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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6『몰이해의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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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으로 끌려내진 순간, 스바루가 느낀것은 천지가 거꾸로 뒤집히는 듯한 부유감이었다.



「――으갸!?」



딱딱한 지면에 허리부터 떨어져, 폐에서 공기를 짜내는 고통에 목을 헐떡인다. 그 기세 그대로 바닥을 구르다 벽에 부딪쳐 겨우 정지. 내던져진 듯한 감각에 머리를 흔들고 고개를 들어, 스바루는 고통에 아찔한 눈을 열어,



「베아트리스……읏」



헤어질 때 이름조차 부르지 못한 소녀의 이름을 소리로 만들지만, 이미 그것은 그 소녀에게는 닿지 않는다. 『징검문』이 성립해 두사람의 사이에는 오갈 수 없는 거리가 생겨 버렸다. 그녀의 거절은 높고 깊고, 스바루의 목소리가 닿을 일은 없다.



「나는 어째서……항상……!」



실패하지 않았더라면, 최악에다가 최저인 선택지를 고르지 않았다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깨닫는 것은 불가능 한 것일까.



「왜 너가 복음을……. 너가, 정말 뭐냐고……!?」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검은 장서――복음의 존재가 그녀와의 거리를 결정적으로 벌렸다.

지금까지 스바루는 종종, 자신과 베아트리스의 사이에는 짧은 시간 안에서 확실히 구축해온 『무언가』가 있는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비아냥거리며 싸우고 있어도, 얼굴을 마주하면 서로 싫은 얼굴을 하는 관계라도, 그렇게 하는 것 만으론 끝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 스바루만은 믿고 있었다.



「……정말로, 그런거냐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인연이 속임수라고 전해듣고, 그것을 부정해 줬으면 하는 스바루를 베이트리스는 노성으로 잘라냈다. 

스바루의 상상을, 가짜의 인연이었던 것을 긍정하고, 무엇 하나조차 스바루의 존재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고, 그저 의무감만을 이유로 그 동안의 모든것이 있었다고.



「저렇게 웃었던 것도, 화낸 것도, 나를 지켜준 것도……전부. 하나부터 열까지, 각본대로의 거짓말이었단 거냐고……그런 거냐고」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스바루의 약한 마음은 아직도 부정하고 있다. 마지막 순간, 이별하기 직전의 순간 베아트리스의 울먹이는 소리가 그녀의 말의 진위를 흐리고 있다.

무엇이던지 아직은, 자신의 속에서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책의 말대로든 뭐든, 내가 너에게 도움 받았던 것은 기억하고 있어……그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고, 나만이 아는 빚이니까」



저택을 세이브포인트로 한 루프의 안에서, 스바루는 몇번이고 베아트리스에게 구해졌다.

『사망회귀』를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그녀의 금서고에 자주 다니곤 했고, 마수의 저주를 받은 때에는 저주 해주를 부탁해 말 그대로 목숨을 구해졌다. 사라진 루프의 세계에서는 렘을 죽게해 람과 로즈월에게 쫒기는 스바루를 구두로했을 뿐인 계약을 왜곡해서 까지 지키러 와 주었다.

그 최대의 은혜는 이미 이 세계에는 남아있지 않고, 스바루의 가슴에 남아있을 뿐이지만.



「그 때……난, 기뻤었어」



자기편이 아무도 남지 않고 없어져 버렸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스바루를 구해주었다. 렘과 람 두사람을 적으로 생각하고, 로즈월의 의도를 끝까지 읽지 못하고, 에밀리아도 믿어주지 않아 갈갈이 찢어진 스바루를 베아트리스만이 구해 주었다.

그 때, 그 순간의 임시계약이 얼마나 스바루를 구했는지, 그것은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그녀에게 받은 갚지 못할 은혜였던 것이다.



