 대충 예상은 갑니다만……바보짓을 한거에요, 나츠키씨. 안에서 호되게 당하고, 끝으론 애룡에게 걱정까지 끼친게 지금 그 꼴입니다. 파트라슈짱의 직감력이 좋으니까, 나츠키씨에게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겠죠. 그래서 저를 날려버리면서 여기에 달려온거고……상처도, 무관하진 않겠죠」


「――――」



방금의 스바루의 상상과 같은 흐름을 트레이스하여 결론에 이르는 오토.

거기까지는 스바루도 도착했다. 문제는, 파트라슈가 왜 그렇게까지 해 준것인가. 그것을 오토에게 알아줫으면 하는데



「뭡니까 그눈. 설마, 아까의 이야기가 진심이라도?」


「그럼 반대로, 내가 지금, 농담을 할만한 상태로 보인다는 거야?」


「엉망진창이라도 시시한 농담을 하는 기개가 나츠키씨에겐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지금의 상황에선 농담이라고 들었으면 더 웃길 것 같네요――정말로, 모르시는 겁니까?」



낮은 목소리로 물음을 받아, 스바루는 반론하기도 전에 오토의 시선에 압도된다.

믿을 수 없는 것을 보는 듯, 사실대로 말하면 바보를 보는 눈으로 오토가 스바루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다. 뭔가 엄청난 것을 스바루가 간과하고 있다는 것인가.


하지만, 옴짝달싹못하는 스바루는 짚이는 바가 없고, 눈을 찌푸리며 곤혹감을 느낄 뿐이다. 초조한 기분이 이마에 땀조차 흘리게 하지만, 생각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 모습에 오토는 두번째의 한숨을 내뱉곤,



「나츠키씨가 생각하는 정도로 제 가호는 만능이 아니거든요.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해도 번역되는 건 아니니까요. 저에게는 분명히 전해지지만 나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전달하거나 하는 것은 뉘앙스의 문제로 어렵습니다」


「――――」


「그럼에도 하라는 눈이시네요. 좋습니다만……할 이유, 있는걸까, 이거」


잔소리와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오토는 마지못해 스바루의 부탁을 들어준다.

아직 스바루에게 콧등을 걸고 있는 파트라슈에 다가가 오토는 그 검은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



입을 연 오토의 목에서 고음의 쉰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사람의 말으론 있을 수 없는 그것은 『언령의 가호』가 발동된 결과, 지룡과 의사소통하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변환된 요청이다.

얼굴을 들은 파트라슈가 똑같히 울어 오토에게 응한다. 그것을 듣고 오토는 다시 입을 열고, 몇번 울음을 주고받고선,



「끝났습니다만……음, 역시 잘 전달하기엔 말투가 어렵네요. 감정표현의 방법에서 인간과 달라서, 저만이 해석한 내용을 어찌 설명해야할까……」


「애타우지말고. 부탁하니까, 가르쳐줘」


「애태우려는 생각은……아, 이거 진짜 곤란하네! 라고 할까, 이걸 전하는 것은 정말 이상한 배려가 필요한데 말입니다」



머리를 쥐어잡는 오토는 몇번인가 궁리하고는 고개를 들고, 다시 고개를 숙이며 생각을 계속하며, 스바루가 앉으채 다리를 흔들기 시작할 쯤에야 숨을 뱉고,



「그렇군요. 그럼, 아마, 가장 가까울 것 같은 말을 골랐습니다」


「아아……파트라슈는 무라고?」


「그러니까、『그런말, 하게하지 말아줘』가 아닐까요」


「――아?」



뺨을 수줍은듯이 긁으며 오토가 한 말에 스바루는 눈을 크게 뜬다.

그대로 그가 뭔가 다른 말을 할까 하고 기다려 보지만, 그 이상 말이 나오는 모습은 없다. 오토는 어리둥절한 스바루에게 「그러니까」라고 말하고,



「파트라슈짱은 『그런거 말하게 하지마』라고 하고 있습니다. 뭐, 그렇겠지. 라는게 제 의견입니다만」


「그런말 하게하지 말라니……무슨……」


「무슨이고 뭐고 그대로입니다. 제 의견을 추가한다면,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건가요, 이런걸?' 라는 느낌입니다.」



점점 곤혹감의 빛을 띄우는 스바루에게 오토가 손가락을 하나 세우고 「알겠습니까?」라고 말하며



「그 사람이 궁지에 있다고 알자마자,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튀어나가며, 자신이 부상을 입는 것도 신경쓰지 않으며 도와주며, 눈을 뜰 때까지 곂에 있어주며, 눈을 든 것을 보고 안심하고 웃는다――이런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사람이든 지룡이든 다르지 않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아――」


