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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7『최초의 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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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와 같은 탁류의 소리가 들린다.

격렬한 물소리. 위에서 아래로 중력에 따라서 흐름을 타 물보라를 일으키는 폭포.

귓가에서, 혹은 두개골 안쪽에서 울리는 끝없는 굉음에 뇌를 흔들면서, 스바루의 의식은 상실에서 각성으로 이끌려간다.

빛이 보이고, 그리고선――.



「――아、후」



목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있고 호흡의 리듬에 차질이 생겨 스바루가 구역질을 한다.

뱉는 것과 들이 마시는 것, 규칙적인 호흡의 간격이 애매해져 산소를 잃은 몸을 팔딱거리며 떨고, 침을 흘리면서 스바루는 눈을 떴다.



「가흣、아핫!」



지면에 옆으로 엎드린 자세. 땅바닥에 팔을 짚고 큰절을 한 자세로, 스바루는 오른팔을 가슴위에 대며 아픈 폐를 진정시키듯 호흡을 반복한다,

통증이 물러가고 갈곳을 잃은 침을 입에서 뱉어버리며, 몸이 진정되자 산소도 머리에 돌아오며, 한숨을 돌린다.―― 그리고 떠올렸다.



「으아아, 아아!?」



자신의 가슴에 구멍을 열고, 몸의 내용물이 모두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상실감을.

가슴에 대고 있었던 손바닥으로 자신의 흉부를 만지고, 거기에 상실감의 원인이 된 구멍이 없음을 확인해 전신의 경직이 일단 사라진다.

경악에 손발이 저리는 듯한 느낌을 맛보면서, 스바루는 땅에 이마를 문지르며 마찰해, 쓸리는 아픔에 자신의 육체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뭐, 가……최후……」



지면에 쓰러져 엎드린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 같은 구멍에서 혼이 밖으로 빠지는 듯한 느낌의 끝의 감각이 확실히 있었따. 하지만 , 스바루의 육체를 좀먹는 상실감의 원천은 그게 아니다. 진짜 공포는 그 직후, 죽음에 도착해, 그리고 죽음으로 이끌기까지 많지 않은 목숨의 불씨인 것이다.

의식조차 모호하고, 기억도 어렴풋하지만, 그것만은 똑똑히 기억한다.


 ――무언가, 정체 모를 무엇인가에 『먹혔다』는 것만은.



「차.. 참살, 박살, 동사, 추락사 등 여러 사인이 있었지만……무... 뭔가에게 최후에 먹히……먹힌 것은, 처음이……다」



말로하여 다시 자신의 육체가 마지막으로 어떻게 된 것인지를 의식하고 공포심이 생긴다.

직접적인 사인은 이 가슴의 구멍에서의 출혈사이며 『죽음』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실제로 맛본 것이다.

자신의 육체가 무엇인가에 먹히는 실감은, 그만큼의 상실감을 수반하는 것인가. 실제로 손가락이나 다리를 잃은 경험이 있는 스바루이지만, 그것들과도 선을 긋는 혐오감이――,



「손가락……!?」



거기까지 생각하고, 갑자기 스바루는 자신의 머리의 혈액순환이 나쁜것에 대해 분노를 느꼇다.

『사망회귀』가 발생한 것은 이미 의심의 여지가 없다. 『죽음』의 실감을 기억한 다음 현재이다. 나츠키 스바루 만큼 이 세상에서 『죽음』에 조예가 깊은 존재는 없다. 그것은 확실하다.

불확실한 것은 죽은 스바루가 어떤 시간 축 으로 돌아왔는지이다.


만약, 만일, 모든것을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리스타트 지점으로 되어있다고 한다면, 스바루의 각오와 다짐이 갈곳은 어디로――.



「아……」



충혈된 눈을 주위에 돌려, 자신의 위치 정보와 현재의 시간을 확인하려고 할안이 된다. 하지만 안색을 바꾸어 급해진 스바루를 만류한 것은, 이마에서 타는 땀을 격렬하게 손으로 닦았을 떄 손가락의 감각이다. ――잃어버렸던 순가락이 3개, 오른쪽 손바닥에 확실히 붙어있다.



「손가락……있음. 이란 건」



확인하듯이 들어올린 오른손을 손가락에서 팔꿈치로 시선을 떨어뜨린다. 손목을 지나 팔꿈치를 지나 팔에 도착할 떄까지 결손은 커녕 상처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마수 소동 떄의 상처는 하얗게 지금도 남아 있지만, 그것과 이것은 다른 이야기다.

팔의 안전을 확인하고, 이어서 스바루는 어꺠와 허리――각각 엘자의 투척을 받은 부분을 만져서 확인. 피부가 벗겨진 감각도 없이, 그것들을 가지고 스바루는 자신이 적어도 엘자와의 접촉 전으로 돌아왔다는 사실만은 확신, 안도에 쓰러질 것 같아진다.



「일다……일단, 은」


불행 중 다행으로, 죽은 위에 절망을 덧칠하는 듯한 상황에는 마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 안도에 탈력감을 얻은 스바루는 눈을 가리고, 자신의 악운에 감사한다. 그리고 문득, 시선을 옆으로 돌려서 꺠달았다.


――어두운 방 구석에서 고통스럽게 몸부림 치는 에밀리아의 모습이 있는 것을



「에밀리……아」



순간적으로 그 몸에 뛰어들며, 스바루는 자신과 그녀가 있는 곳이 곰팡이가 가득한 어두운 움막이라는 것을 꺠달았다. 그리고 스바루와 그녀가 단둘이 그런 시간을 보낸 경험은, 하나 밖에 없다. 즉



「리스타트 지점, 변화없음……!」



『시련』 돌파 직후의 묘소――그것이 이번에 죽은 스바루가 되돌아, 아직 아무것도 얻지 않은 대신, 아무것도 잃지 않은 장면이었다.




※※ ※ ※ ※ ※ ※ ※ ※ ※ ※ ※ ※



――아직, 모든 것을 처리할 수단은 분명 남아있다.

자신이 어디에 돌아왔는지를 확신한 스바루의 뇌리를 스친 것은, 방금전 자신의 최후의 순간에 떨던 사람 답지 않게 긍정적인 생각이었다.

현재는 『성역』에 도착하고 나서 둘쨰날 밤. 첫번쨰의 루프와 마지막 루프, 그 정보를 가미해 조건 및 이벤트 내용을 정리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
더이상 연례행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항상 살벌한 내용이지만, 처음엔 손을 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을 정도로 고생하고 있는 그 머리를 안고 있는것도 그것들을 비롯해서 항상 있던 일이다.



「하지만, 이번엔 지금까지 처럼 하면 안돼」



여하튼 아무래도 아직 스바루를 둘러싼 루프의 전모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그리고 알기 쉬운만큼 명확한 위협에 대해서, 아직 유효한 해결책의 실마리도 찾지 못한 상태다.
현재, 명확한 위협에 순수 전투력으론 대항할 수 없는 엘자. 사람의 손으로 저항 하는 수단이 통용하지 않는 이상, 그 복잡함은 페텔기우스를 능가할지도 모른다
로즈월 저택에 습격을 걸어오는 그녀에 대한 대처는 아직 가장 중요한 안건인 것에 변함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분명 그것만으로는 끝나지 않고,



「전 회에 마지막……『성역』이 비어있던 것은 어째서……」



베아트리스의 손으로 『성역』까지 전이당한 것도 수수께끼지만, 그 뒤에 아무도 없던 『성역』은 그를 훨씬 상회한다. 그토록 안을 뛰어다니고, 소리지으며 돌아다녔는데 반응은 제로.

그리고 묘소에 대답을 구하러 향하자 스바루를 덮친 마지막 재앙.


자신의 가슴에 구멍이 뚫리면서, 스바루는 거것이 무엇에 의해 초래된 상처인지 전혀 모르는 채 죽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생생한 그 상처를 떠올리며 살아나는 것은 고통과 공포 뿐이다. 거기서 얻을 만한 것은 없다.


도대체 무슨일이 그때 『성역』에 일어났던 건지. 스바루의 몸에 일어난 일은 뭐였는지. 베아트리스의 의도는. 그리고 에밀리아는――,



「……거짓말이지?」



거기까지 생각하고 스바루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모순에 경악하고 얼굴을 굳혔다.


지금까지의 상황정리, 중요하다. 앞으로의 목표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플랜의 수립, 그것도 중요한 것이다. 흩어진 정보를 모아 형태를 만들어, 추구하는 미래에 닿게하는데에 일조하는 것, 그것이 우선해야할 행동이겠지만.



「――――」



하지만 그것은, 눈앞에서 지금 악몽을 꾸고 있는 에밀리아를 소홀히 하면서 해야하는 일인가?



「나... 는」



『시련』을 받음으로서 지금의 고통에 시달리는 에밀리아. 과거가 그녀에게 지운 십자가가 그 무게로 육체를, 영혼을 심하게 괴롭히고 있다.

그 고통의 시간은 오래 지속되고, 그리고 위안을 얻는 일도 없이 끝나버린다.


스바루는 알고 있다. 그것을 받으며 그녀가 얼마나 슬퍼하는지, 얼마나 마음을 약하게 하는지.

그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를 대신하여 『시련』을 해낼 각오마저 정했다. 모든 장애물을 모조리 베어내어 그녀의 다니는 길을 다듬어 주려고 고심했다.


그랬을 터인데, 지금 스바루는 그녀의 고통을 보면서 안도한 것이다.

자신이 돌아온 시간이 그녀가 고통받는 지금이라서 다행이라고. 그리고 그 고통의 결말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고난을 외면하며 자신의 안위를 우선했다.


그것을 이해해버린 순간, 스바루는 자심이 몹시 추한 존재로 떨어진 것을 의식했다.

소중한 사람을 앞에 두고, 그 여자아이가 참기 힘든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 고난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어리석음을.

그것은 스바루에게 있어서, 타기해야 할 추악한 약함 그 자체였다.



「어쨌든……」



죄책감과 자신의 마음의 모순에 시달리고 있을 틈은 없다. 한시라도 빨리 에밀리아를 깨우고 이곳을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은 밖에서도 있다. 그녀의 고통을 연장시킬 이유가 없다. 게다가――,



「일이 이쯤 되면 더이상 이야기를 안 물어볼 수가 없는 놈이 있으니까」



지금까지의 너무 물렀던 자신의 태도에 화가난다. 사태의 핵심에 관여하고 있는 인물이 있으면서 어떻게 애매한 자세로 얼버무려 온 것인가.

그 결과가 저택의 참극이며, 『성역』의 불합리한 죽음의 결말이다.

이대로 스바루가 작아진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미래가 그런 형태로 방문한다면――,



「뭘 해서라도, 덮어 씌워 주지」



그렇게 말하면서 에밀리아를 꺠우려고 손을 뻗는다.

그 스바루의 옆모습이 참을 수 없는 격정에 걸려 일그러진 것은, 스바루자신도 모르고 있었다.




 

※※ ※ ※ ※ ※ ※ ※ ※ ※ ※ ※ ※





「――넌 대체 무엇을, 어디까지 알고 있냐, 로즈월」



문을 열고, 입을 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스바루를 보고 침대에 누워있던 로즈월은 눈을 가늘게 떴다. 좌우 다른 색깔의 눈에 자신이 비치는 것을 보면서, 스바루는 망설이지않는 발걸음으로 실내에 발을 들이며, 거칠게 문을 닫고 지금의 심정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시련』에서 돌아온 에밀리아를 간호하고 묘소에서 나온 스바루는 그녀를 재우기 위해서 류즈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람에게 에밀리아의 간호를 맞기고 그녀가 일어날 때까지의 시간을 '깨부셔 주겠어'라며 거절하고 로즈월이 요양하고 있는 건물까지 온 것이다.


집을 떠날때까지, 무언으로 스바루를 노려보는 가필의 존재가 불안요소이긴 했지만 다행이 그가 길에서 걸어오는 일은 없이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것들의 경계심들도, 이렇게 로즈월을 시야에 넣은 직후 완전히 무산됐지만.



「흐ー음」



그런 진정되지 못한 스바루를 올려다보며, 로즈월은 감개무량한 한숨을 한번. 그리고 그는 세운 손가락을 정면의 스바루를 향해서, 그 끝을 흔들면서,




「아ー까하고는 다르게 꽤ー나 화나 있네. 조ー오은 징후다」


「얼버무리지마. 그리고 장난에도 농담에도 어울릴 마음의 여유가 지금 나에겐 없다고. 실력행사도 불사한다, 그런 각오다.」



어디까지나 편한 자세의 로즈월에게 이를 악물며 말하면서, 스바루는 침대  바로 옆에 서서 침대에 손바닥을 올렸다. 그리고, 아주 가까이서 그 광대를 쳐다보고,



「지금, 『시련』을 받고 돌아온 참이다. ――듣고 싶은 것이, 산만큼 있으니까」


「……그런, 가. 네가 『시련』을. 그렇구나. 그렇군, 그ー러어쿤ー」



스바루의 체감시간에서 보면 부모님과의 결별을 맞은 『시련』 자체의 경험은 이미 며칠 전의 감각이지만, 실제론 그 경험은 겨우 수 십 분 전의 일. 그리고 그 『시련』이야기를 할 때, 로즈월이 어느정도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세번째 경험이었다.


한 번은 본 적도 없는 찰나동안의 격정. 그리고 두번째 세계에서는 어느정도 냉철히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적막감 같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감상을 내비친게 사실이다.

세번째인 이번엔,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이나. 스바루에게 있어선 첫번째 세계의 격앙, 그것이 바람직하다. 아무리 로즈월이라도 분노에 지배되고 있을 때 정도는 그 말도 미끄러지기 쉬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스바루의 바램과는 다르게, 로즈월은 그 입가에 아주 작은 미소를 새기며,



「그ー으럼, 내쪽에서 질문하나만 하자」


「하? 뭐라고 한거야? 니가? 질문? ……너무 까불면 진심으로 화낼꺼야, 이 자식」


「너의 분노가 정당한 것은 아ー알고 있지. 그걸 알고 나서의 질문이다. 그것이 나의 뜻에 부합된다면…… 협력을 아낄 이유같은건, 어ー어디에도 없으니까 말이ー아」


「그 질문에 답한다면……아니, 역시 멈춰봐」



분노를 곱씹는 스바루에 제안이라도 하는 듯 한 로즈월. 순간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이려고 하자, 스바루는 즉시 판단을 각하. 지금까지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로즈월이 만든 분위기에 휩쓸리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것에 반대하지 않고 몸을 맡겨서, 지금까지 험한꼴을 보고 있는 것이다. 뭐. 전개를 바꾸고 싶다고 바란다면, 우선 그 시점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네 질문에 답하는 건 없다. 이야기 하고 싶은것은 내 쪽이다. 내가 먼저 말하지」


「……어라, 꽤ー에나 건방지ー지 않니」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하진 않지만, 방금 너에게 선수를 넘겨주면 변변치 않은 전개가 될 느낌이 엄청 많이 들거든. 그럴 싹수는 미리 없애야지」



견고한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는 스바루를 보고, 로즈월은 한쪽 눈을 감고 작게 한숨. 그리고는 양손의 손바닥을 스바루에게 내밀어, 「그ー으럼」라고 선수를 이쪽으로 넘기며,



「좋을대로 질문해도 조ー오치. 확실히, 내 쪽에서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않으면 안돼, 라는 것은 아ー아니니까 말야」


「사리분별이 이상하게 변한 느낌이지만……뭐, 탐색해도 별 수 없으니까 받아들이지. ――너와, 베아트리스는 어떤 계약을 맺고 있어?」


「――――」



태어난 침묵이, 로즈월에게 있어서 의표를 찌르는 질문이었다는 것의 증거이다.

극히 조금이긴하지만, 그의 그 뺨이 단단하게 굳어지는 것을 보고 스바루는 자신의 발언히 크리티컬이었다는 것을 내심 확신한다.


전 회의 루프의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과 발생한 수수께끼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보고있었다. 그 와중에도 그녀――베아트리스에 관한 질문은 『성역』과 저택의 어디서도 로즈월 이외 누구에게 따질 수 없다.

무엇보다 헤어졌을 때 그녀와의 대화, 그리고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복음』. 그것에 새겨져서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지금까지 그녀와의 접촉에도 밀접하게 관련되는 부분이다. 적당히 끝낼 수 없고, 알고 나서 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루프에서 피할 수 없는 베아트리스와의 상대법을.



「대답받도록 하겠어, 로즈월. 너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으니까 너도 대답하지 않는다, 라는 재미없는 답변은 없는거다. 듣도록 하지」



침묵을 지키는 로즈월에게 초조해, 스바루는 대답의 요구를 거듭한다.

