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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9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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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뭡니까. 그 있을 수 없는 것이라도 본 것 같은 자신의 뇌의 기능이 믿어지지 않는 듯한 몽환의 끝을 맞이한 듯한 얼굴은」


「……대략, 너의 그 과장된 발언을 정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야」



눈앞, 양손을 허리에 대고 한숨을 흘리는 오토. 수갑이 벗겨진 손목을 확인하는 듯 돌려보고, 바닥에 주저앉는 스바루는 그를 올려보며 응한다.


사흘이 넘게 구속된 몸은 이제 움직이는 것 만으로 삐걱거림과 아픔이 동시에 찾아온다. 잘 때도 이런 자세였기 때문에 식사때 정기적으로 몸을 움직이고는 있었지만, 혈액순환 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여러부분도 움직여보고 처음으로 알게된 몸 상태는 문제가 많았다. 특히,



「오토, 눈가리개를 벗겨서 일지 모르지만……내 오른쪽 눈의 시야가 좋지않아. 좋지 않다고 할까, 보이지않아. 어떻게 된거야?」


「어떻게 된거야? 라고 들으면 저도 대답을 주저할 수밖에 없지만……점잖게 돌려말하는쪽과 돌직구로 말하는 쪽 어느쪽이 좋나요?」


「충격을 받지 않도록 품위있게 말한 후,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돌직구도 던져줘」


「욕심쟁이네요……에ー、나츠키씨의 존안의 우현, 그 시계는 불가피한 어둠의 장막에 의해 빛이 닫혀있어요」


「아, 중2병으로 해달라고 부탁한 적 없기에 이제 됬습니다」



왠지 눈 안이 욱신거리는 듯한 상태에서 오토가 설명을 시작했으니, 스바루는 손을 내밀어 그 설명을 도중에 거부. 그리고 내민 손을 자신의 오른쪽눈에 대고 조심조심 그 감촉을 확인한다.

――오른쪽 눈의 위치, 마치 잘린듯이 그 시계는 확보되지 못한다. 만져보고 그 기관이 일을 땡땡이치는 이유가 나타났다.

땡땡이는 커녕 짐을싸서 집에 가고 말은 듯 하다. 사실대로 말하면 오른쪽 눈의 위치에 있는 것은 공동 뿐이며,



「치료했다……라는 이야기였을 텐데」


「지혈하고 으스러진 뼈는 이어져 있어요. 다만 치유마법도 사용자의 실력에 차이가 있고 만능은 아니니까요.…… 죽은 부분까지 살리는 것은 아무래도」



말을 흐리는 오토는 안타까운듯 스바루를 보고 있다. 그 시선에 스바루는 힘없이 입술을 열어 「어쩔 수 없어」라고 말하며



「머리 찌그러뜨려져서 죽을 뻔했어 오른쪽 눈이 죽은 정도는 받아들여야 겠지. ……이걸로 두 눈이 죽었다면, 나도 살 기력은 잃었겠지만」


「긍정적이라고 할까, 조금 자포자기하지 않았습니까? 부탁해요. 나츠키씨 빼고선, 이 앞으론 조금 꾸려나가기 힘드니까요」



오른쪽 눈이라는 중요한 기관을 하나 잃었다는 것에 지금의 스바루의 심정은 나도 놀랄만큼 침착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은 것과 엘자의 공격으로 오른쪽 팔의 대부분을 잃었을 때 같은 고통과 유혈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필의 말은 거짓말이며, 사실이기도 했다. 피가 멈추고 상처가 막혀 통증도 없다. 만능의 회복마법에 스바루가 기대치를 너무 높이 잡았을 뿐이고, 치명상에서의 회복을 생각해 보면 그의 발언만큼 치료를 스바루에게 해 주었다.



