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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3『바람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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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동생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프레드리카.

거기에 담긴 감정은 부정적인 듯하기도 하고 친애 같기도 한 복잡한 것이다. 육친에 대한 정으로 흔하다고 하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물리적으로는 결계를 돌파할 수 있지만, 정신적인 문제로 그 녀석은 결계를 넘지 않는다……너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가」

「실제로도, 누나인 나의 부름에도 따르지 않았습니다. 결계를 나오기 직전까지 따라와 주었습니다만, 결국은 저와 가는 것보다 결계 속에서 할머니와 지내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할머니라면…… 음..... 류즈씨 얘기이려나?」

「그 아이는 입은 나쁘지만, 할머님을 정말로 좋아하고 있으니까요. 할머님의 비원이 성취되지 않는 한 밖으로 나올 일은 없을 겁니다.」


할망구 할망구라고 욕지거리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지만, 가필이 류즈에 대해서 허물없는 정도를 넘어선 애정을 가진 사람이란 것은 옆에서 봐도 알 수 있다.

여하튼, 그것이 발각됐다고 해서 사태가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결국 『시련』을 돌파해 『성역』을 해방하는 것이 필수 조건인 것에 변함은 없네. 실망스러운 결과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또 묻고 싶으신 것이 있으시다면」

「대답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겠지?」

「정말 죄송합니다」


간단하게 긍정해버리는 프레드리카에게 코로 숨을 뱉고선, 스바루는 다른 질문을 몇 가지 나열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아 아마도,


「로즈월의 진의라던가 물어봐도 괜찮은 화제?」

「서방님은 에밀리아님을 지원하고 루그니카의 왕이 되어줄 생각이십니다. 그 일에 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할게요」

「진의라고 물었는데 먼저 그 말을 해준다는 것은 지금 로즈월의 행동들이 그것에 준해 있지 않다고 프레드리카도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지?」

「에둘러서 알게 어려운 수단을 고르고 있다는 것은 저도 람도 부정하지 않을거예요」


언외에 로즈월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맞대고, 응하는 그녀는 고심하는 표정이다.

스바루가 품는 의문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면서 그 의문을 푸는 열쇠를 이곳에 보이는 것이 금지되고 있듯이. 결국,


「거기부터는 로즈월 본인의 허가 없이 말할 수 없다 고」

「죄송합니다. 단지 이것만은……서방님은 에밀리아님과 스바루님의 편입니다. 왕선을 이겨낼 의지를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한, 그것만은 확실해요」

「초 신경 쓰이는 표현이지만……뭐, 좋아. 로즈월은 차치해두고 '프레드리카는 신용해도 좋을까' 라고 생각은 하고 있으니까. 람 정도로 로즈월에 심취해 있는 경우, 이쪽의 감정은 제외하고 판단하기 곤란한 부분이니까」


한 인간으로서 스바루는 람을 아주 좋아하지만, 그것 = 절대적 신뢰 로 연결되지 않는 것도 어려운 관계이다.

적어도 그녀의 안의 순위에서 로즈월을 절대 움직이지 않는 이상, 그 로즈월이 신용할 수 없는 지금은 람에 대한 판단도 보류할 수밖에 없다.


「로즈월의 진의를 말할 수 없다고 하면……『성역』이 실험장이라는 것은 무슨 뜻이야? 이것은 가필이 말한건데」

「실험장――말입니까」

「갈 곳 없는 녀석들이 모인 루저집단[각주:1], 이라고 말했었지. 갈 곳이 없는 건 솔직히 아까 아인관계의 얘기의 흐름에서 상상은 가. 로즈월의 아인취미라는 호칭하고 『성역』에 갈 곳 없는 하프들을 살게 하고 있는 것도. 하지만」


실험장이라는 단어의 불온함과 그 곳으로 하프들을 모아 어떤 의미에서는 납치 감금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즈월의 목적을 모르겠다.

혹시는 어설프게 밑에서, 에밀리아와 엮어서는 안 되는 상대와 엮고 있을 가능성도.