「빚은 갚겠어. 너가 나에게 자신의 의지로 빌려주었는지, 아니면 책의 의사라는 녀석을 존중했는지, 그것도 모르니까……그것을 확인하고서」




이제 명확하게, 스바루에게 거절의사를 굳힌 그녀에게 질문을 던질 순 없다. 그래서 스바루의 각오는 이 세계에선 의미가 없이, 다음 세계로 미룬다.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손가락이 세자루 없는 손. 길게 베어진 허리와 어깨. 부딪친 머리. 약간 짧아진 혀. 무엇 하나도 잊어서는 안되는 고통이다.

닫힌 눈꺼풀 뒤에 렘이 있다. 페트라가, 프레드리카가 떠오른다. 베아트리스가 이쪽에 등을 돌리고, 최후에 에밀리아가 떠오른다.


――스바루가 이 세계에서 어이없이 패해서, 잡을 수 없었던 전부.


그것을 되찾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에 들어간다. 베아트리스에 막혀서 할 수 없었던 그것을 다시 하며, 다시 한번 나선의 안으로 뛰어든다.



「――――」




짧아진 혀를 뻗어, 스바루는 다시 물어뜯는 각오를 굳힌다.

한번 한 자결을 생각하면, 고통이 되살아나고 공포심이 난다. 약한 마음이 생기고, 다리가 떨린다. 각오따위 말장난, 종말의 앞에서는 어떤 가치도 없다.

그것들을 뒤로 돌리고 부정적 감정을 굴복시켜, 죽음에 임하는 최대의 부정적 감정을 무릅쓰고. 그리고 모든것을 다시 시작하는 시간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을 바라며, 스바루는 최후의 순간에 눈을 닫으려고.



「……여기, 어디지」



『징검문』을 빠져나와 도착한 장소가 본적이 없는 곳이라는 것을 간신히 깨달았다.




※※ ※ ※ ※ ※ ※ ※ ※ ※ ※ ※ ※




그것은 스바루에게 있어서, 익숙한 로즈월 저택의 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이었다.

흥건하게 젖은 포석, 울창한 담쟁이 덩굴이 기어가는 꾀죄죄한 벽면, 난잡하게 배치된 책상에 녹슨 금속――공구같은 것들이 어질러져, 시각정보에서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무엇보다,



「으――!?」



한번 깨닫고 나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농밀하기까지 한 악취.

음식물 쓰레기 썩은 냄새와 다른, 그러나 썩는 냄새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악취가 구토감을 불러와 스바루는 입가에 손을 대고 텅 빈 위장에서 위액을 짜낸다.

노란 토사물을 바닥에 뱉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스바루는 주위를 흘겨보았다. 보면 볼수록 잘 모르는 공간에서 미지라는 것 이상으로 이질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간은 조약돌이 깔린 어둑어둑한 방으로 그 넓이는 로즈월의 저택의 응접실을 두개의 방으로 나눈 정도. 넓은 정도는 아니지만, 비좁다고는 할 수 없는 스페이스 이다.

그 방의 구석에 흩어져있는 책상과 수수께끼의 기구가 있고 책상 반대――이 방의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하는 스페이스에 있는 것은,



「깨진 책상과, 크리스탈……? 결정이라던가, 마광석 조각인가? 게다가 이 구멍……」



내려보는 눈앞, 파괴된 책상의 잔해와 힘을 잃은 마광석이 흩어져 그 앞에는 직경 4미터는 될 듯한 구멍이 입을 벌리고 있다. 그것도, 광원이 부족한것을 도외시하더라도 여전히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구멍이.


문득 얼굴을 들고 벽을 보면 벽면에서 발광하는 것은 얇은 청색의 빛을 발하는 이끼이며, 숲 등에 군생한다. 그것은 대기중의 마나를 흡수하고 빛나는 성질이 있는 듯, 집 주위의 숲 등에서도 별빛과 빛나는 이끼의 빛에 의지하면 암흑같은 것은 피할 수 있다.

그 이끼의 빛을 의식하면서 땅바닥을 기어다니다, 바지의 젖은 감촉과 손바닥을 더럽히는 점액에 혐오감을 느낀 채 구멍의 바닥을 가만히 바라본다.


조용하고 찬 바람이 바닥에서 올라오고 있고 그것은 코가 비뚤어질――아니, 코를 깨뜨릴 악취를 그곳에서 옮겨오는 듯 했다.