「의리있는 건지, 뭘까. 그 녀석도 잘 알 수 없는 놈이네」



로즈월을 덮치는 스바루를 잡고, 하지만 또 치료를 실시한다. 그런가 하면 『시련』 끝까지 스바루르 감금하고 에밀리아에 협력을 강요하는 교환조건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죽지않도록 치료를 하여 사용인까지 붙이는 철저함. 스바루의 몸에서 풍기는 『마녀의 냄새』를 싫어하는 주제에, 여기에 오는 것을 멈추진 않는다. 그리고 오는 것을 그만두지 못하는 주제에 정작 스바루에겐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마치 스바루가 아무말도 하지 않는 것을, 말해야 할 정보를 기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그 자신이 알고있는 것이던가, 스바루가 말하는 말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듯이.




「알고 있었다고 한다면, 그것도 『복음』인가……? 누구든지, 그 역시도……여기가 마녀의 실험장이라면 오히려 당연한 거냐고」



관계자 누구나 미래를 지시한 책을 가지고 그것에 따르고 있다면 더 스바루에게 심플하게 세계를 진행시켜도 좋지 않을까. 모두가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단결하고 해피엔딩을 목표로 매진한다. 가끔은 시나리오가 일방통행으로, 왕도[각주:1]를 지나줄 수 없는건가.


미래를 알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선, 다시 시작할 때마다 왠지 처음부터 더듬어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면 안되는 스바루에게 더 도움이 돼야 하지 않는가.



「……약한 소리 하고 있어봐야 이야기는 진행되지 않고, 아무도 도와주진 않지만, 젠장」


「정말로 뭐, 자포자기하고 계시네요. 뭐 나츠키씨가 처한 상황이라고 한다면 그것도 어쩔 수 없겠지만……그래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은 좀 너무하지 않습니까? 저는 왜 여기에 왔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스바루의 중얼거림을 들은 오토가 동정코멘트를 달면서도, 마지막 부분에서 스바루이ㅡ 말을 부정한다.

그 오토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고, 스바루는 멍한 표정으로,



「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 너 왜 온거야? 아니 진심으로, 이 사흘인지 나흘인지 생각할 시간이랑 생각할 것은 무한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잔뜩 이었는데, 너의 생각은 일절 과장도 없이 조각조차 뇌리를 스치지 않았어.」


「엄청나네 이 사람! 역시 나도 여기까지 들으면 오히려 상쾌할 정도에요!」


「진짜로, 상쾌할 정도로 너의 존재가 머리속에서 사라졌어. 얼굴 봐도 순간 오토인지 사가 가게 아저씨인지 구별 못할 정도로.」


「누구입니까? 사가 가게 아저씨는!」


「나에게 있어서 시작의 땅, 미스터 세이브 포인트 라고 해도 되」



현재 『사망회귀』의 부활지점으로는 최다등장의 카도몬.

상처있는 얼굴의 호한을 떠올리며 너스레를 떨고, 스바루는 오른쪽 눈의 상실감과 급변을 맞이한 사태에 대해 생각을 정리한다.

우선, 물어볼 것은 눈앞에 서있는 오토. 그의 진의이겠지.



「농담은 이정도로 해두고……여러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뭐, 있으시겠죠. 저도, 나츠키씨가 왜 이런곳에 잡혀있는지 관심있기도 하고」


「――? 내가 이렇게 됬다는거, 로즈월의 지시가 아니야?」



가필의 얘기로는, 로즈월에게 폭력을 가한 스바루를 감금한 것은 그일 터이다. 연금상태로, 그리고선 에밀리아에게 『시련』에 임하게 하고 있다고. 하ㅏ지만



「변경백이 얼마나 관여하는지까지 나는 역시 모르겠지만 적어도 『성역』은 지금, 분열해서 큰일이 난 상태에요」


「분열? 그건 무슨 뜻이야?」


「그대로 입니다. 나츠키씨를 포함해서, 피난 온 마을 사람들을 해방해야 한다는 류즈님들의 진영과, 그것에 반발하는 진영에서 난리에요. 나츠키씨의 신병에 관해서는 가필의 보호안에 있으니, 논란의 주축에서 벗어났지만요」 



지친 얼굴로 말하는 오토는 이 며칠동안 일어난 싸움의 일부를 간략히 설명.

요컨대 스바루가 우려한대로, 피난민과 『성역』주민측에서도 파벌이 갈라져, 『성역』이 분열상태에 들어갔다는 것 같다.