「애초에 『질투의 마녀』가 아니라도 마녀와 관련성이 있는 시설을 대대로 맡고 있다고 알려지면 꽤나 사건이지 않아? 자료는 남아 있지 않는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사실 무덤까지 남아있다고 한다면」

「마녀,  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가 나쁜 의미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아마도 서방님과 계약관계에 있는 『탐욕의 마녀』 또한 수도는 결코 온당한 것으로 생각해주진 않을 겁니다. 그 우려는 스바루님의 생각대로라고 생각해요.」

「『성역』의 존재가 문제라는 것이 공통인식이란 것으로 좋아. 그래서, 실험장이라고 하는 것은 그 인식을 더욱 덮어주거나 하는거야?」

「……원래 그 장소는 『탐욕의 마녀』가 어떤 실험을 실시하기 위해서 하프들을 모아 숨긴 곳입니다. 토지의 소유자였던 당시의 메이저스가와 마녀가 어떤 협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계약을 이유로 대대로 메이저스가는 『성역』의 관리와 유지를 하게 되었다든가」


더듬더듬, 프레드리카의 말하는 내용에 수긍으로 맞장구를 넣으면서 스바루는 정보를 정리. 그 근처까지의 사정은 은근히 『성역』에 있던 경험으로부터 정보를 이어붙혀 연결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마녀가 하프들을 사용하여 무엇을 실험하고 있었는지'와 '마녀가 죽은 후에도 로즈월이 그 계약을 지키고 있는 이유'.……인가」

「후자의 이유에 대해서는 간단합니다. 계약 내용이 『성역 해방까지 마녀와 맺은 서약대로 성역을 유지하기』이니까요. 정기적으로 사람을 넣지 않고는 『성역』이라는 환경은 불가능 합니다.」

「그래서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하프들을 숨겨주고 있는 건가. 그것만 들으면 로즈월의 하는 짓이 자선사업의 일환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군」


사실로서 차별이 존재하는 이상 그들이 안전할 수 있는 장소의 확보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로즈월이 해내고 있는 것이라면 그에 대한 평가를 개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모두가 전부, 그 장소에 있고 싶다고 주장하는 하프만 있는건 아닌것 같은데. 실제로, 류즈씨와 그 추종자는 『성역』의 해방을 바라는 녀석들이 다수라는 것이겠지?」

「……아인족에 대한 편견의 눈도 상당히 줄어들었어요. 저와 동생이 『성역』에 들어간 것도 이 피가 이유라기보다는 순수하게 거처가 없었던 것이 비중이 더 크고요. 언젠가 『성역』이 해방된다――그래서 저는」


굳게 눈을 감고 말을 끊는 프레드리카. 그런 그녀의 태도에 스바루는 침묵하고 잠시 시간을 두고나서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내 멋대로 착각한 것 일지도 모르지만……혹시 프레드리카가 『성역』을 나온것은, 『성역』이 해방된 후를 생각해서야? 」

「……왜, 그리 생각하시나요?」

「왜냐니. 당연히 너 『성역』에 대해 말할 때 그런 슬픈 얼굴하고선 고향을 뿌리치고 나오다니, 내 자신 때문이거나 다른사람 때문. 그 둘밖에 없잖아. 그래서……」


뺨을 긁어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금빛 머리를 단발로 한 무서운 얼굴의 청년. 눈앞의 마음 착한 여자와 입가만이 쏙 빼닮은 솔직하지 못한 인물로,


「가필의 진심숨기기가 누나도 가진 공통점이라면, 행동 뒤쪽이 거북할 정도의 배려투성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언젠가 『성역』이 해방됐을 때 나온 사람들이 난처하지 않게 그 장소를 만들기 위해서 나오지 않았을까? 여기서 일하는 건 로즈월에 대한 빚도 있겠지만, 그것만이 아니잖아……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건데」


빠르게 말한 내용에 비약한 논리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스바루는 부끄러움을 참으로 곁눈질로 프레드리카를 본다. 만약 엉뚱하게 빗나가서 웃어 넘긴다고 한다면, 단순히 스바루가 너무 흥분해서 부끄러울 뿐이지만,


「새로운 세계가 언젠가 열렸을 때……그 장소에 손을 내어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불쑥 그렇게 말을 흘리는 프레드리카의 표정에 미소가 떠오른다.

하지만 그것은 빗나간 의견을 말한 스바루에 대한 불쾌감 등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되돌아보고 솔직하게 타인에게 털어놓았다는 해방감만이 있었다.