「그야, 파트라슈짱이 아니더라도 『그런말 시키지말아줘』라고 할걸요. 이만큼 태도로 보여줘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너무 둔감하잖아요. 행복하시겠어요」



오토의 어이없음이 섞인 대답을 듣고, 스바루는 자신의 멍청함을 자각한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파트라슈를 보면, 지룡은 변하지 않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스바루쪽을 바라보고 있고, 이쪽의 심경변화를 알아챘는지, 긴 꼬리를 흔들며 일어서자,


「――――」


또다시, 코를 들이대는 파트라슈에게, 스바루의 손은 자연스럽게 쓰다듬듯이 움직였다.
단단하고, 바위같은 피부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며, 스바루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런가……너, 날, 좋아하는건가」

「――――」

「좋아해 준건가, 그런가」


쿵, 가슴속에 걸려있던 것이 떨어지는 듯한 감각이 있었다.
스바루의 말에 파트라슈가 울며, 쑥스럽기라도 한지 콧등을 격렬하게 스바루의 손등에 비빈다. 피부가 깎이는 감각에 눈을 찌푸리면서, 스바루는 입을 열려하며,


「으, 아……」

「나츠키씨?」


갑자기, 스바루의 뺨에 뜨거운 물방울이 흘러내렸다.
눈물이다. 의식하지 않은 부분에서 갑자기 치밀어 올라온 것이 넘쳐버렸다. 황급히 손을 대서 닦으려 하지만, 숨기려해도 늦었다. 오토에게 보여지고 말았다.


「지룡에게 사랑받고 잇다는 것을 자각하고 운다니, 나츠키씨……」

「달라……지금 건 다르고……그저 약간 타이밍이 너무 잘 맞아버리는 바람에……젠장, 마침 그 부분에 실감이 부족했는데 갑자기 대답이 날아오니까 마음의 준비가……」


비겁한만큼, 너무 잘맞은 전개에 스바루는 아직도 치밀어 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는다.
마녀의 다과회에서 스바루는 자신의 『죽고싶지 않아』라는 본심을 자각했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고 싶은 만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다는 욕구도.
그리고 자신이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중히 여겨질 가치가 있는걸까, 그런 자각이 어려운 감정을 확인하겠다고 맹세한 참이었다.

그곳에 와서, 파트라슈의 무상의 충애다.
이쪽에서 액션을 일으키기 전에 이런짓을 해서, 어쩔 생각인지.

스바루가 고민해, 어떻게 해야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던 것의 답을, 파트라슈는 눈을 뜨자마자 가지고 와 준 것이다.

적어도 파트라슈에게있어 스바루는, 악몽에 떨고 있다고  알게되면 자신이 다치더라도 거기에서 끌어내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존재라고.


「설마, 처음에 너한테 배울줄은 몰랐는데 말야. ――고마워 파트라슈」


향한 충애에 응하도록, 스바루는 다시 감정을 담아 파트라슈를 쓰다듬는다. 그 손바닥의 감촉을 만끽하고, 파트라슈는 의연하게 허리를 펴고 서 있다. 무엇보다 흔들리는 꼬리의 움직임이 그녀의 좋은기분을 자연스럽게 보였지만.


「파트라슈짱과의 관계가 재확인 된건 그렇다 치고, 나츠키씨 괜찮으십니까?」

「아아, 도움이 됬어. 고마워. ……괜찮다는 건?」

「그야, 몸이나 머리에요. 안의 『시련』이란건 꽤 힘들겠지요? 사람이 그리워져서 울 정도인 것이고, 에밀리아님도 그런 모습이셨으니까요」


야유하는 말에 반박하기는 싫었지만, 약점을 잡힌 것은 틀림없기 때문에, 스바루는 그 부분은 언급하지 않는다. 대신 오토가 말한 에밀리아의 상태를 생각하고,


「쉬운것, 은 아니지. 하지만, 에밀리아가 받는 것보다 내가 받는 게 아마 더 나아. 그렇다 하더라도, 너까지 나를 걱정한다니……너도, 혹시 날 좋아해?」

「기분나쁜말 하지 말아주실레요!? 뭔가요, 사람이 그러워 지는 거에도 정도가 있죠. 파트라슈짱만으론 부족해서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그거 묻고 돌아다닐 생각은 아니시겠죠? 」