두려워하던 사태에 스바루는 숨을 삼키며 「하지만」이라고 말을 이어



「왜 또, 갑자기 그렇게 된거야. 내가 본 바로는……아니, 예상이지」



스바루가 본 첫 루프의 세계에서는, 적어도 이 다섯째 날까지는 분열인지 뭔지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스바루의 피난민 해방 제안대로, 여섯째날 아침에 그 약속이 이행된 것이었다.

사태의 악화가 너무나 가속했다. 그렇게 판단하는 스바루에게 오토는 고개를 흔들며, 「저기 말이죠」라고 손가락을 하나 세워



「갑자기고 뭐고. 원인중에 하나인 나츠키 씨의 생각이 그래선, 진짜로 곤란해요」


「원인 중, 하나?」


「나츠키 씨와 아람마을분들에게 어떤 교제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좋은 관계였던 것은 확실해 보이네요. 나츠키씨가 가필에게 폭행을 받고,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순간부터 『성역』의 분위기는 최악입니다.」


「――――」


「마을 분들 입장에서 보면 람 씨, 변경백 본인은 말을 거는 것도 망설이는 입장이시겠죠. 위쪽과 연결되는 창구로써 나츠키씨의 안락함은 이상적이었어요. 그것 뿐만은 아니라고, 모두가 화내는 것을 봐온 저는 생각하지만.」




오토의 말에 스바루는 입을 쩍 벌리고, 그저 놀라움만을 표현한다.

분명히, 이전과 이번의 『성역』의 상황변화에 스바루의 건재여부는 변경사항의 하나로 꼽힌다. 꼽히지만, 자신의 존재가 아람마을 사람들의 심정에 거기까지 영향을, 하물며 『성역』을 분열시키는 사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니,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다.

농담이거나, 아니면 과장시켜서 말하는건가. 라고 스바루는 오토를 쳐다보지만, 스바루의 그 의심스러운 듯한 왼쪽 눈의 시선에 그는 미간을 찌푸릴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즉, 진심으로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그의 눈이 옹이구멍인지만이 쟁점이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논의를 벌여서 결론을 내놓고 싶은 부분이야」


「뭔가 또 부당한 취급을 받고 있는 느낌이지만, 뭐 괜찮겠죠. 그것보다 나츠키씨, 제가 여기에 온 이유는 그 분열과는 관계가 있어요」


「분열과 관계라면…아, 내가 없어져서 소란이 벌어졌으니 내가 돌아오면 '얘기가 통할지도'라는 건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나에게 너무 기대하는 것이지 않다고 할까, 압박이 좀 있다고 할까……」



과소평가에 과소평가를 거듭하는 성격에 방해받아, 오토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는 스바루. 실제로 아람마을 사람들의 마음의 평온에 스바루가 강한영향력이 있었다고 해도, 이미 폭발하고 만 지금, 어떻게 할 수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른쪽 눈을 잃은 지금의 스바루의 모습은 그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것 아니냐.

라고 스바루는 오토의 제안에 대해서 어려운 얼굴로 고개를 가로젓지만, 오토는 「아뇨아뇨」 라고 그 부정에 부정을 거듭해 손짓하며,



「나츠키씨 거기까지 힘이 있다니, 제가 그리 생각하고 있을리가 없잖아요, 잘난체가 너무 심해요 그건」


「피차일반이라 파고들진 않을 거지만, 너는 너대로 말이 심했어. ……그럼, 나를 데리러 온 것은 무엇때문이야」


「피난해온 모두들과 『성역』간의 대규모 싸움이 일어나는 것만은 피하고 싶어서요. 그런 이유로, 나츠키씨에겐 『성역』에서의 탈출에 한몫 거들어 주셨으면 해서」


「탈출에, 한몫?」



튀어나온 단어의 뒤숭숭함에 왼쪽 눈을 가늘게 뜨고, 스바루는 단어를 입안에서 굴리며 생각. 그리고 오토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문득 생각이 떠올른다.