「으……읍. 안에, 들여다볼 용기는 없는게 정답인가……무슨 냄새야?」



이것이 생명을 가지고 있던 무언가가 가지는 독특한 비린내라고 한다면, 스바루의 상상은 최악의 한가지 위를 가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흘러나오는 악취는 고기와 물이 썩는 그것과는 다른 것으로, 굳이 말한다면 화학 약품의 종류와 비슷하다.



「――다른 사람들은」



구멍의 바닥을 확인하는 것을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포기하고, 스바루는 콧등을 닦아 입으로 호흡하는 것을 의식하며 방 안을 둘러본다.

눈에 띈 것은 발밑에 굴러다니는 책상의 잔해와 마광석의 조각들. 철제 책상은 엄청난 충격을 가해져 박살나 있으며, 마광석은  분명히 그 책상 위에 올려져 있었던 것 같다. 찌부러진 책상을 뒤집어 보면 굴곡진 책상 위에 조각된 형태로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을 알았다.



「마법진……같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마법진은 이세계 판타지에선 정해진 약속이지만, 이 세계에서는 본 적이 없다. 기본, 마법은 생명이 있는 육체를 통해 외계에 간섭하는 것이 이 세계의 마법이며, 일부 예외인 마법등과 마법물품이외에서는 그럴듯한 그것을 볼 수 없었다.

그만큼 마법진을 발견한 것에 대한 놀라움은 한결 더 생겼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인가? 있다면 왜 이런 곳에……마법진을 두는 이유같은건……」



직접,  이 자리에서 마법을 기동하지 못했거나, 원격적인 마법 조치를 받기 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혹은 술자없이 계속해서 어떤 술식을 발동하기 위한 시스템도 생각해 볼 순 있지만,



「그렇다면 옆에 다 쓴 마광석이 널려있는 이유도 알 것 같네」



에너지 탱크로 외부에 있던 마광석이 다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마법진이 효력을 잃었다――라는 견해가 가장 말이 되겠지. 그 결론을 얻어도 모르는 것은, 구멍의 정체와 파괴된 책상. 술식을 중단하면 방 자체가 폭파되는 방법도 있었을 가능성도 버릴 수 없는 부분이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결국, 여기가 어디냐는 의문에 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디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어두운 구멍. 어떤 술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마법진과 마광석. 썩은 냄새에 찌든 악취가 풍기는 방을 관찰해, 방의 구석에 굴러다니는 다른 책상과 공구――붉은 녹 투성이의 쇠 조각을 줍는다.

펜치 또는 니퍼 등 프라모델을 만들 때의 도구로 비슷하다. 마루를 더럽히는 것과 같은 점액이 이쪽에도 발라져 있으며 무엇보다 사용하지 않은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스바루의 손이 닿는 곳은 무너져 먼지가 될 풍화상태다.


공구뿐만 아니라 책상도 같은 상태로, 노후화로 발이 부러진 그것들은 바람을 받아 이미 먼지가 되기 직전이며, 가볍게 발을 올리자마자 형태를 잃고 쓰레기로 바뀌었다.

얻은 정보는 여기에서도 없다. 단 하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망가지는 방법과 망가진 시기가, 구멍 앞의 책상과는 꽤 달라……」



시간경과로, 취약해져 붕괴를 맞은 이곳과 다르게, 구멍 옆 책상들은 분명히 파괴의 힘으로 비틀어져 있었다. 그것도 끊긴 발판의 모습을 보면 그 파괴가 극히 최근――몇일 이내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파괴된 방……누가 뭘 위해서……」


의문을 내뱉고, 스바루는 문득 자신의 그 사고에 어처구니 없어진다.

그 생긴 의문을 어쩌자는 것인가. 생각해 답이 나오는 종류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무엇보다 스바루가 떠안은 문제는 이미 두팔로 감쌀 수 없을 만큼 가득하다.