「안되려나? 솔직히 지금은 자신을 긍정할 수 있을지의 갈림길이라, 하나라도 더 많은 격려의 메시지가 필요하지만」

「예 예. 평소의 말투가 돌아온것 같아서 기쁘네요. ……제가 나츠키씨의 걱정을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향후 관계를 고려해서니까 그 부분은 착각하지 마시고요」


스바루의 기행(奇行)예고에 싫은 표정을 지으면서, 오토는 양손을 이쪽으로 향하고 그리 말한다.
관계에 배려, 라고 점잔빼며 돌려말하고 있지만, 상인으로서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싶은 그로서는 필요한 발언일 것이다.


「나츠키씨에게 어울리는 것은, 메이저스 변경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니까 입니다. 거기에 문제가 생기거나, 나 자신에게 위험이 미치게 되면 바로 도망갈 겁니다. 그건 알아두세요」


야속하다면 야속한 발언이지만 엄격하기보단 서로의 암묵의 양해라고 해야할 내용이었다. 그것을 굳이 내세우는 부분이 오토의 착함을 나타내는건 지금뿐만은 아니지만.


「아아 그렇네. 너는……아니」


그 오토의 현실주의자같은 발언을 듣고, 스바루는 끄덕이다가, 멈춘다.
지금 그의 말을 듣고, 그리고 스친 가슴속에 위화감.
바로 그 답에 생각이 미친다, 스바루는 「하」라고 숨을 토했따.


「……뭔가요?」

「응, 생각났어. 아아, 그랬군 그랬어」

의아스러운 표정의 오토에 몇번이나 고개를 끄덕이며, 스바루는 머리에 손을 얹고 하늘을 바라본다.
이 『성역』을 발단으로 한 루프에서 스바루는 오토와 몇번이나 행동을 같이했다. 그리고 그 대마다 스바루는 본 것이다.
그래서 스바루는 오토를 보고,


「자신의 몸이 위태로워지면 바로 도망친다……인가」


「예, 물론이죠. 당연한 거 잖아요. 제가 거기까지 나츠키씨나 다른 사람들과의 의리를 지킬 이유는 없어요. 목숨이란 건 근본이라는 녀석으로……」


「너는 도망가지 않아」


「――에」



아얘 가벼운 어조로 현실주의자를 연기하는 오토에게 스바루는 중얼거린다.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뜬 오토에게 스바루는 정면으로 돌아서서 말했다.



「――너는, 나를 두고 도망가지 않아. 오토」



과거에 그가 스바루를 돕기 위해서 폭력을 불사하는 자세를 취한 가필의 은신처에 숨어들어 준것.

그리고 짐승화한 가필의 위협에서 스바루를 지키기 위해서, 마을사람들과 함께 막으며 버텨준 것.


악인인 척하며 무자비한 말들을 늘어놓고 있어도, 그렇지 않은 그를 스바루는 알고 있다.

그러니,


「오토. ――넌 내 친구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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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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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평범한 C랭크 헌터
http://ncode.syosetu.com/n6475db/38/


헌터길드의 의뢰판 앞에 우뚝 선 레나가 말했다.
"그럼, 드디어, 기념해야할 C등급 헌터로서의 첫 의뢰를 받는거야!
우선 처음엔 무엇을 할까?"
"고블린 사냥이죠, 물론!"
"""에........."""
레나의 말에 대답한 마일의 제안은 아무래도 다른 3명에게는 악평을 받은 듯 했다.

"왜 또 고블린이야! 보수는 싸지, 팔리는 소재도 없지, 고기도 못 먹어. D랭크헌터의 용돈벌이용의 연습용 마물이잖아!"
"아뇨, 헌터일은 약초 채취로 시작해, 고블린 사냥으로 끝나요!"
마일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고블린 사냥은 약초채취나 폰 래빗 사냥 정도밖에 못하는 초심자인 F랭크에서 E랭크로 올라가기 위한 최초의 관문. 말하자면 자신들의 성장의 증표인 거에요!
게다가, 나중에 후배들의 지도를 할때 고블린의 특성과 약점도 모르면 어쩔겁니까!"
"에, 고블린의 약점은 목 아냐? 목을 떨구면 죽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목이 잘리면 드래곤도 죽습니다! 그런건 '약점'이라고 하지 않아요!"
메이비스의 발언에 드물게 마일이 목소리를 높였다.