스바루는 빈틈없는 오토에게 「설마」라고 입술을 적신 후,



「너, 『성역』측이 혼란스러워 통제가 잡히지 않는 사이에, 마을사람들을 탈출시킬 생각인가. 그 탈출의 도움을 나에게 하라고, 그런거냐」


「그 통찰력 덕분에, 이야기가 빨리 진행되서 다행이군요. 시간도 없고, 가능하면 나츠키씨는 무조건 협력 해 주셨으면 합니다만」


「……흐름의 확인을 하고 나서이다. 무위무책으로 도전하는 거라면, 아무리 나라도 호락호락 수긍하지는 않아. 찬스가 있는 거처럼 느끼는건 확실하지만, 대립하고 있는 측에서 수상하게 보이면 변명도 못한다고」



무엇보다 섣불리 『성역』의 해방에 반대하는 세력이란 놈들을 자극해서는 내부에 묶인 형태의 에밀리아[각주:2]나 로즈월들의 신병 안전에 지장을 초래한다. 로즈월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좋지만 에밀리아나 람, 파트라슈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피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그 다치지 않길 원하는 멤버에 제 이름도 넣어주셨으면 합니다만」


「남자가 일터에서 아픈 기억을 만드는 건 당연한 거다. 나, 그 부분에 대해선 고지식한 쪽으로 생각하는 타입이니까. 남편은 땀흘려 일하고 월급만 넣어주면 그것으로 좋으니까」


「처음 듣는 말이지만 아마 사용처를 틀린 것 같아요」



오토의 올바른 침투에 싫은 표정을 짓는 스바루, 그리고 한번 헛기침을 넣어서 회화의 흐름을 되돌리고,



「무계획이 계획인 게 아니라면, 플랜을 알려줘. 협력할지 밀고할 지는 그걸 듣고 결정하지」


「밀고한다는 선택지가 있는게 꽤나 이상하지만……계획은 간단해요. 『성역』의 온건파와 이미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에, 과격파들을 눌러달라고 하는 동안 용차를 타고 결계를 돌파. 그리곤 작별이라는 방법입니다.」


「너무 난폭하지 않아? 그리고 협력자는 대체……」


「그것에 대해서는 나츠키씨가 협력해, 라고 밝혀주시면 말하죠. 나츠키씨에게 맡기고 싶은 건 마을분들의 설득과, 동향을 모르는 가필에 대한 대처입니다. 마을사람과 나츠키씨 라면, 나츠키씨에게 먹혀버릴 것 같으니까요」


「나의 몸이 좋은 먹이란 건가, 부정은 안하지만」



가필에 관해서는 오토가 말한대로, 스바루와 피난민이 있으면 스바루에게 혈기 넘치게 달려올 것은 틀림없다. 단지 거기까지 가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애초에, 가필이 서있는 위치가 알 수 없다고. 그 녀석, 류즈씨의 육친같은 거니까 온건파 같은데」


「원래 그럴 생각으로 있는것 같지만, 나츠키씨와 에밀리아님을 대하는 방식에서 그 주변의 판단이 어렵게 됬다던가. 적극적으로 적으로 보진 않지만, 소극적으로 적으로 다룬다는 정도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잘 보고 있구만, 그 협력자라는 놈. ……나도 포함해서 말이지. 그리고 내가 협조하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돼?」


「그 경우, 나츠키씨를 석방한 점만 퍼트려서 잠재적 적대감이 강한 가필만이라도 장애에서 배제하겠다는 생각입니다」


「퍼펙트야. 젠장. 손발이 자유로워진 지점에서, 가필의 희망을 거스른건 확정이니깐. 빌어먹을, 따를 수밖에 없잖아.」



머리를 쥐어뜯는 스바루는 이미 오토와 그 협력자의 손바닥 위에 있다는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 상황이 된 시점에서 스바루는 그들의 생각대로 춤출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말을 할만큼 상황에 반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오토들의 행동이 피난민의 『성역』탈출에 결합된다면, 스바루가 본 사람이 없는 『성역』의 상황에도 답이 보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성역』에서 스바루의 손을 쓰지 않고 피난민의 모습을 지울 수 있다. 다만 그걸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문제다.