「그 곳에서 키워진 제가, 이번에는 그곳에서 나올 생각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그런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이 한개라도 될 수 있다면, 제가……원해서 태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제가 태어난 의미가 분명히 있는게 아닌가 하고」

「원하지 않았다니. 그런……」

「위로의 말은 필요 없어요. 경위가 경위, 어머니가 원해서 저를 가졌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사실 어머니는 나도 동생도 『성역』에 버려두고 갔습니다 그것만이 대답……하지만 그 대답만으로 이야기를 끝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이미 그녀의 안에서 답이 나온 문제이다.

그런만큼, 겉모습 뿐을 아는 스바루의 동정은 그녀의 마음에 울리지 못한다. 무엇보다 그녀는 자신이 낸 답을 안고선, 그 대답만으로 끝나지 않는 선택지를 고르고 있다.

――강하구나, 라고 솔직하게 그렇게 생각한다. 동경할 정도로. 강력한 신념이었다.


「……가필은 너의 그 속마음을 알고 있어? 알고 있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라오지 않았다고 한다면」

「동생에게만은 안고 있는 모든것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럼에도 함께 와주지 않았던 것은……그 선택지를 동생이 선택했다는 것. 동생은 얻기 어려운 것을 얻으러 하기 보다는 잃기 쉬운 것을 지키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남매의 길이 나뉜것도 그것뿐인 이야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킨다……지키는거, 말이지. 그 녀석 외관을 보니, 그것을 선택할 느낌의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말야. 뭐 사람의 마음 같은걸 겉에서 알 수 있을리 없지만」


턱을 대며 홍차 컵을 단숨에 기울여, 내용물을 다 마시며 스바루는 트림을 참았다. 그리고 입가를 가볍게 손등으로 훔치고, 「그래서」라고 말을 꺼낸다


「말을 돌려서 『실험장』이라는 단어에 관해서는 어떻게 되지? 실험이란 것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말할 수 있는 내용이야?……혹시 내용을 알고있어?」

「유감이지만, 내용과 그 목적에 대해서 저는 잘 모릅니다. 원래 『탐욕의 마녀』가 죽은 시점에서 실험의 지속은 불가능. 단지 시설만 남고 메이저스가는 그것을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불모지밖에 없지. 약속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알아버렸지만, 상대가 죽은지 400년이나 지났는데 계속 지킬 의미따위가 있을까」

「적어도, 서방님과 그 일족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저와 동생의 어린시절의 안녕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으……그건, 아……생각이 짧았다. 미안」


솔직한 스바루의 사과에 프레드리카가 실소.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컵도 비운 후, 스바루가 들이킨 컵도 회수하여 일어난다.


「긴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일단 일단락지어 볼까요. 스바루님은 이제부터 뭐하실건가요?」

「원래부터 아람마을 사람들을 마을로 되돌리기 위해 왔을 뿐이야. 궁금한걸 다 물어봤다면 냉큼 돌아갈거야……라고 해도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 내일 아침정도에 출발하게 되겠지만」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오늘밤과 내일 아침은 페트라가 힘내보도록 시키겠습니다. 주의력이 산만하게 될 거라고 생각지만, 그게 좋은건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요」

「페트라의 교육이 잘 진행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지금 페트라는?」

「마을에 가서, 돌아오신 분들에게 얼굴을 보이고 있을 때라고 생각해요. 그러라고 시켰습니다.」


이쪽의 의도를 전하기도 전에 이미 알려주는 것이 과연 프레드리카.
소리를 내면서 컵을 옮기는 등을 보면서, 스바루도 자리에서 일어나 나머지 할 일을 손꼽아 헤아린다.

프레드리카의 입에서 캐낼 수 있던 것은 묻고 싶었던 모든 것의 반 정도. 그래도 어느정도 추론을 진행할만한 정보는 얻은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외에도 사정에 정통한 듯한 마지막 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 뿐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샅샅이 조사하러 저택안을 다녀볼까……」


눈앞에 중노동을 둔 것에 어깨를 떨구는 스바루.

그런 그의 등을 슬쩍 훔쳐보며, 방을 나가는 프레드리카는 작은 목소리로


「내용도 목적도 모르는……하지만 결과만은 알고 있는 실험장. 그것을 알았을 때……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렇게 중얼거린 것은 생각에 잠긴 스바루에게는 전혀 닿지 않았다.