여기에다가, 짐의 사이에 소품을 쑤셔넣는, 붕괴를 앞당기는 짓은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보다 이렇게 다른쪽으로 의식을 돌린다는 것 자체가 눈앞에 두고있던 자결의 시간을 지연시킨 발버둥 같아 견디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만나기 어려운 『수치』의 감정을 이해했음에도, 이 방의 이질적임이 스바루를 잡고 놓지 않는다. 지금 엄청나게 중요한 무언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



대답이 나오지 않는 확신, 그것에 이끌리는 대로 스바루는 고개를 빙 돌리며, 방의 출구를 찾는다. 여기에 스바루를 던진 것이 『징검문』인 이상, 문을 개폐할 수 없는 방에 던져진 것은 있을 수 없다.

과연, 스바루는 자신을 방 속으로 난폭하게 던진 문――방의 벽 위쪽에 비치된 환기용 같은 작은 여닫이 문을 찾아낸다.


그것 이외로, 방의 출입구가 될 만한 문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제대로 된 문은 분리된 구멍 너머――갈 수 없는 방의 반대편에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삼킨시점에서 스바루는 진지한 탈출 수단을 선택할 길을 버린다. 손바닥의 땀과 정체불명의 점액을 바지에 문질러 떨어뜨리고, 작게 숨죽이고 여닫이 문에 손가락을 뻗는다.


까치발을 들어서 겨우 닿는 높이에 있는 여닫이문의 크기는 더스트슈트[각주:1]과 비유하는 것이 가장 가까울까. 인간이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좁지는 않지만, 유유히 지나갈 만큼 스바루는 가냘프지 않다.

손가락이 부족한 오른손의 악력에 고심하면서 녹슨 문을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고, 좁은 통로에 몸을 쑤셔 넣어 이동을 시작. 통풍구와 같은 좁은 장소이다. 최악, 벌레나 쥐의 주거지가 되어 있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었지만, 의외로 깨끗――한 정도는 아니지만, 먼지가 쌓인 통로는 생물의 기척이 전혀 없는것이 구원이었다.



좁은 길을 빠져나가길 대략 3분. 후반은 포복전진에도 익숙해져 거동이 스무스 해지기 시작할 때 쯤 골지점에 도달. 방금전의 방에 환기구로 연결되어 있던 방에 내려서서, 대충 주위를 확인. 같은 구멍이 뚫려있지 않나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아까의 방과는 분위기가 정말 다르네. 실험실 같았던 것과 비교하면, 여기는 대기실 같다고 할까」



아까 방의 반의 반정도의 넓이. 단지 지나가는 방 정도로 설정되어 있는건지, 땅을 걸어서 빠지는 종류의 문이 두개있는 이외에는 물건같은 것도 놓여있지 않다. 제대로 대기실로 보이는 방이다.

이제 잡지와 의자가 놓여져 있으면 완벽한 포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아온 방향적으로 이쪽의 문이 향하는 곳은……역시인가」



삐걱거리는 문 손잡이를 비틀어 열자 무너지는 발판과 함께 구멍이 바로 눈앞에 펼쳐졌다. 엄청난 데스트랩의 상태에 작게 한숨을 흘리며, 스바루는 거의 역할을 하지 않는 문을 정신 건강상의 문제로 닫습니다.――악취가 여기 방에 흘러들어오고 있어, 판단이 늦었다고 자신을 탓한다.

그리고 가볍게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반대쪽의 문에. 이쪽의 문의 뒤가, 스바루에게는 미확인의 공간이 될 터――



「…………읏」



자연스럽게, 닦을 땀이 손바닥에, 그리고 등을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참지 못한다.

이 문 너머가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그 장소에 최악의 경우 무엇이 있을지를 상상할 필요는 있었다.



「여기가……저택안 이라면……」



본 기억이 없는 방이지만, 열고 나오자 마자 눈앞에 엘사가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리고 만일 그 살인자를 앞두고 냉정함을 유지할 자신감도 스바루에게는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죽지 않으면 안된다는 자결을 향한 마음의 물보라가 이빨의 뿌리를 잘게씹었던 일을 떠올리게 하는 증오로 변환된다.


그 칼로 페트라를, 프레드리카를――렘을 죽인 이상자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뿐, 스바루의 뇌는 끓는 것 같을 정도의 분노에 시달리고 있다.

