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전생 1

2016. 8. 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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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번역하지..

일단 저, 능력치는 평균이라고 말했죠?
그거 해봐야 겠네요. 재밌을듯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http://m.blog.naver.com/qlsil/220789396159

서로이웃해야 볼수 있긴 하지만 서이도 빨리 받아주십니다.

천재보다는 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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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충 40화까지만 하고 하차하면 될 것 같네요

4장은 부탁드리고 다른 장들이나 해볼까..

천재보다는 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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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9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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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뭡니까. 그 있을 수 없는 것이라도 본 것 같은 자신의 뇌의 기능이 믿어지지 않는 듯한 몽환의 끝을 맞이한 듯한 얼굴은」


「……대략, 너의 그 과장된 발언을 정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야」



눈앞, 양손을 허리에 대고 한숨을 흘리는 오토. 수갑이 벗겨진 손목을 확인하는 듯 돌려보고, 바닥에 주저앉는 스바루는 그를 올려보며 응한다.


사흘이 넘게 구속된 몸은 이제 움직이는 것 만으로 삐걱거림과 아픔이 동시에 찾아온다. 잘 때도 이런 자세였기 때문에 식사때 정기적으로 몸을 움직이고는 있었지만, 혈액순환 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여러부분도 움직여보고 처음으로 알게된 몸 상태는 문제가 많았다. 특히,



「오토, 눈가리개를 벗겨서 일지 모르지만……내 오른쪽 눈의 시야가 좋지않아. 좋지 않다고 할까, 보이지않아. 어떻게 된거야?」


「어떻게 된거야? 라고 들으면 저도 대답을 주저할 수밖에 없지만……점잖게 돌려말하는쪽과 돌직구로 말하는 쪽 어느쪽이 좋나요?」


「충격을 받지 않도록 품위있게 말한 후,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돌직구도 던져줘」


「욕심쟁이네요……에ー、나츠키씨의 존안의 우현, 그 시계는 불가피한 어둠의 장막에 의해 빛이 닫혀있어요」


「아, 중2병으로 해달라고 부탁한 적 없기에 이제 됬습니다」



왠지 눈 안이 욱신거리는 듯한 상태에서 오토가 설명을 시작했으니, 스바루는 손을 내밀어 그 설명을 도중에 거부. 그리고 내민 손을 자신의 오른쪽눈에 대고 조심조심 그 감촉을 확인한다.

――오른쪽 눈의 위치, 마치 잘린듯이 그 시계는 확보되지 못한다. 만져보고 그 기관이 일을 땡땡이치는 이유가 나타났다.

땡땡이는 커녕 짐을싸서 집에 가고 말은 듯 하다. 사실대로 말하면 오른쪽 눈의 위치에 있는 것은 공동 뿐이며,



「치료했다……라는 이야기였을 텐데」


「지혈하고 으스러진 뼈는 이어져 있어요. 다만 치유마법도 사용자의 실력에 차이가 있고 만능은 아니니까요.…… 죽은 부분까지 살리는 것은 아무래도」



말을 흐리는 오토는 안타까운듯 스바루를 보고 있다. 그 시선에 스바루는 힘없이 입술을 열어 「어쩔 수 없어」라고 말하며



「머리 찌그러뜨려져서 죽을 뻔했어 오른쪽 눈이 죽은 정도는 받아들여야 겠지. ……이걸로 두 눈이 죽었다면, 나도 살 기력은 잃었겠지만」


「긍정적이라고 할까, 조금 자포자기하지 않았습니까? 부탁해요. 나츠키씨 빼고선, 이 앞으론 조금 꾸려나가기 힘드니까요」



오른쪽 눈이라는 중요한 기관을 하나 잃었다는 것에 지금의 스바루의 심정은 나도 놀랄만큼 침착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은 것과 엘자의 공격으로 오른쪽 팔의 대부분을 잃었을 때 같은 고통과 유혈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필의 말은 거짓말이며, 사실이기도 했다. 피가 멈추고 상처가 막혀 통증도 없다. 만능의 회복마법에 스바루가 기대치를 너무 높이 잡았을 뿐이고, 치명상에서의 회복을 생각해 보면 그의 발언만큼 치료를 스바루에게 해 주었다.



「의리있는 건지, 뭘까. 그 녀석도 잘 알 수 없는 놈이네」



로즈월을 덮치는 스바루를 잡고, 하지만 또 치료를 실시한다. 그런가 하면 『시련』 끝까지 스바루르 감금하고 에밀리아에 협력을 강요하는 교환조건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죽지않도록 치료를 하여 사용인까지 붙이는 철저함. 스바루의 몸에서 풍기는 『마녀의 냄새』를 싫어하는 주제에, 여기에 오는 것을 멈추진 않는다. 그리고 오는 것을 그만두지 못하는 주제에 정작 스바루에겐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마치 스바루가 아무말도 하지 않는 것을, 말해야 할 정보를 기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그 자신이 알고있는 것이던가, 스바루가 말하는 말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듯이.




「알고 있었다고 한다면, 그것도 『복음』인가……? 누구든지, 그 역시도……여기가 마녀의 실험장이라면 오히려 당연한 거냐고」



관계자 누구나 미래를 지시한 책을 가지고 그것에 따르고 있다면 더 스바루에게 심플하게 세계를 진행시켜도 좋지 않을까. 모두가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단결하고 해피엔딩을 목표로 매진한다. 가끔은 시나리오가 일방통행으로, 왕도[각주:1]를 지나줄 수 없는건가.


미래를 알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선, 다시 시작할 때마다 왠지 처음부터 더듬어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면 안되는 스바루에게 더 도움이 돼야 하지 않는가.



「……약한 소리 하고 있어봐야 이야기는 진행되지 않고, 아무도 도와주진 않지만, 젠장」


「정말로 뭐, 자포자기하고 계시네요. 뭐 나츠키씨가 처한 상황이라고 한다면 그것도 어쩔 수 없겠지만……그래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은 좀 너무하지 않습니까? 저는 왜 여기에 왔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스바루의 중얼거림을 들은 오토가 동정코멘트를 달면서도, 마지막 부분에서 스바루이ㅡ 말을 부정한다.

그 오토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고, 스바루는 멍한 표정으로,



「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 너 왜 온거야? 아니 진심으로, 이 사흘인지 나흘인지 생각할 시간이랑 생각할 것은 무한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잔뜩 이었는데, 너의 생각은 일절 과장도 없이 조각조차 뇌리를 스치지 않았어.」


「엄청나네 이 사람! 역시 나도 여기까지 들으면 오히려 상쾌할 정도에요!」


「진짜로, 상쾌할 정도로 너의 존재가 머리속에서 사라졌어. 얼굴 봐도 순간 오토인지 사가 가게 아저씨인지 구별 못할 정도로.」


「누구입니까? 사가 가게 아저씨는!」


「나에게 있어서 시작의 땅, 미스터 세이브 포인트 라고 해도 되」



현재 『사망회귀』의 부활지점으로는 최다등장의 카도몬.

상처있는 얼굴의 호한을 떠올리며 너스레를 떨고, 스바루는 오른쪽 눈의 상실감과 급변을 맞이한 사태에 대해 생각을 정리한다.

우선, 물어볼 것은 눈앞에 서있는 오토. 그의 진의이겠지.



「농담은 이정도로 해두고……여러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뭐, 있으시겠죠. 저도, 나츠키씨가 왜 이런곳에 잡혀있는지 관심있기도 하고」


「――? 내가 이렇게 됬다는거, 로즈월의 지시가 아니야?」



가필의 얘기로는, 로즈월에게 폭력을 가한 스바루를 감금한 것은 그일 터이다. 연금상태로, 그리고선 에밀리아에게 『시련』에 임하게 하고 있다고. 하ㅏ지만



「변경백이 얼마나 관여하는지까지 나는 역시 모르겠지만 적어도 『성역』은 지금, 분열해서 큰일이 난 상태에요」


「분열? 그건 무슨 뜻이야?」


「그대로 입니다. 나츠키씨를 포함해서, 피난 온 마을 사람들을 해방해야 한다는 류즈님들의 진영과, 그것에 반발하는 진영에서 난리에요. 나츠키씨의 신병에 관해서는 가필의 보호안에 있으니, 논란의 주축에서 벗어났지만요」 



지친 얼굴로 말하는 오토는 이 며칠동안 일어난 싸움의 일부를 간략히 설명.

요컨대 스바루가 우려한대로, 피난민과 『성역』주민측에서도 파벌이 갈라져, 『성역』이 분열상태에 들어갔다는 것 같다.

두려워하던 사태에 스바루는 숨을 삼키며 「하지만」이라고 말을 이어



「왜 또, 갑자기 그렇게 된거야. 내가 본 바로는……아니, 예상이지」



스바루가 본 첫 루프의 세계에서는, 적어도 이 다섯째 날까지는 분열인지 뭔지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스바루의 피난민 해방 제안대로, 여섯째날 아침에 그 약속이 이행된 것이었다.

사태의 악화가 너무나 가속했다. 그렇게 판단하는 스바루에게 오토는 고개를 흔들며, 「저기 말이죠」라고 손가락을 하나 세워



「갑자기고 뭐고. 원인중에 하나인 나츠키 씨의 생각이 그래선, 진짜로 곤란해요」


「원인 중, 하나?」


「나츠키 씨와 아람마을분들에게 어떤 교제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좋은 관계였던 것은 확실해 보이네요. 나츠키씨가 가필에게 폭행을 받고,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순간부터 『성역』의 분위기는 최악입니다.」


「――――」


「마을 분들 입장에서 보면 람 씨, 변경백 본인은 말을 거는 것도 망설이는 입장이시겠죠. 위쪽과 연결되는 창구로써 나츠키씨의 안락함은 이상적이었어요. 그것 뿐만은 아니라고, 모두가 화내는 것을 봐온 저는 생각하지만.」




오토의 말에 스바루는 입을 쩍 벌리고, 그저 놀라움만을 표현한다.

분명히, 이전과 이번의 『성역』의 상황변화에 스바루의 건재여부는 변경사항의 하나로 꼽힌다. 꼽히지만, 자신의 존재가 아람마을 사람들의 심정에 거기까지 영향을, 하물며 『성역』을 분열시키는 사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니,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다.

농담이거나, 아니면 과장시켜서 말하는건가. 라고 스바루는 오토를 쳐다보지만, 스바루의 그 의심스러운 듯한 왼쪽 눈의 시선에 그는 미간을 찌푸릴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즉, 진심으로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그의 눈이 옹이구멍인지만이 쟁점이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논의를 벌여서 결론을 내놓고 싶은 부분이야」


「뭔가 또 부당한 취급을 받고 있는 느낌이지만, 뭐 괜찮겠죠. 그것보다 나츠키씨, 제가 여기에 온 이유는 그 분열과는 관계가 있어요」


「분열과 관계라면…아, 내가 없어져서 소란이 벌어졌으니 내가 돌아오면 '얘기가 통할지도'라는 건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나에게 너무 기대하는 것이지 않다고 할까, 압박이 좀 있다고 할까……」



과소평가에 과소평가를 거듭하는 성격에 방해받아, 오토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는 스바루. 실제로 아람마을 사람들의 마음의 평온에 스바루가 강한영향력이 있었다고 해도, 이미 폭발하고 만 지금, 어떻게 할 수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른쪽 눈을 잃은 지금의 스바루의 모습은 그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것 아니냐.

라고 스바루는 오토의 제안에 대해서 어려운 얼굴로 고개를 가로젓지만, 오토는 「아뇨아뇨」 라고 그 부정에 부정을 거듭해 손짓하며,



「나츠키씨 거기까지 힘이 있다니, 제가 그리 생각하고 있을리가 없잖아요, 잘난체가 너무 심해요 그건」


「피차일반이라 파고들진 않을 거지만, 너는 너대로 말이 심했어. ……그럼, 나를 데리러 온 것은 무엇때문이야」


「피난해온 모두들과 『성역』간의 대규모 싸움이 일어나는 것만은 피하고 싶어서요. 그런 이유로, 나츠키씨에겐 『성역』에서의 탈출에 한몫 거들어 주셨으면 해서」


「탈출에, 한몫?」



튀어나온 단어의 뒤숭숭함에 왼쪽 눈을 가늘게 뜨고, 스바루는 단어를 입안에서 굴리며 생각. 그리고 오토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문득 생각이 떠올른다.

스바루는 빈틈없는 오토에게 「설마」라고 입술을 적신 후,



「너, 『성역』측이 혼란스러워 통제가 잡히지 않는 사이에, 마을사람들을 탈출시킬 생각인가. 그 탈출의 도움을 나에게 하라고, 그런거냐」


「그 통찰력 덕분에, 이야기가 빨리 진행되서 다행이군요. 시간도 없고, 가능하면 나츠키씨는 무조건 협력 해 주셨으면 합니다만」


「……흐름의 확인을 하고 나서이다. 무위무책으로 도전하는 거라면, 아무리 나라도 호락호락 수긍하지는 않아. 찬스가 있는 거처럼 느끼는건 확실하지만, 대립하고 있는 측에서 수상하게 보이면 변명도 못한다고」



무엇보다 섣불리 『성역』의 해방에 반대하는 세력이란 놈들을 자극해서는 내부에 묶인 형태의 에밀리아[각주:2]나 로즈월들의 신병 안전에 지장을 초래한다. 로즈월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좋지만 에밀리아나 람, 파트라슈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피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그 다치지 않길 원하는 멤버에 제 이름도 넣어주셨으면 합니다만」


「남자가 일터에서 아픈 기억을 만드는 건 당연한 거다. 나, 그 부분에 대해선 고지식한 쪽으로 생각하는 타입이니까. 남편은 땀흘려 일하고 월급만 넣어주면 그것으로 좋으니까」


「처음 듣는 말이지만 아마 사용처를 틀린 것 같아요」



오토의 올바른 침투에 싫은 표정을 짓는 스바루, 그리고 한번 헛기침을 넣어서 회화의 흐름을 되돌리고,



「무계획이 계획인 게 아니라면, 플랜을 알려줘. 협력할지 밀고할 지는 그걸 듣고 결정하지」


「밀고한다는 선택지가 있는게 꽤나 이상하지만……계획은 간단해요. 『성역』의 온건파와 이미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에, 과격파들을 눌러달라고 하는 동안 용차를 타고 결계를 돌파. 그리곤 작별이라는 방법입니다.」


「너무 난폭하지 않아? 그리고 협력자는 대체……」


「그것에 대해서는 나츠키씨가 협력해, 라고 밝혀주시면 말하죠. 나츠키씨에게 맡기고 싶은 건 마을분들의 설득과, 동향을 모르는 가필에 대한 대처입니다. 마을사람과 나츠키씨 라면, 나츠키씨에게 먹혀버릴 것 같으니까요」


「나의 몸이 좋은 먹이란 건가, 부정은 안하지만」



가필에 관해서는 오토가 말한대로, 스바루와 피난민이 있으면 스바루에게 혈기 넘치게 달려올 것은 틀림없다. 단지 거기까지 가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애초에, 가필이 서있는 위치가 알 수 없다고. 그 녀석, 류즈씨의 육친같은 거니까 온건파 같은데」


「원래 그럴 생각으로 있는것 같지만, 나츠키씨와 에밀리아님을 대하는 방식에서 그 주변의 판단이 어렵게 됬다던가. 적극적으로 적으로 보진 않지만, 소극적으로 적으로 다룬다는 정도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잘 보고 있구만, 그 협력자라는 놈. ……나도 포함해서 말이지. 그리고 내가 협조하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돼?」


「그 경우, 나츠키씨를 석방한 점만 퍼트려서 잠재적 적대감이 강한 가필만이라도 장애에서 배제하겠다는 생각입니다」


「퍼펙트야. 젠장. 손발이 자유로워진 지점에서, 가필의 희망을 거스른건 확정이니깐. 빌어먹을, 따를 수밖에 없잖아.」



머리를 쥐어뜯는 스바루는 이미 오토와 그 협력자의 손바닥 위에 있다는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 상황이 된 시점에서 스바루는 그들의 생각대로 춤출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말을 할만큼 상황에 반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오토들의 행동이 피난민의 『성역』탈출에 결합된다면, 스바루가 본 사람이 없는 『성역』의 상황에도 답이 보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성역』에서 스바루의 손을 쓰지 않고 피난민의 모습을 지울 수 있다. 다만 그걸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문제다.