「결국 나올 수 없을 『성역』의 주민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던 일에 대해 답이 되지는 않으니까……」



밖에 나올 수 있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갔다는 결론은 과정이 어떻든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나오지 못할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해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쨌든,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서도 이곳을 나갈 필요가 있다.

오토들의 제안에 응해, 이번 회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것은 헛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이제와서지만, 잘도 찾아냈구나. 여기는 아마 『성역』에서도 숨겨진 방 같은 취급같았는데」


가필의 말과 오랜 시간을 보내고나서 이제야 확인된 방의 내부 구조. 그것들을 둘러보면서 스바루는 목의 뼈를 울린다.
어둑어둑한 방에는 결정등이 어슴푸레 떠오른 것 만이 광원으로, 창문조차 없는 방에서는 밖의 빛을 받아들일 수도 없다. 건물의 재질은 목재로, 구조가 빈약한 것인지 여기저기서 빗물이 새서 습기가 찬것이 보인다. 안대를 하던 스바루의 신경을 깎던 똑똑 떨어지는 물소리는 이러한 결함들이 원인일 것이다. 정신사나운 얘기이다.


「뭐, 확실하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여기를 찾기는 힘들었겠죠. 숨겨진 방이라고 하기보단 비밀기지 같은 분위기를 느끼지만」

「나도 다시 방 안을 보고, 그런 느낌의 감상을 느낀 참이야. 이 근처의 손수 만든 느낌이나, 솔직히 말해 프로의 목수가 한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네. 힘만 남아도는 풋내기가 기분이랑 분위기에 의지해서 무리해 만든 건물의 기색이야」


감금실에 스바루가 안고있던 이미지와 이 초라한 오두막에 괴리감을 느낀다. 이건 그냥 답답할 뿐인 작은 방이다.
그런 감상을 품는 스바루에게 오토는 「그건 그렇고」라고 이야기를 한쪽으로 밀어두는 제스처를 넣으며


「찾아낸 것은 저의 공이에요. 여기는 솔직히 칭찬받아도 좋은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나츠키씨의 반응은 어떨지」

「솔직히 감탄하고 있고, 도움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어떻게 찾아냈어?」

「후후훗, 알고싶습니까? 알고싶겠죠, 알고 싶으실 겁니다」

「아, 알고싶어. 설마 너가 가지고 있는 『언령의 가호』를 이용해서 숲에서 벌레나 도마뱀, 식물 같은거에서 정보를 수집해서 여기 왔을리는 없을테니까」

「그 말대로니까 제 넘치던 우월감을 어떻게든 돌려주시면 안될까요!?」


네타바레[각주:3]당해 한탄하는 오토. 하지만 스바루는 농담으로 말한 이야기를 긍정받아서 내심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알고 있었다고는 해도, 응용성이 너무 높은 오토의 『언령의 가호』의 위력에.
이전, 스바루는 그의 그 가호에 따라서, 파트라슈를 몰아 에밀리아들의 궁지를 구한 것이었다. 그떄에도 그는 마찬가지로 벌레나 화초의 얘기를 들음으로써 채워질 리 없는 거리를 단번에 채우는 곡예를 해냈지만.


「정말로 편리하네, 그 가호」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지만요」


감탄의 한숨을 흘리는 스바루에게 대답하는 오토는 급격히 텐션이 내려간다. 그 반응에 스바루는 눈을 찌푸렸지만, 오토는 그 추궁을 하지 않고 「어쨌든」이라고 주먹을 쥐며,



「잠시 후, 에밀리아님의 『시련』이 시작합니다. 그 동안 가필도 묘소에 향해, 이곳에서 떠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즉 지금이 기회입니다」

「작전 실행까지의 준비시간이 너무 짧잖아……나를 찾지 못한 것과,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각주:4] 스케줄링이 빠듯한것은 어쩔 수 없지만」