있는 것을 바라는 저주의 마음과, 없는 것을 바라는 더러운 삶에 갈망[각주:2]. 양 극단의 감정의 틈에 흔들리면서, 스바루는 그 입가에 흉소를 지으며,



「――――」



있다고 해도, 없다고 해도, 그 광기적인 감정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런 제정신을 벗어난 사고의 끝에 임한 세계를 앞에두고,



「――――아」



있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고 스바루는 이 순간, 넋을 잃었다.





※※ ※ ※ ※ ※ ※ ※ ※ ※ ※ ※ ※



――스바루의 뇌에서는, 이 본적 있는 공간이 어디인가 에 대한 의문은 사실 답이 나와 있었다.


원래, 로즈월 저택에서 스바루가 발을 디딘적이 없는 장소는 거의 없고, 금서고에 조차 어떤 의미로는 자유롭게 출입했던 그가 모를 가능성――그것이 남아있다고 한다면, 두번 문에 손을 대고 그 앞을 갈 수 없었던 『피난경로』의 문의 너머 말고는 없다.

한번은 회색털의 정령에게 막혀, 두번쨰는 이번의 루프에서 살인자와의 상대로 물러날 수 밖에 없게된 장소. 그러므로, 스바루는 한번도 그 문 앞을 본 적이 없다.

그런만큼 용도 불명의 방이 이어진 곳에 불신감을 안고는 있어도, 그 위치를 로즈월의 저택의 일부임에 아무런 의문을 품지 못했는데,



「어디 야……여기?」



멍한 채, 그저 얼빠진 목소리로 누구에게도 향하지 않은 물음의 목소리를 낸다.

스바루의 정면, 열린 문의 앞에 펼쳐진 것은 차갑고 어두운 지하통로――가 아닌, 울창한 녹색의 나무가 우거진 자연 속, 그것도 이상하게도,



「아, 아침……?」



나무 사이로 올려다 본 하늘에 떠오른 태양의 존재가 보였다. 햇빛의 고도, 그리고 바람의 감각에서 그것은 새벽의 바람이라고 피부로 느끼고, 추가되는 의혹이 뇌를 휘젓는다.

스바루가 집에 돌아온 것은 저녁 전의 일이며 그 후의 페트라와 프레드리카의 대화, 그리고 엘자 습격 등의 시간 경과를 고려하면, 스바루의 부상은 밤이 깊어지기 직전――그것이 지금 반나절 가까운 시간이 지나 있었다.



「의식이 없었던 동안인가……!?」



한번, 혀를 끊어 자결을 시도했을 때, 스바루는 의식을 잃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부상을 치유받아 죽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을 앞세워 의식하는 것을 잊고 있었지만, 스바루는 금서고에서 얼마나 의식을 잃고 잇었는가.

그 장소가 『시간의 경과와 분리된 장소』라고 베아트리스가 딱 잡아뗴고 있었음을 떠올린다. 그것에 어디까지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덮어씌여 세이브 되어 버렸다면……!」



터무니없는 사태가 된다.

몇번이고 우려한 사태가 현실로 바뀌기 전에 스바루는 한시라도 빨리 자신의 목숨을 끊어야 한다. 안되는 것임에도, 그 초조감과 머리를 맞부딪치며 존재를 주장하는 다른 감정이 있다. 그 감정은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이곳이 어디인지, 그것을 확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행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겟따. 지금까지의 경위를 생각하면, 『사망회귀』의 악랄함을 감안한다면 지금 자살해야 하는 것이디ㅏ.

하지만, 스바루의 안의 몹시 냉정한 부분이 지금 자신이 처한 처지를 이해 한 후에 그것을 제안해 오고 있다.



「――제엔장!」



땅을 걷어차고, 침을 뱉는다. 스바루는 눈앞의 숲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달리며 나무의 ㅡㅡ틈새를 빠져나가면서, 뇌리를 스치는 것은 페트라와의 대화.

피난 경로의 끝은 저택의 뒷산 안. 거기에 있는 산장으로 통해서, 피난시에 거기에서 비상용물품들을 챙겨 함께 탈출하는 계획으로 되어 있다고.