※※ ※ ※ ※ ※ ※ ※ ※ ※ ※ ※ ※


베아트리스의 『징검문』의 번거로움은 저택의 누구나 아는 부분이었지만 그것을 스바루가 진짜로 느낀것은 왕도에서 돌아온 뒤에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개의 선택지를 주어진 경우 직감――순수하게 감 이야기가 되지만 그것은 스바루에게 있어 몇 안되는 자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노힌트의 선택 문제에서 특별한 이유없이 정답의 선택지를 찍는 스바루의 특성은, 어떤의미에선 『공기를 읽지 못한다』기능으로서  아주 나쁜 평을 받았지만, 이 세계에서는 베아트리스와의 조우율에 기여하는 의미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


「이상하네. 이걸로 저택 중의 문은 전부 다 돌았을 텐데……」


여기가 마지막, 이라고 희망을 걸고 열린 화장실의 문을 닫고, 스바루는 목적이 이루어 지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을 한숨과 고개를 갸우뚱하는 동작으로 나타낸다.

이로써 왕도에서 돌아오고 통상, 베아코 맞추기 퀴즈의 승패는 1승 참패. 그때까지 타율이 거의 100%였던 것을 생각하면 슬럼프라던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정도에 이르러서야 스바루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젠장, 아무래도 진심으로 나를 피하고 싶은 모양이네」


'진심을 낸 베아트리스의 『징검문』에 패배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전에 람이 말했었지만, 특히 근거도 없이 스바루는 그 상식을 뒤엎어 왔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스바루는 스바루대로 베아트리스에 대해 우월감――이 경우 『징검문』을 깨부신 것. 이라고 하기보다는 저택의 누구보다도 그녀에 대한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우월감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헤어진 방법이 그렇니까말야. 이렇게까지 기합넣고 은둔할 필요 없잖아. ……얼굴 보여주지 않으면 싸움도 사과도 할 수 없잖아」

그 때의 스바루의 말의 무엇이 그녀에게 이만한 거절을 선택하게 했는지는 모른다. 모르지만 이렇게 물리적으로 거리를 사이에 둔 채로는 모르는 것이 모르는 채로 끝나버린다. 그것만은 싫다.

그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라는 절박한 이유를 도외시해도 스바루는 베아트리스와 만나 말을 주고받고 싶었다.

욕이라도 괜찮아. 또는 깔보는 시선으로 바보취급해도 상관없다. 잃어버린 일상이었다. 그것을 아는 스바루의 앞에서, 일상이 사라져 가는 것이 견딜 수 없었다. 그것조차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팩도 베아코도 중요한 시간에 이야기 한 마디도 해주지 않는거냐고」


아직 모습을 감춘 채인 팩도 공간째로 숨어버린 베아트리스도, 에밀리아가, 스바루가 가장 필요한 시점에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곤란할 때만 의지한다니, 하늘의 신을 대하는 것 같은 너무한 이야기다. (신도 급할때만 찾는걸 비유)


단지 그렇게 감상에 젖어 지내기에는 상황이 절박했다. 엘자라는 알기 쉬운 위협이 저택에 다가온 이상 그녀의 격퇴를 못한다면 저택의 관계자의 대피는 최우선 사항이다.

설마 엘자도 저택과 무관한 아람마을까지 칼부림을 부릴 일은 없을것이다. 그리고, 관계자의 신병 안전확보는 스바루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안건이다.


렘과 페트라를 데리고 나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프레드리카도 직업의식에 호사하면 움직일 것이다. 문제는 만나는 것조차 어려운 베아트리스 뿐.

이전 왕도를 발단으로 한 루프에서, 스바루는 그녀를 집에서 데리고 나가는데 실패했다. 그 시점에서 아직도 그녀를 집에 두고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위협이었던 마녀교의 의도가 저택 자체가 아닌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엘자는 저택에 침입하고 칼을 휘두르기에 거침이 없다. 본명인 에밀리아의 부재 등 관계 없이 그녀의 칼날은 저택에 있는 존재의 배를 베어 가르는 것 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겠지.


베아트리스의 전력이 실제로 얼마나 인지는 모른다. 모르지만, 엘자와 에밀리아와 계약 관계에 있는 팩과 호각의 싸움을 한 전투력의 소유자이며, 스바루의 상상으로는 빌헬름에게 조차 견줄 수 있는 괴물이다.