「결국 나올 수 없을 『성역』의 주민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던 일에 대해 답이 되지는 않으니까……」



밖에 나올 수 있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갔다는 결론은 과정이 어떻든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나오지 못할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해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쨌든,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서도 이곳을 나갈 필요가 있다.

오토들의 제안에 응해, 이번 회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것은 헛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이제와서지만, 잘도 찾아냈구나. 여기는 아마 『성역』에서도 숨겨진 방 같은 취급같았는데」


가필의 말과 오랜 시간을 보내고나서 이제야 확인된 방의 내부 구조. 그것들을 둘러보면서 스바루는 목의 뼈를 울린다.
어둑어둑한 방에는 결정등이 어슴푸레 떠오른 것 만이 광원으로, 창문조차 없는 방에서는 밖의 빛을 받아들일 수도 없다. 건물의 재질은 목재로, 구조가 빈약한 것인지 여기저기서 빗물이 새서 습기가 찬것이 보인다. 안대를 하던 스바루의 신경을 깎던 똑똑 떨어지는 물소리는 이러한 결함들이 원인일 것이다. 정신사나운 얘기이다.


「뭐, 확실하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여기를 찾기는 힘들었겠죠. 숨겨진 방이라고 하기보단 비밀기지 같은 분위기를 느끼지만」

「나도 다시 방 안을 보고, 그런 느낌의 감상을 느낀 참이야. 이 근처의 손수 만든 느낌이나, 솔직히 말해 프로의 목수가 한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네. 힘만 남아도는 풋내기가 기분이랑 분위기에 의지해서 무리해 만든 건물의 기색이야」


감금실에 스바루가 안고있던 이미지와 이 초라한 오두막에 괴리감을 느낀다. 이건 그냥 답답할 뿐인 작은 방이다.
그런 감상을 품는 스바루에게 오토는 「그건 그렇고」라고 이야기를 한쪽으로 밀어두는 제스처를 넣으며


「찾아낸 것은 저의 공이에요. 여기는 솔직히 칭찬받아도 좋은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나츠키씨의 반응은 어떨지」

「솔직히 감탄하고 있고, 도움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어떻게 찾아냈어?」

「후후훗, 알고싶습니까? 알고싶겠죠, 알고 싶으실 겁니다」

「아, 알고싶어. 설마 너가 가지고 있는 『언령의 가호』를 이용해서 숲에서 벌레나 도마뱀, 식물 같은거에서 정보를 수집해서 여기 왔을리는 없을테니까」

「그 말대로니까 제 넘치던 우월감을 어떻게든 돌려주시면 안될까요!?」


네타바레[각주:3]당해 한탄하는 오토. 하지만 스바루는 농담으로 말한 이야기를 긍정받아서 내심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알고 있었다고는 해도, 응용성이 너무 높은 오토의 『언령의 가호』의 위력에.
이전, 스바루는 그의 그 가호에 따라서, 파트라슈를 몰아 에밀리아들의 궁지를 구한 것이었다. 그떄에도 그는 마찬가지로 벌레나 화초의 얘기를 들음으로써 채워질 리 없는 거리를 단번에 채우는 곡예를 해냈지만.


「정말로 편리하네, 그 가호」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지만요」


감탄의 한숨을 흘리는 스바루에게 대답하는 오토는 급격히 텐션이 내려간다. 그 반응에 스바루는 눈을 찌푸렸지만, 오토는 그 추궁을 하지 않고 「어쨌든」이라고 주먹을 쥐며,



「잠시 후, 에밀리아님의 『시련』이 시작합니다. 그 동안 가필도 묘소에 향해, 이곳에서 떠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즉 지금이 기회입니다」

「작전 실행까지의 준비시간이 너무 짧잖아……나를 찾지 못한 것과,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각주:4] 스케줄링이 빠듯한것은 어쩔 수 없지만」


서두르는 오토에게 투정을 부리며 이미 협력하는 자세의 스바루는 몸을 돌려 컨디션을 확인.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식사는 받아 먹고 있었고, 배설물의 처리도 빠짐없이 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는게 매우 수치심을 부추키는 상태였지만 다리가 부러져서 입원했을 떄의 일을 떠올린다.
어쨌든 몸이 삐걱거리는 것 이외에 문제점은 보이지 않는다. 이쪽을 보는 오토에게 스바루는 수긍하고, 자 움직이려고 발을 내밀어――


「아, 마지막으로 하나 괜찮을까?」

「……뭔가요, 정말. 진짜로 이걸로 마지막으로 해달라구요? 너무 시간이 걸리면, 계획이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우리들이 손해를 보게 되니까요」

「미안미안……너는 왜 이런 위험한 다리를 건너는데 협력하는거야??」

「――――」


기세에 물을 끼얹은 듯한 얼굴이었던 오토가, 스바루의 질문에 표정을 감추었다.

우선, 제일먼저 물어야 했던 의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피난민과 『성역』의 주민들에게 양 측의 충돌을 피하는 것은 양쪽다 이득인 내용이다. 스바루에게 있어도 바람직하고, 에밀리아와 로즈월의 조력도 된다. 하지만



「거기에 너의 메리트가 보이는 장면이 눈에 띄지 않아. 내가 머리가 나빠서, 상상이 닿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거기가 모르면, 아무래도 기분이 나빠서 말야」



오토를 의심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인 것은 사실. 실제로 오토에게 있어서 『성역』을 둘러싼 문제는 형편상의 얽힘이다. 본래라면 이 장소의 마찰은 물론, 왕선조차 그에게는 관계가 없다.

복잡한 상황을 불편하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얽히는 것을 포기하고 혼자 피난하는 길 조차 그에게는 남아 있었다. 변경백과의 유대감을 갖고 싶다는 그의 목적의식을 더해도, 지금의 상태는 『걸어 보는 것 조차 조건이 너무 나쁨』 이겠지.


스바루 정도는 아니지만, 그에게도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보이지 않았을 터이다.

그만큼 스바루는 그가 이렇게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아군이 되어 주는지 이유를 몰랐다. 전에 말했듯이 스바루는 이 사흘동안 계속 고민을 하면서, 정말로 그의 존재를 깜박 잊고 있었다. 그를 상대로 스바루는 문제나 의문이라는 요소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에 대한 믿음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만큼 나쁜 상황이 쌓인 현재, 오토조차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뭔가』가 있을리 없다. 그런 도망가는 듯한 믿음이.


그래서, 그것을 뒤집을 수 있는 그의 본의가 지금은 알고싶었다.

만일 그도 스바루가 믿을 수 없는 내막이 있다고 하면 그건――.



「대답해 줘 오토. 너가 어째서 이렇게 열심인지」



조용한 물음. 그것은 작지만 확실한 분수령 이었다.

숨을 멈추고, 스바루는 오토의 응답을 기다린다. 스바루의 질문을 삼키고, 입 안에서 말을 선택하면서 오토는 스바루를 바라보며,



「나츠키씨는, 나를 어떻게,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계신건가요」


「눈 앞의 푼돈을 잡으려 손을 뻗다가 다른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리는……그런 얼빠진 느낌의 인물상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건 그것대로 너무한 생각이네요! 저지른 일이 없는게 아니라는걸 다시 떠올려서 화가나요!!」



스바루의 생각대로의 오토의 인물상―― 또는 그러기를 바라는 인물상이라고 해야할까.

심하다고 하면 좀 심한것 같은 그 평가에 한마디 항의를 하고, 오토는 「정말로」라고 지친듯이 머리를 흔들고선


「저기요 나츠키씨」


「……아아」




「――친구를 구하려는 건,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요?」




――순간, 무슨 말을 했는지 몰라서 스바루 안의 시간이 멈췄다.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할 떄까지 아마 몇초. 그러나, 움직이고도 스바루는 지금의 말의 의미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오토는 지금 뭐라고 했는가.


유진? 유진이 뭐였지? 그런 사람, 주위에 있었던가?


(ユージン: 발음상 유진. 뜻은 친구 한자로는 友人한국어는 이런 발음유희가 힘들어서 그냥 유진으로 적습니다. 밑도 동일)




「어, 어째서 그런 놀란 표정으로 굳는 건가요 이 사람!」


「아니, 갑자기 내가 모르는 인물의 이름이 나와서 이야기를 쫒아갈 수가 없어서. 그래서 그 '유진'씨 라고 하는 것은, 그러니까?」


「어떤 결론에 도달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틀렸어요! 유진이 아니라 친구」 (ユージン이 아니라 友人)


「친구!? 누구랑 누가!?」


「저랑! 나츠키씨가!」



믿을 수 없다고 눈을 부릅뜬 스바루에게 숨을 삼키는 오토도 놀란다. 그는 바닥에 발소리를 울리며 「아시겠습니까」라고 손을 흔들며,



「저는 마녀교에 잡혀서 하마터면 목숨의 위기였던 걸 나츠키씨들이 구해주신 겁니다. 그 뒤로 뭐 다양하게 주고 받으면서 도와드렸죠. 그러한 의미로 저와 나츠키씨의 만남은 서로 입장이 있는 만남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


「그래도 말이죠. 그런 귀찮은 문제들은 치워버리고, 저는 나츠키씨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평상시의 취급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말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무리'랑 '바보'같은 걸 서로 주고 받는 것도 그런 사이니까 말야, 라면서」



도주에 쑥쓰러워 졌는지, 자신의 코를 손가락으로 긁적이며 시선을 돌리는 오토.

그리고 그 오토의 말을 들으면서 침묵을 지키는 스바루. 이야기가 매듭까지 다다랐다. 오토는 스바루의 무반응에 의아한 시선.

다소 그 표정에 불안을 보이는 것은 그가 말한 내용에서 스바루가 긍정할만한 것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정의 강매, 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풋」


「예?」


「아하하하하! 치.. 친구? 친구라고! 아, 그랬군 그랬어. 오토, 너 나랑 친구가 되고 싶었던거구나!」


「네!?」



참지 못하고 웃음을 뱉어내며, 스바루는 얼굴을 붉히는 오토의 어깨를 거칠게 두드린다. 그래도 여전히 웃음의 충동은 사라지지 않고, 배꼽을 잡은 채 스바루는 발을 구르며



「푸하하, 친구. 아, 빌어먹을. 오토, 너 이 자식」


「아파, 아파요! 뭐하시는 거에요! 아, 말한 내가 바보였어요! 알고있다고요, 나츠키씨가 그런 식으로 생각해 주지 않는 다는 것 정도는. 그래도 그렇게까지 웃을 건 없잖아요!」


「아니아니아니아니 웃지 않고선 배길 수가 없었어. 너가 이상한게 아니야. ……자신의 바보스러움이 너무 심해서, 웃어 넘길 수 밖에 없었어.」



폭소로 흐른 눈물을 왼손으로 닦아 스바루는 멈추지 않는 웃음의 충동을 어떻게든 제어해 자세를 고친다. 정면에서 오토를 본다. 친구, 라고 말한것을 후회하고 있는 얼굴. 하지만 그런 그를 앞에 두고 스바루의 마음에 찾아온 것은 감사와 어쩔 수 없을 정도의 미안함이었다.


――뭐가 오토의 의혹이지. 뭐가 흑막이란거야. 뭘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다고?


스바루를 친구라고 말하고, 그 몸을 걱정해 주고 도와준 오토. 그의 존재를 앞두고 그 속마음을 믿기 전에  의심하는 자신의 어리석음이여.

뭔가 있음이 틀림없다고 몰아붙이며 그 『뭔가』를 악의에 찬것으로 상상하는 자신의 천함이여.

상황에 농락당하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없게 된 나머지 악의 존재만 믿고 무조건적인 선의의 존재를 잊은, 배은망덕함이여.



――나츠키 스바루가 포기해버린 정도로, 세상의 무엇을 알았다고 할는가.


몇 차례 죽음을 거쳐서 세계를 다시시작한 정도로, 뭔가를 깨달았다는 생각으로 있었는가? 이런 친한 친구의, 그 의로움마저 눈치채지 못하면서.


스바루의 자조와 자숙. 그것을 모르는 오토는 여전히 의문을 얼굴에 띄우고 있다. 그런 그에게 스바루는 미소를 짓고, 어딘가 밝은 기분으로 숨을 들이마시며,



「미안해. 너는 내 친구야 오토. ――도와주러 와줘서 고마워」






※※ ※ ※ ※ ※ ※ ※ ※ ※ ※ ※ ※




가필에 의해 감금된 건물은 『성역』 주민들이 사는 마을에서 떨어진 숲속에 있어 안내하는 오토가 없으면 길을 잃어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위치에 있었다.



「이렇게 보니까, 역시 너의 가호 없이는 어쩔 수 도 없었네」


「너무 소리내지 말아주세요. 저도 길은 기억하지 못하고 화초나 개구리, 도마뱀 같은 것들을 의지하고 있으니까요. 그들의 비위를 건드리면 출구를 속아서 절벽으로 유도될 수 도 있다구요」


「자연의 생물 무서워!」



귀를 기울이며 신중하게 길을 택하는 오토. 그의 뒤를 쫒아가면서, 스바루는 한쪽눈의 시야에 익숙하지 않아 위험한 걸음걸이로 터벅터벅 나무의 틈을 걷는다.

역시 원근감이 잡히지 않는 것과 오른쪽 절반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프다. 상실감이 본격적으로 찾아올 때까지는 아직 조금 남았겠지만, 활동에 지장을 주는 역할은 이미 톡톡히 하고 있다.



단, 이 상처를 입힌 가필에 대한 원망의 감정은 이상하게도 없다.

당해 마땅한 행동을 했다는 자각이 스바루의 안쪽에 있는 것과 가필이 안고 있는 불가사의한 모순. 그런 것들의 추측이, 스바루에게 그것을 못하게 하였다.



「미확인의 『복음』에 대한것도 포함해서, 조금 더 정보가 필요해」



일단은 보류할 수 밖에 없다.

분함을 느끼면서도, 스바루는 가지가 오른쪽 귀를 스치는 아픔에 작게 소리를 내며, 땅을 헛딛지 않도록 조심해 뿌리를뛰어 넘는다. 그리고,



「보였습니다. 슬슬 마을이 나올겁니다.」



오토의 말소리가 들려, 스바루는 흐릿한 시야를 열심히 집중해 앞을 보았다. 나무의 틈, 녹색의 저편에 간간히 마을의 불빛이 보인다.

그리고 숲을 지나 갑자기 별과 달빛이 하늘에서 단번에 쏟아지고, 어둡기만 했던 시야가 어느정도 선명해진다.



숨을 내뱉으며 주위를 둘러보며 스바루는 오토와 함께 『성역』의 마을로 돌아온 것을 확인. 지금 시간이 달 나온 밤이기에, 아마 묘소에서 에밀리아의 『시련』의 도전이 시작했을 것도.

그 쪽으로 뛰어나가, 그녀의 곁에 붙어있고 싶은 마음이 솟아오른다. 그 감정을 누르고 스바루는 오토를 돌아보며,



「지금이 『시련』이 한창일 때라면 탈출할 타이밍이겠지. 어떤 계획으로 되는 거지? 협력자는 어디서 만날거야?」


「협력자라면――」



빠르게 뱉어내는 스바루의 질문에 얼굴을 들고, 오토는 마을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움직임은 중간에서 멈춘다. 이유는 목소리다.




「――걱정하지 않아도 이미 와 있다구」



두사람의 대화를 가로막는 형태로 비집고 들어와, 발소리를 내며 한 사람이 걸어나왔다.

검정을 중심으로 한 에이프런 드레스. 별빛 아래 하얀 앞치마가 조화되어, 어린티을 남기면서도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을 더욱 환상적으로 장식하고 있다.



「우선은 무사히 돌아온 것을……그래, 일단은 축하해. 바루스」



분홍색의 머리를 흔들며 독설을 뱉는 람이――오토의 조력자가 상쾌한 얼굴로 스바루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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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떤 일을 해결하는데 가장 흔하게 사용 되는 해결법을 王道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본문으로]
  2. 성역을 나갈 수 없음 [본문으로]
  3. 스포 [본문으로]
  4. 엉덩이에 불이 붙는다. 한국식으로 표현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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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8 『애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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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가장자리에 가장 먼저 걸려든 것은, 떨어지는 물방울의 소리였다.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이 리듬을 새겨, 조용한 방에 고동을 보낼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아 있던 의식이 깨어난다.