그 말을 믿는다면 지금의 자리가 그 산장이며 자신이 달리는 것은 몇번 발을 들여놓은 적이 있는 뒷산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방금게 산장? 준비된 물건들은 어디에? 애초에……그토록 방치된지 오래된 듯한 장소에 무슨 구제조치가 되어 있다고……!?」



스바루가 본 그장소에 있던 것은 정체모를 공간과 싫은 예감을 뒷받침할 물증들만. 페트라가 말한 것과 일치하는 점이 너무 적다. 무엇보다 프레드리카나 렘이 정기적으로 손을 댔다면, 그 장소의 열화상태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것을 자신할 만큼, 스바루는 그 두 메이드의 일솜씨를 알고 있다.


숲을 달려, 경사가 없음에도 의문이 더오른다. 산에 있을 오두막이 수백미터도 주변에 경사가 없는 장소에 지어지고 있는 것인가.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잃어가며, 애초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초조함이 샘솟는다.

그리고, 생긴 초조과 불신의 임계점은 의외로, 빨리 찾아오게 되었다.


나무들이 사라져 갑자기 시야가 선명해지고, 스바루는 옆으로 돌아 제동을 건다. 포장, 이라고 하긴 울퉁불퉁한 땅은 사람의 왕래가 있다는 것의 증거이며, 무엇보다 멀리서이지만 늘어선 집들이 사람이 사는 지역임을 여실히 나탙낸다.

그들을 눈에 담고, 드디어 스바루의 생각이 진정한 의미에서 경악을 부르짖는다.

왜냐하면 이 풍경은――,



「서.... 『성역』!?」



반나절 전에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오는데 하루종일 터였던 장소였다.

공포심에 따라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손가락이 부족하다. 결손되어 있다. 『사망회귀』는 발동하지 않았다. 그러ㅓㅁ에도 지금 있을리가 없는 곳에 자신이 서있다.



「어째...서……여기에. 『징검문』이、원인인건가……」



그 밖에 답이 나오질 않는다.

스바루는 베아트리스의 손으로 저택의 금서고에서 『징검문』으로 『성역』의 일각으로 그몸을 날려보내진 셈이다. 하지만, 어째서 그렇게 된건가.



「거리는 상관 없다……는건가? 아니, 확실히 일단 집에서 마을의 마굿간 까지 전이시킨 적이 있었지만……」



그것은 거리로 말하면 아직 전이 수준으로 허용범위안에 들었던 거리였다. 그러나 『성역』과 저택 사이에 있던 거리를 생각하면, 지금의 장거리 이동은 분명히 말해 상상과 상식의 범위 밖이다.

그 지나치게 초자연적일 정도로 초자연적인 힘을 목격한 사실을 삼키자, 머리를 쥐어잡는 스바루는 억지로 생각을 아랫배에 받아들여,



「어찌됫든! 지금, 『성역』에 있는 것이라면……로즈월!!」



그 광대의 아래로 뛰어가 그 진의의 모든 것을 토하게 한다.

베아트리스를 집에서 극진히 다루던 로즈월. 그의 마인이라면 반드시, 그녀의 신원을, 그녀가 복음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사실을 알고 있고 그 위에서 모르는 스바루를 손바닥으로 만지작 거리는 것이라면 그것도 괜찮다. 그 콧등을 때리고, 태우고, 찢어서라도 모든것을 토해 내게 할 거다.



「――――!」




지금, 이 순간, 스바루는 자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제한을 잊고 뛰어나가며, 생각을 새빨간 분노에 물들이며 마을의 가장자리에. 로즈월이 자는 건물로 질주한다.
분노의 화신이 된 스바루의 속도, 맹렬히 『성역』을 지나가는 육체는 피로를, 고통을 잊고 그 몸을 목적지까지 이끈다.

부서질듯한 기세로 문을 발로 차서 열어, 스바루는 집안에 침입해 송곳니를 들어낸다.