초조감이 가슴 안에서 존재를 주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싫은 예감을, 예상을 뒤집어 달라는 자신의 소원의 반증이다. 정적의 일초가 일분으로, 십분으로 느껴지는 심정 속에서 답을 기다리는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이윽고 천천히 입을 열면서,



「――그 질문이 여기서 나온 다는 것은, 너는 떠올린 걸까나?」



하지만 그것은 스바루가 바라던 질문의 대답이 되지 못할 뿐더러, 스바루의 질문에 자신의 질문을 덮어 돌려준 것이었다. 그 태도에 스바루는 짜증을 느껴 혀를 차며, 그리고 로즈월에게 「시끄러워」라고 손을 흔들고,



「왜 질문으로 답하는거야. 백보 양보해서 질문 받아 준다고 해도, 니가 내 질문에 대답하는게 먼저다. 차례를 양보할 생각은 털끝만치도 없어」


「그렇군. 그럼 차례로 질문을 교환하는 형식으로 하도록 하지. 너의 질문은 『나와 베아트리스의 사이의 계약』이ー었지. 나는 그녀와 아무런 계약도 맺지 않았다. 이상이다」


「뭐――!?」



빠르게 흘러가는 페이스에 휩쓸려 스바루는 말문이 막힌다. 무심코 말을 잃은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손을 뻗어, 「자ー아」라며,



「이번엔 네가 내 질문에 대답할 차례야ー。――너는 떠올린 걸까나」


「……무엇을, 말이야. 말해두지만, 나와 너는 말한마디로 통할 정도[각주:1]로 관계가 깊지 않으니까. 주어없는 문장으로 이야기가 연결된다고 생각하지 마」


「그 대답으로 나의 질문에 대한 너의 답은 알았어……아쉽군」



당한 앙갚음을 하겠다고 했지만, 그것조차 피상적으로 로즈월이 잘한다. 그는 울적하게 눈을 감고선



「아무래도, 나로선 닿지 않는 듯 하네」


「……무엇이」


「너가 질문할 차례야. 다음은 좀 더 자ー알, 도망칠 수 없게ー 질문해 주렴」



의문의 목소리가 차단된 뒤에 변명으로 발뺌하는 자각이 있는 로즈월에 짜증이 가시질 않는다. 스바루는 심호흡으로 감정을 달래고,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대고 머리를 굴려.



「베아트리스와 계약관계에 없다고 했지. 그렇다면, 베아트리스는 어떤 이유로 네 저택이 있는 거야? 너와 베아트리스의 관계를 알 수 있잖아.」


「질문이 두가지가 되어있고, 아까부터 베아트리스에 대한것 뿌ー운 이구나. 에밀리아에 대해서는 괘ー앤찮은걸까? 아니면 그런 어린 외견의 아이도 좋아하니?」


「연하속성 없어. 연애적인 의미에서 공략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 현상 타파의 의미에서 어떻게든 공략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말야」



베아트리스의 생각을 하면, 스바루의 마음은 분명히 욱신거리는 것이 있다.

하지만, 에밀리아나 렘을 생각할 때 생기는 욱신거림과는 다르며, 그 감정의 의미는 스바루에게는 잘 모른다.

단지, 스바루는 베아트리스가 『복음』을 가지고 있던것을 지금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베아트리스와 스바루의 지금까지의 관계가, 알 수 없는 책에 적혀있던대로 였다니,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나는 그녀석을 알 필요가 있어. 그래서, 아무래도 집안에서 그녀석의 사정에 깊게 관여한 것 같은 건 너뿐이야. 그래서 너한테 물을 수 밖에 없어」


「그렇게 눈에 보이는 것들 모두를 주워려고 하ー아다니 의욕이 넘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을 고를 때에 지장을 주지 않는거ー얼까나。진짜 본심으로 가장 소중한 것을 바라보는데, 그 무름은 방해로밖에 생각되지 않지만 말ー야」


「나의 두 손이 가득 찬 것이야 자각하고 있어. 그래서, 그녀석은 막 출발 할 때에 입으로 물고 갈 뿐이야. 불만있어?」


「불평이라니 전혀 저ー언혀. '멋져'라고 말해버려, 라고 생각해도 조ー오치 않을까. ――실제로 그렇게 되엇을 때가 답해줄테니까」



스바루의 발언에 동의하면서도, 마지막에 불온당한 말을 중얼거리는 로즈월. 그 말에 시선을 날카롭게 하는 이쪽에 그는 「그ー으럼」라고 말을 이어,


「베아트리스가 저택에 머물고 있는 이유, 여ー엇지。그녀가 내 저택에 있는 것은 메이저스가와의 관계. 말하자면, 수게대 전의 당주의 후의로 저택의 금서고를 관리하고 있어. 그 흐름을 나의 대에서도 이어받고 있는 거ー지」

「고용관리자란 건가……그건 계약과는 다른 것인가?」

「질문형식이 젠재와 다르지만……뭐ー어, 좋지. 이미 나ー아의 질문은 거의 의미가 없는 것이니까. 베아트리스의 배경이 정령인 것은 이미 알고 있을 터이ー지」



로즈월의 말에 스바루는 턱을 당겨 긍정. 실제로 베아트리스가 정령다운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자칭과 존재감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로즈월은 스바루의 수긍을 보며 손가락을 세워



「정령에게 있어서, 사람과의 계약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에밀리아님과 대정령님이ㅡ 관계가 바로 그ー으렇지」


「……아아, 귀찮은 약속이 가득한 에밀리아도 고생하고 있지. 최근은 그 대정령님도, 아예 얼굴 비추지도 않으니 말이야」



팩에 세번 살해당한 것과, 잠든 렘을 향한 견해의 차이로 아직도 앙금이 남아있다. 그것들을 해소하기 전에 지금의 행방불명상태로 들어가면서 스바루의 저 새끼고양이에 대한 감정은 어려운 상태로 고정되어 버렸다.



「대정령님의 까다로움은 차치하고, 베아트리스도 그 예외는 아니다. 그 아이는 나와 나름대로의 협력관계이긴 하ー아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서로의 이해가 일치하기에 맺은 불간섭협정 같은것에 지나지 않는다 내 목적을 위해 그녀가 손을 빌려주는 것은 저ー언혀 없으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너와 베아코가 사이 좋게 지내는 것 같아서 무관심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계약관계의 내용에 연결되지 않는다고」


「이런, 이거 실례. 계약관계와는 또 다르지. 베아트리스는 정령이다. 그래서 계약을 중시하지. 그 그녀가 계약을 입에 담는다는 건,ㅡ 그것은 또 다른 꽤ー애나 큰 문제。그 아이는 뭐ー라해도, 사백년 전의 계약에 묶여있으니ー까」



흘려들을 수 없는 발언에 몸을 앞으로 내밀며 「그거야!」라고 목소리를 높여,




「그 400년 전의 계약, 그것을 상세히 알고싶어」


「꼐약 내용을 나불나불 발설하는 정령따위 있을리 어ー없어. 당시의 관계자가 남아있을리도 없고, 베아트리스 본인이 말하지 않는 한 알 수 있을 리 어ー없잖아」


「젠장, 쓸모없어. 그 400년 전의 계약이란 녀석만 알면……」



그 소녀가 그 방에서 항상 혼자 틀어 박혀 작아지고 있는 이유를 알 것이 아닌가.



「단지 이것만은 말할 수 있어」


「――?」


「베아트리스는 400년 동안의 계약에 묶여있다. 그런 그녀가 새롭게, 계약을 한 위에 계약을 거듭한다는 것은 이ー일단 있을 수 없어 그 아이를 그 장소에서 나오게 하고 싶은 거라면, 그 계약을 깨뜨린 후 이ー지 않으면」


「계약을……깨뜨려?」


「이행한다,  라고해도 조ー오치만. 계약을 맺은 대상이 없어졌을 가능생이 큰 이상, 깨뜨리는 쪽이 훠ー얼씬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ー」



스바루의 생각에 대해 로즈월이 계속 건설적인 의견을 말해오는 기적. 그의 말에 애매한 표정으로 있던 스바루도 점차 눈에서 비늘이 떨어지는 듯한 얼굴이 되어,



「――내가 한마디라도, 베아트리스를 밖으로 데려가고 싶다는 말을 했던가?」



스바루는 낮은 목소리로, 눈매를 날카롭게 하면서 눈앞에 있는 로즈월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손은 침대에 둔 채 손가락에서 시간을 가능하기 위해 시트를 두드린다. 그 행동에 눈을 떨어뜨리며 로즈월은 한쪽 눈을 감고 노란 눈동자에 스바루를 비추며,



「너는 정말로――눈치 채지 말아줬으면 하는 곳만 자ー안뜩, 눈치채는 남자구나」


「무슨……」


「어짜피, 나에게 있어서 이득이 없는 시간이ー니까. 이 정도에서 이야기를 끝내도 괜ー찮을까?」


「헛――헛소리하지마!?」



방금전 돌변한 그 눈동자에 실망의 색을 띄우는 로즈월. 그는 지금까지의 태도와 일변한 자세로 한숨을 흘리며, 한눈에 알아볼 만큼 의욕을 잃은 얼굴로



「이제와서 무슨 말을 하든 내 마음은 움직이지 않겠지만……맘대로 하면 되ー에지 않을까」


「너 이 자식 그 장난스러운 자세는 뭐야!? 중요한……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그게 네놈의 자세냐! 아직 물어볼 것이 남아……」


「그러니까, 궁금한게 있다면 물어보면 되ー잖아. 그리고 내가 온전히 대답할지는 이제 완전히 기분에 달려지만 말ー야」



격양하는 스바루와 반대로 점점 감정의 물결을 잃어가는 로즈월. 그는 얼굴을 붉게물들인 스바루에 대해서, 자신의 남색 머리를 어루만지며 고개를 기울여,



「질문, 하지 않는 거ー얼까?」


「――읏. 그녀석이, 베아트리스가 계약에 묶여 집에 있다는 것은 알았다. 그 속사정은 이제 됐어. 듣고 싶은 것은 다르다. 녀석이 가지고 있던 검은 책……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들려줘」


「헤ー에, 봤구나. 감상은? 너는 무엇이라고 생각할까ー아나?」


「질문으로 돌리지 말라고. ――나는 그것이, 마녀교녀석들이 갖고 있는 책하고, 닮았다고, 그리, 생각해서」



고르지 못한 스바루의 말은 부정해 주었으면 한다는 감정의 표현이다. 하지만 그것을 듣고 로즈월은 하품을 참는듯한 얼굴로,



「마녀교도들이 가지는 『복음』。마녀의 의사를 개재하고 소지자가 원하는 미래의 길을 설명하는 마법책. 뭐ー어, 지향성이 있다는 점을 빼면 웬만큼 손이 가는 예언서 라는거ー어 겠지」


「――! 알고?」


「진귀하다, 라고 할 정도도 아ー니니까. 마녀교도는 그 근방에 있기 마련이고, 그들이 신봉하는 마녀와 다른 마녀관련 시설 『성역』을 운영하는 나에게 있어서 충돌이 한번도 없었던 상대란것도 아ー니고 말이야」


「저, 정말로 미래가 보이는……거야?」



죽지 않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스바루의 『사망회귀』의 상위호환이다. 그에 대해 질투하는 건 아니지만, 만일 마녀도가 그런 규격외의 물건을 장비하고 있다면 큰일이다.

하지만 전율하는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긲지 편리한 것도 아니야. 묘사 횟수 자치가 신도에 따라 다르고 많지도 않아. 내용도 애매한 것이 많고, 해석 방법은 다양성이 있다던가. 무엇보다 『복음』은 소지자 밖에 읽히지 않고 다른사람이 읽어도 이상하게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불완전한 미래를 그림정도로 밖에 모르는거야」


「불완전한……」



그 정보에 안도감을 감추지 못한다. 더구나 『복음』이 진정한 미래를 그리고 예언서로서의 힘을 가진다면, 스바루가 페텔기우스에게 승리하기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대죄주교의 『복음』이라도 거기까지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이라고 납득이 된다. 하지만,



「그것과 이것은 사정이 다른다. 그, 베아트리스가 가지고 있는 그 책은……」


「그것은 마녀교도들이 가지는 『복음』과 동일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답은 그러면서,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말돌리지 말라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돌리ー인 적 없어. 베아트리스의 그것은 『복음』이긴 하지만, 마녀교도의 그것과는 뿌리가 달라. 마녀교의 그것은 불완전 하지만, 베아트리스가 가진 그 『복음』은 완성된 것이니까」


「완성……?」


「그래, 완성된 것 같은거야. 불확실한 미래에 좌우되어 흔들흔들 거리며 적힌 내용이 안정되지 않는 결함품과는 달라」


당황하는 스바루. 하지만 그 앞에서 로즈월의 표정은 어딘가 빛난다.
마치 무엇인가를 자랑하는 듯한 얼굴과 말투. 그런 그의 변모된 모습에도 스바루는 말을 잃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말을 잃은 것은 이 직후였다.



「――!?」



로즈월이 등 뒤로 돌렸던 오른손이 앞으로, 그 손에 검은 장서의 책이 잡혀 있다.

그것은 이 근거리에서 볼 것도 없이 명확하게 알아 볼 수 있는 『복음』이었으며



「유일, 두권만 존재하는 완성된 『복음』. 그것을 가진 것은 나와 베아트리스 두명 뿐……이 되게ー엤네」


「――――」



눈앞에서 손안의 책을 작게 좌우로 흔들어 보여주는 로즈월. 하지만 그 거동에 신경을 쓸 여유가 스바루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로즈월이 마녀교가 가진 것과 같은 책을 들고 있는 것. 그것도 분명 스바루에게 놀라운 것이었다. 베아트리스의 손에 있던 책이  『복음』이며, 본의 아니게 헤어질 때의 베아트리스와의 대화가 긍정되어 버린것, 그것도 스바루에게 충격을 주는 원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스바루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그것들이 아니라.



「그것, 이……미래를 담은 『복음』?」


「그ー으렇지. 이게 진짜 『복음』이다」


「넌 미래를……알고? 지금, 이러고 있는 것도, 그 책에……?」


「기록되어 있ー지. 너는 읽을 수 없겠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스바루는 읽을 수 없다는 등, 지금 이 순간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 의미를 가지는 것은 단 하나뿐. 단 하나, 그것만은 듣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적혀 있는건가」


「세계의 전부가 적히는 거ー엇은 아니지만, 소지자의 미래의 일부정도는 알 수 있게 되어 있ー지」


「지금, 이렇게 될것도……알고 있었어?」


「기록대로의 상황을 만드는 것은, 그것만으로 꽤나 뼈가 깎이는 일이라ー아고? 음지와 양지에서 한 나의 노력을 조금은 칭찬하고 싶구ー만」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멈출 수 없다.

그 떨림의 원인은 너무 격렬한 감정의 발로였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그것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그것은,



「이렇게 될 거라고 알 고 있었더라면……」


「――음」


「――너, 알면서 렘을 내버려둬서 죽인건가?」






「렘이라니, 누구의 얘기일 까ー나






「――죽여버리겠어!! 로즈워어어어어어어얼」



순간 참지 못할 분노만이 스바루를 움직이고 있었다.

침대에 뛰어올라, 누워있는 로즈월의 목에 양손을 걸쳐 조른다. 지금까지 발휘되지 못했던, 스바루의 보통사람을 능가하는 악력이 좁은 목을 조르며, 창백해진 광대의 얼굴에 고통의 색을 새겼다.



「모든 걸 알면서, 네놈은――!!」



알고 있었다면, 알고 있었더라면, 비극을 피할 수 있었던 거라면――렘을 그런 꼴을 당하지 않게 하고 끝낼 수 있었더라면.



「나와 렘을, 죽게 내버려둔것은――네놈이였냐!!」



어쩔 수 없는 분노가 내뿜은 후회가 눈앞에 있는 남자에 대한 살의가 되어 스바루를 움직인다. 충동이 이성을 잃게 하고, 감정이, 애정이 힘으로 변환된다.

그대로 로즈월은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잠자코 스바루에게 목을 꺾이는 것을 기다릴 뿐의 몸에서――.



「――『둔갑한다해도, 다른 냄새로 덮어 쓰려해도, 울가름의 냄새는 지울 수 없다』라고!!」



――충격.



옆에서 날아오는 딱딱하고 날카로운 감촉에 스바루는 자신의 얼굴의 오른쪽 절반이 찌그러지는 것을 맛보며 날아갔다.

침대 위에서 낙법도 하지 못하고 벽에 격돌. 그대로 바닥으로 머리부터 떨어진다. 한번에 사고가 못쓰게 되며 온몸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귀에서, 코에서 출혈이 있고, 오른쪽의 시야가 새까맣게 물들었다. 눈이, 짜부러진 것일지도 모른다.



「――묘소에서 나와서, 냄세가 더 심해져서 말야. 설마 하고 생각해서 보고 있었는데, 생각한대로잖아, 앙!?」



발소리. 지저분한 그것이 바로 옆에 육박하는 것을 느낀다. 기어가는 것도 몸이 허락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일 수 없이 스바루는 머리를 잡혀 올려져,



「마녀냄새나는 네놈이 뭘 할 생각이었는지, 몸에 물어봐줄까, 어이. 저딴 놈이어도 이 장소에 필요한 놈이다. 까불지 말라고, 네놈」



금발의 청년. 가필. 무슨일인지, 분노와 살의가 없는 목소리를 부딪쳐가면서, 스바루의 의식이 멀어져 간다.

머리의 절반이, 확인할 수 없지만 찌그러진 듯한 느낌이 있는 것이다.

죽을지도 모른다. 이걸로 죽는다면, 정말 최저의 맺음법이다.


하지만, 이 엉망진창인 것을 안고 『사망회귀』를 해서, 과연 자신은 이 장소를 구하고 싶다, 고 그 희망을 가지고 있는 채로 있을 수 있을까.



「모르... 겠어……렘」




그 말을 마지막으로, 스바루의 의식은 어둠속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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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ツーヵー 한사람이 ツ하면 다른사람이 ヵ하는 것으로 두 사람사이에서 짧은 단어하나로도 통함을 나타냄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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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6『몰이해의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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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으로 끌려내진 순간, 스바루가 느낀것은 천지가 거꾸로 뒤집히는 듯한 부유감이었다.