잠자고 있던 뇌가 활동을 재개하고 혈액 순환이 전신에 돌아가기 시작함을 신경이 느낀다. 몸을 비틀고, 신음을 내며, 몸을 일으키려――할 수 없다.


땅에 닿은 손발이 말을 듣지 않고, 차가운 바닥에 얼굴을 문지르는 이외에 다른 작업을 할 수 없다. 동시에 되돌아 온 오감을 의지해 주위를 찾으려고 해보면, 눈에 보이는 시야는 모든것이 어둠에 채워져 있는 것이다.


――양쪽눈 다 찌부러졌다!?


순간에 자신의 상태를 감안하여 성급한 답을 내지만, 그 결론에 전율하기 전에 얼굴을, 두 손을 바짝 묶은 압박감이 있는 것을 눈치 채고 그 결론을 포기. 즉시 분명히 눈가리개가 되어 있는 상태라고 판단한다. 늦게 그 상태의 이상함에 눈치챈다.

두 눈을 짜부러트리지 않았다. 대신 두 눈을 가리고 있는 이 상태. 덧붙이면 길바닥 같은 곳에서 손발을 굳게 매여있는 것이 원인이다.

가는 끈 같은 느낌이 손목, 발목에서 느껴져서 뒤로 묶인 손을 빼내는것조차 곤란했다.



「뭐, 뭐가……!?」


다행히 재갈은 물리지 않은듯 목소리는 평범하게 나온다. 하지만 말그대로 손도 발도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말만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입만 살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스바루를 이 상태로 만든 상대가, 이야기를 들어줄만큼 우호적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것 또한 사실.

처한 상황의 수수께끼와 주변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들을 전부 섞어 껴안은 채 스바루는 숨을 죽이고 생각을 달리게한다.


지금의 자신의 상태를 정리. 두눈, 가려져 있다. 손발, 묶여있다. 풀릴 것 같진 않다. 목소리는 나온다. 큰소리로 도움을 부른다? 묶은 상대가 오는 것이 고작. 주변에 구속을 풀 것은? 찾아 헤매기도 기어다니는게 곤란. 우측 머리 부분에 통증, 의식한 순간에 욱신거려와 존재를 주장하기 시작한 통증.



「머리의、통증……」



그 측두부의 통증을 의식한 것으로, 스바루는 의식을 잃기 직전에 자신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떠올린다.

『사망회귀』한 후,묘소를 나와 로즈월에게 새로운 사실과 추측을 추궁하러 가서, 스바루를 지켜보고 있던 가필에게 맞아 이렇게 된 것이었다.

아니, 맞았다, 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압도적인 힘으로 밟혔다. 그의 단순한 견제의 일격에 머리가 으깨지고 그대로 죽음에 잠겼다고 생각했는데.



「죽었다고 한다면, 나의 상태는 『사망회귀』한 후 라는 일이 되는 건가……」



그것이 사실이라면 스바루의 재 출발점은 『시련』 직후의 묘소가 맞다. 로즈월 침실로 향하기 직전, 아주 짧은 시간에 퇴실한지 얼마 안된 방으로 영혼이 귀환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규칙을 적용한 『사망회귀』이다.
적어도이렇게 납치감금의 장면을 찍고 있던 일은 기억에 남는 한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의 흉내로 밥상을 뒤집어 아버지에게 완전 혼났을때 뿐이다.

아직 초등학생이었을 때의 시절의 기억이기에, 설마 그렇게까지 『사망회귀』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리스타트 지점에 변경이 없는 것이면, 스바루는 『사망회귀』 하자마자 이렇게 된 것이지만,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고, 나오는 결론은 하나――.



「죽지 않은것……인가」



머리에 남는 통증도 그렇고, 지금의 상황으로선 그 것이 사고가 닿는 곳이다.

로즈월에게 더 이상 없을정도로 난폭한 짓을 했다. 그 점을 감안하면 이렇게 처리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다. 무엇보다, 감정은 그것을 확신하지 않지만



「――네놈이 놓인 상황에 대해 파악이 빨라서 다행이군」



라고, 그렇게 스바루가 자신의 상황파악에 일단락을 붙인 것을 지켜본 것 처럼 위에서 목소리가 내려왔다.  고개를 들고 눈은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눈을 향한다. 그리고 목소리 톤에서 상대가 누구인지 알고,



「가필, 인가」


「그것도 정답이다. 머리의 상태가 정상인 것 같아 안심했다고. 조금 강하게 때려버려서 말야, 미안미안」



이름을 불려, 가필은 시야가 가려진 스바루에게 사과를 한다. 단지 그 목소리의 상태는 내용에 맞는 침통함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설마」라고 그는 말을 계속하여,



「가볍게 어루만질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쉽게 죽을 뻔 할 줄은 몰랐으니까. 에밀리아님의 기사라고 들었으니까, 조금 더 과대평가 해버려서 말야」


「기대에 못미쳐서 미안해. 나는 육체파가 아니라, 두뇌파에서 파는 타입의 캐릭터거든. ……여기.. 어디야?」



조롱섞인 가필의 농담에 대응해, 본제로 들어간다. 그 것을 듣고 가필은 코로 짧게 숨을 내쉬면서,


「안심해. 『성역』안이란 건 틀리지 않아. 단지, 대성당도 묘소도, 손님들에게 대여하고 있는 집도 아닌 곳이지만」

「감금할 방같은건 준비해 둔건가. 유비무환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고……솔직히, 깬다.」

「취미가 나쁘단 건 만든 놈한테 뭐라고 해. 너라면 실제로, 직접 그 말, 말하고 올 수 있지 않냐?」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꽤나 불쾌함을 나타내는 가필. 그의 말에 스바루는 걸리는 것을 느끼고 얼굴을 찡글인다.


「직접 이라니, 무슨 뜻이야……?」

「그럴만큼 마녀의 냄세, 물씬 풍겨놓고 무죄라고 하는거 아니여. 묘소의 안에서 네놈은 만났을 터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냄새가 늘어나겠냐」

「묘소에서 만났다고……?」


가필의 말에 뭔가가 걸린다.
묘소. 『시련』. 그곳에서 만난 인물. 공백이 있다. 『시련』에서 부모님과 결별하고 마지막에 아무도 없는 교사에 가서 그곳에서――.


「마녀……!」



――에키드나와,  『탐욕의 마녀』와 만난 것이다.



위화감을 더듬어 상실감을 되찾았을 때, 스바루는 다시 에키드나의 존재를 뇌에 회귀한다. 그 감각은 이전 루프에도 있던 것으로 떠올린 지금에 와서는 어째서 다시 잊고 있었는지 이상하게 느낄정도의 특이점.

아마도 첫 만남시에 주어진 『조건』인지 뭔지가 작용하고 있는 결과 겠지만, 『사망회귀』를 해도 극복할 수 없었다는 사실은 놀랍다.

기억을 다시 가져오는 『사망회귀』는,  기억에 직접 간섭하는 류의 수법에 대해서는 유효하지 않다. 즉 스바루는 『사망회귀』를 할때마다, 에키드나에 대해서 망각하고, 떠올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마, 로즈월이 말한 '잊어버린 것'은 그건가……?


뇌에 마녀의 존재가 되살아 난 것으로 그것을 의식하지만, 그것을 결론으로 하기엔 조금 지나치게 경솔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녀와의 대화 속에서 상황을 타개할 만한 요소가 보이질 않는다.

로즈월의 말투로 보아 그가 스바루에게 기억나게 하고 싶어한  『무언가』는 그 자체로 로즈월의 읽을 수 없는 본심을 본의 아니게 흘린 것일 것이다.

물론 그것도, 그가 소지하는 완전판이라는 복음이 맞다면 말이다.



「입을 다물었단 건, 켕기는 일에 짐작이 간다는 것일까나」


「항상 떠들지 않으면 죽어버리는 여고생이 아니니까, 닥치고 생각 한두번 정도는 한다고, 나도. 지금은 조금 한두가지론 생각할게 부족하지만 말야」


처리할 일이 너무 많아서 스바루 한명의 뇌로는 뇌세포가 부족할 정도다.

에밀리아. 렘. 베아트리스. ――여성들의 이름이 즐비하게 늘어선 자신을 둘러싼 상황에 직접 한마디 해주고 싶기도 하고, 그 외에도 『성역』. 엘자, 로즈월의 진의,  『복음』. 

그리고



「가필, 인가」



그의 설득과 협력은 스바루가 그린 저택구제의 청사진에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다. 엘자 격퇴에 있어서, 그 이상의 전력을 스바루는 아마 준비할 수 없다. 그의 실력이 엘자전에서 든든할 것은 이 눈으로, 그리고 머리로 스스로 맛본 것 이니까.



「……나는 확실히 너에게 맞거나 차여서 머리가 깨진 듯 했었어, 그 부분은 어떻게 된거야?」


「핫. 잠깐 이야기해서 드디어 그 화제가 나온건가. 깨진 정도까진 가지 않았어. 움푹 파였을 뿐이야. 그 대로 내둬서 죽어도 곤란하니까, 약간 치료해 줬어」


「치료라니……누가?」


「그 장소에서 바로 그런 짓을 할수 있는 사람이 이몸 이외에 있어?」



목소리에 자존심을 세운 울림이 있어, 스바루는 무심코 말이 막힌다.
거칠고 촌스럽고 난폭한 가필이, 설마 치유마법을 수련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스바루는 묶인채 몸을 비틀어



「내 머리, 원래 모양하고 다르게 사각지거나 뾰족하지 않아?」


「다음에 부실 때는, 그런 형태로 되도록 손으로 잡으면서 치료해 줄께」



기막힌 한숨. 아마도 어꺠를 움츠리는 동작과 한 세트였을 반응을 얻고, 스바루는 자신의 몸이 적어도 빈사의 상태를 벗어나 있는 것만은 확인.
그렇게 되면 다음에 문제가 된 것은 그것을 한 가필의 의도지만,


「부신게 너니까 '고쳐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것도 틀린 것 같지만……너,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거야?」

「글쎄, 무슨 생각이라고 생각해?」

「상황으로 보고, 너 시점이면 그 장소에서 나를 때려눕힌 건 정당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해. 그것에 불평은 하지 않아. 열받아서 뛰어버렸다가 멈추게 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못할것도 아닌것도 산 같은 거니까」

「꽤나 복잡한 심정이잖아. 그 면상을 때려잡고 싶은 기분은 알겠지만 말야. 그 자식을 때려잡으면 곤란한건 할매들이라고」



로즈월에 대해서 각별한 심정이 있는 것은 가필도 같다. 무엇보다 스바루에게 있어서도 그에게 있어서도 그 감정에 맡겨 버릴 정도로 로즈월이라는 존재에 의존하는 부분이 적은 것도 아니다.

스바루에게는 이 세계의 후원자로서, 가필들에게는 『성역』 주민들의 관리자로서 필요하다.


단지 그것을 말하는 가필이 제일 먼저 언급하는 것이 류즈――심지어 『성역』의 주민들이ㅡ 생활에 대한 것이 정말같지가 않다.

동시에, 전 루프에서 프레드리카가 말한 친족에서 본 가필의 평에도 수긍할 수 있음을 느낀다. 실제로, 그가 누나와 밖으로 나가는 선택지를 고르지 않고, 『성역』에 남는 것은 남아있는 주민들의 감정을 배려했다는 것이었고.



「류즈씨들이 소중하니까, 그 생활을 지키기 위해 로즈월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아인취미』라고까지 듣는 그 녀석이 없으면, 주민들이 밖에 나갈 수도 없이 『성역』의 생활을 계속해야 할 수 밖에 없으니까」


「뭘 안다는 표정으로 창피한 상상하지 마. 누가 그런 감상적인 이유로 여기 있다고 하는데. 이몸, 밖에 나갈 수 없으니까 여기 있는 것 뿐이고……」


「혈연이 있는 프레드리카가 밖에 나갈 수 있는데, 너는 못나간다고 하는건가, 가프?」



전 루프에서 알게된 얼마 안되는 정보. 그 카드를 꺼내, 스바루는 가필의 태도를 엿본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반응은 스바루의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가혹했다.



「――읏!」



바람이 울고, 다음 순간 구르는 스바루의 머리옆에 엄청난 파열음. 공기의 폭렬소리가 울린다. 그것이 가필이 빠르게 발을 디딘 것이라고 뇌가 이해하기 전에, 다져진 땅이 깨어지고, 방의 모양이 바뀐다.


휘는 것처럼 땅이 활기를 띠어, 스바루는 작은 비명을 지르며 충격파에 날아갔다. 그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굳은 땅을 굴러, 굴러가는 기세가 떨어지기도 전에 벽에 들이받아 강제로 제지당한다,

뇌가 흔들리면서 등의 격돌에 폐의 안이 쥐어짜지고 부딪친 후두부가 심한 아픔을 호소. 콜록거리며 입에 가장자리에 침을 흘리는 스바루. 그 모습에,



「그 얘기, 누구의 입에서 들었어. 빌어먹을 자식. 쓸데 없는 말이나 하고 자빠졌어 프레드리카……아니, 그녀석이 그런걸 말할리 없어. 헤어질 때 남매의 연은 끊어졌으니까」


「그런거, 말의 표현이고 실제로 몸 안에 피가 끊어지는 게……」


「지금와서, 새삼스럽게 그것을 꺼낸 것에도 위화감이 있단거야. 사용한다면 사용하고, 좀 더 말 꺼내기 좋은 장면같은건 이외에도 얼마든지 있었어」



신음하면서도 말대꾸를 하는 스바루에게, 가필은 싫은 듯 날카로운 직감을 보인다. 마치 스바루가 몰랐던 사실을 눈을 뗀 순간에 알아서 왔다고 말할정도다.

무엇보다 그 예상은, 빗나가기는 커녕 딱 들어맞는 추측인데, 거기가지 도착하기까지의 사고가 직선길이다.



「설마……너도……인가?」



――그 가능성이 떠오르는 순간, 스바루의 목소리는 떨림을 감출 수 없게 되었다.



「――――」




주어 없는 스바루의 질문에 돌아오는 것은 섬뜩한 침묵 뿐.

시간 단위로 보면 몇초였을 그 침묵이, 지금 스바루에게는 무한하게 느껴졌다.


대답이 없다. 왜 말하지 않지? 지금 스바루의 질문은 너무나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고, 걷어차기 하나라도 처 박는 것이 낫다. 그런 단락적인 반응이 있다면 아직 스바루는 그것에 매달릴 수 있다.

그런데,



「이몸도……말야」



높은 구두 소리. 석조 바닥을 두드리는 가필의 발소리가 접근하고, 스바루의 곁에 그가 쭈그리고 앉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루 위에서 목만 들어올린 스바루, 아마 그 바로 근처까지 그는 얼굴을 대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보여주며,



「왜 그렇게 생각 했어, 아→아↗[각주:1], 어이?」


「그 꺼림직한 예감을 불러키는 듯한 말투 그만둬. 알지도 못할 얘기 하고 있잖아, 나? 팟 하고 아얘, 부정해줘도……괜찮다고?」


「그런 울거 같은 목소리로 말해도 말야」



호소어린 스바루의 바램을 흘려보내며, 가필은 모르쇠 목소리로 말한다. 그의 확실치 않은 대답에 초조해진 스바루. 그 속내는 이미 엉망이다.


감이 너무 좋은 가필에게 부정을 바랬다. 그런데 돌아오는 말은 스바루의 머릿속 예감을 뒷받침 하는의미심장한 말들.

베아트리스, 로즈월과 지금가지 아군진영으로 간주해온 상대가 차례로 『복음』을 들고 있는 장면을 보며 온 거다. 지금 스바루에게 있어서 세번째 인물이 나타났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너도, 알고있는게 아닐까……!」


「――아, 그런건가. 어디서 들켰던 거지」


「――!?」



경악에 목이 막혀, 스바루는 막힌 시야 안에 가필을 그린다.