"어, 어쨌든, 우리들은 C랭크지만, 고블린 사냥은 양성학교의 실습에서 1회 뿐, 그것만으로 '고블린 경험이 있다'는 건 아닙니다. E등급이었던 레나씨는 경험하셨겠지만, 저나 메이비스씨, 폴린씨는 그것 한번 뿐이니까요.
비록 포레스트 울프, 오우거를 쓰러트린다고 해도, 기본이 잡히지 않은 헌터는 일인분을 하지 못하고 언젠가는 곤란한 때가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약초채취부터 시작해야 하겠지만, 역시 그것은 휴일의 용돈벌이에서 질리도록 했으니까요......"

불만족스러운 표정이었던 레나도 자신이 아닌 다른 3명 때문, 이라는 말을 듣고, 납득할 수 있는 마일의 설명에 반대의견을 취소했다.
확실히 용돈벌이의 때와는 다르게, 마을로부터의 의뢰에 의한 고블린 토벌에서 중요한 것은 전투 그 자체가 아니다. 사전 조사, 한마리도 놓치지 않도록 주도면밀한 준비와 계회4을 세울 것, 그리고 주거지역을 순식간에 궤멸시키고 암컷과 새끼도 확실히 전멸시키는 것이었다. 몇마리라도 놓치게 되면 또 금방 늘어나고, 마을사람에게 피해가 난다. 그것도 약하며 고기가 연한 어린이나 여성이 노려져서 말이다.

"......알았어. 그럼, 그걸로 가지. 메이비스도 폴린도 그걸로 됐지?"
"아아, 알겠어"
"그걸로 괜찮습니다"
두사람도, 마일의 설명에 납득하고 찬성했다.
그리고 그녀들의 말을 듣고 있던 다른 헌터들은 감탄했다.

"헤에, 젊은데 야무지잖아. 사실 학교출신의 경험없는 C랭크 놈들은 중견파티에 들어가서 경험을 쌓아야 하는데, 신인들 끼리 서로 짠다며 무리해서 바로 전멸,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의외로 살아남아서 성장할지도......"
"그렇네요. 과연 기대되는 신참이네요. 훈련학교, 잘 가르치고 있네요......"
"호오, 그렇군...... 졸업검정을 맡은 '미스릴의 포효'가 농담으로 져줬다는 놈들이 있다곤 들었지만, 비전이 있으니까 자신을 가지게 해준 건가......
그렇지 않으면 귀여운 여자아이라서 서비스해준 걸까, 하하하!"
""""에............."""""
한 헌터의 발언에 주위의 헌터들이 놀란 표정을 짓지만, 검정을 직접 보지 않고 왜곡된 소문만 들은 것이라 생각하고 무시하기로 하였다.



"없어......"
그리고 보드 앞에서는 마일이 맥없이 어깨를 떨구고 있었다.
마을의 고블린 토벌의뢰도 없고, 수를 쳐내기 위한 상시 의뢰 조차 없다. 아무래도 지금 왕도 주변의 고블린 수는 적은 듯 했다.
그 밖에도 근처에서 하루만에 끝나는 적당한 의뢰는 별로 없다. 첫날부터 장거리 여행이 필요한 일은 마음이 내키지 않고 야영의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
"그럼, 우선은 상시의뢰의 오크라도 사냥하지 않을래? 재료 쪽 상시의뢰는 여러가지 있으니까, 오크 이외의 사냥감도 사냥하면 좋고...... 오크는 실습에서 사냥한 적이 있고, 괜찮지?"
메이비스의 제안에 어쩔 수 없이 끄덕이는 마일과 조금 안심한 얼굴로 수긍하는 레나와 폴린.
찬성은 했지만 고블린 사냥은 별로 내키지 않았던 듯 하다.


(고블린이 불타는 냄새, 심해서 싫어하는거지...... 오크라면 그 점에선 그렇게 나쁜 냄새도 아니고)

확실히, 고블린과는 다르게 돼지고기가 익는 냄새는 식욕을 돋운다.



"잡히질않아........."

푹 쓰러져 땅바닥을 두손으로 짚는 레나.

이거, 방금전에도 봤었지. 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입으로 꺼내지는 않는 마일.

그렇다. 조금은 '분위기를 읽는다'는 능력이 몸에 붙기 시작한 것이다.


이 숲은 양성학교 때에 갔던 F~E랭크의 초심자용의 사냥터는 아니다. D~C랭크의 사람들이 가는, 진정한 '헌터의 직장'이다.