「로즈월! 면상좀 봐! 네놈에게 묻고 싶은 것이 산더미처럼 있다고!」



측면에 있는 메이드의 문책을 받을만큼 무서운 얼굴로 뛰어들어 입을 열자마자 거칠게 큰소리를 치는 스바루. 실내의 대답은 없고, 스바루는 발소리를 크게 내며 마지막 문 한장을 난폭하게 열어젖힌다.



「시치미 떼는 것도, 거짓말도 없이다. 숨기는것 전부 모조리 털어……」



놓아, 라고 맗하려고한 스바루의 목소리가 끊겼다.

그 지금까지의 불만을 응축한 원망, 그것을 들을 상대가 방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적했다. 그 사실에 더욱 분노가 뇌를 끓인다. 침대를 힘껏 발길질하고, 아픈 발가락에 더욱 분노를 쌓으며 스바루는 건물을 뛰어나간다.

있다고 한다면 류즈의 집――에밀리아와 만나고 있거나, 혹은 류즈나 가필의 곁으로 발을 옮겨 있거나. 어느쪽이든, 스바루가 없어진 순간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좋은 배짱이다. 사실 큰 부상이 아닌 것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라는 억측이 일어날 정도로 타이밍이 좋다.


의심하면 끝이 없는 부정적인 감정의 나선. 그것들에게 사고를 지배된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성역』을 배회하며――또 다시 스바루는 너무 늦게 이해한다.



「……아?」



시간은 새벽. 스바루가 아는 한, 『성역』의 일상적인 타임스케줄안에서 『성역』의 주민들이 아침 식사 준비와 빨래를 시작하는 시간일 터이다. 피난민이 없어진 것으로 식사 공급의 필요성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각 가정의 밥을 지을 필요가 있다.

그럴 터인데, 그 일상의 행위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니. 그 이전에



「로즈월들만이 아니야……모두들 어딜 간거야?」



오른쪽을 봐도, 왼쪽을 봐도 사람하나 보이지 않는다.

생각하면 숲을 벗어나고 『성역』에 돌아온 시점부터 길에서 누군가와 마주친 기억도, 누군가를 본 기억도 없다. 

『성역』의 주민수가 많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마을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면서 누구의 얼굴도 보지않을 가능성이 얼마나 크겠는가.



「그럴리가……」



머리를 흔들며 싫은 예감을 떨쳐버리려는 듯 스바루는 근처의 민가의 문을 두드린다. 두드려도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본다.――아무도 없다.

이 집에는 수인 여성이 두명, 자매가 살고 있었을 것인데


그렇게 기억에 짚이는 한, 스바루는 눈에 띄는 민가를 차례로 들여다보고 그떄마다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쌓아간다.

누구의 모습도 없고 어디에도 사람이 없다. 『성역』에서 인기척이 사라져 있었다.



「누군가! 누군가 있지!? 어디 갔어!?」



싫은 예감이 쌓여간다.

이 초조감, 이 정체모를 상실감은 기억에 있다.


그것은 마녀교와의 대결중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늦게 아람마을에 돌아온 스바루를 맞이하는 참극의 기억――차례차례 겹쳐진 시체, 고통과 절망의 시체. 색을 잃은 친한 사람들, 그리고 붕괴되어 다시는 움직이지 못하는 페트라.



「――――아아!」



공포가 스바루의 등을 달리며, 끝없이 불안에게 밀리는 듯 달린다.비명같은 목소리를 흘리며 스바루가 가는 곳은 단 하나의 장소,

마을의 끝, 훨씬 훌령한 건물. 그것은 이 『성역』을 묶는 족장으로서의 몇 안되는 존중의 표현이며, 지금은 그 장소를 빌리는 한 소녀를 위한 잠자리.



「――에밀리아!!」



뛰어들며,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을 외치며 스바루는 방 안을 둘러본다.

은빛 머리의 소녀가 잠이 덜 깬 얼굴로 스바루를 돌아보며, 몇번 눈을 깜빡이고선 「안녕, 스바루」라고 가슴이 아플정도의 미소를 지으며――,



「――――」



돌아볼 터인 장소는, 역시 아무도 없는 채였다.