목소리, 노곤한 한숨. 모든 것이 지금까지 스바루가 알던 그의 모습에서 동떨어져 있다. 하지만 멋진 듯한 말을 남기는 그는 거리를 바꾸지 않은채,



「놀란 것 같지만, 신기할 거 없어. 이몸『성역』에서 계속 살고 있는 주민으로, 긴 시간동안 지내왔어. 기회도, 한번이나 두번정도는 있었겠지」


「하.. 지만 ……너... 너는 『마녀』가 싫었을 텐데. 그렇게 과잉반응할 정도……인데」


「아. 그거구나. 『마녀』는 싫어하고, 마녀의ㅣ 냄새를 풍기는 네놈도 의심하고, 반마인 에밀리아님도 좋은 눈으로 보고 있진 않아. 하지만, 그걸 말한 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적어도 이몸이 알고 싶었던걸 알았다는 건 사실이니까」


「알고싶었던, 것이란게……」


「――그걸 네놈에게 가르쳐줄 이유는 없어. 그야말로 네놈에게 물어보지. 이런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도 모르니까」



내뱉는 듯이 말하고, 가필이 일어서는 기색. 그리고는 스바루의 곁을 떠나, 아무래도 이 감금방의 출구――문에 손을 댄 것 같았다.

나무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며, 스바루는 떠나는 가필에게 「어이!」라고 말을 건다.



「기다려봐 ……나.. 나는 어떻게 되. 라고 하기보다 어떻게 되었어?」


「로즈월놈이 죽을뻔했는데 태평하군. 일단 결과가 나올때까지 네놈은 구속하고 연금한다.」



연금, 이란건 최근에 들은 단어. 그것도 로즈월의 입에서다. 그가 있었을 상태에, 그를 폭행함으로 스바루가 빠지는 것은 빈정거림에 너무 잘걸려들었다.

끽소리도 내지못하는 스바루에게, 가필은 코를 울리며,



「밥은 아침 저녁, 제공하지. 이상한 짓 흉내도 내지 말라고. 이몸도 확실히, 사용인들 옆에 있을까니까 말야」


「그런 걱정을 해주고……지금은 하고 있지 않잖아! 그것보다 결과? 결과라고 했지? 결과란게 뭐야? 무엇을 기다려……?」


「'결과'라고 말하면 당연하잖아」



스바루의 질문에 가필은 이번에야말로 깔보며 말하여,



「――에밀리아님의 『시련』의 결과야. 네놈이 저지른걸 들고나서, 그 보상인가 뭔가라는 이유로 더 열심히 하고 있는 거야.」




※※ ※ ※ ※ ※ ※ ※ ※ ※ ※ ※ ※




――가필이 퇴실하고, 혼자 감금실에 남은 스바루는 생각의 바다에 빠졌다.


퇴실 직전에 가필이 남긴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스바루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 에밀리아는 분발해서 『시련』에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성역』의 해방이 되면, 공적으로 스바루가 저지른 비리를 은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같다.

에밀리아다운, 스바루를 전혀 의심하지 않은 생각이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



격앙했지만 적어도 진심으로 스바루는 로즈월의 목을 졸랐다.

이 두손으로 인간의 목을 꽉 쥐고, 단련한 악력으로 숨구멍을 막고, 목을 꺾어 절명시킬려고 힘을 들인 것이다.


뒤로 손이 묶여 자유롭지 않은 양 팔이지만, 자신의 손가락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순간의 격앙을 잊어버리면, 손 안에 남는 것은 타인의 목숨에 위협이 된 어두운 열의 여운 뿐. 텅 빈 위장에서 구토감이 북받친다.

하물며 그 살의가 향한 곳이 친밀한 인물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젠.. 모르겠어……」



대체 이제, 누구를 믿고, 뭐를 생각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아무것도 모른다.


베아트리스의 입장은 무엇인가. 그녀가 가지고 있던 『복음』은. 보낸 나날들은.

로즈월은 뭘 생각하고 있는걸까. 놈이 가진 완성된 『복음서』란. 그는 스바루에게 무엇을 떠올리기를 바라는 것인가. 이해할 수 없는 그 진위는.

에밀리아에게 『시련』을 돌파시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아니, 애초에 그녀를 『시련』에 향하게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이젠 시작조차 정답인지 알 수 없다.

가필의 의혹은, 그가 『복음』을 가지고 있는건가. 그의 협력없이 엘자의 격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망회귀』할 때마다 악화되는 관계에서 어떻게 그를 저택까지 데리고 나갈 수 있을까.

엘자의 습격을 어떻게 격되하거나 대피할까? 왜 첫번째와 두번째의 습격일자에 변화가 새긴 것인가. 왜 그 살인자는 알 리 없는 탈출로를 알고 있었는지. 엘자의 고용주는? 격퇴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절대로 그 여자는 용서할 수 없다.


그 밖에도 『성역』의 성립과 그 목적. 남겨진 『시련』의 개요, 『시련』 그 자체는 왜 존재하는가. 묘소에 잠든 에키드나의 목적, 다시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전 루프의 마지막, 아무도 없었던 『성역』에는 무슨일이 있었던 건가.

마지막 순간, 스바루를 죽이고 탐한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하나도……답이 나오질 않아」



빙글빙글빙글하고 머릿속에서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가 끝없이 돌아간다. 아플정도로 조여진 눈은 시각을 봉인된 그대로. 세계를 인식하지 않는 한, 인간은 자신의 안쪽밖에 질문할 곳이 없다.

그 자신이ㅡ 내부에 수수께끼와 의심밖에 남아있지 않으니 결국은 속수무책.

그리고 스바루를 책망하는 것은 풀리지 않는 의혹 뿐만 아니라. 이렇게 대답이 나오지 않는 걱정거리에 잠겨있는 동안에도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조바심이다.


눈을 막힌 상태에서 확실한 것은 말할 수 없지만, 스바루의 체감상으로는 이미 로즈월의 목을 조른 밤부터 하루는 지났을 가능성이 높다. 어두운, 아마도 숲속에 있는 은신처같은 건물에 감금되어 있는 것이라고 가늠하지만, 광원이 들어오지 않는 것을 염두에 두더라도 쌀쌀함이 돋보이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낮 기온과 비슷해도 춥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기 보다는, 일몰 후의 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건설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이 밤이라고 추측하면 자연스럽게 최소 하루의 경과는 밝혀진다.


이세계 소환 이후 수많은 부상, 열상, 중상을 입고온 나츠키 스바루이다. 그 정도로 맞은 부상의 치료에 걸리는 시간 또한 이 몸으로 체험해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스바루의 경험상 머리의 절반을 찌그러뜨리는, 혹은 부수는 피해는 부수는 행위는 분명히 치명상이며, 페리스 없이 생명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가필의 솜씨가 상당히 좋았다'라는 것이겠지.


기본, 죽어있지 않다면 치유사의 실력에 달렷지만 대부분의 상처가 아무는 세계이다. 그러나 부상의 정도가 심하면 심할만큼 당연히 치료에 걸리는 부담이 크다.

육체피로와 회복에 사용되는 체력. 그것들을 감안하여, 이번에 스바루의 상처는 치료가 시작된지 수시간, 즉 같은날 밤에 회복된 것을 실감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십중팔구, 하룻밤 경과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추론을 뒷받침하는것은



「배… 고프다……」



계속 자고있어서 아무것도 넣지 않은 텅 빈 위장이 아플정도로 울려대며 존재를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 ※ ※ ※ ※ ※ ※ ※ ※ ※ ※




시간의 경과가, 판연하지 않은 시간의 흐름이, 스바루의 정신을 마모시킨다.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스바루의 구속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채 끝없이 감금실에 방치된 채 시간이 경과하고 있었다.



「――――」



공백이 많음에 스스로 초수를 세고 시간을 생각하려고 시도하지만, 한시간도 세기전에 감각이 꼬이기 시작하고, 이윽고 마음이 꺾여 체념으로 바뀐다.

시간을 알았다 해도 지금와서 뭐가 된단 말인가. 그도 그럴게



「이제, 무리겠지……」



이미 여섯번, 스바루의 아래에는 식사가 옮겨져 있다. 아침 저녁으로 두번. 그것이 정시에 이루어지고 있다면, 이미 사흘이 경과한 것이다. 스바루가 꺠어난지 사흘 ―― 그것은 즉 『성역』에 도착한지 닷새째 이후를 맞이한 셈이다.

오늘 아침 『성역』을 떠나 저택에 도달해도, 엘자의 습격날짜를 맞추기는 아슬아슬한 것이다. 그 지점을 넘어버린 시점에서 데드라인은 이미 지났다.


원래 이번 회의 경우, 스바루는 최초의 시점에서 단추를 잘못 끼고 말았다.

로즈월을 적대하고, 참지 못하고 달려든 것이 후회해도 부족하다. 그곳에서 감정에 맡기지 않았으면, 스바루는 좀 더 로즈월에서 일의 확신을, 무엇보다 가필과의 관계를 악화시켜 이렇게 갇힐 일도 없었다.


떠오른 감정의 열기에 몸을 맡긴 결과가 이렇게 지금 애벌래의 모양이다.

해야할 일을 하나도 이루지 못하고 지키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이루지 못한채, 한심한 꼴을 들어내고, 시간이 가까워지는 것에 떨고있다.

그래서 스바루는 이미, 이 『회차』를 포기하고 있다.



「――꽤나 대단해 졌네, 어이」



스바루가 저지른 실수를 이유로, 저택에서 일어나는 참극을 막을 수단은 없어졌다. 그것은 즉, 저택에 있는 네명의 생존의 절망을 의미한다.

렘을, 페트라를, 프레드리카를, 베아트리스를 스바루는 알면서 죽게 냅둔 것이다.  그짓을 한 로즈월을 그토록 시끄럽게 규탄한 주제에.



「……쓰레기구나, 나. 죽어버려」



죽고싶다. 리스타트 지점에 변경없이, 다시 시작한다면 스바루는 그날 밤으로 되돌아가, 다시 도전할 수 있다. 더구나 무엇부터 손을 대야할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 변화는 없지만, 이 꼴 사나운 추태에 비하면 훨씬 괜찮은 것이다. 훨씬 더 괜찮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무엇 때문에……」



포기하는 것을 허락하고 입술을 베면서 끝을 지켜보기로 결정하는 건가.


저택의 구출이 불가능하다, 이번 회차의 『죽음』을 피할 수 없음을 판단한 스바루는 즉석에서 자살해서 『사망회귀』해――보이는 일은 없었다.

물론 상황은 최악, 이대로 살아봐야 스바루에게 있어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공허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사망회귀』를 사용해 세계를 되감아, 최선의 미래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될 뿐이다」



적어도, 스바루가 없어진 뒤 『성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여섯째 날을 넘은 『성역』에 무슨일이 일어날 것인지, 그것만은 확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 스바루는 목이 쉴 정도로 외치며 어금니가 깨질정도로 이를 악 물고, 그럼에도 여전히 닿지 않는 집에 대한 미련을 삼키며 이번 회를 포기했으니까.


지금이, 5일 째라면, 내일 무엇인가 일어날 것이다.


이 사흘동안, 이 감금실에는 정말로 가필과 사용인들만이 방문했다. 사용인이란 사람은 과묵하고 가필의 지시에 말없이 따를 뿐, 사람 됨됨이는 알 수 없었다. 단, 움직일 수 없는 스바루의 몸을 닦고, 음식을 먹이는 손놀림에서 여성이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일거수일투족을 보여지는 환경에서 더이상 탐색할 틈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가필의 협력자로 생각되는 인물의 신원도 모른다.


하지만 스바루를 도우려 분발한 에밀리아가 찾을 수 없던 곳이다.

아마도 정말로 가필들의 비밀의 장소이며, 발견은 고사하고 스바루 측에서 구조신호를 보내기도 어려운 장소인 것이다.

원래 가필과 로즈월 사이에 스바루를 연금하는 형태로 이야기가 정해진 이상, 벗어나도 아무 의미도 없지만.



「에밀리아가 나를 돕기 위해서 『시련』을 돌파할 수 있다면 만만세지만……」




반대의 상황이라면, 자신감을 갖고, 스바루는 에밀리아를 위해서 『시련』을 넘어설 것이다. 그러나 에밀리아 측이 스바루를 위해 『시련』을 극복할 비젼은 아무래도 떠오르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가 거기까지 그녀의 동기부여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는 것이 자신에 대한 과소평가가 심한 스바루의 생각이다.

실제로 이 3일동안에 희소식이 날아들지 않는다는 것은 에밀리아는 그동안의 루프와 마찬가지로 도전하고 도전해도 『과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즉, 상황은 저택도, 『성역』도, 스바루도, 에밀리아도, 갈곳이 없는 패배자집단도. 전에 가필이 스바루에게 고함치며 말했던, 그 자체였다.



「역시、내가……」



――어떻게든 하지않으면 안된다.


에밀리아도 저택도, 『성역』도, 발생하는 문제들 모두를 이 손으로, 이 몸에 주어진 단 하나의 무기로 넘어보인다.


조용한 결의.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만이 스바루를 살려놓고 있었다.

길고 긴 생각의 시간에서, 몇번이고 도달한 결론. 이미 양 손가락으로 헤아리기에 모자랄 정도로 본 자신의 마음에 동의하고, 스바루는 단지 시간을 기다린다.


――상황이 갑자기 움직인것은, 자는 몸을 흔들어진 감각을 느낀 후 부터였다.



「――음」



누군가가 어꺠를 잡고 흔들어 꺠워서, 스바루는 얕은 잠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입가에 침이 흐르는 기색. 손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어깨로 닦는다는 행위는 상당히 상체에 부담스러운 행동이지만 익숙해져 나가고 있으며 젖은 입가를 닦고선,



「누구……냐」



쉰 목소린 것은, 자고 일어난지 얼마 안된 것과 소리를 질러댄 것이 이유다.

이미 절규로 목을 망가트리는 것도 약속이고, 피를 토하는 통증을 거의 무시하고 지낼 수 있게 되어 좋지는 않다.


그 스바루의 부름에 일어난 인물은 짧게 한숨. 그리고,



「한창 주무시는데 실례합니다만, 움직일 수 있으신가요? 나츠키씨」


「아?」



들려온 목소리가 스바루에게 너무나 의외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스바루는 순간적으로 바보같은 소리를 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상대는 그 스바루의 놀라움을 잠에서 덜 깬 것으로 착각했는지 「곤란하다구요」라고 조용한 목소리로 이쪽의 뺨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때리며



「이쪽도 위험한 다리 건너서 구조하러 웠는데, 기합넣어주세요. 이런 곳에서 끝나는거, 서로 사양이잖아요」



라며 스바루를 구속하는 수갑과 족쇄를 칼로 자른다. 오랜만에 자유로워진 손발, 그 느낌을 확인하면서도, 스바루는 거칠게 안대를 벗기며



「우와, 손도 다리도, 눈조차도 아파 보이네요」



희미하게 일그러진 시야속에 판연하지 않은 형태로 싫은 듯한 얼굴을 하는 남자가 있다.


왜 여기 있는지 모르는 인물, 오토 스웬의 깜짝 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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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 깡패들이 아앙↗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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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번역중 디씨에 있던 것은 여러개로 분할되어 있어서 '목록'에 하나의 링크로 걸기 깔끔하지 않아서 그냥 하나 더 글을 쓰기로 하였습니다.

글 순서를 깨지만 목록은 제가 따로 관리하고 있으니 별로 상관 없을 것이라 믿습니다.


http://gall.dcinside.com/m/rezero/1201

http://gall.dcinside.com/m/rezero/1202

http://gall.dcinside.com/m/rezero/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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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7『최초의 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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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와 같은 탁류의 소리가 들린다.

격렬한 물소리. 위에서 아래로 중력에 따라서 흐름을 타 물보라를 일으키는 폭포.

귓가에서, 혹은 두개골 안쪽에서 울리는 끝없는 굉음에 뇌를 흔들면서, 스바루의 의식은 상실에서 각성으로 이끌려간다.

빛이 보이고, 그리고선――.



「――아、후」



목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있고 호흡의 리듬에 차질이 생겨 스바루가 구역질을 한다.

뱉는 것과 들이 마시는 것, 규칙적인 호흡의 간격이 애매해져 산소를 잃은 몸을 팔딱거리며 떨고, 침을 흘리면서 스바루는 눈을 떴다.



「가흣、아핫!」



지면에 옆으로 엎드린 자세. 땅바닥에 팔을 짚고 큰절을 한 자세로, 스바루는 오른팔을 가슴위에 대며 아픈 폐를 진정시키듯 호흡을 반복한다,

통증이 물러가고 갈곳을 잃은 침을 입에서 뱉어버리며, 몸이 진정되자 산소도 머리에 돌아오며, 한숨을 돌린다.―― 그리고 떠올렸다.



「으아아, 아아!?」



자신의 가슴에 구멍을 열고, 몸의 내용물이 모두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상실감을.