서두르는 오토에게 투정을 부리며 이미 협력하는 자세의 스바루는 몸을 돌려 컨디션을 확인.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식사는 받아 먹고 있었고, 배설물의 처리도 빠짐없이 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는게 매우 수치심을 부추키는 상태였지만 다리가 부러져서 입원했을 떄의 일을 떠올린다.
어쨌든 몸이 삐걱거리는 것 이외에 문제점은 보이지 않는다. 이쪽을 보는 오토에게 스바루는 수긍하고, 자 움직이려고 발을 내밀어――


「아, 마지막으로 하나 괜찮을까?」

「……뭔가요, 정말. 진짜로 이걸로 마지막으로 해달라구요? 너무 시간이 걸리면, 계획이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우리들이 손해를 보게 되니까요」

「미안미안……너는 왜 이런 위험한 다리를 건너는데 협력하는거야??」

「――――」


기세에 물을 끼얹은 듯한 얼굴이었던 오토가, 스바루의 질문에 표정을 감추었다.

우선, 제일먼저 물어야 했던 의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피난민과 『성역』의 주민들에게 양 측의 충돌을 피하는 것은 양쪽다 이득인 내용이다. 스바루에게 있어도 바람직하고, 에밀리아와 로즈월의 조력도 된다. 하지만



「거기에 너의 메리트가 보이는 장면이 눈에 띄지 않아. 내가 머리가 나빠서, 상상이 닿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거기가 모르면, 아무래도 기분이 나빠서 말야」



오토를 의심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인 것은 사실. 실제로 오토에게 있어서 『성역』을 둘러싼 문제는 형편상의 얽힘이다. 본래라면 이 장소의 마찰은 물론, 왕선조차 그에게는 관계가 없다.

복잡한 상황을 불편하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얽히는 것을 포기하고 혼자 피난하는 길 조차 그에게는 남아 있었다. 변경백과의 유대감을 갖고 싶다는 그의 목적의식을 더해도, 지금의 상태는 『걸어 보는 것 조차 조건이 너무 나쁨』 이겠지.


스바루 정도는 아니지만, 그에게도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보이지 않았을 터이다.

그만큼 스바루는 그가 이렇게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아군이 되어 주는지 이유를 몰랐다. 전에 말했듯이 스바루는 이 사흘동안 계속 고민을 하면서, 정말로 그의 존재를 깜박 잊고 있었다. 그를 상대로 스바루는 문제나 의문이라는 요소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에 대한 믿음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만큼 나쁜 상황이 쌓인 현재, 오토조차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뭔가』가 있을리 없다. 그런 도망가는 듯한 믿음이.


그래서, 그것을 뒤집을 수 있는 그의 본의가 지금은 알고싶었다.

만일 그도 스바루가 믿을 수 없는 내막이 있다고 하면 그건――.



「대답해 줘 오토. 너가 어째서 이렇게 열심인지」



조용한 물음. 그것은 작지만 확실한 분수령 이었다.

숨을 멈추고, 스바루는 오토의 응답을 기다린다. 스바루의 질문을 삼키고, 입 안에서 말을 선택하면서 오토는 스바루를 바라보며,



「나츠키씨는, 나를 어떻게,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계신건가요」


「눈 앞의 푼돈을 잡으려 손을 뻗다가 다른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리는……그런 얼빠진 느낌의 인물상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건 그것대로 너무한 생각이네요! 저지른 일이 없는게 아니라는걸 다시 떠올려서 화가나요!!」



스바루의 생각대로의 오토의 인물상―― 또는 그러기를 바라는 인물상이라고 해야할까.

심하다고 하면 좀 심한것 같은 그 평가에 한마디 항의를 하고, 오토는 「정말로」라고 지친듯이 머리를 흔들고선


「저기요 나츠키씨」


「……아아」




「――친구를 구하려는 건,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요?」




――순간, 무슨 말을 했는지 몰라서 스바루 안의 시간이 멈췄다.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할 떄까지 아마 몇초. 그러나, 움직이고도 스바루는 지금의 말의 의미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오토는 지금 뭐라고 했는가.


유진? 유진이 뭐였지? 그런 사람, 주위에 있었던가?