「――으갸!?」



딱딱한 지면에 허리부터 떨어져, 폐에서 공기를 짜내는 고통에 목을 헐떡인다. 그 기세 그대로 바닥을 구르다 벽에 부딪쳐 겨우 정지. 내던져진 듯한 감각에 머리를 흔들고 고개를 들어, 스바루는 고통에 아찔한 눈을 열어,



「베아트리스……읏」



헤어질 때 이름조차 부르지 못한 소녀의 이름을 소리로 만들지만, 이미 그것은 그 소녀에게는 닿지 않는다. 『징검문』이 성립해 두사람의 사이에는 오갈 수 없는 거리가 생겨 버렸다. 그녀의 거절은 높고 깊고, 스바루의 목소리가 닿을 일은 없다.



「나는 어째서……항상……!」



실패하지 않았더라면, 최악에다가 최저인 선택지를 고르지 않았다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깨닫는 것은 불가능 한 것일까.



「왜 너가 복음을……. 너가, 정말 뭐냐고……!?」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검은 장서――복음의 존재가 그녀와의 거리를 결정적으로 벌렸다.

지금까지 스바루는 종종, 자신과 베아트리스의 사이에는 짧은 시간 안에서 확실히 구축해온 『무언가』가 있는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비아냥거리며 싸우고 있어도, 얼굴을 마주하면 서로 싫은 얼굴을 하는 관계라도, 그렇게 하는 것 만으론 끝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 스바루만은 믿고 있었다.



「……정말로, 그런거냐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인연이 속임수라고 전해듣고, 그것을 부정해 줬으면 하는 스바루를 베이트리스는 노성으로 잘라냈다. 

스바루의 상상을, 가짜의 인연이었던 것을 긍정하고, 무엇 하나조차 스바루의 존재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고, 그저 의무감만을 이유로 그 동안의 모든것이 있었다고.



「저렇게 웃었던 것도, 화낸 것도, 나를 지켜준 것도……전부. 하나부터 열까지, 각본대로의 거짓말이었단 거냐고……그런 거냐고」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스바루의 약한 마음은 아직도 부정하고 있다. 마지막 순간, 이별하기 직전의 순간 베아트리스의 울먹이는 소리가 그녀의 말의 진위를 흐리고 있다.

무엇이던지 아직은, 자신의 속에서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책의 말대로든 뭐든, 내가 너에게 도움 받았던 것은 기억하고 있어……그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고, 나만이 아는 빚이니까」



저택을 세이브포인트로 한 루프의 안에서, 스바루는 몇번이고 베아트리스에게 구해졌다.

『사망회귀』를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그녀의 금서고에 자주 다니곤 했고, 마수의 저주를 받은 때에는 저주 해주를 부탁해 말 그대로 목숨을 구해졌다. 사라진 루프의 세계에서는 렘을 죽게해 람과 로즈월에게 쫒기는 스바루를 구두로했을 뿐인 계약을 왜곡해서 까지 지키러 와 주었다.

그 최대의 은혜는 이미 이 세계에는 남아있지 않고, 스바루의 가슴에 남아있을 뿐이지만.



「그 때……난, 기뻤었어」



자기편이 아무도 남지 않고 없어져 버렸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스바루를 구해주었다. 렘과 람 두사람을 적으로 생각하고, 로즈월의 의도를 끝까지 읽지 못하고, 에밀리아도 믿어주지 않아 갈갈이 찢어진 스바루를 베아트리스만이 구해 주었다.

그 때, 그 순간의 임시계약이 얼마나 스바루를 구했는지, 그것은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그녀에게 받은 갚지 못할 은혜였던 것이다.



「빚은 갚겠어. 너가 나에게 자신의 의지로 빌려주었는지, 아니면 책의 의사라는 녀석을 존중했는지, 그것도 모르니까……그것을 확인하고서」




이제 명확하게, 스바루에게 거절의사를 굳힌 그녀에게 질문을 던질 순 없다. 그래서 스바루의 각오는 이 세계에선 의미가 없이, 다음 세계로 미룬다.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손가락이 세자루 없는 손. 길게 베어진 허리와 어깨. 부딪친 머리. 약간 짧아진 혀. 무엇 하나도 잊어서는 안되는 고통이다.

닫힌 눈꺼풀 뒤에 렘이 있다. 페트라가, 프레드리카가 떠오른다. 베아트리스가 이쪽에 등을 돌리고, 최후에 에밀리아가 떠오른다.


――스바루가 이 세계에서 어이없이 패해서, 잡을 수 없었던 전부.


그것을 되찾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에 들어간다. 베아트리스에 막혀서 할 수 없었던 그것을 다시 하며, 다시 한번 나선의 안으로 뛰어든다.



「――――」




짧아진 혀를 뻗어, 스바루는 다시 물어뜯는 각오를 굳힌다.

한번 한 자결을 생각하면, 고통이 되살아나고 공포심이 난다. 약한 마음이 생기고, 다리가 떨린다. 각오따위 말장난, 종말의 앞에서는 어떤 가치도 없다.

그것들을 뒤로 돌리고 부정적 감정을 굴복시켜, 죽음에 임하는 최대의 부정적 감정을 무릅쓰고. 그리고 모든것을 다시 시작하는 시간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을 바라며, 스바루는 최후의 순간에 눈을 닫으려고.



「……여기, 어디지」



『징검문』을 빠져나와 도착한 장소가 본적이 없는 곳이라는 것을 간신히 깨달았다.




※※ ※ ※ ※ ※ ※ ※ ※ ※ ※ ※ ※




그것은 스바루에게 있어서, 익숙한 로즈월 저택의 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이었다.

흥건하게 젖은 포석, 울창한 담쟁이 덩굴이 기어가는 꾀죄죄한 벽면, 난잡하게 배치된 책상에 녹슨 금속――공구같은 것들이 어질러져, 시각정보에서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무엇보다,



「으――!?」



한번 깨닫고 나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농밀하기까지 한 악취.

음식물 쓰레기 썩은 냄새와 다른, 그러나 썩는 냄새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악취가 구토감을 불러와 스바루는 입가에 손을 대고 텅 빈 위장에서 위액을 짜낸다.

노란 토사물을 바닥에 뱉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스바루는 주위를 흘겨보았다. 보면 볼수록 잘 모르는 공간에서 미지라는 것 이상으로 이질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간은 조약돌이 깔린 어둑어둑한 방으로 그 넓이는 로즈월의 저택의 응접실을 두개의 방으로 나눈 정도. 넓은 정도는 아니지만, 비좁다고는 할 수 없는 스페이스 이다.

그 방의 구석에 흩어져있는 책상과 수수께끼의 기구가 있고 책상 반대――이 방의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하는 스페이스에 있는 것은,



「깨진 책상과, 크리스탈……? 결정이라던가, 마광석 조각인가? 게다가 이 구멍……」



내려보는 눈앞, 파괴된 책상의 잔해와 힘을 잃은 마광석이 흩어져 그 앞에는 직경 4미터는 될 듯한 구멍이 입을 벌리고 있다. 그것도, 광원이 부족한것을 도외시하더라도 여전히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구멍이.


문득 얼굴을 들고 벽을 보면 벽면에서 발광하는 것은 얇은 청색의 빛을 발하는 이끼이며, 숲 등에 군생한다. 그것은 대기중의 마나를 흡수하고 빛나는 성질이 있는 듯, 집 주위의 숲 등에서도 별빛과 빛나는 이끼의 빛에 의지하면 암흑같은 것은 피할 수 있다.

그 이끼의 빛을 의식하면서 땅바닥을 기어다니다, 바지의 젖은 감촉과 손바닥을 더럽히는 점액에 혐오감을 느낀 채 구멍의 바닥을 가만히 바라본다.


조용하고 찬 바람이 바닥에서 올라오고 있고 그것은 코가 비뚤어질――아니, 코를 깨뜨릴 악취를 그곳에서 옮겨오는 듯 했다.



「으……읍. 안에, 들여다볼 용기는 없는게 정답인가……무슨 냄새야?」



이것이 생명을 가지고 있던 무언가가 가지는 독특한 비린내라고 한다면, 스바루의 상상은 최악의 한가지 위를 가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흘러나오는 악취는 고기와 물이 썩는 그것과는 다른 것으로, 굳이 말한다면 화학 약품의 종류와 비슷하다.



「――다른 사람들은」



구멍의 바닥을 확인하는 것을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포기하고, 스바루는 콧등을 닦아 입으로 호흡하는 것을 의식하며 방 안을 둘러본다.

눈에 띈 것은 발밑에 굴러다니는 책상의 잔해와 마광석의 조각들. 철제 책상은 엄청난 충격을 가해져 박살나 있으며, 마광석은  분명히 그 책상 위에 올려져 있었던 것 같다. 찌부러진 책상을 뒤집어 보면 굴곡진 책상 위에 조각된 형태로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을 알았다.



「마법진……같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마법진은 이세계 판타지에선 정해진 약속이지만, 이 세계에서는 본 적이 없다. 기본, 마법은 생명이 있는 육체를 통해 외계에 간섭하는 것이 이 세계의 마법이며, 일부 예외인 마법등과 마법물품이외에서는 그럴듯한 그것을 볼 수 없었다.

그만큼 마법진을 발견한 것에 대한 놀라움은 한결 더 생겼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인가? 있다면 왜 이런 곳에……마법진을 두는 이유같은건……」



직접,  이 자리에서 마법을 기동하지 못했거나, 원격적인 마법 조치를 받기 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혹은 술자없이 계속해서 어떤 술식을 발동하기 위한 시스템도 생각해 볼 순 있지만,



「그렇다면 옆에 다 쓴 마광석이 널려있는 이유도 알 것 같네」



에너지 탱크로 외부에 있던 마광석이 다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마법진이 효력을 잃었다――라는 견해가 가장 말이 되겠지. 그 결론을 얻어도 모르는 것은, 구멍의 정체와 파괴된 책상. 술식을 중단하면 방 자체가 폭파되는 방법도 있었을 가능성도 버릴 수 없는 부분이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결국, 여기가 어디냐는 의문에 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디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어두운 구멍. 어떤 술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마법진과 마광석. 썩은 냄새에 찌든 악취가 풍기는 방을 관찰해, 방의 구석에 굴러다니는 다른 책상과 공구――붉은 녹 투성이의 쇠 조각을 줍는다.

펜치 또는 니퍼 등 프라모델을 만들 때의 도구로 비슷하다. 마루를 더럽히는 것과 같은 점액이 이쪽에도 발라져 있으며 무엇보다 사용하지 않은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스바루의 손이 닿는 곳은 무너져 먼지가 될 풍화상태다.


공구뿐만 아니라 책상도 같은 상태로, 노후화로 발이 부러진 그것들은 바람을 받아 이미 먼지가 되기 직전이며, 가볍게 발을 올리자마자 형태를 잃고 쓰레기로 바뀌었다.

얻은 정보는 여기에서도 없다. 단 하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망가지는 방법과 망가진 시기가, 구멍 앞의 책상과는 꽤 달라……」



시간경과로, 취약해져 붕괴를 맞은 이곳과 다르게, 구멍 옆 책상들은 분명히 파괴의 힘으로 비틀어져 있었다. 그것도 끊긴 발판의 모습을 보면 그 파괴가 극히 최근――몇일 이내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파괴된 방……누가 뭘 위해서……」


의문을 내뱉고, 스바루는 문득 자신의 그 사고에 어처구니 없어진다.

그 생긴 의문을 어쩌자는 것인가. 생각해 답이 나오는 종류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무엇보다 스바루가 떠안은 문제는 이미 두팔로 감쌀 수 없을 만큼 가득하다.

여기에다가, 짐의 사이에 소품을 쑤셔넣는, 붕괴를 앞당기는 짓은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보다 이렇게 다른쪽으로 의식을 돌린다는 것 자체가 눈앞에 두고있던 자결의 시간을 지연시킨 발버둥 같아 견디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만나기 어려운 『수치』의 감정을 이해했음에도, 이 방의 이질적임이 스바루를 잡고 놓지 않는다. 지금 엄청나게 중요한 무언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



대답이 나오지 않는 확신, 그것에 이끌리는 대로 스바루는 고개를 빙 돌리며, 방의 출구를 찾는다. 여기에 스바루를 던진 것이 『징검문』인 이상, 문을 개폐할 수 없는 방에 던져진 것은 있을 수 없다.

과연, 스바루는 자신을 방 속으로 난폭하게 던진 문――방의 벽 위쪽에 비치된 환기용 같은 작은 여닫이 문을 찾아낸다.


그것 이외로, 방의 출입구가 될 만한 문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제대로 된 문은 분리된 구멍 너머――갈 수 없는 방의 반대편에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삼킨시점에서 스바루는 진지한 탈출 수단을 선택할 길을 버린다. 손바닥의 땀과 정체불명의 점액을 바지에 문질러 떨어뜨리고, 작게 숨죽이고 여닫이 문에 손가락을 뻗는다.


까치발을 들어서 겨우 닿는 높이에 있는 여닫이문의 크기는 더스트슈트[각주:1]과 비유하는 것이 가장 가까울까. 인간이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좁지는 않지만, 유유히 지나갈 만큼 스바루는 가냘프지 않다.

손가락이 부족한 오른손의 악력에 고심하면서 녹슨 문을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고, 좁은 통로에 몸을 쑤셔 넣어 이동을 시작. 통풍구와 같은 좁은 장소이다. 최악, 벌레나 쥐의 주거지가 되어 있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었지만, 의외로 깨끗――한 정도는 아니지만, 먼지가 쌓인 통로는 생물의 기척이 전혀 없는것이 구원이었다.



좁은 길을 빠져나가길 대략 3분. 후반은 포복전진에도 익숙해져 거동이 스무스 해지기 시작할 때 쯤 골지점에 도달. 방금전의 방에 환기구로 연결되어 있던 방에 내려서서, 대충 주위를 확인. 같은 구멍이 뚫려있지 않나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아까의 방과는 분위기가 정말 다르네. 실험실 같았던 것과 비교하면, 여기는 대기실 같다고 할까」



아까 방의 반의 반정도의 넓이. 단지 지나가는 방 정도로 설정되어 있는건지, 땅을 걸어서 빠지는 종류의 문이 두개있는 이외에는 물건같은 것도 놓여있지 않다. 제대로 대기실로 보이는 방이다.

이제 잡지와 의자가 놓여져 있으면 완벽한 포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아온 방향적으로 이쪽의 문이 향하는 곳은……역시인가」



삐걱거리는 문 손잡이를 비틀어 열자 무너지는 발판과 함께 구멍이 바로 눈앞에 펼쳐졌다. 엄청난 데스트랩의 상태에 작게 한숨을 흘리며, 스바루는 거의 역할을 하지 않는 문을 정신 건강상의 문제로 닫습니다.――악취가 여기 방에 흘러들어오고 있어, 판단이 늦었다고 자신을 탓한다.

그리고 가볍게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반대쪽의 문에. 이쪽의 문의 뒤가, 스바루에게는 미확인의 공간이 될 터――



「…………읏」



자연스럽게, 닦을 땀이 손바닥에, 그리고 등을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참지 못한다.

이 문 너머가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그 장소에 최악의 경우 무엇이 있을지를 상상할 필요는 있었다.



「여기가……저택안 이라면……」



본 기억이 없는 방이지만, 열고 나오자 마자 눈앞에 엘사가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리고 만일 그 살인자를 앞두고 냉정함을 유지할 자신감도 스바루에게는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죽지 않으면 안된다는 자결을 향한 마음의 물보라가 이빨의 뿌리를 잘게씹었던 일을 떠올리게 하는 증오로 변환된다.


그 칼로 페트라를, 프레드리카를――렘을 죽인 이상자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뿐, 스바루의 뇌는 끓는 것 같을 정도의 분노에 시달리고 있다.

있는 것을 바라는 저주의 마음과, 없는 것을 바라는 더러운 삶에 갈망[각주:2]. 양 극단의 감정의 틈에 흔들리면서, 스바루는 그 입가에 흉소를 지으며,



「――――」



있다고 해도, 없다고 해도, 그 광기적인 감정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런 제정신을 벗어난 사고의 끝에 임한 세계를 앞에두고,



「――――아」



있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고 스바루는 이 순간, 넋을 잃었다.





※※ ※ ※ ※ ※ ※ ※ ※ ※ ※ ※ ※



――스바루의 뇌에서는, 이 본적 있는 공간이 어디인가 에 대한 의문은 사실 답이 나와 있었다.


원래, 로즈월 저택에서 스바루가 발을 디딘적이 없는 장소는 거의 없고, 금서고에 조차 어떤 의미로는 자유롭게 출입했던 그가 모를 가능성――그것이 남아있다고 한다면, 두번 문에 손을 대고 그 앞을 갈 수 없었던 『피난경로』의 문의 너머 말고는 없다.

한번은 회색털의 정령에게 막혀, 두번쨰는 이번의 루프에서 살인자와의 상대로 물러날 수 밖에 없게된 장소. 그러므로, 스바루는 한번도 그 문 앞을 본 적이 없다.

그런만큼 용도 불명의 방이 이어진 곳에 불신감을 안고는 있어도, 그 위치를 로즈월의 저택의 일부임에 아무런 의문을 품지 못했는데,



「어디 야……여기?」



멍한 채, 그저 얼빠진 목소리로 누구에게도 향하지 않은 물음의 목소리를 낸다.

스바루의 정면, 열린 문의 앞에 펼쳐진 것은 차갑고 어두운 지하통로――가 아닌, 울창한 녹색의 나무가 우거진 자연 속, 그것도 이상하게도,



「아, 아침……?」



나무 사이로 올려다 본 하늘에 떠오른 태양의 존재가 보였다. 햇빛의 고도, 그리고 바람의 감각에서 그것은 새벽의 바람이라고 피부로 느끼고, 추가되는 의혹이 뇌를 휘젓는다.