......그래, '가장 사람이 많은, D~C랭크의 사람이 주로 가는 사냥터 중 하나'. 즉, 경쟁상대가 많은 숲의 입구쪽에는 잡을 만한 사냥감이 남아있을 리 없다.

폰 래빗이나 새 같은 작은 생물들은 있었지만, 모처럼 랭크C가 되었는데, 그 최초의 사냥감이 F~E 등급때 신나게 사냥하던 것과 같은 것은 싫다.


"좀 더 안으로 가자!"

모두의 생각도 같았기에 다른 3명도 고개를 끄덕이고, 더욱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푸슝!


작은 돌을 쏘아낸 마일이 조금 풀숲을 헤치고 들어가더니, 폰 래빗을 가지고 돌아왔다.

아무리 좀 더 큰 것들을 사냥하고 싶다고 해도, 잡을게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큰놈들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작다고 이왕 잡은 사냥감을 놓아주지는 않는다. 은화 2장 있으면 4인분의 저녁식사를 한 랭크 더 높게 먹을 수 있다. 수송력에 제한이 없는 '붉은 맹세'에 사냥감을 택할 필요는 없었다.


"......역시, 편리하네. 그 마법......"

마일의 지탄을 보고, 레나가 부러운 듯이 말했다. 이걸로 몇번째인지.

"손가락, 빠진다고요?"

"그느느......"

그리고 항상 돌아오는 마일의 말에 서럽게 신음하는 레나.

그 마법을 가르쳐 달라는 레나에게 마일은 손가락드로 동전을 굽히어보이고, 어릴 때부터 남다른 훈련을 하고 손가락을 단련한 자 이외에 이 마법을 사용한다면, 사출 시에 힘을 견디지 못하고 손가락이 날아간다고 해서 포기하게 만든 것이다.

그렇게라도 해서 거절해 두지 않으면, 사실 마법이 아닌 그냥 손가락의 힘인 것을 가르칠 수 있을리가 없다.


피슝!


푸슝!


이동 도중에 어느정도 벌이는 되었지만, 마일이 돌멩이를 날릴 뿐이므로 다른 3명은 심심하다. 사냥감을 찾아서 계속해 숲의 깊은 곳으로 나아갔다.


어느정도 걷자, 선두를 걷고 있던 메이비스가 입을 다문 채 손을 흔들어 신호를 보냈다. 사냥감 발견의 신호이다.

이 파티, 진형은 메이비스가 선두이다. 가장 신체가 크고 키도 크기때문에 사냥감을 빨리 발견하는 것도 있고, 다른 사람이 선두라면, 모처럼 그 사람이 풀과 나뭇가지를 쳐놓는다 해도 메이비스가 자신 때문에 다시 쳐낼 필요가 있어 두번 번거로워지기 때문이다.

뭐, 가장 큰 이유는 메이비스가 이 파티의 유일한 '전위 전문'이기 때문인가.

참고로, 레나와 폴린은 후위, 마일은 전위 겸 중위 겸 후위이다.


메이비스의 신호에 모두가 멈춰서고 전방을 살핀다.

있다.

오늘은 특정한 의뢰를 받지 않고, 상시의뢰만 있었기에 '목적의 사냥감'이란 건 따로 없지만, 일단 목적이었던 오크였다. 성체인 듯 한 것이 3마리.


"마일, 너는 신나게 사냥했으니 우리에게 양보해줘!"

마일은 레나의 작은 소리에 끄덕이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관전태세에 들어갔다.


"내가 한마리를 확실히 처치하지. 폴린, 두마리에게 타격을 줘. 마법의 시전과 동시에 메이비스가 돌격, 두마리에 쐐기를"

가볍게 끄덕이는 폴린과 메이비스.

그리고 레나와 폴린은 작은 목소리로 영창을 시작하고, 레나의 신호와 함께 동시에 마법들 날렸다.

"아이시클-쟈벨린!"

"워터-커터!"


마력은 강하지만 수마법과 빙결마법이 주 능력은 아닌 레나가, 공격력 있는 얼음마법을 한발 쏘고, 손재주가 좋은 폴린이 수마법을 동시에 두대 날렸다.

그리고 얼음 마법은 멋지게 오크 한마리의 배에 명중, 두발의 수마법은 다른 두마리에게 각각 한발씩 명중했다.

빙결마법에 맞은 한마리는 배에 고드름이 꽂혀 쓰러졌지만, 수마법을 맞은 두마리는 각각 배와 어깻죽지에 큰 열상을 입었디만 치명상이 되진 못해 일단은 바로 전의를 되찾아 적의 모습을 찾았다.