베아트리스가 엘자와 직접 만나는 경우 베아트리스가 이기는 그림이 스바루는 아무래도 떠오르지 않는다.


「엘자에 대해 거북하다는 의식이 너무 강한 것일지도……세번이나 살해당하면 당연한 이야기지만――그럼」


황상의 통증을 느끼는 배꼽에 손을 대면서 복도를 걷고 있던 스바루는 문득 발을 멈춘다. 시선의 끝에 있는 것은 집 중에서도 유달리 돈이 많이 발라진 문이고, 장소는 저택의 최상층 중앙의 방- 즉 로즈월의 집무실이다.

주인이 부재인 현재 마음대로 들어서는 것은 매너 위반인것은 아주 잘 알고 있지만


「그러고 보니, 이 방에도 확인하고 싶었던 게 있었지」


라며 특별한 부담감 없이 문에 손을 대어 안으로 들어간다.

발을 디딘 집무실의 풍경은, 당연하지만 저택안의 문을 열고 돌아다니던 방금전과 변화는 없다. 집무를 하는 로즈월 자신이 돌아오지 않은 것도 있어, 방안의 상태는 스바루가 오토를 부려서 자료정리를 시켰던 무렵의 상태 그대로이다.

잡다하게 쌓인 서류와 책장을 꼼꼼한 오토가 정리한 만큼, 청소한 방같은 청결감을 느끼며 스바루는 두리번 거리며 안을 관찰한다. 그리고 발길을 돌린 것은 방 안쪽, 흑단의 책상 옆에 서있는 두개의 책장이며


「이 책장의 뒤에 숨겨진 통로가 있는거지」


두번정도 그 존재를 확인한 숨겨진 통로――아마도 피난로인가 무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그것을 기동시키는 법과 통로의 끝은 스바루에게 있어 미지의 정보였다.


「전 회에 엘자습격때도 열려 있었고, 이쪽에서 어딘가로 도망갈 수 있는 건 확정이라고 생각하는데……전에 들어갓을 땐 도중에서 동사했으니까」

팩의 역린을 건드린 듯한 마녀교도, 빙상이 되고 끝난 기억. 손가락이 떨어지고 팔도 부셔졌던 끔찍한 기억이지만, 아픔도 없이 끝난 후에 흐릿한 부분이 많아서 떨리는 정도까지는 아니다. 다만 죽음은 죽음이다. 그것을 경시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여하튼


「피난로가 어디로 통하는지 알면 최악의 경우의 가정도 할 수 있다. 혹은 피난로를 따라서 저택에 들어올 수 있을지도. ……그런 상황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안전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이상, 피난로의 확인은 필수 사항이다. 아마도 저택의 뒤쪽 산 어딘가에 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피난경로의 약속이라 하면 도중에 재해시의 피난 봉투가 비치되어 있으면 더 좋다.


「확인을 위해서도 바로 피난로를……라고 생각하는데」


과연 피난로를 여는 장치는 뭘 어떻게 해야 움직이는 것일까.

우선 책장에 손을 걸고 전력으로 움직이려고 해 보지면 내용물이 묵직하게 들어찬 책장은 스바루의 완력을 풀로 사용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내용을 외부로 빼고 그야말로 선반만으로 시도한다면 움직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요점이 빠른 피난인 상황에서 그런 느긋한 짓은 허용되지 않고, 어딘가에 움직이기 위한 스위치라던지 뭔가가 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고 책상 뒤, 책장 속 등을 뒤지고 보는데 그럴듯한 기구는 발견되지 않는다. 서랍의 바닥에 더블딥이 있어 안에 보석이 가득했던 것을 발견했을 때는 자연스레 못본거로 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속수무책인가……잘못해면, 이 방안에 없을 가능성도 있으니 말야」

「방 안에 없다니. 뭐가?」

「그야 당연히 숨겨진 스위치같은 무언가야. 책장의 뒷면에 숨겨진 통로를 들여다 보고 싶은데 그것이 발견되지 않으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아서 말이지」

「아 피난로 얘기구나. 그거라면 이쪽 동상이야」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스바루의 소매를 끄는 페트라. 그녀에게 끌려 그곳을 본 스바루는 여성이 가리키는 쪽을 보고 「헤에」라고 끄덕인다,