스바루가 집에 돌아온 것은 저녁 전의 일이며 그 후의 페트라와 프레드리카의 대화, 그리고 엘자 습격 등의 시간 경과를 고려하면, 스바루의 부상은 밤이 깊어지기 직전――그것이 지금 반나절 가까운 시간이 지나 있었다.



「의식이 없었던 동안인가……!?」



한번, 혀를 끊어 자결을 시도했을 때, 스바루는 의식을 잃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부상을 치유받아 죽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을 앞세워 의식하는 것을 잊고 있었지만, 스바루는 금서고에서 얼마나 의식을 잃고 잇었는가.

그 장소가 『시간의 경과와 분리된 장소』라고 베아트리스가 딱 잡아뗴고 있었음을 떠올린다. 그것에 어디까지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덮어씌여 세이브 되어 버렸다면……!」



터무니없는 사태가 된다.

몇번이고 우려한 사태가 현실로 바뀌기 전에 스바루는 한시라도 빨리 자신의 목숨을 끊어야 한다. 안되는 것임에도, 그 초조감과 머리를 맞부딪치며 존재를 주장하는 다른 감정이 있다. 그 감정은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이곳이 어디인지, 그것을 확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행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겟따. 지금까지의 경위를 생각하면, 『사망회귀』의 악랄함을 감안한다면 지금 자살해야 하는 것이디ㅏ.

하지만, 스바루의 안의 몹시 냉정한 부분이 지금 자신이 처한 처지를 이해 한 후에 그것을 제안해 오고 있다.



「――제엔장!」



땅을 걷어차고, 침을 뱉는다. 스바루는 눈앞의 숲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달리며 나무의 ㅡㅡ틈새를 빠져나가면서, 뇌리를 스치는 것은 페트라와의 대화.

피난 경로의 끝은 저택의 뒷산 안. 거기에 있는 산장으로 통해서, 피난시에 거기에서 비상용물품들을 챙겨 함께 탈출하는 계획으로 되어 있다고.

그 말을 믿는다면 지금의 자리가 그 산장이며 자신이 달리는 것은 몇번 발을 들여놓은 적이 있는 뒷산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방금게 산장? 준비된 물건들은 어디에? 애초에……그토록 방치된지 오래된 듯한 장소에 무슨 구제조치가 되어 있다고……!?」



스바루가 본 그장소에 있던 것은 정체모를 공간과 싫은 예감을 뒷받침할 물증들만. 페트라가 말한 것과 일치하는 점이 너무 적다. 무엇보다 프레드리카나 렘이 정기적으로 손을 댔다면, 그 장소의 열화상태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것을 자신할 만큼, 스바루는 그 두 메이드의 일솜씨를 알고 있다.


숲을 달려, 경사가 없음에도 의문이 더오른다. 산에 있을 오두막이 수백미터도 주변에 경사가 없는 장소에 지어지고 있는 것인가.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잃어가며, 애초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초조함이 샘솟는다.

그리고, 생긴 초조과 불신의 임계점은 의외로, 빨리 찾아오게 되었다.


나무들이 사라져 갑자기 시야가 선명해지고, 스바루는 옆으로 돌아 제동을 건다. 포장, 이라고 하긴 울퉁불퉁한 땅은 사람의 왕래가 있다는 것의 증거이며, 무엇보다 멀리서이지만 늘어선 집들이 사람이 사는 지역임을 여실히 나탙낸다.

그들을 눈에 담고, 드디어 스바루의 생각이 진정한 의미에서 경악을 부르짖는다.

왜냐하면 이 풍경은――,



「서.... 『성역』!?」



반나절 전에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오는데 하루종일 터였던 장소였다.

공포심에 따라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손가락이 부족하다. 결손되어 있다. 『사망회귀』는 발동하지 않았다. 그러ㅓㅁ에도 지금 있을리가 없는 곳에 자신이 서있다.



「어째...서……여기에. 『징검문』이、원인인건가……」



그 밖에 답이 나오질 않는다.

스바루는 베아트리스의 손으로 저택의 금서고에서 『징검문』으로 『성역』의 일각으로 그몸을 날려보내진 셈이다. 하지만, 어째서 그렇게 된건가.



「거리는 상관 없다……는건가? 아니, 확실히 일단 집에서 마을의 마굿간 까지 전이시킨 적이 있었지만……」



그것은 거리로 말하면 아직 전이 수준으로 허용범위안에 들었던 거리였다. 그러나 『성역』과 저택 사이에 있던 거리를 생각하면, 지금의 장거리 이동은 분명히 말해 상상과 상식의 범위 밖이다.

그 지나치게 초자연적일 정도로 초자연적인 힘을 목격한 사실을 삼키자, 머리를 쥐어잡는 스바루는 억지로 생각을 아랫배에 받아들여,



「어찌됫든! 지금, 『성역』에 있는 것이라면……로즈월!!」



그 광대의 아래로 뛰어가 그 진의의 모든 것을 토하게 한다.

베아트리스를 집에서 극진히 다루던 로즈월. 그의 마인이라면 반드시, 그녀의 신원을, 그녀가 복음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사실을 알고 있고 그 위에서 모르는 스바루를 손바닥으로 만지작 거리는 것이라면 그것도 괜찮다. 그 콧등을 때리고, 태우고, 찢어서라도 모든것을 토해 내게 할 거다.



「――――!」




지금, 이 순간, 스바루는 자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제한을 잊고 뛰어나가며, 생각을 새빨간 분노에 물들이며 마을의 가장자리에. 로즈월이 자는 건물로 질주한다.
분노의 화신이 된 스바루의 속도, 맹렬히 『성역』을 지나가는 육체는 피로를, 고통을 잊고 그 몸을 목적지까지 이끈다.

부서질듯한 기세로 문을 발로 차서 열어, 스바루는 집안에 침입해 송곳니를 들어낸다.



「로즈월! 면상좀 봐! 네놈에게 묻고 싶은 것이 산더미처럼 있다고!」



측면에 있는 메이드의 문책을 받을만큼 무서운 얼굴로 뛰어들어 입을 열자마자 거칠게 큰소리를 치는 스바루. 실내의 대답은 없고, 스바루는 발소리를 크게 내며 마지막 문 한장을 난폭하게 열어젖힌다.



「시치미 떼는 것도, 거짓말도 없이다. 숨기는것 전부 모조리 털어……」



놓아, 라고 맗하려고한 스바루의 목소리가 끊겼다.

그 지금까지의 불만을 응축한 원망, 그것을 들을 상대가 방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적했다. 그 사실에 더욱 분노가 뇌를 끓인다. 침대를 힘껏 발길질하고, 아픈 발가락에 더욱 분노를 쌓으며 스바루는 건물을 뛰어나간다.

있다고 한다면 류즈의 집――에밀리아와 만나고 있거나, 혹은 류즈나 가필의 곁으로 발을 옮겨 있거나. 어느쪽이든, 스바루가 없어진 순간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좋은 배짱이다. 사실 큰 부상이 아닌 것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라는 억측이 일어날 정도로 타이밍이 좋다.


의심하면 끝이 없는 부정적인 감정의 나선. 그것들에게 사고를 지배된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성역』을 배회하며――또 다시 스바루는 너무 늦게 이해한다.



「……아?」



시간은 새벽. 스바루가 아는 한, 『성역』의 일상적인 타임스케줄안에서 『성역』의 주민들이 아침 식사 준비와 빨래를 시작하는 시간일 터이다. 피난민이 없어진 것으로 식사 공급의 필요성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각 가정의 밥을 지을 필요가 있다.

그럴 터인데, 그 일상의 행위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니. 그 이전에



「로즈월들만이 아니야……모두들 어딜 간거야?」



오른쪽을 봐도, 왼쪽을 봐도 사람하나 보이지 않는다.

생각하면 숲을 벗어나고 『성역』에 돌아온 시점부터 길에서 누군가와 마주친 기억도, 누군가를 본 기억도 없다. 

『성역』의 주민수가 많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마을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면서 누구의 얼굴도 보지않을 가능성이 얼마나 크겠는가.



「그럴리가……」



머리를 흔들며 싫은 예감을 떨쳐버리려는 듯 스바루는 근처의 민가의 문을 두드린다. 두드려도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본다.――아무도 없다.

이 집에는 수인 여성이 두명, 자매가 살고 있었을 것인데


그렇게 기억에 짚이는 한, 스바루는 눈에 띄는 민가를 차례로 들여다보고 그떄마다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쌓아간다.

누구의 모습도 없고 어디에도 사람이 없다. 『성역』에서 인기척이 사라져 있었다.



「누군가! 누군가 있지!? 어디 갔어!?」



싫은 예감이 쌓여간다.

이 초조감, 이 정체모를 상실감은 기억에 있다.


그것은 마녀교와의 대결중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늦게 아람마을에 돌아온 스바루를 맞이하는 참극의 기억――차례차례 겹쳐진 시체, 고통과 절망의 시체. 색을 잃은 친한 사람들, 그리고 붕괴되어 다시는 움직이지 못하는 페트라.



「――――아아!」



공포가 스바루의 등을 달리며, 끝없이 불안에게 밀리는 듯 달린다.비명같은 목소리를 흘리며 스바루가 가는 곳은 단 하나의 장소,

마을의 끝, 훨씬 훌령한 건물. 그것은 이 『성역』을 묶는 족장으로서의 몇 안되는 존중의 표현이며, 지금은 그 장소를 빌리는 한 소녀를 위한 잠자리.



「――에밀리아!!」



뛰어들며,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을 외치며 스바루는 방 안을 둘러본다.

은빛 머리의 소녀가 잠이 덜 깬 얼굴로 스바루를 돌아보며, 몇번 눈을 깜빡이고선 「안녕, 스바루」라고 가슴이 아플정도의 미소를 지으며――,



「――――」



돌아볼 터인 장소는, 역시 아무도 없는 채였다.


침대에 뛰어가며 손을 뻗어 흐트러진 시트에 닿는다. 그곳에 온기는 없어, 누워있던 누군가가 이곳을 떠난지 이미 꽤나 시간이 경과한 것을 알린다.

그것만을 확인한 스바루는 집을 뛰쳐나와, 그 다리를 이번에는 마지막 보루. 이 상황의 뜻 모를 억지를, 불합리를 가르쳐 줄 수도 있는 곳



「헉……헉……!」



숨이 가쁘다. 피의 맛을 목 안에서 느끼며 달리자, 스바루는 『성역』의 안쪽 『탐욕의 마녀』 에키드나가 잠든 묘소로 달려간다.

도중에 주저 앉아 있을 가필이ㅡ 방해도, 그 모습도 없는 묘소의 직전에 겨우 도착했다. 그것에 구원이라고 해야할까, 혹은 방해라고 했더라도 알던 그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을까.



「아니……어떤 얼굴을 하고……」



그의 단 한명뿐인 누나를 지키지 못한 몸으로, 어떻게 그 한심안 얼굴을 내밀 수 있겠는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를 하는 자신,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것에 참을 수 없는 초조감을 느끼고 있으면서 그 자신의 약점을 반성하지 않는 점이 몹시 추악하고 역겹다.


감상을 머리를 흔들어 털어내고, 스바루는 방해없이 안의 묘소로 발길을 돌린다.

『시련』이 시작할 시간은 아니지만, 혹시나 뭔가의 액션이 마녀의 측에서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기대하고 그것에 매달리는 것처럼, 스바루는 질문에 대답을 해줄지도 모르는 마녀의 모습을 찾아서――,



「――인가, 후」



발을 디딘 순간, 스바루는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천천히 아래를 본다. 가슴아래, 하복부 위에 몸통의 한가운데――거기에 둥실하고, 둥글고 둥근 주먹크기에 구멍이 생겼다.



「후……에?」



손을 뻗어 구멍에 댄다. 그러자 소리를 내며 그 구멍으로 부터 대량의 피가 흘러나온다. 순간적으로 손바닥으로 막지만 구멍은 몸을 광통하고 등 측에도 열려 있다. 양쪽을 막지 못하고, 그렇지 않아도 피를 많이 잃었던 몸이 태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쓰러진다.


 ――통증, 없다. 이해, 할 수 없다. 무슨일이, 일어난걸까.


죽음. 죽는다. 죽는거다. 죽음, 알고있는 그것이 눈 앞에 와 있다고 알았다.

왜, 어째서, 이런일이. 엘자? 스바루를 쫒아 여기까지? 저택과 『성역』에 얼마나 거리가. 베아트리스가, 설마. 복음. 그녀는, 어째서. 렘. 누가 이런. 죽는다. 무섭다. 무엇이. 누가. 에밀리아. 마녀. 마녀. 마――.



「――――아」



시야가 뿌얘지기 시작한다. 마지막이 가까워진다.

예상했던 죽음이 예상하지 않은 형태로 찾아온다. 그 사실에 스바루는, 겨우 죽을 수 있었다는 안도따위는 느끼지 않는다. 그저 오로지, 지금은 죽음이 무섭다.

죽을 각오를 다졌다고 해도, 결정한 각오와 다른 길을 통해서 죽음이 방문하면 이렇다. 마음이 흐트러지고, 더러운 삶을 향한 갈망을 부르짖으며, 영혼이 세상에서 벗겨지는 것을 거절하면서―― 그럼에도 『죽음』은 천천히 스바루를 침식하며,



「――도、약해」


어쩔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만 뺨에 흘리고, 스바루의 고동이 정지한다.

기다리던 죽음을 바라지 않은 형태로 얻은 시체의 얼굴은 고통과 공포에 일그러져 있으며, 그 죽음의 가련함을 누구도 보고 비난하지 않으며,



「――――읏」




소리를 내며 음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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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층 건물서 쓰레기를 아래로 떨어뜨리는 굴뚝모양의 통 [본문으로]
  2. いないことを臨む浅ましい生への渇望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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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35화는 Skybless에 번역이 있어서 링크로 대체합니다.



SkyBless 'GummyBear666'님 번역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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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 34 『끝나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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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통이 달려오는듯한 느낌이 있다.

싫은 감각이지만, 이 세계에 온 이래 이런 생명에 관련된 수준의 부상이라는것에 부족함이 없는 생활이다. 그 감각이 말하고 있다. 이 수초가 승부처라고.

페트라의 비명이 좁은 통로에 울린다. 스바루의 왼쪽에 박힌 두개의 말뚝을 뽑으려는 듯 손을 뻗고 있다. 그 손이 닿은 순간에 시작될 것을 안다. 그래서 스바루는 그것이 닿기 전에 눈부신 속도로 머리를 회전시켰다.

두개의 말뚝, 치명상이라고 할 정도의 상처는 아니다. 통증이 올 때까지 몇 초. 페트라는 굳어서 못 움직이고 있다. 어디에서 온 공격인가. 열린문에 아직 손을 걸은 채. 반향하는 날카로운 소리. 그 속을 미끄러지듯 살의에 젖은 목소리가 고막에 파고든다.


――엘자이다.


눈앞,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 그림자가 꿈틀거리고 있을 게 분명하다. 그것이 몸을 낮추어 포복자세로 이쪽으로 뛰어들려 하는 엘자라는 것도.

허리를 뚫은 공격은 통로의 건너편에서 던져진 것이다. 싫을정도로 정확한 콘트롤로, 주의해서 배를 노렸다.

차라리 박수갈채를 치고 싶다.


바보같은 사고, 미지간한 생각. 어째서 지금, 여기에 엘자가 있는걸까. 있을 터였던 유예는 어디로 가고. 누구도 모를 비밀통로에, 어째서 숨어서. 어째서 알고있어. 전부 뒤로 돌려두고.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위해서 뇌세포를 태운다.


「――샤마아아아아아아아아크!!」


무장도 없이, 요격 수단도 없이, 준비부족에 각오부족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순간적인 사태를 눈앞에 맞아, 스바루에게 생긴 것은 단 하나――또는 엘자와 조우했을 때 물불가리지 않고 취할 수단으로 마음 먹고 있던 한가지 행동뿐.


스바루의 외침에 호응하여 불완전한 게이트가 체내의 마나를 시전에 준하는 형태로 환원. 전에 뻗었던 스바루의 오른손, 그 끝에서 검은 연기가 분출――통로를 어둠이 덮는다.

빛의 그늘보다 더욱 짙게 칠흑이 좁은 공간을 탐하며, 눈앞에 닥친 위협과 스바루들의 사이를 순간적으로 벌린다. 내뿜은 연기 자체에 행동을 가로막는 효과는 없다. 뚫고 가면, 막지도 못하는 안개. 하지만,


「몰이해의 벽, 넘을 수 있는 것이라면 넘어서――가아아아앗!![각주:1]


큰소리를 지른 직후, 그때까지 늦춰지던 격통의 맹공이 스바루를 강타한다. 왼쪽 허리를 시작으로 작열이 전신을 누비며 뇌와 아랫배가 달아오른 쇠를 찔린 것처럼 타들어 가, 절규한다. 거기에 불완전한 영창의 대가, 전신에서 필요 이상의 마나가 빼았기는 감각에, 몸이 바싹 마른 것 같은 피로감과 권태감에 무릎을 꿇는다.

그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것을 붙잡아준것은,


「스바루――!」


무너저가는 스바루의 손을 잡고, 작고 부드러운 감촉. 보니 울거같은 얼굴을 한 페트라가 스바루의 몸을 걱정하며, 긴 속눈썹을 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황이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눈앞에 불합리한 위협이 다가오는 것에 대한 거절이 눈동자에 있따. 그러나 그 이상으로, 스바루의 안부를 걱정하는 색이 짙다.