가슴에 대고 있었던 손바닥으로 자신의 흉부를 만지고, 거기에 상실감의 원인이 된 구멍이 없음을 확인해 전신의 경직이 일단 사라진다.

경악에 손발이 저리는 듯한 느낌을 맛보면서, 스바루는 땅에 이마를 문지르며 마찰해, 쓸리는 아픔에 자신의 육체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뭐, 가……최후……」



지면에 쓰러져 엎드린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 같은 구멍에서 혼이 밖으로 빠지는 듯한 느낌의 끝의 감각이 확실히 있었따. 하지만 , 스바루의 육체를 좀먹는 상실감의 원천은 그게 아니다. 진짜 공포는 그 직후, 죽음에 도착해, 그리고 죽음으로 이끌기까지 많지 않은 목숨의 불씨인 것이다.

의식조차 모호하고, 기억도 어렴풋하지만, 그것만은 똑똑히 기억한다.


 ――무언가, 정체 모를 무엇인가에 『먹혔다』는 것만은.



「차.. 참살, 박살, 동사, 추락사 등 여러 사인이 있었지만……무... 뭔가에게 최후에 먹히……먹힌 것은, 처음이……다」



말로하여 다시 자신의 육체가 마지막으로 어떻게 된 것인지를 의식하고 공포심이 생긴다.

직접적인 사인은 이 가슴의 구멍에서의 출혈사이며 『죽음』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실제로 맛본 것이다.

자신의 육체가 무엇인가에 먹히는 실감은, 그만큼의 상실감을 수반하는 것인가. 실제로 손가락이나 다리를 잃은 경험이 있는 스바루이지만, 그것들과도 선을 긋는 혐오감이――,



「손가락……!?」



거기까지 생각하고, 갑자기 스바루는 자신의 머리의 혈액순환이 나쁜것에 대해 분노를 느꼇다.

『사망회귀』가 발생한 것은 이미 의심의 여지가 없다. 『죽음』의 실감을 기억한 다음 현재이다. 나츠키 스바루 만큼 이 세상에서 『죽음』에 조예가 깊은 존재는 없다. 그것은 확실하다.

불확실한 것은 죽은 스바루가 어떤 시간 축 으로 돌아왔는지이다.


만약, 만일, 모든것을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리스타트 지점으로 되어있다고 한다면, 스바루의 각오와 다짐이 갈곳은 어디로――.



「아……」



충혈된 눈을 주위에 돌려, 자신의 위치 정보와 현재의 시간을 확인하려고 할안이 된다. 하지만 안색을 바꾸어 급해진 스바루를 만류한 것은, 이마에서 타는 땀을 격렬하게 손으로 닦았을 떄 손가락의 감각이다. ――잃어버렸던 순가락이 3개, 오른쪽 손바닥에 확실히 붙어있다.



「손가락……있음. 이란 건」



확인하듯이 들어올린 오른손을 손가락에서 팔꿈치로 시선을 떨어뜨린다. 손목을 지나 팔꿈치를 지나 팔에 도착할 떄까지 결손은 커녕 상처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마수 소동 떄의 상처는 하얗게 지금도 남아 있지만, 그것과 이것은 다른 이야기다.

팔의 안전을 확인하고, 이어서 스바루는 어꺠와 허리――각각 엘자의 투척을 받은 부분을 만져서 확인. 피부가 벗겨진 감각도 없이, 그것들을 가지고 스바루는 자신이 적어도 엘자와의 접촉 전으로 돌아왔다는 사실만은 확신, 안도에 쓰러질 것 같아진다.



「일다……일단, 은」


불행 중 다행으로, 죽은 위에 절망을 덧칠하는 듯한 상황에는 마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 안도에 탈력감을 얻은 스바루는 눈을 가리고, 자신의 악운에 감사한다. 그리고 문득, 시선을 옆으로 돌려서 꺠달았다.


――어두운 방 구석에서 고통스럽게 몸부림 치는 에밀리아의 모습이 있는 것을



「에밀리……아」



순간적으로 그 몸에 뛰어들며, 스바루는 자신과 그녀가 있는 곳이 곰팡이가 가득한 어두운 움막이라는 것을 꺠달았다. 그리고 스바루와 그녀가 단둘이 그런 시간을 보낸 경험은, 하나 밖에 없다. 즉



「리스타트 지점, 변화없음……!」



『시련』 돌파 직후의 묘소――그것이 이번에 죽은 스바루가 되돌아, 아직 아무것도 얻지 않은 대신, 아무것도 잃지 않은 장면이었다.




※※ ※ ※ ※ ※ ※ ※ ※ ※ ※ ※ ※



――아직, 모든 것을 처리할 수단은 분명 남아있다.

자신이 어디에 돌아왔는지를 확신한 스바루의 뇌리를 스친 것은, 방금전 자신의 최후의 순간에 떨던 사람 답지 않게 긍정적인 생각이었다.

현재는 『성역』에 도착하고 나서 둘쨰날 밤. 첫번쨰의 루프와 마지막 루프, 그 정보를 가미해 조건 및 이벤트 내용을 정리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
더이상 연례행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항상 살벌한 내용이지만, 처음엔 손을 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을 정도로 고생하고 있는 그 머리를 안고 있는것도 그것들을 비롯해서 항상 있던 일이다.



「하지만, 이번엔 지금까지 처럼 하면 안돼」



여하튼 아무래도 아직 스바루를 둘러싼 루프의 전모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그리고 알기 쉬운만큼 명확한 위협에 대해서, 아직 유효한 해결책의 실마리도 찾지 못한 상태다.
현재, 명확한 위협에 순수 전투력으론 대항할 수 없는 엘자. 사람의 손으로 저항 하는 수단이 통용하지 않는 이상, 그 복잡함은 페텔기우스를 능가할지도 모른다
로즈월 저택에 습격을 걸어오는 그녀에 대한 대처는 아직 가장 중요한 안건인 것에 변함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분명 그것만으로는 끝나지 않고,



「전 회에 마지막……『성역』이 비어있던 것은 어째서……」



베아트리스의 손으로 『성역』까지 전이당한 것도 수수께끼지만, 그 뒤에 아무도 없던 『성역』은 그를 훨씬 상회한다. 그토록 안을 뛰어다니고, 소리지으며 돌아다녔는데 반응은 제로.

그리고 묘소에 대답을 구하러 향하자 스바루를 덮친 마지막 재앙.


자신의 가슴에 구멍이 뚫리면서, 스바루는 거것이 무엇에 의해 초래된 상처인지 전혀 모르는 채 죽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생생한 그 상처를 떠올리며 살아나는 것은 고통과 공포 뿐이다. 거기서 얻을 만한 것은 없다.


도대체 무슨일이 그때 『성역』에 일어났던 건지. 스바루의 몸에 일어난 일은 뭐였는지. 베아트리스의 의도는. 그리고 에밀리아는――,



「……거짓말이지?」



거기까지 생각하고 스바루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모순에 경악하고 얼굴을 굳혔다.


지금까지의 상황정리, 중요하다. 앞으로의 목표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플랜의 수립, 그것도 중요한 것이다. 흩어진 정보를 모아 형태를 만들어, 추구하는 미래에 닿게하는데에 일조하는 것, 그것이 우선해야할 행동이겠지만.



「――――」



하지만 그것은, 눈앞에서 지금 악몽을 꾸고 있는 에밀리아를 소홀히 하면서 해야하는 일인가?



「나... 는」



『시련』을 받음으로서 지금의 고통에 시달리는 에밀리아. 과거가 그녀에게 지운 십자가가 그 무게로 육체를, 영혼을 심하게 괴롭히고 있다.

그 고통의 시간은 오래 지속되고, 그리고 위안을 얻는 일도 없이 끝나버린다.


스바루는 알고 있다. 그것을 받으며 그녀가 얼마나 슬퍼하는지, 얼마나 마음을 약하게 하는지.

그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를 대신하여 『시련』을 해낼 각오마저 정했다. 모든 장애물을 모조리 베어내어 그녀의 다니는 길을 다듬어 주려고 고심했다.


그랬을 터인데, 지금 스바루는 그녀의 고통을 보면서 안도한 것이다.

자신이 돌아온 시간이 그녀가 고통받는 지금이라서 다행이라고. 그리고 그 고통의 결말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고난을 외면하며 자신의 안위를 우선했다.


그것을 이해해버린 순간, 스바루는 자심이 몹시 추한 존재로 떨어진 것을 의식했다.

소중한 사람을 앞에 두고, 그 여자아이가 참기 힘든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 고난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어리석음을.

그것은 스바루에게 있어서, 타기해야 할 추악한 약함 그 자체였다.



「어쨌든……」



죄책감과 자신의 마음의 모순에 시달리고 있을 틈은 없다. 한시라도 빨리 에밀리아를 깨우고 이곳을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은 밖에서도 있다. 그녀의 고통을 연장시킬 이유가 없다. 게다가――,



「일이 이쯤 되면 더이상 이야기를 안 물어볼 수가 없는 놈이 있으니까」



지금까지의 너무 물렀던 자신의 태도에 화가난다. 사태의 핵심에 관여하고 있는 인물이 있으면서 어떻게 애매한 자세로 얼버무려 온 것인가.

그 결과가 저택의 참극이며, 『성역』의 불합리한 죽음의 결말이다.

이대로 스바루가 작아진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미래가 그런 형태로 방문한다면――,



「뭘 해서라도, 덮어 씌워 주지」



그렇게 말하면서 에밀리아를 꺠우려고 손을 뻗는다.

그 스바루의 옆모습이 참을 수 없는 격정에 걸려 일그러진 것은, 스바루자신도 모르고 있었다.




 

※※ ※ ※ ※ ※ ※ ※ ※ ※ ※ ※ ※





「――넌 대체 무엇을, 어디까지 알고 있냐, 로즈월」



문을 열고, 입을 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스바루를 보고 침대에 누워있던 로즈월은 눈을 가늘게 떴다. 좌우 다른 색깔의 눈에 자신이 비치는 것을 보면서, 스바루는 망설이지않는 발걸음으로 실내에 발을 들이며, 거칠게 문을 닫고 지금의 심정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시련』에서 돌아온 에밀리아를 간호하고 묘소에서 나온 스바루는 그녀를 재우기 위해서 류즈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람에게 에밀리아의 간호를 맞기고 그녀가 일어날 때까지의 시간을 '깨부셔 주겠어'라며 거절하고 로즈월이 요양하고 있는 건물까지 온 것이다.


집을 떠날때까지, 무언으로 스바루를 노려보는 가필의 존재가 불안요소이긴 했지만 다행이 그가 길에서 걸어오는 일은 없이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것들의 경계심들도, 이렇게 로즈월을 시야에 넣은 직후 완전히 무산됐지만.



「흐ー음」



그런 진정되지 못한 스바루를 올려다보며, 로즈월은 감개무량한 한숨을 한번. 그리고 그는 세운 손가락을 정면의 스바루를 향해서, 그 끝을 흔들면서,




「아ー까하고는 다르게 꽤ー나 화나 있네. 조ー오은 징후다」


「얼버무리지마. 그리고 장난에도 농담에도 어울릴 마음의 여유가 지금 나에겐 없다고. 실력행사도 불사한다, 그런 각오다.」



어디까지나 편한 자세의 로즈월에게 이를 악물며 말하면서, 스바루는 침대  바로 옆에 서서 침대에 손바닥을 올렸다. 그리고, 아주 가까이서 그 광대를 쳐다보고,



「지금, 『시련』을 받고 돌아온 참이다. ――듣고 싶은 것이, 산만큼 있으니까」


「……그런, 가. 네가 『시련』을. 그렇구나. 그렇군, 그ー러어쿤ー」



스바루의 체감시간에서 보면 부모님과의 결별을 맞은 『시련』 자체의 경험은 이미 며칠 전의 감각이지만, 실제론 그 경험은 겨우 수 십 분 전의 일. 그리고 그 『시련』이야기를 할 때, 로즈월이 어느정도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세번째 경험이었다.


한 번은 본 적도 없는 찰나동안의 격정. 그리고 두번째 세계에서는 어느정도 냉철히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적막감 같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감상을 내비친게 사실이다.

세번째인 이번엔,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이나. 스바루에게 있어선 첫번째 세계의 격앙, 그것이 바람직하다. 아무리 로즈월이라도 분노에 지배되고 있을 때 정도는 그 말도 미끄러지기 쉬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스바루의 바램과는 다르게, 로즈월은 그 입가에 아주 작은 미소를 새기며,



「그ー으럼, 내쪽에서 질문하나만 하자」


「하? 뭐라고 한거야? 니가? 질문? ……너무 까불면 진심으로 화낼꺼야, 이 자식」


「너의 분노가 정당한 것은 아ー알고 있지. 그걸 알고 나서의 질문이다. 그것이 나의 뜻에 부합된다면…… 협력을 아낄 이유같은건, 어ー어디에도 없으니까 말이ー아」


「그 질문에 답한다면……아니, 역시 멈춰봐」



분노를 곱씹는 스바루에 제안이라도 하는 듯 한 로즈월. 순간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이려고 하자, 스바루는 즉시 판단을 각하. 지금까지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로즈월이 만든 분위기에 휩쓸리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것에 반대하지 않고 몸을 맡겨서, 지금까지 험한꼴을 보고 있는 것이다. 뭐. 전개를 바꾸고 싶다고 바란다면, 우선 그 시점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네 질문에 답하는 건 없다. 이야기 하고 싶은것은 내 쪽이다. 내가 먼저 말하지」


「……어라, 꽤ー에나 건방지ー지 않니」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하진 않지만, 방금 너에게 선수를 넘겨주면 변변치 않은 전개가 될 느낌이 엄청 많이 들거든. 그럴 싹수는 미리 없애야지」



견고한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는 스바루를 보고, 로즈월은 한쪽 눈을 감고 작게 한숨. 그리고는 양손의 손바닥을 스바루에게 내밀어, 「그ー으럼」라고 선수를 이쪽으로 넘기며,



「좋을대로 질문해도 조ー오치. 확실히, 내 쪽에서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않으면 안돼, 라는 것은 아ー아니니까 말야」


「사리분별이 이상하게 변한 느낌이지만……뭐, 탐색해도 별 수 없으니까 받아들이지. ――너와, 베아트리스는 어떤 계약을 맺고 있어?」


「――――」



태어난 침묵이, 로즈월에게 있어서 의표를 찌르는 질문이었다는 것의 증거이다.

극히 조금이긴하지만, 그의 그 뺨이 단단하게 굳어지는 것을 보고 스바루는 자신의 발언히 크리티컬이었다는 것을 내심 확신한다.


전 회의 루프의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과 발생한 수수께끼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보고있었다. 그 와중에도 그녀――베아트리스에 관한 질문은 『성역』과 저택의 어디서도 로즈월 이외 누구에게 따질 수 없다.

무엇보다 헤어졌을 때 그녀와의 대화, 그리고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복음』. 그것에 새겨져서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지금까지 그녀와의 접촉에도 밀접하게 관련되는 부분이다. 적당히 끝낼 수 없고, 알고 나서 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루프에서 피할 수 없는 베아트리스와의 상대법을.



「대답받도록 하겠어, 로즈월. 너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으니까 너도 대답하지 않는다, 라는 재미없는 답변은 없는거다. 듣도록 하지」



침묵을 지키는 로즈월에게 초조해, 스바루는 대답의 요구를 거듭한다.