「방 구석에 있는 그야말로 동상이었는데……여기에 장치가?」


의자에 앉은 인간을 본뜬 동상은 책상 위에 타는 올려진 크기에 작은 것이었다. 가구가 적은 집무실에 있어서 어딘가 이상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페트라는 겁없이 그것에 접근하면서


「응차」


라고, 작은 구호를 넣고 그 동상의 고개를 돌린다.
목이 돌아가 180도 뒤돌아 버리는 조각상. 정강이 뼈를 꺾어버린 사람을 보는 듯해서 스바루는 눈을 찌푸렸지만, 그 직후에


「오、오、오――」


무거운 물체가 미끄러지는 소리가 실내에 울려 돌아보는 스바루의 앞에서 책장이 좌우로 나뉘어 이동한다. 그리고 책장이 이동한 뒤에 나타난 것은 쩍 하고 벌어진 사람 한명이 지나갈만한 공간이 있는 어둠으로 통하는 입구이다.
목적의 피난경로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스바루는 작게 주먹을 굳혀 승리포즈를 넣어


「이거이거 이거야. 찾고 있던 거야. 고마워」

「후후ー, 그렇지ー. 제대로 프레드리카 언니에게서 배우고 있었으니까. '여차할 때의 도망가는 길로 기억해 둡시다'라고 말야」

「좋아. 감사감사. 이걸로 바로……페트라, 어느새에!」

「이제와서!?」


너무 자연스럽게 참가하고 있어서, 생각에 열중하던 스바루는 그 존재를 눈치채는 것이 늦었다. 그 스바루의 지나친 대응에 페트라는 토라진 것처럼 입술을 삐쭉거리며


「모처럼 서둘러 돌아와서, 그리고 도와줬는데……스바루님, 좀 심하다고 생각해요」

「아니, 나도 '혼자 있었는데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는 걸까'라고 도중에 생각은 들었는데 목적이 달성된 기쁨에 덧쓰기 되어서 알아치리는게 늦었어 안미안미」


토라진 모습으로 얼굴을 돌리는 소녀. 스바루는 사과하면서 그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고, 그때부터 다시 피난로라고 불리는 통로에 눈을 돌려서,


「근데 페트라는, 프레드리카에게서 이게 어디로 이어지는지 들었어?」

「네.  뒷산의 산길에 작은 오두막에 연결되어 있다고 프레드리카 언니는. 마수방지의 결계와는 다른 결계가 있어서 바깥에서는 알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그렇군요. 바로 숨겨진 통로인건가. 그렇지만 실제로 눈으로 살펴보지 않으면 안 되지」


산의 어디로 나오는지 확인한 후, 피난로로도 진입로로도 도움이 되겠지. 스바루는 소매를 걷는 액션을 하고, 의욕 만땅의 얼굴로 입구에 발길을 돌린다. 그런 스바루의 뒤에 작은 발소리를 내며 페트라가 좇는다.


「응? 페트라도 합께 갈거야?」

「안돼?」

「안되진 않지만 와도 아마 재미있는 일 같은거 없을거라고? 순수한 호기심으로 이것이 어디에 연결되어있을지 보고 올 분이고, 바로 돌아올거고」

「지금은 휴식시간인 관계로, 저도 자유시간입니다. 함께 있어도 괜찮겠죠?」


옷자락을 잡고 강아지같은 눈으로 올려다 보는 페트라. 그렇게까지 따라오고 싶어하니 떼어놓고 가는것도 괴롭다. 스바루는 한숨을 지으며 쓴웃음을 짓고


「진짜로 갔다 올 뿐인데, 호기심쟁이구나 페트라」

「호기심쟁이가 아니었다면 여기에 있을리 없고……호기심쟁이라 다행이다」


스바루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는 페트라. 그녀가 하고싶은 말이 뭔지 잘은 모르지만, 스바루는 일단 미소로 수습하며 내미는 손을 잡고 대피로로.
그늘이 이어지는 숨은 통로는 나선계단모양을 하고 있으며 벽자체가 희미하게 발광하는 소재이다. 아래층까지 길을 잃지는 않겠지만, 그것이 지하로 통하고 있음을 하는 스바루는 돌아보고


「조금 계단이 길고 어두우니까,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

「미끄러지면 잡아줄거야?」

「널 안고 맨아래층까지 떨어질 뿐이니까 좀 봐줬으면 해……그래서 불구가 된다면 눈뜨고 볼 수 없잖아」

「그럼 내가 평생 스바루님을 돌봐줄게」

「기쁘지만 과정이 무서워!」


그런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스바루가 앞서는 형태로 두 사람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서늘한 찬바람이 아래층에서 올라오고 있어 그 앞에 있을 리 없는 팩의 존재를 떠올라 등 뒤로 한기가 달린다.

