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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유일왕

원본주소: http://ncode.syosetu.com/n2267be/234/


제4장68 『죽음의 맛』



― ― 모든 것이 왜곡되어 보이는 세계 속을, 스바루는 무작정 달려나가고 있었다.


"― ― ― ―"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제 정신이 아니다.


머리 속에서, 몇번이나 몇번이나 그 말이 반복된다.

말을 반복하면서,눈꺼풀 뒤에 그려지는 것은, 눈 앞에서 대토의 이빨에 쓰러진 로즈월 최후의 모습이다.

무저항으로, 자신의 죽음을 그렇게나 깨끗이 받아들이고, 살을 물어뜯기는 아픔에 소리 하나 내지 않고서,로즈월은 자신이라는 존재를 끝냈다.


― ― 이상하다.

이걸 이상하다고,미쳤다고 부르지 않고서야 뭐라 할 수 있는가.


페러렐 월드의 자신이 목적을 달성한다면, 지금의 자신은 죽어도 상관없다 ― ― 이것이 게임이라면, 플레이어 캐릭터의 죽음에 스바루도 같은 의미를 가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이건 현실이다.

현실의 자신의 생명을, 다른 자신이라는 남에게 맡긴다는 것은,어떻게 됬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스바루의 눈앞에서 토끼에게 물어뜯긴 로즈월은 죽은것이다.그리고 그 로즈월의 의식은, 스바루가 『사환』해서 되돌아가는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환』에 희망을 거는 점은 스바루와 같을지 몰라도,거기에 이르기까지 지불해야할 무게가,스바루와 로즈월은 너무나 차이난다.

스바루와 달리 로즈월이 내민 대가는,돌아오지 않으니까.


"― ―우,욱"


달리면서, 스바루는 로즈월의 장렬한 죽음이 떠오르자 구토감에 시달린다.

위액이 북받쳐서,목을 태울것만같은 감각.괴로워하고 있을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돌아다니며, 스바루는 생존자를 찾아 『 성역 』을 헤매고 있었다.


― ― 지옥이,또 다시 스바루 앞에 전개되고 있었다.


눈이 그친 『 성역 』에는,그럼에도 윙 소리를 내며 바람이 불고있었다.

피부를 차가운 줄로 깎는듯한 아픔에 얼굴을 찌푸리고, 주위를 둘러봤더니 여기저기에서 바람을 타고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끼익끼익,끼익, 그것들은 톱날같은 짧은 치아를 비비고,사냥감을 위협하는 소리를 내면서 『 성역 』 전역을 포위하고 있었다.


대토는 먹이를 찾아 『 성역 』를 헤매고 있다.

그들을 감싸고 있는,배고픔과,공복감은 도대체 어떤것일까.

사냥감이 없으면 이를 쉬게할 시간도 아깝다는듯이, 옆의 동포를 물어뜯으며 굶주림을 견딘다.파탄나있는 진정한 괴물이다.

끼익끼익, 귀에 거슬리는 이빨 소리와 동족상잔으로 인한 단말마가 주변에서 자꾸 들리는 것이,스바루의 정신을 좀먹고 있었다.


"― ―우와앗!"


귀에 남는 꺼림칙한 소리를 뿌리치기 위해,머리를 흔들고 있던 스바루를 향해,턱을 연 토끼 한마리가 달려든다.이빨과 이빨이 흉악하게 맞물려서 소리가 나고,먹이를 다 해치운 토끼가 눈 위에서 몸을 일으키고 위협을 시작한다.

직후, 스바루와 동행하던 류즈의 복제체중 한 사람이 위에서부터 발꿈치를 떨어뜨려 토끼의 몸통을 짓이겼다.고기가 뒤틀리고 뼈가 짓이겨지는 소리가 나자, 토끼는 작은 몸의 내용물을 토해내고 절명한다.


숨을 내쉬고, 사체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스바루는 질주를 재개한다.류즈의 복제체도 달리는 스바루에게 따라붙기 위해 발을 움직인다.

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금방 찌그러뜨린 토끼의 근처에 또다른 토끼가 도착한다.단숨에 사체를 먹는 소리가 들리자, 스바루안의 파멸의 종소리가 더욱 소리를 높였다.


스바루의 주위에 있는 류즈의 복제체는 앞으로 여섯명이다.

로즈월이 대토에게 당한 직후에는, 열 한명정도 있었던 그녀들도,절반으로 수가 줄어들었다.

『 스바루의 몸을 지킬것 』을 명령 받은 그녀들은,대토의 기습을 요격하거나, 온몸으로 스바루를 감싸고는, 그 몸을 마나로 환원시켜갔다.