초조감이 가슴 안에서 존재를 주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싫은 예감을, 예상을 뒤집어 달라는 자신의 소원의 반증이다. 정적의 일초가 일분으로, 십분으로 느껴지는 심정 속에서 답을 기다리는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이윽고 천천히 입을 열면서,



「――그 질문이 여기서 나온 다는 것은, 너는 떠올린 걸까나?」



하지만 그것은 스바루가 바라던 질문의 대답이 되지 못할 뿐더러, 스바루의 질문에 자신의 질문을 덮어 돌려준 것이었다. 그 태도에 스바루는 짜증을 느껴 혀를 차며, 그리고 로즈월에게 「시끄러워」라고 손을 흔들고,



「왜 질문으로 답하는거야. 백보 양보해서 질문 받아 준다고 해도, 니가 내 질문에 대답하는게 먼저다. 차례를 양보할 생각은 털끝만치도 없어」


「그렇군. 그럼 차례로 질문을 교환하는 형식으로 하도록 하지. 너의 질문은 『나와 베아트리스의 사이의 계약』이ー었지. 나는 그녀와 아무런 계약도 맺지 않았다. 이상이다」


「뭐――!?」



빠르게 흘러가는 페이스에 휩쓸려 스바루는 말문이 막힌다. 무심코 말을 잃은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손을 뻗어, 「자ー아」라며,



「이번엔 네가 내 질문에 대답할 차례야ー。――너는 떠올린 걸까나」


「……무엇을, 말이야. 말해두지만, 나와 너는 말한마디로 통할 정도[각주:1]로 관계가 깊지 않으니까. 주어없는 문장으로 이야기가 연결된다고 생각하지 마」


「그 대답으로 나의 질문에 대한 너의 답은 알았어……아쉽군」



당한 앙갚음을 하겠다고 했지만, 그것조차 피상적으로 로즈월이 잘한다. 그는 울적하게 눈을 감고선



「아무래도, 나로선 닿지 않는 듯 하네」


「……무엇이」


「너가 질문할 차례야. 다음은 좀 더 자ー알, 도망칠 수 없게ー 질문해 주렴」



의문의 목소리가 차단된 뒤에 변명으로 발뺌하는 자각이 있는 로즈월에 짜증이 가시질 않는다. 스바루는 심호흡으로 감정을 달래고,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대고 머리를 굴려.



「베아트리스와 계약관계에 없다고 했지. 그렇다면, 베아트리스는 어떤 이유로 네 저택이 있는 거야? 너와 베아트리스의 관계를 알 수 있잖아.」


「질문이 두가지가 되어있고, 아까부터 베아트리스에 대한것 뿌ー운 이구나. 에밀리아에 대해서는 괘ー앤찮은걸까? 아니면 그런 어린 외견의 아이도 좋아하니?」


「연하속성 없어. 연애적인 의미에서 공략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 현상 타파의 의미에서 어떻게든 공략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말야」



베아트리스의 생각을 하면, 스바루의 마음은 분명히 욱신거리는 것이 있다.

하지만, 에밀리아나 렘을 생각할 때 생기는 욱신거림과는 다르며, 그 감정의 의미는 스바루에게는 잘 모른다.

단지, 스바루는 베아트리스가 『복음』을 가지고 있던것을 지금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베아트리스와 스바루의 지금까지의 관계가, 알 수 없는 책에 적혀있던대로 였다니,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나는 그녀석을 알 필요가 있어. 그래서, 아무래도 집안에서 그녀석의 사정에 깊게 관여한 것 같은 건 너뿐이야. 그래서 너한테 물을 수 밖에 없어」


「그렇게 눈에 보이는 것들 모두를 주워려고 하ー아다니 의욕이 넘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을 고를 때에 지장을 주지 않는거ー얼까나。진짜 본심으로 가장 소중한 것을 바라보는데, 그 무름은 방해로밖에 생각되지 않지만 말ー야」


「나의 두 손이 가득 찬 것이야 자각하고 있어. 그래서, 그녀석은 막 출발 할 때에 입으로 물고 갈 뿐이야. 불만있어?」


「불평이라니 전혀 저ー언혀. '멋져'라고 말해버려, 라고 생각해도 조ー오치 않을까. ――실제로 그렇게 되엇을 때가 답해줄테니까」



스바루의 발언에 동의하면서도, 마지막에 불온당한 말을 중얼거리는 로즈월. 그 말에 시선을 날카롭게 하는 이쪽에 그는 「그ー으럼」라고 말을 이어,


「베아트리스가 저택에 머물고 있는 이유, 여ー엇지。그녀가 내 저택에 있는 것은 메이저스가와의 관계. 말하자면, 수게대 전의 당주의 후의로 저택의 금서고를 관리하고 있어. 그 흐름을 나의 대에서도 이어받고 있는 거ー지」

「고용관리자란 건가……그건 계약과는 다른 것인가?」

「질문형식이 젠재와 다르지만……뭐ー어, 좋지. 이미 나ー아의 질문은 거의 의미가 없는 것이니까. 베아트리스의 배경이 정령인 것은 이미 알고 있을 터이ー지」



로즈월의 말에 스바루는 턱을 당겨 긍정. 실제로 베아트리스가 정령다운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자칭과 존재감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로즈월은 스바루의 수긍을 보며 손가락을 세워



「정령에게 있어서, 사람과의 계약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에밀리아님과 대정령님이ㅡ 관계가 바로 그ー으렇지」


「……아아, 귀찮은 약속이 가득한 에밀리아도 고생하고 있지. 최근은 그 대정령님도, 아예 얼굴 비추지도 않으니 말이야」



팩에 세번 살해당한 것과, 잠든 렘을 향한 견해의 차이로 아직도 앙금이 남아있다. 그것들을 해소하기 전에 지금의 행방불명상태로 들어가면서 스바루의 저 새끼고양이에 대한 감정은 어려운 상태로 고정되어 버렸다.



「대정령님의 까다로움은 차치하고, 베아트리스도 그 예외는 아니다. 그 아이는 나와 나름대로의 협력관계이긴 하ー아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서로의 이해가 일치하기에 맺은 불간섭협정 같은것에 지나지 않는다 내 목적을 위해 그녀가 손을 빌려주는 것은 저ー언혀 없으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너와 베아코가 사이 좋게 지내는 것 같아서 무관심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계약관계의 내용에 연결되지 않는다고」


「이런, 이거 실례. 계약관계와는 또 다르지. 베아트리스는 정령이다. 그래서 계약을 중시하지. 그 그녀가 계약을 입에 담는다는 건,ㅡ 그것은 또 다른 꽤ー애나 큰 문제。그 아이는 뭐ー라해도, 사백년 전의 계약에 묶여있으니ー까」



흘려들을 수 없는 발언에 몸을 앞으로 내밀며 「그거야!」라고 목소리를 높여,




「그 400년 전의 계약, 그것을 상세히 알고싶어」


「꼐약 내용을 나불나불 발설하는 정령따위 있을리 어ー없어. 당시의 관계자가 남아있을리도 없고, 베아트리스 본인이 말하지 않는 한 알 수 있을 리 어ー없잖아」


「젠장, 쓸모없어. 그 400년 전의 계약이란 녀석만 알면……」



그 소녀가 그 방에서 항상 혼자 틀어 박혀 작아지고 있는 이유를 알 것이 아닌가.



「단지 이것만은 말할 수 있어」


「――?」


「베아트리스는 400년 동안의 계약에 묶여있다. 그런 그녀가 새롭게, 계약을 한 위에 계약을 거듭한다는 것은 이ー일단 있을 수 없어 그 아이를 그 장소에서 나오게 하고 싶은 거라면, 그 계약을 깨뜨린 후 이ー지 않으면」


「계약을……깨뜨려?」


「이행한다,  라고해도 조ー오치만. 계약을 맺은 대상이 없어졌을 가능생이 큰 이상, 깨뜨리는 쪽이 훠ー얼씬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ー」



스바루의 생각에 대해 로즈월이 계속 건설적인 의견을 말해오는 기적. 그의 말에 애매한 표정으로 있던 스바루도 점차 눈에서 비늘이 떨어지는 듯한 얼굴이 되어,



「――내가 한마디라도, 베아트리스를 밖으로 데려가고 싶다는 말을 했던가?」



스바루는 낮은 목소리로, 눈매를 날카롭게 하면서 눈앞에 있는 로즈월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손은 침대에 둔 채 손가락에서 시간을 가능하기 위해 시트를 두드린다. 그 행동에 눈을 떨어뜨리며 로즈월은 한쪽 눈을 감고 노란 눈동자에 스바루를 비추며,



「너는 정말로――눈치 채지 말아줬으면 하는 곳만 자ー안뜩, 눈치채는 남자구나」


「무슨……」


「어짜피, 나에게 있어서 이득이 없는 시간이ー니까. 이 정도에서 이야기를 끝내도 괜ー찮을까?」


「헛――헛소리하지마!?」



방금전 돌변한 그 눈동자에 실망의 색을 띄우는 로즈월. 그는 지금까지의 태도와 일변한 자세로 한숨을 흘리며, 한눈에 알아볼 만큼 의욕을 잃은 얼굴로



「이제와서 무슨 말을 하든 내 마음은 움직이지 않겠지만……맘대로 하면 되ー에지 않을까」


「너 이 자식 그 장난스러운 자세는 뭐야!? 중요한……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그게 네놈의 자세냐! 아직 물어볼 것이 남아……」


「그러니까, 궁금한게 있다면 물어보면 되ー잖아. 그리고 내가 온전히 대답할지는 이제 완전히 기분에 달려지만 말ー야」



격양하는 스바루와 반대로 점점 감정의 물결을 잃어가는 로즈월. 그는 얼굴을 붉게물들인 스바루에 대해서, 자신의 남색 머리를 어루만지며 고개를 기울여,



「질문, 하지 않는 거ー얼까?」


「――읏. 그녀석이, 베아트리스가 계약에 묶여 집에 있다는 것은 알았다. 그 속사정은 이제 됐어. 듣고 싶은 것은 다르다. 녀석이 가지고 있던 검은 책……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들려줘」


「헤ー에, 봤구나. 감상은? 너는 무엇이라고 생각할까ー아나?」


「질문으로 돌리지 말라고. ――나는 그것이, 마녀교녀석들이 갖고 있는 책하고, 닮았다고, 그리, 생각해서」



고르지 못한 스바루의 말은 부정해 주었으면 한다는 감정의 표현이다. 하지만 그것을 듣고 로즈월은 하품을 참는듯한 얼굴로,



「마녀교도들이 가지는 『복음』。마녀의 의사를 개재하고 소지자가 원하는 미래의 길을 설명하는 마법책. 뭐ー어, 지향성이 있다는 점을 빼면 웬만큼 손이 가는 예언서 라는거ー어 겠지」


「――! 알고?」


「진귀하다, 라고 할 정도도 아ー니니까. 마녀교도는 그 근방에 있기 마련이고, 그들이 신봉하는 마녀와 다른 마녀관련 시설 『성역』을 운영하는 나에게 있어서 충돌이 한번도 없었던 상대란것도 아ー니고 말이야」


「저, 정말로 미래가 보이는……거야?」



죽지 않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스바루의 『사망회귀』의 상위호환이다. 그에 대해 질투하는 건 아니지만, 만일 마녀도가 그런 규격외의 물건을 장비하고 있다면 큰일이다.

하지만 전율하는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긲지 편리한 것도 아니야. 묘사 횟수 자치가 신도에 따라 다르고 많지도 않아. 내용도 애매한 것이 많고, 해석 방법은 다양성이 있다던가. 무엇보다 『복음』은 소지자 밖에 읽히지 않고 다른사람이 읽어도 이상하게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불완전한 미래를 그림정도로 밖에 모르는거야」


「불완전한……」



그 정보에 안도감을 감추지 못한다. 더구나 『복음』이 진정한 미래를 그리고 예언서로서의 힘을 가진다면, 스바루가 페텔기우스에게 승리하기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대죄주교의 『복음』이라도 거기까지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이라고 납득이 된다. 하지만,



「그것과 이것은 사정이 다른다. 그, 베아트리스가 가지고 있는 그 책은……」


「그것은 마녀교도들이 가지는 『복음』과 동일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답은 그러면서,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말돌리지 말라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돌리ー인 적 없어. 베아트리스의 그것은 『복음』이긴 하지만, 마녀교도의 그것과는 뿌리가 달라. 마녀교의 그것은 불완전 하지만, 베아트리스가 가진 그 『복음』은 완성된 것이니까」


「완성……?」


「그래, 완성된 것 같은거야. 불확실한 미래에 좌우되어 흔들흔들 거리며 적힌 내용이 안정되지 않는 결함품과는 달라」


당황하는 스바루. 하지만 그 앞에서 로즈월의 표정은 어딘가 빛난다.
마치 무엇인가를 자랑하는 듯한 얼굴과 말투. 그런 그의 변모된 모습에도 스바루는 말을 잃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말을 잃은 것은 이 직후였다.



「――!?」



로즈월이 등 뒤로 돌렸던 오른손이 앞으로, 그 손에 검은 장서의 책이 잡혀 있다.

그것은 이 근거리에서 볼 것도 없이 명확하게 알아 볼 수 있는 『복음』이었으며



「유일, 두권만 존재하는 완성된 『복음』. 그것을 가진 것은 나와 베아트리스 두명 뿐……이 되게ー엤네」


「――――」



눈앞에서 손안의 책을 작게 좌우로 흔들어 보여주는 로즈월. 하지만 그 거동에 신경을 쓸 여유가 스바루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로즈월이 마녀교가 가진 것과 같은 책을 들고 있는 것. 그것도 분명 스바루에게 놀라운 것이었다. 베아트리스의 손에 있던 책이  『복음』이며, 본의 아니게 헤어질 때의 베아트리스와의 대화가 긍정되어 버린것, 그것도 스바루에게 충격을 주는 원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스바루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그것들이 아니라.



「그것, 이……미래를 담은 『복음』?」


「그ー으렇지. 이게 진짜 『복음』이다」


「넌 미래를……알고? 지금, 이러고 있는 것도, 그 책에……?」


「기록되어 있ー지. 너는 읽을 수 없겠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스바루는 읽을 수 없다는 등, 지금 이 순간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 의미를 가지는 것은 단 하나뿐. 단 하나, 그것만은 듣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적혀 있는건가」


「세계의 전부가 적히는 거ー엇은 아니지만, 소지자의 미래의 일부정도는 알 수 있게 되어 있ー지」


「지금, 이렇게 될것도……알고 있었어?」


「기록대로의 상황을 만드는 것은, 그것만으로 꽤나 뼈가 깎이는 일이라ー아고? 음지와 양지에서 한 나의 노력을 조금은 칭찬하고 싶구ー만」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멈출 수 없다.

그 떨림의 원인은 너무 격렬한 감정의 발로였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그것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그것은,



「이렇게 될 거라고 알 고 있었더라면……」


「――음」


「――너, 알면서 렘을 내버려둬서 죽인건가?」






「렘이라니, 누구의 얘기일 까ー나






「――죽여버리겠어!! 로즈워어어어어어어얼」



순간 참지 못할 분노만이 스바루를 움직이고 있었다.

침대에 뛰어올라, 누워있는 로즈월의 목에 양손을 걸쳐 조른다. 지금까지 발휘되지 못했던, 스바루의 보통사람을 능가하는 악력이 좁은 목을 조르며, 창백해진 광대의 얼굴에 고통의 색을 새겼다.



「모든 걸 알면서, 네놈은――!!」



알고 있었다면, 알고 있었더라면, 비극을 피할 수 있었던 거라면――렘을 그런 꼴을 당하지 않게 하고 끝낼 수 있었더라면.



「나와 렘을, 죽게 내버려둔것은――네놈이였냐!!」



어쩔 수 없는 분노가 내뿜은 후회가 눈앞에 있는 남자에 대한 살의가 되어 스바루를 움직인다. 충동이 이성을 잃게 하고, 감정이, 애정이 힘으로 변환된다.

그대로 로즈월은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잠자코 스바루에게 목을 꺾이는 것을 기다릴 뿐의 몸에서――.



「――『둔갑한다해도, 다른 냄새로 덮어 쓰려해도, 울가름의 냄새는 지울 수 없다』라고!!」



――충격.



옆에서 날아오는 딱딱하고 날카로운 감촉에 스바루는 자신의 얼굴의 오른쪽 절반이 찌그러지는 것을 맛보며 날아갔다.

침대 위에서 낙법도 하지 못하고 벽에 격돌. 그대로 바닥으로 머리부터 떨어진다. 한번에 사고가 못쓰게 되며 온몸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귀에서, 코에서 출혈이 있고, 오른쪽의 시야가 새까맣게 물들었다. 눈이, 짜부러진 것일지도 모른다.



「――묘소에서 나와서, 냄세가 더 심해져서 말야. 설마 하고 생각해서 보고 있었는데, 생각한대로잖아, 앙!?」



발소리. 지저분한 그것이 바로 옆에 육박하는 것을 느낀다. 기어가는 것도 몸이 허락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일 수 없이 스바루는 머리를 잡혀 올려져,



「마녀냄새나는 네놈이 뭘 할 생각이었는지, 몸에 물어봐줄까, 어이. 저딴 놈이어도 이 장소에 필요한 놈이다. 까불지 말라고, 네놈」



금발의 청년. 가필. 무슨일인지, 분노와 살의가 없는 목소리를 부딪쳐가면서, 스바루의 의식이 멀어져 간다.