그것을 본 순간, 신경을 깎는 격통과 영혼을 벗겨지는 상실감을 한순간 망각. 그 효과가 지속되는 동안에 쥐어준 손을 잠고,


「일단, 위로――!」


전진하지 못하는 이상, 탈출구는 온 길을 돌아가는 길 하나뿐. 샤마크의 지속시간에 대해서는 스바루 본인도 모른다. 몇차례 사용해서 몸에 습관이 배었는지, 기절할 때까지 마나를 소진하지 않은 것만이 지금의 성과이다. 어쨌든, 지금은 검은 안개가 길을 가려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깃……아갓!?」


뛰어나가는 순간 다시 날카로운 무언가가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덮쳐 온다.

통증의 원인에 눈을 돌려보니, 오른쪽 어꺠에서 목 뒤쪽에 걸친 위치에, 합계 4개의 말뚝이 박혀 있었다. 다행히, 박힌 깊이는 짧지만, 새끼 손가락 정도의 굵기를 한 그것을 여러개 박히는 고통은, 그것을 본 것만으로 고통을 더욱 불러들인다.


「보이나……!?」


샤마크의 검은 연기를 투시하고 있는건가, 라고 순간 판단할 뻔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바로 알아차린다. 그리고 스바루는 연기 너머로 엘자가 무엇을 했는지 직감으로 이해했다.

검은 연기가 무언가 위협이며, 뛰어드는 것의 위험성을 판단한 엘자가 안개의 저편에서 이쪽을 향해서 제대로 노리지도 않고 던져 온 것이었다.

통로는 좁고, 폭은 스바루가 세줄 서면 그것만으로 꽉 찬다. 통로의 한가운데를 노릴 컨트롤이 있으면 도망가는 등의 어딘가에 높은 확률로 명중한다.

깨달은 순간, 스바루는 팔을 힘껏 당겨 페트라를 가슴속에 품는다. 「히얏」라고 비명을 지르는 페트라. 그 몸이 지나간 곳을, 스바루의 몸을 뚫은 것과 같은 물건이 바람을 베는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노리는 곳을 피하지 않았다면 페트라의 머리까지 일직선의 위치다.


「최악……이야!」


피가 섞인 침을 뱉고, 스바루는 머리를 흔들며 통로를 저택방향으로 질주. 페트라의 팔을 당기고 늦는 그녀를 억지로 전진 시킨다.

아픔에 시야가 깜빡거린다. 빨간색과 검정색이 뒤섞이고 더 이상 이 세계는 분명하지 않다.

순간의 공방으로 스바루는 기력도 체력도 전부 떨어졌다.

이대로 저택에 돌아간다 해도, 타개할 수단이 바로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단지 눈앞의 희망에 매달리는 것처럼, 스바루는 이를 꽉 물며 계속 달린다.

순간, 목덜미를 공포심이 지나간 것은 여러차례 『죽음』에 닿은 스바루이기에 느낄 수 있었던 임사의 감각이었을지도 모른다.


「――――!」


싫은 공포에 이끌리는대로 목을 뒤로 젖혀 스바루는 그 검은 눈동자에 죽음의 궤적을 보았다.

바람을 벤다. 같은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바람을 죽이며 다가오는 곡도. 엘자가 가지는 최대이자 최악의 무기, 쿠쿠리 나이프가 그 무게를 충분히 자랑하며, 엄청난 속도로 수직회전하면서 스바루들의 허리에 다가온다.


칼날의 끝을 잡으려는듯 손끝으로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사이에 확실히 칼을 끼워――속도나 위력을 조금도 죽이지 못하고, 스바루의 오른손의 중지가, 약지가, 소지가 산산조각나서 날아간다.
칼은 그대로 스바루의 팔을 세로로 쪼개며, 손목에서 팔꿈치 까지를 양단. 충격대로 떨어지는 팔의 겉면이 벽에 내동댕이 쳐지고, 분출되는 피안개가 통로를, 스바루를 붉게 물들인다. 노호. 절규. 목이 닳은, 타버린, 찢어지는 그 목소리.

시야가 새빨개지며, 이를 무는 힘이 너무 강해서 어금니가 깨진다. 찢어진 팔을 들어올린다. 빨갛다. 그저 빨갛다. 더 이상 자신의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단지 고통만을 발하는 쓸데없는 물체.


찢어져버려. 없어져버려. 아플 뿐인 기관 같은건 필요없어. 불필요. 없어져, 사라져버려, 찢어져버려, 쓰러져 버려. 죽어, 죽어, 죽어――감촉.

손을 잡는 감촉. 통증일 뿐의 기관의 반대쪽, 그쪽에 아직 온기가 있다. 그것을 느낀 순간 절규가 끊기며 목이 망가졌다. 고통을 느낄 뿐인 뇌신경이 허용량을 초과해서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한다.  아픔을 잊는다. 하지만 온기는 잊지 않는다.


팔을 당기며, 발을 내디디며, 소리를 잃은 목을 진동시키며, 스바루는 통로를 피로 물들이면서 달린다. 무거운 다리가. 무거운 팔이. 당기고 있는건가 당겨지고 있는건가. 그것도 모르겠다. 모른다.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통로가 끝난다. 계단까지 돌아왔다. 나선형 계단을 뛰어 오르면 저택이 나온다. 저택에 나오면 어쩌지. 누구를, 누가, 누구에게, 도움을, 에밀리아, 렘――?


「나 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끝나지 않았다. 끝날리가 없다.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찾지 못했다. 잡은 것도, 움켜진 것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곳에서, 전부를 던져버릴 수 있겠는가

위를 본다. 나선형계단의 위는 멀다. 다리가 엉킨다. 혀가 저린다. 팔에서 떨어지는 피가, 생명이 쏟아지고 있다. 닳고 줄어든다. 왼손의 온기를, 끌어올린다. 그러자


「――바루 님!!」'


동물같은 외침. 그리고 공중에서 무거운 것이 떨어지는 소리. 계단을 밟는 스바루의 눈앞에 넓고 커다란 등이 보였다. 연기속을 나부끼는 검은색을 중심으로 한 에이프런 드레스. 긴 금색 머리가 차가운 바람에 흔들리고,  땅에 웅크려져 잇던 몸이 다시 일으켜진다.

이쪽을 돌아보는 강경한 표정――거기에 우려의 감정을 섞은, 익숙한 얼굴

「프레드……」

「말하지마! 이 상처는……어쩜 이리 심할 수가」


그 존재를 인식하고 이름을 부르려고 한 순간, 프레드리카가 스바루의 상처를 보고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녀는 반은 팔로서의 형상을 잃은 스바루의 오른팔을 애처롭게 보고, 그리고 반신을 물들이는 피의 흔적에도 눈을 향한 후,


「아……」


라고, 기어들어가는 작은 목소리로 숨을 삼킨다. 스바루의 참상이 그만큼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정작 스바루는 미친듯이 분출되는 뇌내 마약의 영향으로 고통을 고통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따. 숨결은 거칠고 이븨 가장자리에서 침이 떨어지는것이 멈추지 않는다. 피의 거품이 입안에 넘치는 것을 뱉으며 스바루는 프레드리카에게 말을 만들려고,


「아.... 아――!」


「――워!!」


어둠의 저편에서 다시 날아오는 쿠쿠리나이프의 파괴력.

죽음을 안고 회전하는 칼날이 프레드리카의 머리를 노린다. 순간 강철의 빛을 본 스바루가 목소리를 내고, 그것에 반응하는 흐레들카가 허리에서 뭔가를 빼내 일섬――통로의 어둠을 불꽃이 흩어내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곡도가 튕겨나간다. 그것을 이뤄낸 것은


「침입자, 인 듯 하군요」


라며 팔을 교차시키는 프레드리카――그 양손 끝에, 발톱이 달린 토시를 차고 있다. 그 잡은 형태를 보니, 그녀에게 익숙한 무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의미로는, 지나치게 어울릴 정도로 어울리는 억센 무장. 그 양팔로 공기를 찢는 듯 정면을 견제하며, 프레드리카는 뒤의 스바루에게 향해


「저택으로. 위에 도착하면 신호를. 저도 이탈하겠습니다.」

「데……ㅅ」

「그 상처로는 어차피 짐덩이가 됩니다. ――페트라를 부탁드립니다」


단념하지 않는 스바루의 등을 떠민 것은 마지막에 한 프레드리카의 간청같은 말이었다. 계속 걸려 했던 말을 삼키고 스바루는 페트라의 작은 몸을 끌어당긴다. 팔을 당기며 당기는 것보다, 안은 쪽이 지금은 빠르다. 페트라도 저항하는 일 없이 팔 안에 안기고, 스바루는 후퇴라며 계단 발을 올려


「죽지말라고……」

「물론――아직 반도 못살은 걸요」


다리를 절며, 뒷머리를 끌리면서도 스바루는 위층을 목표해 계단을 뛰어올라간다. 나선형으로 돌면서 올라가는 동안 아래쪽에서 칼날과 칼날의 부딫치는 소리가 들린다. 좁은 공간이라면 엘사의 기동력이 손실되고 정면으로 싸운다면 지력의 싸움이 된다. 그렇다면 프레드리카의 쪽에서 승기가――적어도, 그 희망에 매달리고 싶다.


으스러진 어금니를 뱉어내고 스바루는 답답하게 움지기는 자신의 다리를 저주하며. 좀 더 빨리, 좀더 날카롭게, 스바루가 1초 계단공략에 걸리는 사이, 프레드리카의 명운이 1초 단축되어 간다. 빨리빨리, 위층으로, 위층으로, 위층으로――.


「도착했……다!!」


도착하여, 거친 숨을 내쉬면서 카펫에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그 무너진 자세 그대로 피난로에 목을 내밀로 아래층을 향해 목소리를 높인다.


「프레, 드리카아! 됬어――!!」


프레드리카가 계단을 올라가며 직후에 피난로를 닫으면 엘자를 분단할 수 있따. 목소리를 질리며 그것을 깨닫고, 스바루는 구르는 듯 문을 여닫는 장치인 동상에. 그 목에 손을 걸고 프레드리카가 나오는 것을 기다린다.


「――에」


버티는 스바루의 귓전을 갑자기 친것은 엄청난 충겨과 붕괴에 따른 엄청난 파쇄음. 낙하하는 건축자재가 서로를 허물어, 연기를 내며 진동이 저택을 흔든다.

무슨일이, 라고 스바루는 동상의 곁을 떠나 다시 통로로. 그러고 안을 들여다보자――방금전에, 뛰어올라왔던 나선형 계단이 흔적도 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이건……아」


부실공사의 틈이 이 순간에 벌어졌다는 얘기가 아니다. 예상치 못한 붕괴라고 하기는 통로 자체가 손상없이 깨끗이 부서져 있었다. 원래 어떤 방법을 이용하면 계단 자체가 분리되는 장치가 되어 있던 것이었다.

피난에 이용한 후 추적을 피하기 위해선지, 또는 지금처럼 침입경로로 이용되는 경우에 대비해서인지, 지금은 그건 모르지만. 단지 알 수 있는 것은


――이제 더이상 프레드리카가 위로 올라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엘자가 위층으로 올라올 가능성도 무너졌지만, 역으로 프레드리카의 생존도 절망적이다. 혹은 그녀의 전투력이 엘자를 능가하면 산을 우회하여 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말인지 스바루의 몸이 기억하고 있다.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잊었던 상처가 쑤셔대고 스바루는 핏덩어리를 내뿜는다. 어깨와 목, 허리에 꽃힌 말뚝이 질척하게 육체를 좀먹기 시작했다. 뽑아내려 해도 손가락이 미끄러지며, 대량 출혈이 무서워 닿은 손가락이 떨리고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 일[각주:2]하고 있을 때냐고……바보냐? 나는……」


발걸음을, 생각을 멈추고 있을 시간은 없다. 프레드리카의 생존이 절망적일지는 아직 스바루의 행동에 따라 변화하는 상황일 터이다.

상처의 통증을 참으며 무릎을 일으켜, 몸을 일으키려한다. 그리고 문득 자신이 안고 있었을 페트라의 존재를 떠올린다. 집무실에 달려서 돌아온 뒤, 그떄까지 품에 있었을 터인 그녀는 어디로――,


「페트、라……?」


목을 돌려, 스바루는 방의 반대――동상 근처에 페트라의 모습을 찾아보자 쓰러진 소녀는 옆으로 넘어져, 아무래도 아까 진동때 손에서 놓아버린듯 했다.

녹초가 된 소녀는 의식이 없는지 부름에 반응이 없다. 공포와 피로감의 극치로, 의식을 유지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프레드리카의 안부를 염려하면서도, 그녀의 말대로 페트라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떨리는 무릎을 혹사시키며 일어서, 스바루는 쓰러져 페트라의 밑으로 발을 옮긴다. 그리고 쓰러져있는 소녀를 안아 일으키려 하지만.


――쓰러진 소녀의 목 뒤에서 뒤통수까지 곡도가 박혀있는 모습이 보였다.


상처에서 대량의 피가 뚝뚝 떨어지고, 깨진 후두부에선 뇌의 일부가 쏟아지고 있다, 밤색의 부드러운 머릿결이 선혈로 물들고, 부드럽고 따뜻한 손바닥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오른손을 올린다. 손가락 세개와 팔의 절반을 잃은 불쌍한 고기덩어리. 이 팔을 내밀어 제지하던 곡도가 그대로 페트라를 강타했던 것이다. 이것만 내밀고선 무엇도, 지켜낼 수 없었던 것이다.


「――――으으아아아아아아아!!」


닳아버린 목이, 피의 절규를 질렀다.



※※ ※ ※ ※ ※ ※ ※ ※ ※ ※ ※ ※



휘청거리는 걸음걸이로 저택의 카펫을 밟고 스바루는 망령있듯한 얼굴로 서관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걷는 스바루의 팔에는 페트라의 시신이 안겨져 있다. 위로 흰 시트를 씌워, 그 죽음을 누구도 보지 못하게 숨긴채로.

놀랍다는 표정 그대로의 죽은얼굴은 즉사였다는 것을 증명해, 최소한 그것만이 구원이었다. 스바루가 맛본 것과 같은 고통을 맛본고 목숨까지 잃는다는 건 너무나 잔인하다. 그녀가 구원받지 못한다. 구원따윈,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저택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돌아온 것 아니었던가. 최소한 그 도움이 되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지 않았던가.

페트라를 또 다시 이 죽음의 나선 속에 끌어들이고 말았다. 스바루가 페트라의 죽음을 보는 것은 이제 이것으로 세번째――모두 스바루가 어떻게든 했으면 일어날 리 없었던 끝맺음이었다.


마녀교의 존재를 발단으로 하던 전 회, 하지만 이번에는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

스바루는 페트라를 끌어들이지 않고 끝나도록, 프레드리카가 그녀를 메이드견습으로 영입하려 했을 때 반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에밀리아의 곁에 있는 것으로, 자신의 곁에 있는 것으로, 위험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스바루는 알고 있었을 터이다.


「계속、그렇게 올라가면[각주:3]……끝이 없어」

 (주* 각주 꼭 봐주세요 표현의 매끄러움을 위해 이리 표현했지만 원래 표현을 아시는게 좋을 겁니다)


향하는 곳에 있는 계속 자고 있는 그녀에게는, 어떤 재앙도 다가오지 말아주길.


서관, 메이드실이 즐비한 층에 겨우 도착한다. 집무실이 있던 최상층에서 가장 짧은 길을 선택했지만 부상한 몸을 놀려 여기까지 오는데는 꽤나 오래 걸린 것 같다. 바로 반대쪽 계단, 맨 끝에 목적의 방이 있다.

거기에 도착하면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도착하는 것 만이 목적으로, 거기에 있어야 할 그녀에게 닿는 것만을 목적으로, 살 기력도 더는 없다.


피가 너무 흘러서, 흘러나온 피와 함게 결심과 각오도 몸에서 흘러나와 버렸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너무 많은 것을 잃은게 컸다.  이 상실감을 짊어진 채론 얼굴을 들고 걸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적어도, 끝낸다면 그녀의 곁에서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바루가 자신의 약함을 드러낼 수 있는 그녀의 곁에서.


핏자국을 남기며, 반쯤 벽에 기대면서 없는 기력을 집념으로 바꾸고, 스바루의 몸은 간신히 목적의 방――렘의 침실 앞까지 도착한다.

팔 안에 있던 페트라를 벽에 기대고, 시트를 벗긴다. 눈꺼풀을 닫아 죽음만을 담은 시체. 그 뺨을 만지고 손가락으로 입술을 덮으며, 차가워진 그녀의 빈 그릇에 머리를 숙여,


「미안……미안해……내가 바보라서, 어쩔 수도 없는 놈이라서……흑」


뭔가 방법이 있었을 텐데, 스바루가 바보였던 탓에 그것을 몰랐다. 그 결과의 희생양이 페트라로, 더 이상 사과의 말도 여기에 없는 그녀에겐 닿지 않는다.

쏟아지는 눈물을 페트라의 무릎에 떨어뜨리고 스바루는 고개를 흔들면서 시트를 덮고 파트라의 시신을 다시 덮는다. 그리고 일어나서 돌아섰다.


「――두고 가는 것도 너무하다고 생각하지만」


복도의 끝, 방금 스바루가 내려온 계단에 발을 걸어, 이쪽을 향해 고개를 기울이는 흑발의 미녀. 묶은 긴 흑발의 끝을 손가락으로 만지작 거리며, 반대쪽 손에는 피에 젖은 쿠쿠리나이프를 흔들고 있다.