오크가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메이비스의 검이 내려쳐 지고, 그대로 오크의 몸을 찢고 있었다.

고통의 소리와 함께 피바람이 불고, 베인오크가 앞쪽으로 쓰러졌다.

메이비스는 그 오크를 피하곤, 그대로 검을 돌려 나머지 한마리의 오크에게 향한다.

그 검 끝이, 마법공격으로 잘린 배를 누르고 있었기에 자세가 풀려있던 오크의 목을 베고, 두마리째의 오크도 땅바닥으로 쓰러졌다.

"해... 해냈다......."

처음으로 자신의 손으로 오크를 쓰러트린 메이비스는 흥분과 만족감으로 잠시 멍해져 있었다.


"뒤!!"

레나의 외침에 메이비스가 황급히 돌아보자, 쓰러져 있던 빙결마법을 맞은 오크가 일어서, 메이비스를 향해 달려오고 있는 중 이었다.

"칫!"

휘두를 틈이 없었기에 아래부터 그대로 베어올리는 형태로 다가오는 오크를 베는 메이비스.

마일은, 슬슬 손을 댈 생각이었는데, 아슬아슬 할 때까지 모두 자신의 실력으로 싸우도록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마일의 뛰어난 동체시력으로 메이비스의 공격은 충분히 맞는다고 판단되었다.

그리고 확실히 맞추었다.

오크는 메이비스의 칼에 의해서 아래에서 위로 찢어지고, 메이비스는 그 돌진을 무사히 넘겼다.

......하지만,


쩌정


""""아......""""


부러졌다.

메이비스의 마음이.. 가 아니라 검이.


검이 부러진데에는 사정이 있었다.

1/2은 어쩔 수 없는 사정, 이었다.


메이비스의 힘은, 마일과의 특훈으로, 여성치고는 강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놀라운 것은, 그 검의 빠르기였다.

그것은 당연히 위력의 크기에도 연결되고, 그리고 그만틈, 검의 부담이 된다.

그리고 슬슬 한계가 가깝다고 느끼던 그 검은 조금 무리한 자세에서 휘둘러 졌기 때문에 역간 방향이 어긋나고, 보통 이상의 부담을 받았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미숙......"

그러나 검이 부러진 것의 직접적인 원인이 최후의 일격의 미숙함이었단 것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 메이비스의 낙담은 컸다. 그 찌푸린 얼굴과 부러져서 잃게된 무기를 보고, 3명이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었다.


"""돌아갈까......"""



저녁, '붉은 맹세'의 4명은 왕도의 무기점에 있었다.

사냥감은 모두 길드에서 환금하고, 신인데뷔 첫날로선 충분한 전과로, 다른 헌터들로 부터 축복을 받았다.

그리고 충분한 전과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얼굴을 한 4명을 의문스럽게 생각한  헌터가 뭔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자, 메이비스는 자조섞인 표정으로 검을 뽑아보였다.



"""앗차~......."""


검은, 절대 싸지 않다.

어느정도 조금 벌은 정도로는, 이걸로 오늘의 성과는 큰 적자이다.

그리고 모두가 추천해 온 것은, 비교적 싸고도 좋은 검을 갖추고 있다는 이 무기점이었다.


"문제는 가지고 있는 돈을 보태 좀 더 좋은 무기를 사거나, 싸구려로 잠시 버티면서 돈을 모아 좋은 검을 사거나.. 겠네. 어찌할까......

아, 메이비스, 사양하지 말아요. 파티로서도 최고로 좋은 결과가 될거라고 생각하니까요.

검은 원래 한계였고, 어차피 금방 바꿀 예정이었으니.

......게다가 원래의 원인은 처치하겠다고 큰소리친 내 책임이야. 만약 칼이 부러지는 것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그 때문에 메이비스가 죽었을 가능성도 있었어. 죄송합니다......"

분명히, 전투중에 칼이 부러지는 것은 죽음에 직결될만큼 중요하다. 저렴함을 중시하다가 신뢰가 가지 않는 검을 살 수는 없다.


"알았어. 사양하지 않고 좋다고 생각되는 판단에 집중하자고"

"싼 것들 안에서!"

"에?"

갑다기 끼어든 마일에게 놀란 목소리를 내는 메이비스.

그리고 마일은 말을 이었다.


"손잡이의 상태가 좋고 길이가 적당한 좋은 놈을 골라주세요. 중고의 싼 것들 중에서"

"""마... 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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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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