복제체에게 목숨을 내놓으라는 명령을 내린것에 대해서, 스바루의 사고는 정지상태였다.

지금은 단지 대성당에 있는 렘의 안부와, 묘소에 남은 에밀리아만이 걱정거리였고, 그 이외의 것은 사고의 저편에 버려둔 상태였다.

그러지 않고서는, 지금의 자신의 행동을 긍정할수도,제정신을 유지할 수도 없을것 같았으니까.


"대, 성당은……!"


눈에 발을 빠뜨리고, 대토가 밀집되어있는 길을 피하는둥, 『 성역 』을 크게 우회해서 스바루는 마을의 중앙 대성당까지 다다랐다.

광원이 없는 마을안에서,대성당은 스바루의 눈에 금방 띄었다.

당연하다.


― ― 하얀 세상 속에서,대성당만이 새빨간 불길에 휩싸여있었으니까.


"― ― 어,째서"


눈 위에 무릎을 꿇고, 스바루는 쉰 목소리로 멍하니 중얼거렸다.

탁탁, 번지는 불길이 건축자재를 연주하는 소리에 맞춰, 대성당 안의 사냥감을 쳐먹기 위해, 불 나방처럼 뛰어드는 대토들의 모습도 보였다.


저렇게, 녀석들이 대성당에 뛰어들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은, 녀석들의 배고픔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 불길 속에 계속 남아있다는것은,그런 것이겠지.


"― ― ― ―"


살아남기에 절망적인 상황이고,토끼에게 물어뜯겨서 끝날 최후라면,자살을 선택하는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다.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 그래도,끝까지 저항해보고...."


싸워서, 최후의 순간까지 사는것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랬던건, 너무나도 비정한 말인가.


로즈월도, 『 성역 』의 사람들도, 너무 목숨을 소홀히 다룬다.

자신이 가장 그에 마땅한 비난을 받아야함을 망각한 스바루는,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로즈월도, 스바루도, 절망에 가라앉은 『 성역 』의 주민과 아람 마을의 피난민에게는, 끝까지 저항해서 구출을 기다리게 만들 존재는 아니었다.

그정도의 신뢰가 쌓여있었다면, 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고 저항했을것이다.― ― 이 또한 모두 스바루의 책임에서 비롯된 스바루의 죄였다.


"렘,이라도 "


구할 수는 없는걸까,하고 생명의 가치에 순번을 매기는 스바루는 너무 오만했다.

머릿속으로, 스바루는 렘을 데리고 대성당으로 돌아가라는 지시를 내린 복제체 ― ― 대표 인격인 류즈에게 호소했다.그러나 그것을 받았다고 생각할만한 뚜렷한 반응은,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 ― 렘은 저 불길로 가득찬 대 성당 안에 있다.

설사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해도,류즈 혼자서 렘을 보호하면서 대토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할만큼, 스바루는 낙관적이진 않았다.


어금니를 깨물었다.피 맛이 난다.

피의 맛을 되씹으며,솟구쳐오는 위액을 되물리며, 스바루는 결단을 되씹었다.― ― 더 이상 안 되는 세계인 것을 알고 있었을텐데도, 몇번이나 포기하지 못한채 여기까지 오고 말았다.

이번에야 말로,정말로,포기할 때다.


"― ― ― ―"


끼익끼익, 기아의 망집에 사로잡힌 괴물이 닥쳐오는 것이 느껴진다.

불타는 대성당에서 사냥감을 얻는 것을 포기한 토끼들이, 무릎을 꿇고있는 스바루와 이를 둘러싼 복제체들의 존재를 깨달은것이다.


일어서서 눈을 털고, 스바루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토해낸다.

뺨을 타고 내리는 눈물의 감촉을 느끼지도 못한다.그래서 그것을 닦지도 않는다.


"에밀리아……"


다 끝난 세계다.

끝나지 않는다고 해도,스바루가 끝나게 해버린 세계다.


함께 있고 싶다고, 함께 보내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한 사람들 누구 하나 구하지 못한 세계 ― ― 끝날때는 적어도,사랑하는 소녀의 곁에 있고싶었다.


"몸을 던져서,나를 지켜라.― ― 묘소에 도착하면,그 뒤엔 자유롭게 행동해도 좋아"


나머지 여섯명의 복제체에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알리고, 스바루는 조금씩 포위를 좁히고 있는 대토의 무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사냥감이 도주하는 기척을 느끼자,소름끼치는 울음소리를 내고, 군침을 흘리면서,대토들이 스바루의 발자국을 뒤쫓는다.