블랙바디수트에 검은 외투. 왕도에서 보았을 때와 다르지 않다. 위에서 아래까지 칠흑의 코디. 프레드리카와 교전 했을 터인데도, 그 영향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부상이라는 의미로도, 피로라는 의미로도.


그녀가 여기에 나타난 이유――그것이 그대로, 프레드리카가 어떻게 되어 버렸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다시한번 사과의 말이 닿지 않는 상대가 늘어난 것에, 스바루는 천장을 올려다 보며 자신의 무력함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저주할 수 밖에 없다.


「그 상처로 잘도 여기까지 걸어 왔네요. 감탄스러워요」

「축의금[각주:4] 줄거라면. 네 목숨이면 된다고……」

「그것은 '너의 목숨을 원해'라는 구애라고 생각해도 될까」

「바로 밟아 찌부러트려도 괜찮다면 맡아줄게……」


빗나가는 엘자의 대답에 구역질이 나고, 스바루는 살인마를 노려보며 벽에 의지해 몸을일으킨다. 시야가 올라가, 정면으로 엘자를 인식할 수 있게 되자, 그녀는 만신창이의 스바루를 위에서 아래까지 보고선,


「피의 향기, 분노의 냄새, 『죽음』의 향수……아아, 당신은 그 무엇도 극상이에요. 남은건, 그 장기가 내 취향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

「미친년이……뭐라 짓껄이는지 모르겠네……」


황홀한 얼굴로 나를 안고 엘자는 발정하는 것을 감추지 않고 열띤 눈으로 스바루를 본다. 미녀라도 미친년의 눈빛. 그것은 스바루에게 공포심과 혐오밖에 가져오지 않는다.
거절감만을 표정에 드러내는 스바루. 그런 스바루에게 엘자는 뺨을 요염하게 물들인 채로,


「당신과 말하는 것도 좋지만……목적을 잃어 화가난 건 미안해. 왕도에서 만난, 정령과 반마 아가씨는 저택에 계시니?」

「오기전에 전화한통 넣어주면, 수고가 줄었을텐데 말야. 용병단 고용해서 성대하게 환영해 줬을 거라고?」

「대답하지 않을건가. 그렇다면, 내장에 묻는 것이 최고겠죠」

말하며 스바루는 렘의 침실 문을 연다.
이해할 수 없는 행위에 미간을 찌푸리는 엘자이지만 그 반응만으로 기분 좋다.

이미 이번회의 돌파를 중도포기한 스바루. 상처는 깊고, 생명이 흘러나오는 것이  멈추지 않고, 이번 루프의 운명은 풍전등화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엘자에게 한발 먹이는 형태로. 적어도, 녀석의 뜻대로는 되지 않는것만은 전하고 싶다. 악한의 칼 앞에서 진다니 그야말로 죽어도 싫다. 녀석에 손에 당할 거라면 차라리 목숨을 던져버린다. 그 전에, 그녀가 욕보이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
고육책이라고 하면 듣기는 좋지만, 그것은 너무 이기적인 마음이기도 했다.

하지만 페트라처럼, 프레드리카처럼, 엘자의 손에 당할 바에는.

이미 끝나버린 이 세계의 그녀는, 적어도 스바루의 손으로――.


「곧바로, 나도……」


그 대로 그녀의 뒤를 쫒는다. 그 각오로 렘의 침실에 들어가――、


「――에?」


――책장들이 즐비한 금서고가 끝을 각오한 스바루를 반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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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어로 가!! 하는걸 늘인게 아니라 그냥 효과음입니다. [본문으로]
  2. んだごと [본문으로]
  3. たら、れば~했다면, ~했었으면 [본문으로]
  4. おひねり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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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3『바람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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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동생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프레드리카.

거기에 담긴 감정은 부정적인 듯하기도 하고 친애 같기도 한 복잡한 것이다. 육친에 대한 정으로 흔하다고 하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물리적으로는 결계를 돌파할 수 있지만, 정신적인 문제로 그 녀석은 결계를 넘지 않는다……너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가」

「실제로도, 누나인 나의 부름에도 따르지 않았습니다. 결계를 나오기 직전까지 따라와 주었습니다만, 결국은 저와 가는 것보다 결계 속에서 할머니와 지내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할머니라면…… 음..... 류즈씨 얘기이려나?」

「그 아이는 입은 나쁘지만, 할머님을 정말로 좋아하고 있으니까요. 할머님의 비원이 성취되지 않는 한 밖으로 나올 일은 없을 겁니다.」


할망구 할망구라고 욕지거리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지만, 가필이 류즈에 대해서 허물없는 정도를 넘어선 애정을 가진 사람이란 것은 옆에서 봐도 알 수 있다.

여하튼, 그것이 발각됐다고 해서 사태가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결국 『시련』을 돌파해 『성역』을 해방하는 것이 필수 조건인 것에 변함은 없네. 실망스러운 결과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또 묻고 싶으신 것이 있으시다면」

「대답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겠지?」

「정말 죄송합니다」


간단하게 긍정해버리는 프레드리카에게 코로 숨을 뱉고선, 스바루는 다른 질문을 몇 가지 나열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아 아마도,


「로즈월의 진의라던가 물어봐도 괜찮은 화제?」

「서방님은 에밀리아님을 지원하고 루그니카의 왕이 되어줄 생각이십니다. 그 일에 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할게요」

「진의라고 물었는데 먼저 그 말을 해준다는 것은 지금 로즈월의 행동들이 그것에 준해 있지 않다고 프레드리카도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지?」

「에둘러서 알게 어려운 수단을 고르고 있다는 것은 저도 람도 부정하지 않을거예요」


언외에 로즈월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맞대고, 응하는 그녀는 고심하는 표정이다.

스바루가 품는 의문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면서 그 의문을 푸는 열쇠를 이곳에 보이는 것이 금지되고 있듯이. 결국,


「거기부터는 로즈월 본인의 허가 없이 말할 수 없다 고」

「죄송합니다. 단지 이것만은……서방님은 에밀리아님과 스바루님의 편입니다. 왕선을 이겨낼 의지를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한, 그것만은 확실해요」

「초 신경 쓰이는 표현이지만……뭐, 좋아. 로즈월은 차치해두고 '프레드리카는 신용해도 좋을까' 라고 생각은 하고 있으니까. 람 정도로 로즈월에 심취해 있는 경우, 이쪽의 감정은 제외하고 판단하기 곤란한 부분이니까」


한 인간으로서 스바루는 람을 아주 좋아하지만, 그것 = 절대적 신뢰 로 연결되지 않는 것도 어려운 관계이다.

적어도 그녀의 안의 순위에서 로즈월을 절대 움직이지 않는 이상, 그 로즈월이 신용할 수 없는 지금은 람에 대한 판단도 보류할 수밖에 없다.


「로즈월의 진의를 말할 수 없다고 하면……『성역』이 실험장이라는 것은 무슨 뜻이야? 이것은 가필이 말한건데」

「실험장――말입니까」

「갈 곳 없는 녀석들이 모인 루저집단[각주:1], 이라고 말했었지. 갈 곳이 없는 건 솔직히 아까 아인관계의 얘기의 흐름에서 상상은 가. 로즈월의 아인취미라는 호칭하고 『성역』에 갈 곳 없는 하프들을 살게 하고 있는 것도. 하지만」


실험장이라는 단어의 불온함과 그 곳으로 하프들을 모아 어떤 의미에서는 납치 감금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즈월의 목적을 모르겠다.

혹시는 어설프게 밑에서, 에밀리아와 엮어서는 안 되는 상대와 엮고 있을 가능성도.


「애초에 『질투의 마녀』가 아니라도 마녀와 관련성이 있는 시설을 대대로 맡고 있다고 알려지면 꽤나 사건이지 않아? 자료는 남아 있지 않는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사실 무덤까지 남아있다고 한다면」

「마녀,  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가 나쁜 의미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아마도 서방님과 계약관계에 있는 『탐욕의 마녀』 또한 수도는 결코 온당한 것으로 생각해주진 않을 겁니다. 그 우려는 스바루님의 생각대로라고 생각해요.」

「『성역』의 존재가 문제라는 것이 공통인식이란 것으로 좋아. 그래서, 실험장이라고 하는 것은 그 인식을 더욱 덮어주거나 하는거야?」

「……원래 그 장소는 『탐욕의 마녀』가 어떤 실험을 실시하기 위해서 하프들을 모아 숨긴 곳입니다. 토지의 소유자였던 당시의 메이저스가와 마녀가 어떤 협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계약을 이유로 대대로 메이저스가는 『성역』의 관리와 유지를 하게 되었다든가」


더듬더듬, 프레드리카의 말하는 내용에 수긍으로 맞장구를 넣으면서 스바루는 정보를 정리. 그 근처까지의 사정은 은근히 『성역』에 있던 경험으로부터 정보를 이어붙혀 연결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마녀가 하프들을 사용하여 무엇을 실험하고 있었는지'와 '마녀가 죽은 후에도 로즈월이 그 계약을 지키고 있는 이유'.……인가」

「후자의 이유에 대해서는 간단합니다. 계약 내용이 『성역 해방까지 마녀와 맺은 서약대로 성역을 유지하기』이니까요. 정기적으로 사람을 넣지 않고는 『성역』이라는 환경은 불가능 합니다.」

「그래서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하프들을 숨겨주고 있는 건가. 그것만 들으면 로즈월의 하는 짓이 자선사업의 일환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군」


사실로서 차별이 존재하는 이상 그들이 안전할 수 있는 장소의 확보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로즈월이 해내고 있는 것이라면 그에 대한 평가를 개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모두가 전부, 그 장소에 있고 싶다고 주장하는 하프만 있는건 아닌것 같은데. 실제로, 류즈씨와 그 추종자는 『성역』의 해방을 바라는 녀석들이 다수라는 것이겠지?」

「……아인족에 대한 편견의 눈도 상당히 줄어들었어요. 저와 동생이 『성역』에 들어간 것도 이 피가 이유라기보다는 순수하게 거처가 없었던 것이 비중이 더 크고요. 언젠가 『성역』이 해방된다――그래서 저는」


굳게 눈을 감고 말을 끊는 프레드리카. 그런 그녀의 태도에 스바루는 침묵하고 잠시 시간을 두고나서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내 멋대로 착각한 것 일지도 모르지만……혹시 프레드리카가 『성역』을 나온것은, 『성역』이 해방된 후를 생각해서야? 」

「……왜, 그리 생각하시나요?」

「왜냐니. 당연히 너 『성역』에 대해 말할 때 그런 슬픈 얼굴하고선 고향을 뿌리치고 나오다니, 내 자신 때문이거나 다른사람 때문. 그 둘밖에 없잖아. 그래서……」


뺨을 긁어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금빛 머리를 단발로 한 무서운 얼굴의 청년. 눈앞의 마음 착한 여자와 입가만이 쏙 빼닮은 솔직하지 못한 인물로,


「가필의 진심숨기기가 누나도 가진 공통점이라면, 행동 뒤쪽이 거북할 정도의 배려투성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언젠가 『성역』이 해방됐을 때 나온 사람들이 난처하지 않게 그 장소를 만들기 위해서 나오지 않았을까? 여기서 일하는 건 로즈월에 대한 빚도 있겠지만, 그것만이 아니잖아……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건데」


빠르게 말한 내용에 비약한 논리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스바루는 부끄러움을 참으로 곁눈질로 프레드리카를 본다. 만약 엉뚱하게 빗나가서 웃어 넘긴다고 한다면, 단순히 스바루가 너무 흥분해서 부끄러울 뿐이지만,


「새로운 세계가 언젠가 열렸을 때……그 장소에 손을 내어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불쑥 그렇게 말을 흘리는 프레드리카의 표정에 미소가 떠오른다.

하지만 그것은 빗나간 의견을 말한 스바루에 대한 불쾌감 등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되돌아보고 솔직하게 타인에게 털어놓았다는 해방감만이 있었다.


「그 곳에서 키워진 제가, 이번에는 그곳에서 나올 생각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그런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이 한개라도 될 수 있다면, 제가……원해서 태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제가 태어난 의미가 분명히 있는게 아닌가 하고」

「원하지 않았다니. 그런……」

「위로의 말은 필요 없어요. 경위가 경위, 어머니가 원해서 저를 가졌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사실 어머니는 나도 동생도 『성역』에 버려두고 갔습니다 그것만이 대답……하지만 그 대답만으로 이야기를 끝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이미 그녀의 안에서 답이 나온 문제이다.

그런만큼, 겉모습 뿐을 아는 스바루의 동정은 그녀의 마음에 울리지 못한다. 무엇보다 그녀는 자신이 낸 답을 안고선, 그 대답만으로 끝나지 않는 선택지를 고르고 있다.

――강하구나, 라고 솔직하게 그렇게 생각한다. 동경할 정도로. 강력한 신념이었다.


「……가필은 너의 그 속마음을 알고 있어? 알고 있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라오지 않았다고 한다면」

「동생에게만은 안고 있는 모든것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럼에도 함께 와주지 않았던 것은……그 선택지를 동생이 선택했다는 것. 동생은 얻기 어려운 것을 얻으러 하기 보다는 잃기 쉬운 것을 지키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남매의 길이 나뉜것도 그것뿐인 이야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킨다……지키는거, 말이지. 그 녀석 외관을 보니, 그것을 선택할 느낌의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말야. 뭐 사람의 마음 같은걸 겉에서 알 수 있을리 없지만」


턱을 대며 홍차 컵을 단숨에 기울여, 내용물을 다 마시며 스바루는 트림을 참았다. 그리고 입가를 가볍게 손등으로 훔치고, 「그래서」라고 말을 꺼낸다


「말을 돌려서 『실험장』이라는 단어에 관해서는 어떻게 되지? 실험이란 것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말할 수 있는 내용이야?……혹시 내용을 알고있어?」

「유감이지만, 내용과 그 목적에 대해서 저는 잘 모릅니다. 원래 『탐욕의 마녀』가 죽은 시점에서 실험의 지속은 불가능. 단지 시설만 남고 메이저스가는 그것을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불모지밖에 없지. 약속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알아버렸지만, 상대가 죽은지 400년이나 지났는데 계속 지킬 의미따위가 있을까」

「적어도, 서방님과 그 일족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저와 동생의 어린시절의 안녕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으……그건, 아……생각이 짧았다. 미안」


솔직한 스바루의 사과에 프레드리카가 실소.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컵도 비운 후, 스바루가 들이킨 컵도 회수하여 일어난다.


「긴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일단 일단락지어 볼까요. 스바루님은 이제부터 뭐하실건가요?」

「원래부터 아람마을 사람들을 마을로 되돌리기 위해 왔을 뿐이야. 궁금한걸 다 물어봤다면 냉큼 돌아갈거야……라고 해도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 내일 아침정도에 출발하게 되겠지만」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오늘밤과 내일 아침은 페트라가 힘내보도록 시키겠습니다. 주의력이 산만하게 될 거라고 생각지만, 그게 좋은건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요」

「페트라의 교육이 잘 진행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지금 페트라는?」

「마을에 가서, 돌아오신 분들에게 얼굴을 보이고 있을 때라고 생각해요. 그러라고 시켰습니다.」


이쪽의 의도를 전하기도 전에 이미 알려주는 것이 과연 프레드리카.
소리를 내면서 컵을 옮기는 등을 보면서, 스바루도 자리에서 일어나 나머지 할 일을 손꼽아 헤아린다.

프레드리카의 입에서 캐낼 수 있던 것은 묻고 싶었던 모든 것의 반 정도. 그래도 어느정도 추론을 진행할만한 정보는 얻은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외에도 사정에 정통한 듯한 마지막 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 뿐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샅샅이 조사하러 저택안을 다녀볼까……」


눈앞에 중노동을 둔 것에 어깨를 떨구는 스바루.

그런 그의 등을 슬쩍 훔쳐보며, 방을 나가는 프레드리카는 작은 목소리로


「내용도 목적도 모르는……하지만 결과만은 알고 있는 실험장. 그것을 알았을 때……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렇게 중얼거린 것은 생각에 잠긴 스바루에게는 전혀 닿지 않았다.


※※ ※ ※ ※ ※ ※ ※ ※ ※ ※ ※ ※


베아트리스의 『징검문』의 번거로움은 저택의 누구나 아는 부분이었지만 그것을 스바루가 진짜로 느낀것은 왕도에서 돌아온 뒤에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개의 선택지를 주어진 경우 직감――순수하게 감 이야기가 되지만 그것은 스바루에게 있어 몇 안되는 자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노힌트의 선택 문제에서 특별한 이유없이 정답의 선택지를 찍는 스바루의 특성은, 어떤의미에선 『공기를 읽지 못한다』기능으로서  아주 나쁜 평을 받았지만, 이 세계에서는 베아트리스와의 조우율에 기여하는 의미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


「이상하네. 이걸로 저택 중의 문은 전부 다 돌았을 텐데……」


여기가 마지막, 이라고 희망을 걸고 열린 화장실의 문을 닫고, 스바루는 목적이 이루어 지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을 한숨과 고개를 갸우뚱하는 동작으로 나타낸다.

이로써 왕도에서 돌아오고 통상, 베아코 맞추기 퀴즈의 승패는 1승 참패. 그때까지 타율이 거의 100%였던 것을 생각하면 슬럼프라던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정도에 이르러서야 스바루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젠장, 아무래도 진심으로 나를 피하고 싶은 모양이네」


'진심을 낸 베아트리스의 『징검문』에 패배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전에 람이 말했었지만, 특히 근거도 없이 스바루는 그 상식을 뒤엎어 왔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스바루는 스바루대로 베아트리스에 대해 우월감――이 경우 『징검문』을 깨부신 것. 이라고 하기보다는 저택의 누구보다도 그녀에 대한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우월감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헤어진 방법이 그렇니까말야. 이렇게까지 기합넣고 은둔할 필요 없잖아. ……얼굴 보여주지 않으면 싸움도 사과도 할 수 없잖아」

그 때의 스바루의 말의 무엇이 그녀에게 이만한 거절을 선택하게 했는지는 모른다. 모르지만 이렇게 물리적으로 거리를 사이에 둔 채로는 모르는 것이 모르는 채로 끝나버린다. 그것만은 싫다.