(ユージン: 발음상 유진. 뜻은 친구 한자로는 友人한국어는 이런 발음유희가 힘들어서 그냥 유진으로 적습니다. 밑도 동일)




「어, 어째서 그런 놀란 표정으로 굳는 건가요 이 사람!」


「아니, 갑자기 내가 모르는 인물의 이름이 나와서 이야기를 쫒아갈 수가 없어서. 그래서 그 '유진'씨 라고 하는 것은, 그러니까?」


「어떤 결론에 도달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틀렸어요! 유진이 아니라 친구」 (ユージン이 아니라 友人)


「친구!? 누구랑 누가!?」


「저랑! 나츠키씨가!」



믿을 수 없다고 눈을 부릅뜬 스바루에게 숨을 삼키는 오토도 놀란다. 그는 바닥에 발소리를 울리며 「아시겠습니까」라고 손을 흔들며,



「저는 마녀교에 잡혀서 하마터면 목숨의 위기였던 걸 나츠키씨들이 구해주신 겁니다. 그 뒤로 뭐 다양하게 주고 받으면서 도와드렸죠. 그러한 의미로 저와 나츠키씨의 만남은 서로 입장이 있는 만남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


「그래도 말이죠. 그런 귀찮은 문제들은 치워버리고, 저는 나츠키씨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평상시의 취급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말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무리'랑 '바보'같은 걸 서로 주고 받는 것도 그런 사이니까 말야, 라면서」



도주에 쑥쓰러워 졌는지, 자신의 코를 손가락으로 긁적이며 시선을 돌리는 오토.

그리고 그 오토의 말을 들으면서 침묵을 지키는 스바루. 이야기가 매듭까지 다다랐다. 오토는 스바루의 무반응에 의아한 시선.

다소 그 표정에 불안을 보이는 것은 그가 말한 내용에서 스바루가 긍정할만한 것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정의 강매, 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풋」


「예?」


「아하하하하! 치.. 친구? 친구라고! 아, 그랬군 그랬어. 오토, 너 나랑 친구가 되고 싶었던거구나!」


「네!?」



참지 못하고 웃음을 뱉어내며, 스바루는 얼굴을 붉히는 오토의 어깨를 거칠게 두드린다. 그래도 여전히 웃음의 충동은 사라지지 않고, 배꼽을 잡은 채 스바루는 발을 구르며



「푸하하, 친구. 아, 빌어먹을. 오토, 너 이 자식」


「아파, 아파요! 뭐하시는 거에요! 아, 말한 내가 바보였어요! 알고있다고요, 나츠키씨가 그런 식으로 생각해 주지 않는 다는 것 정도는. 그래도 그렇게까지 웃을 건 없잖아요!」


「아니아니아니아니 웃지 않고선 배길 수가 없었어. 너가 이상한게 아니야. ……자신의 바보스러움이 너무 심해서, 웃어 넘길 수 밖에 없었어.」



폭소로 흐른 눈물을 왼손으로 닦아 스바루는 멈추지 않는 웃음의 충동을 어떻게든 제어해 자세를 고친다. 정면에서 오토를 본다. 친구, 라고 말한것을 후회하고 있는 얼굴. 하지만 그런 그를 앞에 두고 스바루의 마음에 찾아온 것은 감사와 어쩔 수 없을 정도의 미안함이었다.


――뭐가 오토의 의혹이지. 뭐가 흑막이란거야. 뭘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다고?


스바루를 친구라고 말하고, 그 몸을 걱정해 주고 도와준 오토. 그의 존재를 앞두고 그 속마음을 믿기 전에  의심하는 자신의 어리석음이여.

뭔가 있음이 틀림없다고 몰아붙이며 그 『뭔가』를 악의에 찬것으로 상상하는 자신의 천함이여.

상황에 농락당하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없게 된 나머지 악의 존재만 믿고 무조건적인 선의의 존재를 잊은, 배은망덕함이여.



――나츠키 스바루가 포기해버린 정도로, 세상의 무엇을 알았다고 할는가.


몇 차례 죽음을 거쳐서 세계를 다시시작한 정도로, 뭔가를 깨달았다는 생각으로 있었는가? 이런 친한 친구의, 그 의로움마저 눈치채지 못하면서.