머리의 절반이, 확인할 수 없지만 찌그러진 듯한 느낌이 있는 것이다.

죽을지도 모른다. 이걸로 죽는다면, 정말 최저의 맺음법이다.


하지만, 이 엉망진창인 것을 안고 『사망회귀』를 해서, 과연 자신은 이 장소를 구하고 싶다, 고 그 희망을 가지고 있는 채로 있을 수 있을까.



「모르... 겠어……렘」




그 말을 마지막으로, 스바루의 의식은 어둠속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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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ツーヵー 한사람이 ツ하면 다른사람이 ヵ하는 것으로 두 사람사이에서 짧은 단어하나로도 통함을 나타냄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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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6『몰이해의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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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으로 끌려내진 순간, 스바루가 느낀것은 천지가 거꾸로 뒤집히는 듯한 부유감이었다.



「――으갸!?」



딱딱한 지면에 허리부터 떨어져, 폐에서 공기를 짜내는 고통에 목을 헐떡인다. 그 기세 그대로 바닥을 구르다 벽에 부딪쳐 겨우 정지. 내던져진 듯한 감각에 머리를 흔들고 고개를 들어, 스바루는 고통에 아찔한 눈을 열어,



「베아트리스……읏」



헤어질 때 이름조차 부르지 못한 소녀의 이름을 소리로 만들지만, 이미 그것은 그 소녀에게는 닿지 않는다. 『징검문』이 성립해 두사람의 사이에는 오갈 수 없는 거리가 생겨 버렸다. 그녀의 거절은 높고 깊고, 스바루의 목소리가 닿을 일은 없다.



「나는 어째서……항상……!」



실패하지 않았더라면, 최악에다가 최저인 선택지를 고르지 않았다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깨닫는 것은 불가능 한 것일까.



「왜 너가 복음을……. 너가, 정말 뭐냐고……!?」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검은 장서――복음의 존재가 그녀와의 거리를 결정적으로 벌렸다.

지금까지 스바루는 종종, 자신과 베아트리스의 사이에는 짧은 시간 안에서 확실히 구축해온 『무언가』가 있는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비아냥거리며 싸우고 있어도, 얼굴을 마주하면 서로 싫은 얼굴을 하는 관계라도, 그렇게 하는 것 만으론 끝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 스바루만은 믿고 있었다.



「……정말로, 그런거냐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인연이 속임수라고 전해듣고, 그것을 부정해 줬으면 하는 스바루를 베이트리스는 노성으로 잘라냈다. 

스바루의 상상을, 가짜의 인연이었던 것을 긍정하고, 무엇 하나조차 스바루의 존재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고, 그저 의무감만을 이유로 그 동안의 모든것이 있었다고.



「저렇게 웃었던 것도, 화낸 것도, 나를 지켜준 것도……전부. 하나부터 열까지, 각본대로의 거짓말이었단 거냐고……그런 거냐고」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스바루의 약한 마음은 아직도 부정하고 있다. 마지막 순간, 이별하기 직전의 순간 베아트리스의 울먹이는 소리가 그녀의 말의 진위를 흐리고 있다.

무엇이던지 아직은, 자신의 속에서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책의 말대로든 뭐든, 내가 너에게 도움 받았던 것은 기억하고 있어……그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고, 나만이 아는 빚이니까」



저택을 세이브포인트로 한 루프의 안에서, 스바루는 몇번이고 베아트리스에게 구해졌다.

『사망회귀』를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그녀의 금서고에 자주 다니곤 했고, 마수의 저주를 받은 때에는 저주 해주를 부탁해 말 그대로 목숨을 구해졌다. 사라진 루프의 세계에서는 렘을 죽게해 람과 로즈월에게 쫒기는 스바루를 구두로했을 뿐인 계약을 왜곡해서 까지 지키러 와 주었다.

그 최대의 은혜는 이미 이 세계에는 남아있지 않고, 스바루의 가슴에 남아있을 뿐이지만.



「그 때……난, 기뻤었어」



자기편이 아무도 남지 않고 없어져 버렸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스바루를 구해주었다. 렘과 람 두사람을 적으로 생각하고, 로즈월의 의도를 끝까지 읽지 못하고, 에밀리아도 믿어주지 않아 갈갈이 찢어진 스바루를 베아트리스만이 구해 주었다.

그 때, 그 순간의 임시계약이 얼마나 스바루를 구했는지, 그것은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그녀에게 받은 갚지 못할 은혜였던 것이다.



「빚은 갚겠어. 너가 나에게 자신의 의지로 빌려주었는지, 아니면 책의 의사라는 녀석을 존중했는지, 그것도 모르니까……그것을 확인하고서」




이제 명확하게, 스바루에게 거절의사를 굳힌 그녀에게 질문을 던질 순 없다. 그래서 스바루의 각오는 이 세계에선 의미가 없이, 다음 세계로 미룬다.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손가락이 세자루 없는 손. 길게 베어진 허리와 어깨. 부딪친 머리. 약간 짧아진 혀. 무엇 하나도 잊어서는 안되는 고통이다.

닫힌 눈꺼풀 뒤에 렘이 있다. 페트라가, 프레드리카가 떠오른다. 베아트리스가 이쪽에 등을 돌리고, 최후에 에밀리아가 떠오른다.


――스바루가 이 세계에서 어이없이 패해서, 잡을 수 없었던 전부.


그것을 되찾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에 들어간다. 베아트리스에 막혀서 할 수 없었던 그것을 다시 하며, 다시 한번 나선의 안으로 뛰어든다.



「――――」




짧아진 혀를 뻗어, 스바루는 다시 물어뜯는 각오를 굳힌다.

한번 한 자결을 생각하면, 고통이 되살아나고 공포심이 난다. 약한 마음이 생기고, 다리가 떨린다. 각오따위 말장난, 종말의 앞에서는 어떤 가치도 없다.

그것들을 뒤로 돌리고 부정적 감정을 굴복시켜, 죽음에 임하는 최대의 부정적 감정을 무릅쓰고. 그리고 모든것을 다시 시작하는 시간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을 바라며, 스바루는 최후의 순간에 눈을 닫으려고.



「……여기, 어디지」



『징검문』을 빠져나와 도착한 장소가 본적이 없는 곳이라는 것을 간신히 깨달았다.




※※ ※ ※ ※ ※ ※ ※ ※ ※ ※ ※ ※




그것은 스바루에게 있어서, 익숙한 로즈월 저택의 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이었다.

흥건하게 젖은 포석, 울창한 담쟁이 덩굴이 기어가는 꾀죄죄한 벽면, 난잡하게 배치된 책상에 녹슨 금속――공구같은 것들이 어질러져, 시각정보에서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무엇보다,



「으――!?」



한번 깨닫고 나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농밀하기까지 한 악취.

음식물 쓰레기 썩은 냄새와 다른, 그러나 썩는 냄새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악취가 구토감을 불러와 스바루는 입가에 손을 대고 텅 빈 위장에서 위액을 짜낸다.

노란 토사물을 바닥에 뱉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스바루는 주위를 흘겨보았다. 보면 볼수록 잘 모르는 공간에서 미지라는 것 이상으로 이질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간은 조약돌이 깔린 어둑어둑한 방으로 그 넓이는 로즈월의 저택의 응접실을 두개의 방으로 나눈 정도. 넓은 정도는 아니지만, 비좁다고는 할 수 없는 스페이스 이다.

그 방의 구석에 흩어져있는 책상과 수수께끼의 기구가 있고 책상 반대――이 방의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하는 스페이스에 있는 것은,



「깨진 책상과, 크리스탈……? 결정이라던가, 마광석 조각인가? 게다가 이 구멍……」



내려보는 눈앞, 파괴된 책상의 잔해와 힘을 잃은 마광석이 흩어져 그 앞에는 직경 4미터는 될 듯한 구멍이 입을 벌리고 있다. 그것도, 광원이 부족한것을 도외시하더라도 여전히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구멍이.


문득 얼굴을 들고 벽을 보면 벽면에서 발광하는 것은 얇은 청색의 빛을 발하는 이끼이며, 숲 등에 군생한다. 그것은 대기중의 마나를 흡수하고 빛나는 성질이 있는 듯, 집 주위의 숲 등에서도 별빛과 빛나는 이끼의 빛에 의지하면 암흑같은 것은 피할 수 있다.

그 이끼의 빛을 의식하면서 땅바닥을 기어다니다, 바지의 젖은 감촉과 손바닥을 더럽히는 점액에 혐오감을 느낀 채 구멍의 바닥을 가만히 바라본다.


조용하고 찬 바람이 바닥에서 올라오고 있고 그것은 코가 비뚤어질――아니, 코를 깨뜨릴 악취를 그곳에서 옮겨오는 듯 했다.



「으……읍. 안에, 들여다볼 용기는 없는게 정답인가……무슨 냄새야?」



이것이 생명을 가지고 있던 무언가가 가지는 독특한 비린내라고 한다면, 스바루의 상상은 최악의 한가지 위를 가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흘러나오는 악취는 고기와 물이 썩는 그것과는 다른 것으로, 굳이 말한다면 화학 약품의 종류와 비슷하다.



「――다른 사람들은」



구멍의 바닥을 확인하는 것을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포기하고, 스바루는 콧등을 닦아 입으로 호흡하는 것을 의식하며 방 안을 둘러본다.

눈에 띈 것은 발밑에 굴러다니는 책상의 잔해와 마광석의 조각들. 철제 책상은 엄청난 충격을 가해져 박살나 있으며, 마광석은  분명히 그 책상 위에 올려져 있었던 것 같다. 찌부러진 책상을 뒤집어 보면 굴곡진 책상 위에 조각된 형태로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을 알았다.



「마법진……같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마법진은 이세계 판타지에선 정해진 약속이지만, 이 세계에서는 본 적이 없다. 기본, 마법은 생명이 있는 육체를 통해 외계에 간섭하는 것이 이 세계의 마법이며, 일부 예외인 마법등과 마법물품이외에서는 그럴듯한 그것을 볼 수 없었다.

그만큼 마법진을 발견한 것에 대한 놀라움은 한결 더 생겼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인가? 있다면 왜 이런 곳에……마법진을 두는 이유같은건……」



직접,  이 자리에서 마법을 기동하지 못했거나, 원격적인 마법 조치를 받기 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혹은 술자없이 계속해서 어떤 술식을 발동하기 위한 시스템도 생각해 볼 순 있지만,



「그렇다면 옆에 다 쓴 마광석이 널려있는 이유도 알 것 같네」



에너지 탱크로 외부에 있던 마광석이 다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마법진이 효력을 잃었다――라는 견해가 가장 말이 되겠지. 그 결론을 얻어도 모르는 것은, 구멍의 정체와 파괴된 책상. 술식을 중단하면 방 자체가 폭파되는 방법도 있었을 가능성도 버릴 수 없는 부분이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결국, 여기가 어디냐는 의문에 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디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어두운 구멍. 어떤 술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마법진과 마광석. 썩은 냄새에 찌든 악취가 풍기는 방을 관찰해, 방의 구석에 굴러다니는 다른 책상과 공구――붉은 녹 투성이의 쇠 조각을 줍는다.

펜치 또는 니퍼 등 프라모델을 만들 때의 도구로 비슷하다. 마루를 더럽히는 것과 같은 점액이 이쪽에도 발라져 있으며 무엇보다 사용하지 않은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스바루의 손이 닿는 곳은 무너져 먼지가 될 풍화상태다.


공구뿐만 아니라 책상도 같은 상태로, 노후화로 발이 부러진 그것들은 바람을 받아 이미 먼지가 되기 직전이며, 가볍게 발을 올리자마자 형태를 잃고 쓰레기로 바뀌었다.

얻은 정보는 여기에서도 없다. 단 하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망가지는 방법과 망가진 시기가, 구멍 앞의 책상과는 꽤 달라……」



시간경과로, 취약해져 붕괴를 맞은 이곳과 다르게, 구멍 옆 책상들은 분명히 파괴의 힘으로 비틀어져 있었다. 그것도 끊긴 발판의 모습을 보면 그 파괴가 극히 최근――몇일 이내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파괴된 방……누가 뭘 위해서……」


의문을 내뱉고, 스바루는 문득 자신의 그 사고에 어처구니 없어진다.

그 생긴 의문을 어쩌자는 것인가. 생각해 답이 나오는 종류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무엇보다 스바루가 떠안은 문제는 이미 두팔로 감쌀 수 없을 만큼 가득하다.

여기에다가, 짐의 사이에 소품을 쑤셔넣는, 붕괴를 앞당기는 짓은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보다 이렇게 다른쪽으로 의식을 돌린다는 것 자체가 눈앞에 두고있던 자결의 시간을 지연시킨 발버둥 같아 견디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만나기 어려운 『수치』의 감정을 이해했음에도, 이 방의 이질적임이 스바루를 잡고 놓지 않는다. 지금 엄청나게 중요한 무언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



대답이 나오지 않는 확신, 그것에 이끌리는 대로 스바루는 고개를 빙 돌리며, 방의 출구를 찾는다. 여기에 스바루를 던진 것이 『징검문』인 이상, 문을 개폐할 수 없는 방에 던져진 것은 있을 수 없다.

과연, 스바루는 자신을 방 속으로 난폭하게 던진 문――방의 벽 위쪽에 비치된 환기용 같은 작은 여닫이 문을 찾아낸다.


그것 이외로, 방의 출입구가 될 만한 문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제대로 된 문은 분리된 구멍 너머――갈 수 없는 방의 반대편에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삼킨시점에서 스바루는 진지한 탈출 수단을 선택할 길을 버린다. 손바닥의 땀과 정체불명의 점액을 바지에 문질러 떨어뜨리고, 작게 숨죽이고 여닫이 문에 손가락을 뻗는다.


까치발을 들어서 겨우 닿는 높이에 있는 여닫이문의 크기는 더스트슈트[각주:1]과 비유하는 것이 가장 가까울까. 인간이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좁지는 않지만, 유유히 지나갈 만큼 스바루는 가냘프지 않다.

손가락이 부족한 오른손의 악력에 고심하면서 녹슨 문을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고, 좁은 통로에 몸을 쑤셔 넣어 이동을 시작. 통풍구와 같은 좁은 장소이다. 최악, 벌레나 쥐의 주거지가 되어 있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었지만, 의외로 깨끗――한 정도는 아니지만, 먼지가 쌓인 통로는 생물의 기척이 전혀 없는것이 구원이었다.



좁은 길을 빠져나가길 대략 3분. 후반은 포복전진에도 익숙해져 거동이 스무스 해지기 시작할 때 쯤 골지점에 도달. 방금전의 방에 환기구로 연결되어 있던 방에 내려서서, 대충 주위를 확인. 같은 구멍이 뚫려있지 않나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아까의 방과는 분위기가 정말 다르네. 실험실 같았던 것과 비교하면, 여기는 대기실 같다고 할까」



아까 방의 반의 반정도의 넓이. 단지 지나가는 방 정도로 설정되어 있는건지, 땅을 걸어서 빠지는 종류의 문이 두개있는 이외에는 물건같은 것도 놓여있지 않다. 제대로 대기실로 보이는 방이다.

이제 잡지와 의자가 놓여져 있으면 완벽한 포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아온 방향적으로 이쪽의 문이 향하는 곳은……역시인가」



삐걱거리는 문 손잡이를 비틀어 열자 무너지는 발판과 함께 구멍이 바로 눈앞에 펼쳐졌다. 엄청난 데스트랩의 상태에 작게 한숨을 흘리며, 스바루는 거의 역할을 하지 않는 문을 정신 건강상의 문제로 닫습니다.――악취가 여기 방에 흘러들어오고 있어, 판단이 늦었다고 자신을 탓한다.

그리고 가볍게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반대쪽의 문에. 이쪽의 문의 뒤가, 스바루에게는 미확인의 공간이 될 터――



「…………읏」



자연스럽게, 닦을 땀이 손바닥에, 그리고 등을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참지 못한다.

이 문 너머가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그 장소에 최악의 경우 무엇이 있을지를 상상할 필요는 있었다.