그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라는 절박한 이유를 도외시해도 스바루는 베아트리스와 만나 말을 주고받고 싶었다.

욕이라도 괜찮아. 또는 깔보는 시선으로 바보취급해도 상관없다. 잃어버린 일상이었다. 그것을 아는 스바루의 앞에서, 일상이 사라져 가는 것이 견딜 수 없었다. 그것조차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팩도 베아코도 중요한 시간에 이야기 한 마디도 해주지 않는거냐고」


아직 모습을 감춘 채인 팩도 공간째로 숨어버린 베아트리스도, 에밀리아가, 스바루가 가장 필요한 시점에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곤란할 때만 의지한다니, 하늘의 신을 대하는 것 같은 너무한 이야기다. (신도 급할때만 찾는걸 비유)


단지 그렇게 감상에 젖어 지내기에는 상황이 절박했다. 엘자라는 알기 쉬운 위협이 저택에 다가온 이상 그녀의 격퇴를 못한다면 저택의 관계자의 대피는 최우선 사항이다.

설마 엘자도 저택과 무관한 아람마을까지 칼부림을 부릴 일은 없을것이다. 그리고, 관계자의 신병 안전확보는 스바루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안건이다.


렘과 페트라를 데리고 나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프레드리카도 직업의식에 호사하면 움직일 것이다. 문제는 만나는 것조차 어려운 베아트리스 뿐.

이전 왕도를 발단으로 한 루프에서, 스바루는 그녀를 집에서 데리고 나가는데 실패했다. 그 시점에서 아직도 그녀를 집에 두고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위협이었던 마녀교의 의도가 저택 자체가 아닌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엘자는 저택에 침입하고 칼을 휘두르기에 거침이 없다. 본명인 에밀리아의 부재 등 관계 없이 그녀의 칼날은 저택에 있는 존재의 배를 베어 가르는 것 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겠지.


베아트리스의 전력이 실제로 얼마나 인지는 모른다. 모르지만, 엘자와 에밀리아와 계약 관계에 있는 팩과 호각의 싸움을 한 전투력의 소유자이며, 스바루의 상상으로는 빌헬름에게 조차 견줄 수 있는 괴물이다.

베아트리스가 엘자와 직접 만나는 경우 베아트리스가 이기는 그림이 스바루는 아무래도 떠오르지 않는다.


「엘자에 대해 거북하다는 의식이 너무 강한 것일지도……세번이나 살해당하면 당연한 이야기지만――그럼」


황상의 통증을 느끼는 배꼽에 손을 대면서 복도를 걷고 있던 스바루는 문득 발을 멈춘다. 시선의 끝에 있는 것은 집 중에서도 유달리 돈이 많이 발라진 문이고, 장소는 저택의 최상층 중앙의 방- 즉 로즈월의 집무실이다.

주인이 부재인 현재 마음대로 들어서는 것은 매너 위반인것은 아주 잘 알고 있지만


「그러고 보니, 이 방에도 확인하고 싶었던 게 있었지」


라며 특별한 부담감 없이 문에 손을 대어 안으로 들어간다.

발을 디딘 집무실의 풍경은, 당연하지만 저택안의 문을 열고 돌아다니던 방금전과 변화는 없다. 집무를 하는 로즈월 자신이 돌아오지 않은 것도 있어, 방안의 상태는 스바루가 오토를 부려서 자료정리를 시켰던 무렵의 상태 그대로이다.

잡다하게 쌓인 서류와 책장을 꼼꼼한 오토가 정리한 만큼, 청소한 방같은 청결감을 느끼며 스바루는 두리번 거리며 안을 관찰한다. 그리고 발길을 돌린 것은 방 안쪽, 흑단의 책상 옆에 서있는 두개의 책장이며


「이 책장의 뒤에 숨겨진 통로가 있는거지」


두번정도 그 존재를 확인한 숨겨진 통로――아마도 피난로인가 무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그것을 기동시키는 법과 통로의 끝은 스바루에게 있어 미지의 정보였다.


「전 회에 엘자습격때도 열려 있었고, 이쪽에서 어딘가로 도망갈 수 있는 건 확정이라고 생각하는데……전에 들어갓을 땐 도중에서 동사했으니까」

팩의 역린을 건드린 듯한 마녀교도, 빙상이 되고 끝난 기억. 손가락이 떨어지고 팔도 부셔졌던 끔찍한 기억이지만, 아픔도 없이 끝난 후에 흐릿한 부분이 많아서 떨리는 정도까지는 아니다. 다만 죽음은 죽음이다. 그것을 경시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여하튼


「피난로가 어디로 통하는지 알면 최악의 경우의 가정도 할 수 있다. 혹은 피난로를 따라서 저택에 들어올 수 있을지도. ……그런 상황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안전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이상, 피난로의 확인은 필수 사항이다. 아마도 저택의 뒤쪽 산 어딘가에 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피난경로의 약속이라 하면 도중에 재해시의 피난 봉투가 비치되어 있으면 더 좋다.


「확인을 위해서도 바로 피난로를……라고 생각하는데」


과연 피난로를 여는 장치는 뭘 어떻게 해야 움직이는 것일까.

우선 책장에 손을 걸고 전력으로 움직이려고 해 보지면 내용물이 묵직하게 들어찬 책장은 스바루의 완력을 풀로 사용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내용을 외부로 빼고 그야말로 선반만으로 시도한다면 움직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요점이 빠른 피난인 상황에서 그런 느긋한 짓은 허용되지 않고, 어딘가에 움직이기 위한 스위치라던지 뭔가가 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고 책상 뒤, 책장 속 등을 뒤지고 보는데 그럴듯한 기구는 발견되지 않는다. 서랍의 바닥에 더블딥이 있어 안에 보석이 가득했던 것을 발견했을 때는 자연스레 못본거로 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속수무책인가……잘못해면, 이 방안에 없을 가능성도 있으니 말야」

「방 안에 없다니. 뭐가?」

「그야 당연히 숨겨진 스위치같은 무언가야. 책장의 뒷면에 숨겨진 통로를 들여다 보고 싶은데 그것이 발견되지 않으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아서 말이지」

「아 피난로 얘기구나. 그거라면 이쪽 동상이야」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스바루의 소매를 끄는 페트라. 그녀에게 끌려 그곳을 본 스바루는 여성이 가리키는 쪽을 보고 「헤에」라고 끄덕인다,


「방 구석에 있는 그야말로 동상이었는데……여기에 장치가?」


의자에 앉은 인간을 본뜬 동상은 책상 위에 타는 올려진 크기에 작은 것이었다. 가구가 적은 집무실에 있어서 어딘가 이상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페트라는 겁없이 그것에 접근하면서


「응차」


라고, 작은 구호를 넣고 그 동상의 고개를 돌린다.
목이 돌아가 180도 뒤돌아 버리는 조각상. 정강이 뼈를 꺾어버린 사람을 보는 듯해서 스바루는 눈을 찌푸렸지만, 그 직후에


「오、오、오――」


무거운 물체가 미끄러지는 소리가 실내에 울려 돌아보는 스바루의 앞에서 책장이 좌우로 나뉘어 이동한다. 그리고 책장이 이동한 뒤에 나타난 것은 쩍 하고 벌어진 사람 한명이 지나갈만한 공간이 있는 어둠으로 통하는 입구이다.
목적의 피난경로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스바루는 작게 주먹을 굳혀 승리포즈를 넣어


「이거이거 이거야. 찾고 있던 거야. 고마워」

「후후ー, 그렇지ー. 제대로 프레드리카 언니에게서 배우고 있었으니까. '여차할 때의 도망가는 길로 기억해 둡시다'라고 말야」

「좋아. 감사감사. 이걸로 바로……페트라, 어느새에!」

「이제와서!?」


너무 자연스럽게 참가하고 있어서, 생각에 열중하던 스바루는 그 존재를 눈치채는 것이 늦었다. 그 스바루의 지나친 대응에 페트라는 토라진 것처럼 입술을 삐쭉거리며


「모처럼 서둘러 돌아와서, 그리고 도와줬는데……스바루님, 좀 심하다고 생각해요」

「아니, 나도 '혼자 있었는데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는 걸까'라고 도중에 생각은 들었는데 목적이 달성된 기쁨에 덧쓰기 되어서 알아치리는게 늦었어 안미안미」


토라진 모습으로 얼굴을 돌리는 소녀. 스바루는 사과하면서 그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고, 그때부터 다시 피난로라고 불리는 통로에 눈을 돌려서,


「근데 페트라는, 프레드리카에게서 이게 어디로 이어지는지 들었어?」

「네.  뒷산의 산길에 작은 오두막에 연결되어 있다고 프레드리카 언니는. 마수방지의 결계와는 다른 결계가 있어서 바깥에서는 알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그렇군요. 바로 숨겨진 통로인건가. 그렇지만 실제로 눈으로 살펴보지 않으면 안 되지」


산의 어디로 나오는지 확인한 후, 피난로로도 진입로로도 도움이 되겠지. 스바루는 소매를 걷는 액션을 하고, 의욕 만땅의 얼굴로 입구에 발길을 돌린다. 그런 스바루의 뒤에 작은 발소리를 내며 페트라가 좇는다.


「응? 페트라도 합께 갈거야?」

「안돼?」

「안되진 않지만 와도 아마 재미있는 일 같은거 없을거라고? 순수한 호기심으로 이것이 어디에 연결되어있을지 보고 올 분이고, 바로 돌아올거고」

「지금은 휴식시간인 관계로, 저도 자유시간입니다. 함께 있어도 괜찮겠죠?」


옷자락을 잡고 강아지같은 눈으로 올려다 보는 페트라. 그렇게까지 따라오고 싶어하니 떼어놓고 가는것도 괴롭다. 스바루는 한숨을 지으며 쓴웃음을 짓고


「진짜로 갔다 올 뿐인데, 호기심쟁이구나 페트라」

「호기심쟁이가 아니었다면 여기에 있을리 없고……호기심쟁이라 다행이다」


스바루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는 페트라. 그녀가 하고싶은 말이 뭔지 잘은 모르지만, 스바루는 일단 미소로 수습하며 내미는 손을 잡고 대피로로.
그늘이 이어지는 숨은 통로는 나선계단모양을 하고 있으며 벽자체가 희미하게 발광하는 소재이다. 아래층까지 길을 잃지는 않겠지만, 그것이 지하로 통하고 있음을 하는 스바루는 돌아보고


「조금 계단이 길고 어두우니까,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

「미끄러지면 잡아줄거야?」

「널 안고 맨아래층까지 떨어질 뿐이니까 좀 봐줬으면 해……그래서 불구가 된다면 눈뜨고 볼 수 없잖아」

「그럼 내가 평생 스바루님을 돌봐줄게」

「기쁘지만 과정이 무서워!」


그런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스바루가 앞서는 형태로 두 사람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서늘한 찬바람이 아래층에서 올라오고 있어 그 앞에 있을 리 없는 팩의 존재를 떠올라 등 뒤로 한기가 달린다.

있을 수 없는 동사의 미래, 그것을 무서워하는건 아니지만,


「말없이 내려가는 것도 재미없고 페트라가 무서워할지도 모르니까 이야기좀 할까」

「스바루님, 손바닥에 조금 땀흐르고 있다고요?」

「페트라가 무서울지도 모르니까 이야기 하자구! 마을 사람들은 어땠어?」


어디까지나 애를 염려하는 형식에 집착하는 스바루에게 스바루는 사랑을 담은 눈을 향하며 대화를 잇는다. 그리고 조그맣게 침묵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아래층을 목표로 내려가길 수 분――계단이 끝나고, 스바루도 아는 좁은 통로에 도달.
어느정도 그 통로를 나아가니 앞에 문이 있고, 거기서부턴 스바루에게 미체험 존(Zone)이 된다.


「체감상 아직 저택의 지하로 숨어들었을 뿐이고. 뭐, 여기 뒤편의 산까지 굴이 계속된다고 하면 이 토굴은 꽤나 기네」

「피난로였다가 탈출로였다가 굴이었다가, 호칭이 정해지질 않는군요」

「그렇네. 멕시코에서 부는 바람이란 뜻으로, 산타나와라고 부를까?」

「아, 거기 넘어지지 마요, 튀어나온 부분이 있으니」


스바루의 농담을 아름답게 무시하는 페트라. 그녀의 단기간만의 대 스바루 능력의 향상을 기쁘게 생각하면서도 쓸쓸한 스바루.

그런 향수를 안은 채 통로를 나아가니 이번에는 조금은 넓은 공간에 도달. 정면에는 어둠에 멍하니 문이 떠있어 여기가 작은 방이라는 것을 확인. 이전에는 이 공간에 잔뜩 마녀교 빙상이 즐비했지만 이번에는 역시 그 흔적은 없음. 살짝 안도의 한숨을 흘리면서,


「당연하지만 트라우마 스위치가 들어가지 않고 끝난건가. 일단 여기까지 봤을 때, 산장까지의 길은 1/3정도 왔다는 것인가」


「바람이 차가운……저 문 너머이려나」


스바루의 안도를 뒷전으로, 페트라는 눈앞의 문이 새로운 스테이지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스바루도 「아아」라고 수긍하면서


「전 회에는 문을 만진 시점에서 게임오버[각주:2]해서 여기부터 앞은 완전히 모르는 장소지만……뭐 길을 따라가 봐」


그리고 판단을, 라고 생각없이 스바루는 문에 손을 걸었다.

그리고 밀어열고,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방안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얼굴에 받으며――


「――어?」


가벼운 소리와 동시에 스바루는 자신의 배에 뭔가를 맞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선을 내려 충격이 있던 왼쪽 상복부에 눈을 돌리자 거기에는 마치 꼬챙이 같은 것이 찔려 서있고, 방금 맞았0다는 것을 증명하듯 엉덩이 부분이 떨고있다.


――차츰차츰 옷에 피가 번지는 것을 보고 스바루의 목이 얼어붙고


「야――앗!?」


목을 경악으로 막힌 스바루의 대신에 같은 상처를 눈치챈 페트라의 목이 새된 비명을 질렀다. 그것은 좁은 통로에 크게 울려, 스바루의 고막을 심하게 쳤다.

통증이 올라올 때까지 찰나의 시간동안 스바루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력으로 머리를 굴린다.


페트라의 비명이 꼬리를 끌고 있다. 울리는 통로, 소리는 사라지고, 그녀의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들리지 않을 터인, 그 세계에 스바루는 그것을 들었다.


발소리와 칼이 칼집에서 나오는 소리와――,


「자 약속을 이행하자――」


입술을 붉은 혀로 적셔 살육의 예감에 떠는 살인마의 목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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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역) ふんずまり 변비 [본문으로]
  2. ガメオベラ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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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2 『1/4』

http://ncode.syosetu.com/n2267be/198/



김이 나는 컵을 기울이면서 스바루는 프레드리카의 말에도 귀를 기울인다.



「아인전쟁――애초에 그게 어떤 내용의 싸움이었는지 스바루님은 아시나요?」


「아까도 말한대로, 세세한 내용에 발을 디디고 들었던 적은 없어. 단지……이름과 역사적 배경으로부터 상상할 수 없는 건 아니니」


「어라, 흥미롭네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려주실 수 있나요?」



질문에 응하는 스바루에게 프레드리카는 입가를 숨기고 미소,

송곳니가 늘어선 입을 숨기고 웃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선 베어버린 버릇 같은 것이다. 자주 그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만큼 많이 웃는데, 미소를 타인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눈을 감고, 뺨을 손가락으로 긁적이며 스바루는 「그렇네」라고 말을 꺼내며,


「그 전쟁이 어느 정도 전에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사건의 발단이 『질투의 마녀』와 무관하지 않다는 정도는 상상이 가. 에밀리아의 왕성에서의 부스럼 취급도 그렇고 하프엘프가 여러 사람들에게 미움 받고 있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말야」


그림책에도 실려, 알려진 것이 없는 절대악의 상징 『질투의 마녀』. 은발의 하프엘프. 그저 유사성만으로도 에밀리아는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여파――사소한 점을 계기로 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스바루도 짐작이 간다.


「하프엘프라고 하는 것은 즉, 인간과 엘프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란 말이잖아? 그 하프엘프를 싫어하는 흐름이 생긴다면……애초에 인간과 다른 종족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 자체를 이단시 하는 편견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지」


「……계속해 주세요」


「상상의 이야기지만, 하프엘프 배척의 흐름은 하프의 배척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그리도 더욱 더 극단적인 말을 꺼내자면 원래 하프가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는 아인들 자체의 존재가 무서운……그런 생각하는 자식들도 나올지도 몰라」


스바루가 아는 한, 이 세계에 있어서 누구보다 다수를 점하고 있는 종적은 역시나 인간이다. 엘프의 존재나 수인의 삼형제 같은 아인도 분명 인정받고 있지만, 왕도에서 수일간 보낸 느낌으로도, 사람과 다른 아인종의 절대 수는 사람보다 적은 듯 했다.