스바루의 자조와 자숙. 그것을 모르는 오토는 여전히 의문을 얼굴에 띄우고 있다. 그런 그에게 스바루는 미소를 짓고, 어딘가 밝은 기분으로 숨을 들이마시며,



「미안해. 너는 내 친구야 오토. ――도와주러 와줘서 고마워」






※※ ※ ※ ※ ※ ※ ※ ※ ※ ※ ※ ※




가필에 의해 감금된 건물은 『성역』 주민들이 사는 마을에서 떨어진 숲속에 있어 안내하는 오토가 없으면 길을 잃어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위치에 있었다.



「이렇게 보니까, 역시 너의 가호 없이는 어쩔 수 도 없었네」


「너무 소리내지 말아주세요. 저도 길은 기억하지 못하고 화초나 개구리, 도마뱀 같은 것들을 의지하고 있으니까요. 그들의 비위를 건드리면 출구를 속아서 절벽으로 유도될 수 도 있다구요」


「자연의 생물 무서워!」



귀를 기울이며 신중하게 길을 택하는 오토. 그의 뒤를 쫒아가면서, 스바루는 한쪽눈의 시야에 익숙하지 않아 위험한 걸음걸이로 터벅터벅 나무의 틈을 걷는다.

역시 원근감이 잡히지 않는 것과 오른쪽 절반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프다. 상실감이 본격적으로 찾아올 때까지는 아직 조금 남았겠지만, 활동에 지장을 주는 역할은 이미 톡톡히 하고 있다.



단, 이 상처를 입힌 가필에 대한 원망의 감정은 이상하게도 없다.

당해 마땅한 행동을 했다는 자각이 스바루의 안쪽에 있는 것과 가필이 안고 있는 불가사의한 모순. 그런 것들의 추측이, 스바루에게 그것을 못하게 하였다.



「미확인의 『복음』에 대한것도 포함해서, 조금 더 정보가 필요해」



일단은 보류할 수 밖에 없다.

분함을 느끼면서도, 스바루는 가지가 오른쪽 귀를 스치는 아픔에 작게 소리를 내며, 땅을 헛딛지 않도록 조심해 뿌리를뛰어 넘는다. 그리고,



「보였습니다. 슬슬 마을이 나올겁니다.」



오토의 말소리가 들려, 스바루는 흐릿한 시야를 열심히 집중해 앞을 보았다. 나무의 틈, 녹색의 저편에 간간히 마을의 불빛이 보인다.

그리고 숲을 지나 갑자기 별과 달빛이 하늘에서 단번에 쏟아지고, 어둡기만 했던 시야가 어느정도 선명해진다.



숨을 내뱉으며 주위를 둘러보며 스바루는 오토와 함께 『성역』의 마을로 돌아온 것을 확인. 지금 시간이 달 나온 밤이기에, 아마 묘소에서 에밀리아의 『시련』의 도전이 시작했을 것도.

그 쪽으로 뛰어나가, 그녀의 곁에 붙어있고 싶은 마음이 솟아오른다. 그 감정을 누르고 스바루는 오토를 돌아보며,



「지금이 『시련』이 한창일 때라면 탈출할 타이밍이겠지. 어떤 계획으로 되는 거지? 협력자는 어디서 만날거야?」


「협력자라면――」



빠르게 뱉어내는 스바루의 질문에 얼굴을 들고, 오토는 마을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움직임은 중간에서 멈춘다. 이유는 목소리다.




「――걱정하지 않아도 이미 와 있다구」



두사람의 대화를 가로막는 형태로 비집고 들어와, 발소리를 내며 한 사람이 걸어나왔다.

검정을 중심으로 한 에이프런 드레스. 별빛 아래 하얀 앞치마가 조화되어, 어린티을 남기면서도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을 더욱 환상적으로 장식하고 있다.



「우선은 무사히 돌아온 것을……그래, 일단은 축하해. 바루스」



분홍색의 머리를 흔들며 독설을 뱉는 람이――오토의 조력자가 상쾌한 얼굴로 스바루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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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엉덩이에 불이 붙는다. 한국식으로 표현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