「여기가……저택안 이라면……」



본 기억이 없는 방이지만, 열고 나오자 마자 눈앞에 엘사가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리고 만일 그 살인자를 앞두고 냉정함을 유지할 자신감도 스바루에게는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죽지 않으면 안된다는 자결을 향한 마음의 물보라가 이빨의 뿌리를 잘게씹었던 일을 떠올리게 하는 증오로 변환된다.


그 칼로 페트라를, 프레드리카를――렘을 죽인 이상자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뿐, 스바루의 뇌는 끓는 것 같을 정도의 분노에 시달리고 있다.

있는 것을 바라는 저주의 마음과, 없는 것을 바라는 더러운 삶에 갈망[각주:2]. 양 극단의 감정의 틈에 흔들리면서, 스바루는 그 입가에 흉소를 지으며,



「――――」



있다고 해도, 없다고 해도, 그 광기적인 감정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런 제정신을 벗어난 사고의 끝에 임한 세계를 앞에두고,



「――――아」



있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고 스바루는 이 순간, 넋을 잃었다.





※※ ※ ※ ※ ※ ※ ※ ※ ※ ※ ※ ※



――스바루의 뇌에서는, 이 본적 있는 공간이 어디인가 에 대한 의문은 사실 답이 나와 있었다.


원래, 로즈월 저택에서 스바루가 발을 디딘적이 없는 장소는 거의 없고, 금서고에 조차 어떤 의미로는 자유롭게 출입했던 그가 모를 가능성――그것이 남아있다고 한다면, 두번 문에 손을 대고 그 앞을 갈 수 없었던 『피난경로』의 문의 너머 말고는 없다.

한번은 회색털의 정령에게 막혀, 두번쨰는 이번의 루프에서 살인자와의 상대로 물러날 수 밖에 없게된 장소. 그러므로, 스바루는 한번도 그 문 앞을 본 적이 없다.

그런만큼 용도 불명의 방이 이어진 곳에 불신감을 안고는 있어도, 그 위치를 로즈월의 저택의 일부임에 아무런 의문을 품지 못했는데,



「어디 야……여기?」



멍한 채, 그저 얼빠진 목소리로 누구에게도 향하지 않은 물음의 목소리를 낸다.

스바루의 정면, 열린 문의 앞에 펼쳐진 것은 차갑고 어두운 지하통로――가 아닌, 울창한 녹색의 나무가 우거진 자연 속, 그것도 이상하게도,



「아, 아침……?」



나무 사이로 올려다 본 하늘에 떠오른 태양의 존재가 보였다. 햇빛의 고도, 그리고 바람의 감각에서 그것은 새벽의 바람이라고 피부로 느끼고, 추가되는 의혹이 뇌를 휘젓는다.

스바루가 집에 돌아온 것은 저녁 전의 일이며 그 후의 페트라와 프레드리카의 대화, 그리고 엘자 습격 등의 시간 경과를 고려하면, 스바루의 부상은 밤이 깊어지기 직전――그것이 지금 반나절 가까운 시간이 지나 있었다.



「의식이 없었던 동안인가……!?」



한번, 혀를 끊어 자결을 시도했을 때, 스바루는 의식을 잃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부상을 치유받아 죽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을 앞세워 의식하는 것을 잊고 있었지만, 스바루는 금서고에서 얼마나 의식을 잃고 잇었는가.

그 장소가 『시간의 경과와 분리된 장소』라고 베아트리스가 딱 잡아뗴고 있었음을 떠올린다. 그것에 어디까지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덮어씌여 세이브 되어 버렸다면……!」



터무니없는 사태가 된다.

몇번이고 우려한 사태가 현실로 바뀌기 전에 스바루는 한시라도 빨리 자신의 목숨을 끊어야 한다. 안되는 것임에도, 그 초조감과 머리를 맞부딪치며 존재를 주장하는 다른 감정이 있다. 그 감정은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이곳이 어디인지, 그것을 확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행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겟따. 지금까지의 경위를 생각하면, 『사망회귀』의 악랄함을 감안한다면 지금 자살해야 하는 것이디ㅏ.

하지만, 스바루의 안의 몹시 냉정한 부분이 지금 자신이 처한 처지를 이해 한 후에 그것을 제안해 오고 있다.



「――제엔장!」



땅을 걷어차고, 침을 뱉는다. 스바루는 눈앞의 숲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달리며 나무의 ㅡㅡ틈새를 빠져나가면서, 뇌리를 스치는 것은 페트라와의 대화.

피난 경로의 끝은 저택의 뒷산 안. 거기에 있는 산장으로 통해서, 피난시에 거기에서 비상용물품들을 챙겨 함께 탈출하는 계획으로 되어 있다고.

그 말을 믿는다면 지금의 자리가 그 산장이며 자신이 달리는 것은 몇번 발을 들여놓은 적이 있는 뒷산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방금게 산장? 준비된 물건들은 어디에? 애초에……그토록 방치된지 오래된 듯한 장소에 무슨 구제조치가 되어 있다고……!?」



스바루가 본 그장소에 있던 것은 정체모를 공간과 싫은 예감을 뒷받침할 물증들만. 페트라가 말한 것과 일치하는 점이 너무 적다. 무엇보다 프레드리카나 렘이 정기적으로 손을 댔다면, 그 장소의 열화상태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것을 자신할 만큼, 스바루는 그 두 메이드의 일솜씨를 알고 있다.


숲을 달려, 경사가 없음에도 의문이 더오른다. 산에 있을 오두막이 수백미터도 주변에 경사가 없는 장소에 지어지고 있는 것인가.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잃어가며, 애초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초조함이 샘솟는다.

그리고, 생긴 초조과 불신의 임계점은 의외로, 빨리 찾아오게 되었다.


나무들이 사라져 갑자기 시야가 선명해지고, 스바루는 옆으로 돌아 제동을 건다. 포장, 이라고 하긴 울퉁불퉁한 땅은 사람의 왕래가 있다는 것의 증거이며, 무엇보다 멀리서이지만 늘어선 집들이 사람이 사는 지역임을 여실히 나탙낸다.

그들을 눈에 담고, 드디어 스바루의 생각이 진정한 의미에서 경악을 부르짖는다.

왜냐하면 이 풍경은――,



「서.... 『성역』!?」



반나절 전에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오는데 하루종일 터였던 장소였다.

공포심에 따라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손가락이 부족하다. 결손되어 있다. 『사망회귀』는 발동하지 않았다. 그러ㅓㅁ에도 지금 있을리가 없는 곳에 자신이 서있다.



「어째...서……여기에. 『징검문』이、원인인건가……」



그 밖에 답이 나오질 않는다.

스바루는 베아트리스의 손으로 저택의 금서고에서 『징검문』으로 『성역』의 일각으로 그몸을 날려보내진 셈이다. 하지만, 어째서 그렇게 된건가.



「거리는 상관 없다……는건가? 아니, 확실히 일단 집에서 마을의 마굿간 까지 전이시킨 적이 있었지만……」



그것은 거리로 말하면 아직 전이 수준으로 허용범위안에 들었던 거리였다. 그러나 『성역』과 저택 사이에 있던 거리를 생각하면, 지금의 장거리 이동은 분명히 말해 상상과 상식의 범위 밖이다.

그 지나치게 초자연적일 정도로 초자연적인 힘을 목격한 사실을 삼키자, 머리를 쥐어잡는 스바루는 억지로 생각을 아랫배에 받아들여,



「어찌됫든! 지금, 『성역』에 있는 것이라면……로즈월!!」



그 광대의 아래로 뛰어가 그 진의의 모든 것을 토하게 한다.

베아트리스를 집에서 극진히 다루던 로즈월. 그의 마인이라면 반드시, 그녀의 신원을, 그녀가 복음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사실을 알고 있고 그 위에서 모르는 스바루를 손바닥으로 만지작 거리는 것이라면 그것도 괜찮다. 그 콧등을 때리고, 태우고, 찢어서라도 모든것을 토해 내게 할 거다.



「――――!」




지금, 이 순간, 스바루는 자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제한을 잊고 뛰어나가며, 생각을 새빨간 분노에 물들이며 마을의 가장자리에. 로즈월이 자는 건물로 질주한다.
분노의 화신이 된 스바루의 속도, 맹렬히 『성역』을 지나가는 육체는 피로를, 고통을 잊고 그 몸을 목적지까지 이끈다.

부서질듯한 기세로 문을 발로 차서 열어, 스바루는 집안에 침입해 송곳니를 들어낸다.



「로즈월! 면상좀 봐! 네놈에게 묻고 싶은 것이 산더미처럼 있다고!」



측면에 있는 메이드의 문책을 받을만큼 무서운 얼굴로 뛰어들어 입을 열자마자 거칠게 큰소리를 치는 스바루. 실내의 대답은 없고, 스바루는 발소리를 크게 내며 마지막 문 한장을 난폭하게 열어젖힌다.



「시치미 떼는 것도, 거짓말도 없이다. 숨기는것 전부 모조리 털어……」



놓아, 라고 맗하려고한 스바루의 목소리가 끊겼다.

그 지금까지의 불만을 응축한 원망, 그것을 들을 상대가 방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적했다. 그 사실에 더욱 분노가 뇌를 끓인다. 침대를 힘껏 발길질하고, 아픈 발가락에 더욱 분노를 쌓으며 스바루는 건물을 뛰어나간다.

있다고 한다면 류즈의 집――에밀리아와 만나고 있거나, 혹은 류즈나 가필의 곁으로 발을 옮겨 있거나. 어느쪽이든, 스바루가 없어진 순간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좋은 배짱이다. 사실 큰 부상이 아닌 것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라는 억측이 일어날 정도로 타이밍이 좋다.


의심하면 끝이 없는 부정적인 감정의 나선. 그것들에게 사고를 지배된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성역』을 배회하며――또 다시 스바루는 너무 늦게 이해한다.



「……아?」



시간은 새벽. 스바루가 아는 한, 『성역』의 일상적인 타임스케줄안에서 『성역』의 주민들이 아침 식사 준비와 빨래를 시작하는 시간일 터이다. 피난민이 없어진 것으로 식사 공급의 필요성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각 가정의 밥을 지을 필요가 있다.

그럴 터인데, 그 일상의 행위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니. 그 이전에



「로즈월들만이 아니야……모두들 어딜 간거야?」



오른쪽을 봐도, 왼쪽을 봐도 사람하나 보이지 않는다.

생각하면 숲을 벗어나고 『성역』에 돌아온 시점부터 길에서 누군가와 마주친 기억도, 누군가를 본 기억도 없다. 

『성역』의 주민수가 많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마을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면서 누구의 얼굴도 보지않을 가능성이 얼마나 크겠는가.



「그럴리가……」



머리를 흔들며 싫은 예감을 떨쳐버리려는 듯 스바루는 근처의 민가의 문을 두드린다. 두드려도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본다.――아무도 없다.

이 집에는 수인 여성이 두명, 자매가 살고 있었을 것인데


그렇게 기억에 짚이는 한, 스바루는 눈에 띄는 민가를 차례로 들여다보고 그떄마다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쌓아간다.

누구의 모습도 없고 어디에도 사람이 없다. 『성역』에서 인기척이 사라져 있었다.



「누군가! 누군가 있지!? 어디 갔어!?」



싫은 예감이 쌓여간다.

이 초조감, 이 정체모를 상실감은 기억에 있다.


그것은 마녀교와의 대결중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늦게 아람마을에 돌아온 스바루를 맞이하는 참극의 기억――차례차례 겹쳐진 시체, 고통과 절망의 시체. 색을 잃은 친한 사람들, 그리고 붕괴되어 다시는 움직이지 못하는 페트라.



「――――아아!」



공포가 스바루의 등을 달리며, 끝없이 불안에게 밀리는 듯 달린다.비명같은 목소리를 흘리며 스바루가 가는 곳은 단 하나의 장소,

마을의 끝, 훨씬 훌령한 건물. 그것은 이 『성역』을 묶는 족장으로서의 몇 안되는 존중의 표현이며, 지금은 그 장소를 빌리는 한 소녀를 위한 잠자리.



「――에밀리아!!」



뛰어들며,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을 외치며 스바루는 방 안을 둘러본다.

은빛 머리의 소녀가 잠이 덜 깬 얼굴로 스바루를 돌아보며, 몇번 눈을 깜빡이고선 「안녕, 스바루」라고 가슴이 아플정도의 미소를 지으며――,



「――――」



돌아볼 터인 장소는, 역시 아무도 없는 채였다.


침대에 뛰어가며 손을 뻗어 흐트러진 시트에 닿는다. 그곳에 온기는 없어, 누워있던 누군가가 이곳을 떠난지 이미 꽤나 시간이 경과한 것을 알린다.

그것만을 확인한 스바루는 집을 뛰쳐나와, 그 다리를 이번에는 마지막 보루. 이 상황의 뜻 모를 억지를, 불합리를 가르쳐 줄 수도 있는 곳



「헉……헉……!」



숨이 가쁘다. 피의 맛을 목 안에서 느끼며 달리자, 스바루는 『성역』의 안쪽 『탐욕의 마녀』 에키드나가 잠든 묘소로 달려간다.

도중에 주저 앉아 있을 가필이ㅡ 방해도, 그 모습도 없는 묘소의 직전에 겨우 도착했다. 그것에 구원이라고 해야할까, 혹은 방해라고 했더라도 알던 그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을까.



「아니……어떤 얼굴을 하고……」



그의 단 한명뿐인 누나를 지키지 못한 몸으로, 어떻게 그 한심안 얼굴을 내밀 수 있겠는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를 하는 자신,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것에 참을 수 없는 초조감을 느끼고 있으면서 그 자신의 약점을 반성하지 않는 점이 몹시 추악하고 역겹다.


감상을 머리를 흔들어 털어내고, 스바루는 방해없이 안의 묘소로 발길을 돌린다.

『시련』이 시작할 시간은 아니지만, 혹시나 뭔가의 액션이 마녀의 측에서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기대하고 그것에 매달리는 것처럼, 스바루는 질문에 대답을 해줄지도 모르는 마녀의 모습을 찾아서――,



「――인가, 후」



발을 디딘 순간, 스바루는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천천히 아래를 본다. 가슴아래, 하복부 위에 몸통의 한가운데――거기에 둥실하고, 둥글고 둥근 주먹크기에 구멍이 생겼다.



「후……에?」



손을 뻗어 구멍에 댄다. 그러자 소리를 내며 그 구멍으로 부터 대량의 피가 흘러나온다. 순간적으로 손바닥으로 막지만 구멍은 몸을 광통하고 등 측에도 열려 있다. 양쪽을 막지 못하고, 그렇지 않아도 피를 많이 잃었던 몸이 태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쓰러진다.


 ――통증, 없다. 이해, 할 수 없다. 무슨일이, 일어난걸까.


죽음. 죽는다. 죽는거다. 죽음, 알고있는 그것이 눈 앞에 와 있다고 알았다.

왜, 어째서, 이런일이. 엘자? 스바루를 쫒아 여기까지? 저택과 『성역』에 얼마나 거리가. 베아트리스가, 설마. 복음. 그녀는, 어째서. 렘. 누가 이런. 죽는다. 무섭다. 무엇이. 누가. 에밀리아. 마녀. 마녀. 마――.



「――――아」



시야가 뿌얘지기 시작한다. 마지막이 가까워진다.

예상했던 죽음이 예상하지 않은 형태로 찾아온다. 그 사실에 스바루는, 겨우 죽을 수 있었다는 안도따위는 느끼지 않는다. 그저 오로지, 지금은 죽음이 무섭다.

죽을 각오를 다졌다고 해도, 결정한 각오와 다른 길을 통해서 죽음이 방문하면 이렇다. 마음이 흐트러지고, 더러운 삶을 향한 갈망을 부르짖으며, 영혼이 세상에서 벗겨지는 것을 거절하면서―― 그럼에도 『죽음』은 천천히 스바루를 침식하며,



「――도、약해」


어쩔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만 뺨에 흘리고, 스바루의 고동이 정지한다.

기다리던 죽음을 바라지 않은 형태로 얻은 시체의 얼굴은 고통과 공포에 일그러져 있으며, 그 죽음의 가련함을 누구도 보고 비난하지 않으며,



「――――읏」




소리를 내며 음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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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층 건물서 쓰레기를 아래로 떨어뜨리는 굴뚝모양의 통 [본문으로]
  2. いないことを臨む浅ましい生への渇望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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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35화는 Skybless에 번역이 있어서 링크로 대체합니다.



SkyBless 'GummyBear666'님 번역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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