"― ― ― ―"


두 복제체가 달려드는 대토의 무리에 일격을 가한다.

살이 짓이겨지는 소리와, 단말마가 울려퍼졌지만, 직후에 그 이상의 수의 토끼가 복제체에게 달려든다.

순식간에 하얀 모피로 온 몸을 뒤덮고 옆으로 쓰러진 복제체 ― ― 치명상을 받은 직후,그 작은몸은 창백한 빛으로 모습을 바꾼다.


소멸하기 직전 최후의 일격에,마나의 폭발이 대토들을 찢어 발기고 『 성역 』의 밤하늘엔 안광이 난무했다.

배후에서 복제체가 마지막 빛을 발한것을 몸으로 느끼면서, 스바루는 잡념을 떨쳐버리기 위해 머리를 흔들고, 이를 악물며 묘소를 향해 계속 달렸다.

― ― 계속 달렸다.



※※※※※※※※※※※※※



묘소에 다다랐을 때, 스바루의 몸은 더 이상 추위를 느끼지 않았다.


시야엔 눈이 차있고, 속눈썹까지 얼어 붙은것 같은 감각을 받으며, 떨리는 입술에서 하얀 입김이 흘러나왔지만, 스바루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둔하고,무겁게 걸음을 옮기면서도 떠올리고 있는것은,단 한명의 소녀의 모습뿐이었다.


석조통로를 밟으며, 스바루는 안쪽으로 나아간다.

『 시련 』 의 방, 거기에 홀로 재워둔 소녀가 스바루를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 ― 스바루?"


탁 트인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직후, 은방울같은 음성이 스바루의 이름을 불렀다.

그 소리에 이끌리는 것처럼 큰방으로 들어오는 스바루를 보고,잠시 멈춰서있었던 인물이 희색이 가득한 목소리를 높인다.


"역시, 스바루네! 정말,어디갔었던거야? 걱정했잖아"


라고 말하면서 종종 걸음으로 뛰어온 에밀리아가,스바루의 손을 붙잡았다.

토라진 얼굴을 한 에밀리아는,그대로 붙잡은 손을 자신의 가슴에 끌어안고,부드러운 체온을 전하면서 이쪽을 바라보고는,


"…… 지쳤어?"


"아아……좀 지쳤을지도…… 모르겠네"


"에헤헤, 그렇구나.그럼, 그럼"


순순히 대답하는 스바루에게, 에밀리아가 뺨을 붉게 물들이며 웃는다.

그리고,그녀는 스바루의 손을 잡은 채, 갑자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다리를 꼬고 옆으로 앉아서,손이 잡혀서 끌려오느라 엉거주춤하는 스바루를 더 끌어들이고는


"자,이리와, 스바루"


"……무릎배게,인가"


"그래.스바루, 내 무릎배게,좋아하잖아? 그렇게 말해줬었던걸.나,그런일은 제대로 기억하고 있으니까......응,얼른"


자신의 무릎을 치고,쑥쓰럽게 웃고있는 에밀리아의 뜻대로, 스바루도 그 자리에 앉아 힘없이 부드러운 무릎위에 머리를 얹는다.

순간 짧은 머리가 부드러운 피부를 스쳐서, 에밀리아가『읏』하고 살짝 소리를 내지만, 금방 적응한듯한 모습으로 스바루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 이렇게 스바루에게,무릎배게를 해줬던게 몇번째일까"


" 글쎄……세번째,정도인가.어쩐지 항상,너덜너덜해진 상태였던것 같은데"


"나는 이렇게, 스바루의 머리카락이나 얼굴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는것도 재밌을지도 모르겠네.봐-,으리으리-"


앞머리를 잡고, 볼에 손가락을 찔러오는둥, 기분이 좋아보이는 에밀리아가 하고싶은대로 하게 두는 스바루.

그것이 그녀의 애정 표현이라는것을 알고나니, 손가락을 밀어 제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솟지 않는다.

이미 끝난 세계 ― ― 지금은, 에밀리아의 사랑에 빠져있고 싶다.


― ― 이미,배의 내용물도 피도,많이 빠져나온 상태니까.


지금의 스바루의 상태는 보통 사람이라면,눈을 돌리고 싶을 만큼 처참한 몰골이다.

등 측에서 이빨이 박혔으니,아마 옷을 넘기면 뼈가 드러나있을것이다.물어 찢긴 허벅지에는 엄청난 출혈이 있고, 달려드는 토끼를 몰아냈을 때에 오른손의 손가락을 빼앗겨 엄지밖에 남지 않았다.