있을 수 없는 동사의 미래, 그것을 무서워하는건 아니지만,


「말없이 내려가는 것도 재미없고 페트라가 무서워할지도 모르니까 이야기좀 할까」

「스바루님, 손바닥에 조금 땀흐르고 있다고요?」

「페트라가 무서울지도 모르니까 이야기 하자구! 마을 사람들은 어땠어?」


어디까지나 애를 염려하는 형식에 집착하는 스바루에게 스바루는 사랑을 담은 눈을 향하며 대화를 잇는다. 그리고 조그맣게 침묵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아래층을 목표로 내려가길 수 분――계단이 끝나고, 스바루도 아는 좁은 통로에 도달.
어느정도 그 통로를 나아가니 앞에 문이 있고, 거기서부턴 스바루에게 미체험 존(Zone)이 된다.


「체감상 아직 저택의 지하로 숨어들었을 뿐이고. 뭐, 여기 뒤편의 산까지 굴이 계속된다고 하면 이 토굴은 꽤나 기네」

「피난로였다가 탈출로였다가 굴이었다가, 호칭이 정해지질 않는군요」

「그렇네. 멕시코에서 부는 바람이란 뜻으로, 산타나와라고 부를까?」

「아, 거기 넘어지지 마요, 튀어나온 부분이 있으니」


스바루의 농담을 아름답게 무시하는 페트라. 그녀의 단기간만의 대 스바루 능력의 향상을 기쁘게 생각하면서도 쓸쓸한 스바루.

그런 향수를 안은 채 통로를 나아가니 이번에는 조금은 넓은 공간에 도달. 정면에는 어둠에 멍하니 문이 떠있어 여기가 작은 방이라는 것을 확인. 이전에는 이 공간에 잔뜩 마녀교 빙상이 즐비했지만 이번에는 역시 그 흔적은 없음. 살짝 안도의 한숨을 흘리면서,


「당연하지만 트라우마 스위치가 들어가지 않고 끝난건가. 일단 여기까지 봤을 때, 산장까지의 길은 1/3정도 왔다는 것인가」


「바람이 차가운……저 문 너머이려나」


스바루의 안도를 뒷전으로, 페트라는 눈앞의 문이 새로운 스테이지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스바루도 「아아」라고 수긍하면서


「전 회에는 문을 만진 시점에서 게임오버[각주:2]해서 여기부터 앞은 완전히 모르는 장소지만……뭐 길을 따라가 봐」


그리고 판단을, 라고 생각없이 스바루는 문에 손을 걸었다.

그리고 밀어열고,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방안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얼굴에 받으며――


「――어?」


가벼운 소리와 동시에 스바루는 자신의 배에 뭔가를 맞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선을 내려 충격이 있던 왼쪽 상복부에 눈을 돌리자 거기에는 마치 꼬챙이 같은 것이 찔려 서있고, 방금 맞았0다는 것을 증명하듯 엉덩이 부분이 떨고있다.


――차츰차츰 옷에 피가 번지는 것을 보고 스바루의 목이 얼어붙고


「야――앗!?」


목을 경악으로 막힌 스바루의 대신에 같은 상처를 눈치챈 페트라의 목이 새된 비명을 질렀다. 그것은 좁은 통로에 크게 울려, 스바루의 고막을 심하게 쳤다.

통증이 올라올 때까지 찰나의 시간동안 스바루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력으로 머리를 굴린다.


페트라의 비명이 꼬리를 끌고 있다. 울리는 통로, 소리는 사라지고, 그녀의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들리지 않을 터인, 그 세계에 스바루는 그것을 들었다.


발소리와 칼이 칼집에서 나오는 소리와――,


「자 약속을 이행하자――」


입술을 붉은 혀로 적셔 살육의 예감에 떠는 살인마의 목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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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역) ふんずまり 변비 [본문으로]
  2. ガメオベラ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