침대에 뛰어가며 손을 뻗어 흐트러진 시트에 닿는다. 그곳에 온기는 없어, 누워있던 누군가가 이곳을 떠난지 이미 꽤나 시간이 경과한 것을 알린다.

그것만을 확인한 스바루는 집을 뛰쳐나와, 그 다리를 이번에는 마지막 보루. 이 상황의 뜻 모를 억지를, 불합리를 가르쳐 줄 수도 있는 곳



「헉……헉……!」



숨이 가쁘다. 피의 맛을 목 안에서 느끼며 달리자, 스바루는 『성역』의 안쪽 『탐욕의 마녀』 에키드나가 잠든 묘소로 달려간다.

도중에 주저 앉아 있을 가필이ㅡ 방해도, 그 모습도 없는 묘소의 직전에 겨우 도착했다. 그것에 구원이라고 해야할까, 혹은 방해라고 했더라도 알던 그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을까.



「아니……어떤 얼굴을 하고……」



그의 단 한명뿐인 누나를 지키지 못한 몸으로, 어떻게 그 한심안 얼굴을 내밀 수 있겠는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를 하는 자신,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것에 참을 수 없는 초조감을 느끼고 있으면서 그 자신의 약점을 반성하지 않는 점이 몹시 추악하고 역겹다.


감상을 머리를 흔들어 털어내고, 스바루는 방해없이 안의 묘소로 발길을 돌린다.

『시련』이 시작할 시간은 아니지만, 혹시나 뭔가의 액션이 마녀의 측에서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기대하고 그것에 매달리는 것처럼, 스바루는 질문에 대답을 해줄지도 모르는 마녀의 모습을 찾아서――,



「――인가, 후」



발을 디딘 순간, 스바루는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천천히 아래를 본다. 가슴아래, 하복부 위에 몸통의 한가운데――거기에 둥실하고, 둥글고 둥근 주먹크기에 구멍이 생겼다.



「후……에?」



손을 뻗어 구멍에 댄다. 그러자 소리를 내며 그 구멍으로 부터 대량의 피가 흘러나온다. 순간적으로 손바닥으로 막지만 구멍은 몸을 광통하고 등 측에도 열려 있다. 양쪽을 막지 못하고, 그렇지 않아도 피를 많이 잃었던 몸이 태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쓰러진다.


 ――통증, 없다. 이해, 할 수 없다. 무슨일이, 일어난걸까.


죽음. 죽는다. 죽는거다. 죽음, 알고있는 그것이 눈 앞에 와 있다고 알았다.

왜, 어째서, 이런일이. 엘자? 스바루를 쫒아 여기까지? 저택과 『성역』에 얼마나 거리가. 베아트리스가, 설마. 복음. 그녀는, 어째서. 렘. 누가 이런. 죽는다. 무섭다. 무엇이. 누가. 에밀리아. 마녀. 마녀. 마――.



「――――아」



시야가 뿌얘지기 시작한다. 마지막이 가까워진다.

예상했던 죽음이 예상하지 않은 형태로 찾아온다. 그 사실에 스바루는, 겨우 죽을 수 있었다는 안도따위는 느끼지 않는다. 그저 오로지, 지금은 죽음이 무섭다.

죽을 각오를 다졌다고 해도, 결정한 각오와 다른 길을 통해서 죽음이 방문하면 이렇다. 마음이 흐트러지고, 더러운 삶을 향한 갈망을 부르짖으며, 영혼이 세상에서 벗겨지는 것을 거절하면서―― 그럼에도 『죽음』은 천천히 스바루를 침식하며,



「――도、약해」


어쩔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만 뺨에 흘리고, 스바루의 고동이 정지한다.

기다리던 죽음을 바라지 않은 형태로 얻은 시체의 얼굴은 고통과 공포에 일그러져 있으며, 그 죽음의 가련함을 누구도 보고 비난하지 않으며,



「――――읏」




소리를 내며 음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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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층 건물서 쓰레기를 아래로 떨어뜨리는 굴뚝모양의 통 [본문으로]
  2. いないことを臨む浅ましい生への渇望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