몽롱해지는 의식으로 여기에 도달할 수 있었던건, 망집에 찌든 욕심과 얼어붙을 듯한 추위가 몸의 대사를 약화시킨 아이러니한 결과일까.그것도


"스바루,전보다 조금 가벼워지지 않았어?"


"유혈 다이어트에 도전했거든.이렇게……밸러스트한 기분으로 짐을 점점 버렸더니,홀가분하게 됬다고,할까.."


" 말하는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또 누군가 때문에 너무 무리한거지? 스바루는 그런 사람인걸.알고 있지만……엄청,걱정했어"


"........"


"사실은 말야,나를 위해서,그런일을 해줬으면 좋겠어.하지만 그건 내 억지고,나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일은 못본척하는 스바루는, 보고 싶지 않을지도 몰라.……이것도 너무 내 멋대로네,미안"


빠르게 재잘거리는 에밀리아의 목소리가,점점 멀어진다.

묘소 안은 외부의 추위와 달리 어느 정도 기온이 정상으로 유지되고 있다.공교롭게도 그것이 스바루의 대사를 평상시로 되돌리고 있었고,피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돌 층계를 흘러나오는 선혈이 붉게 물들인다. 콜록거리자 스바루의 입에서도 토혈이 나온다.

튄 피가 에미리아의 흰 뺨에 반점을 낳았다.하지만 ― ―,


"저기, 스바루, 듣고 있어? 하고싶은 말도,듣고 싶은 말도,잔뜩 잔뜩,자아-안뜩 있어.있잖아,부탁이야.곁에 있어줘.내 목소릴 들어줘.스바루의 목소리를 들려줘.응?"


뺨에 튄 피의 감촉을,에밀리아는 개의치 않고 있다.

아니,인식조차 하지 못했다.남보라 빛 눈동자는 분명히 스바루를 내려다보고있다 ― ―하지만,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지는 못한것이다.


저택에서 돌아온 시점에서, 엘자에게 고문 같은 폭행을 당한 스바루는 상처투성이였다.가필에게 묘소에 끌려갔을 때는,그 꼴이 한층더 심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에밀리아는 스바루의 부상을 깨닫지 못했고,신경쓰지도 않았다.

그것은 지금,대토에게 몸의 이곳저곳을 먹혀,여러부위가 결손되어 있는 스바루를 앞에 두고도 마찬가지다.


에밀리아에겐 지금,현실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스바루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 ― ― ―"


사실 스바루는, 에밀리아에게 위기를 전하고 이 자리에서 데리고 도망치지 않으면 안된다.

이미 대토는 묘소 밖을 가득 메우고 있을것이며, 머지않아 여기에도 밀려들것이다.그렇게 되면 에밀리아는 맥도 못쓰고 쓰러질것이다.

로즈월이 그랬고, 마을 사람들이 불길 속에서 자살을 택했듯이, 에밀리아도 끔찍한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것을 알고 있는데도, 스바루는 에밀리아에게 그것을 전해주지 못한다.


이제 쥐꼬리만한 시간밖에 남지 않은 자신의 목숨 ― ― 그 마지막 시간을 에밀리아 곁에서 맞이하고 싶다는 자기 중심적인 생각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있었다.


로즈월의 말과, 장렬한 죽음을 맞은 가필이나,람을 죽게한 무념, 페트라와 프레데리카를 잃은 무상함이, 렘도 베아트리스도 구하지 못한 무력감이, 스바루를 두들겼다.

고통도,죽음에 대한 두려움조차도,지금은 아무래도 좋다.


― ― 그저 지금은,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싶다.


스바루의 그,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소원은 이루어진다.

세계가 급변하기 시작하더니, 의식과 영혼이 이 자리에서 조금씩 멀어진다.


사지에 힘이 빠지면서 거의 상실하려 하던 육체의 감각이 사라져 간다.

남는 것은,소외되는 것은,스바루를 잃은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에밀리아 뿐이다.


"― ― ― ―"


나는,에밀리아를,두고 갈것인가.

이런 식으로, 스바루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고, 다른 기댈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에밀리아를,유일하게,기댈 수 있는 스바루조차 그녀를 두고 가버리는것인가.


"아 ― ―"


이제 와서 후회를 해봤자 모든것은 늦었다.너무 늦었다.

말은 나오지 않고, 눈동자에서 생기가 사라진다.


에밀리아는 그것을 모르고,그저 입을 다물고 있는 스바루에게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 그녀는 문득 미소지으며, 살짝 다가가서 ― ―,


"스바루 ― ―"


"― ― ― ―"


무언의 스바루에게, 입을 맞췄다.




― ― 첫 입맞춤은, 차가운『 죽음 』의 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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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