그래서 다수를 점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 정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부가 다, 모두가 다 그런 생각까지 미칠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목소리 큰놈이 눈에 띄는 것은 어디서나 같은 거잖아. 그래서 '아인 미워'라며……속내는 '아인 무서워' 이려나. 그런 불만이 넘쳐서 이래저래 하고 있는 사이에」


「사람과 아인의 대립이 발발. 맺혀있던 불씨는 이윽고 불길을 강하게 하며 번져, 루그니카 전역으로 그 손을 뻗어 갔습니다.」



스바루의 말을 이어, 침울한 목소리로 프레드리카가 그리 말했다.
한쪽 눈을 감고, 약간 고개를 숙이는 그녀를 바라보는 스바루. 그러자 프레드리카는 일단 수긍하면서 스바루 쪽으로 고개를 든다.


「대부분 보충할 필요도 없을 만큼, 반론의 여지가 없는 추측이었습니다……정말로 자세한 내용을 들어본 적이 없나요?」

「없어. 이걸로 거의 맞는 거라면, 나의 이메지네이션력의 승리다. 혹은 독서경험……라노벨이라던지 에선 인종차별 같은 대립은 흔하니까 말야」


그래도, 실제로 그런 문제를 의식한 적은 당연히 스바루에게 없다.
원래 세계에도 이른바 인종 차별이란건 존재했지만, 그것은 스바루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먼 세계의 이야기였고, 그것이아말로 이세계의 문제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인식이었다.

자신은 자신. 타인은 타인. 이라고 냉정하게 생각을 했다고 한다면 그것도 옳은 것이 겠지만, 실제로는 눈을 돌리고 외면했다고 해야 할까.



「단지, 문제발발에 상상이 따라가도, 해결까지 머리를 돌리는 것은 무리야. 그래도 과거형이라는 것은, 적어도 아인전쟁자체는 결착이 난 것이겠지?」


「예、일단은 말이죠. 그래도 전쟁의 상처는 깊고, 아직 아인족과 사람사이의 아이에 대한 편견의 싹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지만 말입니다.」



자신도 그 편견의 대상이 되는 출생이어서 그런지 프레드리카의 말에는 밖에서 이야기를 들은것만으로는 가질 수 없는 무게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다음을 들어도 괜찮을까, 라고 스바루는 말을 던지는 것에 주저하지만, 그런 이쪽의 의도를 읽은 듯이 프레드리카는 한숨을 뱉고,



「신경 쓰게 해버려서 죄송합니다. 이야기의 다음 말이죠」


「무리하지 않아도 돼,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 이야기가 내가 듣고 싶은 것에 직결하는 거라면 그렇게 말해줄 수도 없지. 무리해줘」


「어라어라. 스바루님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게 능숙하시네요」



제멋대로인 스바루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프레드리카는 자신의 컵을 기울여 혀를 적신 후



「아인전쟁의 시작은 약 50년전. 거기서 10년 가까이 이어져서……종결은 40년 전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10년……기네. 내 고향에서도 역사상, 백년 전쟁이나 30년 전쟁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역사 계열의 조예가 깊지 않기 때문에, 그 사례는 교과서에서 잠깐 이름을 본 정도의 지식이다. 다만 그런 이름이 붙어 있기 때문에 최소한 그만한 기간은 계속된 전쟁일 것이다.

30년도 100년도 누군가를 미워하고 싸우는 등 생각만 해도 무섭다.

스바루같은 경우, 아직 이세계에 와서 불과 두달 정도라고 하는데.



「그 정도로 이렇게 기진맥진인데, 수십 년 동안 누군가와 포코스카[각주:1] 싸울 순 없어」


「어쨌든, 하나의 아인족 마을과 사람사이에서 시작된 전쟁쟁. 본래는 그 장소만으로 가라앉을 터 였는데…… 그 후에 일어난 사건 때문에 전쟁의 열은 단숨에 가열. 각지에서 피로 피를 씻는 처참한 경쟁이 시작되었어요」


「그 후에 일어난 사건, 이라하면?」


「첫 번째 싸움이 일어나자마자, 사태를 중요하게 본 당시의 루그니카 왕은 측근을 화해의 사절로 보냈습니다. 아인측도 여러 종족의 족장이 모여, 사자를 맞이해 협상으로 수습을 도모하려고 했지만……」




말꼬리를 흐리는 프레드리카에게 스바루는 무언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으로 말을 재촉한다. 그 행동에 프레드리카는 눈을 감고선,




「회담에 참석한 분들――왕성의 사자와 족장들이 모여 그 자리에서 몰살되어 버렸습니다.」


「몰살……? 누가, 뭘 위해서?」


「범인은 아직도 불명. 그저, 당시의 인족과 아인족은 모두 『상대방의 계략이다』라고 판단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작은 불씨는 큰 화재가 되고, 꺼지는 일없이 수십년……이렇게 된겁니다.」


「뭐하는거야. 더 제대로 논의해서……라는건 이상론이려나」




당시 사람들의 감정을 생각하면, 그것은 너무나 전지적인 관점으로 발한 것이겠지.

왕성에서 파견된 왕의 측근. 회담장에서 살해된 그의 명예를 생각하면 범인 불명으로 물러나는 것은 체면에 관계된다. 한편 아인들의 쪽에서도 족장들이 모두 살해당하는 결과가 된 것이다. 생명을 숫자로 세는 것은 심한 이야기지만, 순수하게 비교하면 이쪽이 피해가 더 크다.

하물며 둘 사이에는 『질투의 마녀』의 존재를 기인으로 태어난 종족의 굴레라는 기초가 있다.

관계의 복원을 시작하기가 어렵고, 거기서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사이에 발생한 다음 문제에 대한 대응이 지연――업치락 뒤치락하며, 비극을 부른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아인전쟁은 결국 아인족의 항복――이라는 형태로 종결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인족이 회담에서 가담을 인정한 것은 아니고 순수하게 계속 싸우는 것이 무의미함을 먼저 인정했다는 형태이지만요」


「개인적으로 개싸움은 먼저 양보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해. 더군다나 이건 내전같은 것이었지? 나라에서 봐도 얻는 게 없어」


「사실 그 사건으로, 루그니카는 이 아인전쟁에 얽매여 있는 동안 국력을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당시 주변국의 상황이 안정되지 않은 것이 도왔지만, 피폐한 루그니카는 다른 국가로 대체되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루그니카를 제외한 삼국도 자국의 일로 손이 가득찬 시점이어서 루그니카는 등을 찔리는 사태를 회피할 수 있었다.

그 시대의 위기 뺨치는 위기상황이 지금 국가를 습격하는 것이겠지만.




「하지만 뭐, 오랫동안 계속된 전쟁을 끝내려고 결단한 것도 대단해. 꽤나 용기가 필요한 이야기일 것이고, 강경파의 반감을 생각하자면 좀처럼 할 수 없으니」


「……그 강경파의 마음이 약해질 만큼 엉뚱한 존재가 인족에 있었으니까요. 당시의 검성, 테레시아・반・아스트레아 님의 검의 솜씨를 앞에 두고, 모든 아인족이 고개를 숙였다는 등……왜 그러십니까?」


「아니, 모르지 않는 이름이 갑자기 튀어나와 놀랐을 뿐. 세상 참 좁네」




몇번인가 들었던, 빌헬름의 부인의 이름이 그 테레시아였을 것이다.

당시의 검성, 즉 라인하르트의 선대정도가 되려나. 그것을 맡는 몸인 여성이 단신으로 그 십년동안 지속된 전쟁의 막을 내리는 정도의 활약을 보여줬다고 들으면, 과연 검성이라는 존재의 사기성에 납득할 수 있다.





「뭐, 아인전쟁의 흐름에 대해선 이해했어. 그것으로, 거기서 파생될 몇 가지 문제점에도 대략 상상이 가」


「방금 스바루님의 추측으로, 거의 틀린것이 없습니다. 의외로 머리회전이 빠른 분 같아, 오인하고 있었던 것에 놀라고 있습니다」


「칭찬 받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계속하자면, 아인전쟁은 끝났지만, 아인에 대한 편견의 눈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물론 여러사람이 있는 곳에서 그런 반감이 공공연하게 나오지는 않겠지만」





왕도에서도, 과일가게가 늘어선 거리에서는 평범하게 사람과 아인족이 만나며 생활하고 있었다. 당연한 광경이 일반화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그것이 일상이 되어 있는 곳이 있는 반면, 그 일상을 언제까지도 구축할 수 없는 장소는 분명히 있다.





「인원수가 적고 외부인이 들어오지 않는 폐색적인 마을이라던가……그런 곳에 좀 문제를 지닌 녀석이 있으면 집중포화를 받을 것 같네」


「저와 동생은, 바로 그런 환경에 있었다고 하면 되겠네요」




과거를 떠올리는 고통에 이마를 찌푸리며, 프레드리카는 동생――가필을 처음으로 솔직하게 그리 부르고, 어딘가 먼 곳에 시선을 향하며




「저와 동생은 아버지가 다른 남매입니다. 가문이 다른 것은 그 탓에……저는 아버지의 가문을, 동생은 어머니의 가문을 쓰고 있습니다.」


「가명이라면, 분명 프레드리카는……바우만?」


「예. 그리고 동생은 틴젤 이라고 부르고 있을 것이에요. 어머니는 그……너무 요령이 나쁜 사람이라 그것도 운도 나쁜 사람이었던 것 같아서」





단어를 선택하지만 고르지 못하는 프레드리카. 그녀가 말하고 싶은 것을 모르고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짓자 그녀는 「부끄럽지만 요」라고 말을 꺼내며,





「어머니는 빚 담보로 처분되게 되자, 그 노예상인을 겨냥한 아인족의 도적단에게 구속당해서……거기서 만난 것이 제 아버지라고」

「어라!? 잠깐만! 뭔가 마음의 준비 없이 물어본 것 같아!」

「단지 그 아버지도 곧 죽어버리고, 아직 갓난아기인 저를 데리고 쩔쩔매다가 다른 아인족 집단에 잡혀서. 그곳에서 이번에는 가필의 아버지와 만나게 되서……」

「잠깐 잠깐, 내가 나빴어! 설마 이렇게까지 무거운 느낌의 흐름이 될 거라고 생각 못했으니까」

「그러니 너무 무겁지 않게 간략하게. 어쨌든 거기에서 가필이 태어나는데 동생도 역시 아버지와 함께 있을 수 없게 되어 부모와 자식 세 명이 망연자실하고 어쩔 수 없을 때, 이 메이저스가에 주워진 형태에요」




무거운 과거를 시원스럽게 털어놓고, 프레드리카는 두 눈에 향수를 짓고 한숨을 뱉는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앉은 의자의 손잡이를 어루만지면서





「당시, 이미 메이저스가의 주인은 십대 초반이었던 서방님……로즈월님이 데리고 온 것이라, 저와 동생에게 있어서 서방님은 진짜 의미로 은인입니다. 이렇게 주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영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성역』에 들어가서, 거기서 살고 있던 건가……그런데, 조금 묻기 어렵지만, 어머니는 어떻게 된 거야?」




지금 그녀들의 출신을 들어보면 그 둘의 어머니는 순수한 인족인 듯 하다. 즉 『성역』에 들어가도 나올 수 있는 처지인 것이다. 게다가 그 존재를 『성역』은 물론 저택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하며 최악의 상상을 하는 스바루이지만, 그 스바루에게 프레드리카는 고개를 저으며 





「걱정하시는 것 같지만, 안심해주세요. 어머니는 저와 동생을 로즈월님에게 맡기고, 그대로 저택을 나와 행방을 감췄습니다. 그 뒤에 발걸음은 모르는 채. 무사하다면, 정도는 생각하고 있지만요」


「――――」





시원하게 그렇게 말하는 프레드리카의 태도에 스바루는 말을 잇지 않고 침묵을 지킨다. 스바루에게 있어서 최악의 상상은 사별이었지만, 현실은 더욱 냉혹하게 두 사람을 배신하고 갔다.

하지만, 그러한 사정을 듣고 깊어지는 의문이 있다. 그것은,






「그렇게 해어진 어머니인데, 가필자식은 엄마의 가명을 따르는건가. 프레드리카는 아버지 쪽이지?」


「기록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으므로, 어머니의 기억에 더 구전된 거여서 ……라고 믿음직스럽지 못한건 있지만. 동생이 어머니의 가명을 대는 것은……그 아이가 어머니를 모르는 점과, 나쁜 척 하는 주제에 정이 강한 부분이 있으니까요」


「정이 깊다……」




가필을 떠올리며, 스바루는 그의 인물상을 자신의 안에서 업데이트한다.
생각보다 손이 나오는 게 빠르고, 입이 더럽고, 예의도 없지만, 무력으로 밀어붙이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각주:2]. 자신을 머리가 나쁘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생각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사고를 정지하고 있지도 않다. 옛날 불량배를 이끄는 깡패라는 인상이다.
힘으로 밀어붙인다는, 한 점을 생각하면, 의리와 정이 깊은 호한이라는 점은 부정하지 않지만.



「스바루님. ――『성역』의 결계가, 어떻게 대상을 선별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생각에 빠지는 스바루에게, 갑자기 던져진 프레드리카에 질문.

그 의미를 눈치채지 못하고, 반응이 늦는 스바루. 멍한 얼굴로 프레드리카를 보며, 스바루는 「음」라고 자신없게,




「솔직히, 몰라. 결계의 유무는 틀림없다고 해도, 나는 아무 느낌도 느끼지 못하니까. 마법적인 것으로, 통과하는 인간을 체크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결계를 지나가는 존재의, 그 몸속의 혈맥을 찾고 있는 거예요. 거기에 인족의 피와 아인족의 피. 그 두개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상대를 속박하는 것, 그것이 그 결계의 본질입니다.」


「……뭐가, 말하고 싶은거야?」




갑자기 얘기하는 결계의 선별방법. 그 정보를 공개하는 의미를 읽지 못하고, 스바루는 목소리를 낮추어 프레드리카에게 질문을 되돌린다. 그것을 받은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제가 결계를 빠져나와 『성역』 밖에 있는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아니. 솔직히 모르겠다. 결계의 조건을 들어 더 모르게 됐어. 돌아오는 길에서 류즈씨가 결계 가까이서 쓰러지는 것도 봤었고, 그게 효과가 진짜라고 하는 것은 『성역』에 들어갈 때에도」



가필과의 강력한 첫 대면, 에밀리아는 결계를 지나며 기절했다. 그 강력함을 생각하면, 그 존재를 의심하는 것은 어리석다――.

「――어라, 어째서」



그 순간, 스바루의 뇌리를 전격이 달렸다.

그것은 류즈를 따라 피난민을 동반한 귀로. 숲을 빠져나와, 결계를 지나 『성역』의 밖으로, 안내역의 류즈와 헤어졌을 때 느꼈던 위화감.

그 위화감의 대답이다. 스바루는 귀찮은 듯이 결계에서 거리를 두는 류즈를 보면서 그 점이 걸렸던 것이다.



「조건이 같다면……어째서 결계 근처까지 왔던 가필자식은 그렇게 팔팔했던 거야?」



결계를 넘어 온 스바루들을 기습해, 파트라슈째로 용차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발휘한 가필.

그 시점에서 그가 진심을 내지 않았다는 것은 틀림없지만 결계를 지나간 것 만으로 의식을 빼앗긴 에밀리아와 가까이 다가갔을 뿐으로 몸이 아픈 류즈의 경우가 있다. 가필의 행동거지는 그녀들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마치 결계에 영향을 그의 육체가 받지 않은 것처럼




「조상을 닮은 특성이 있어서, 동생은 보기에 아인족의 피가 진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아요. ――저랑 똑같이」


「피의 농도가, 결계가 하프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는 조건이라고 한다면……그 조건에서 벗어날 정도로 누군가의 피가 옅을 경우?」


「저와 동생의 아버지는 각각 다르지만, 모두 순수한 아인은 아니었습니다. 둘 다 하프, 그리고 인족의 어머니와 아이를 낳는다면, 태어나는 아이는 아인의 피를 4분의1만을 물려받은 어중간한 존재」


「쿼터……그것이 네가 결계에 걸리지 않았던 이유」




하프를 속박하는 결계이므로 쿼터는 묶어둘 수 없다. 잇큐씨[각주:3]의 재치와 같은 이야기의 진행방식이지만, 각종 의혹의 일부가 그것을 사실이라고 스바루에게 가르치고 있다.

프레드리카의 『성역』탈출에 대해 말끝을 흐리면서도 그녀는 예외라고 말했다. 류즈의 진의도, 그것을 듣고 난 지금이라면 이해할 수 잇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의혹도 유발시킨다. 그것은,




「잠깐. 그렇다면, 가필도 『성역』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거야? 그럴 마음만 먹으면 『시련』의 성공은 관계없이 그 녀석은」




그것이 사실인 경우 놀랍지만 환영할 만한 사태이기도 하다. 그를 『성역』에서 끌어내는데 결계가 방해된다는 전제가 사라지만 엘자내습때 그의 힘이 필요한 장면에 그를 끌어낼 가능성이 보인다.

이미 이번에 엘자 격퇴의 싹은 거의 짓밟힌 것으로서 저택에 남는 사람들을 밖으로 끌어내는 방법만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녀석이 밖으로 나간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확실히, 동생은 저와 같이 『성역』의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성역』을 나올 때에도 함께 가려고 결계 근처까지 갔었으니까요. 하지만……」


거기서 말을 끊는 프레드리카는 좋은 데이터를 얻은 스바루를 바라본다. 그런 그녀의 두 눈동자를 가득 채운 감정, 그것은 너무나 깊이 가라앉아 있어서, 스바루는 단번의 자신의 열이 식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스바루에게 그녀는


「동생은 『성역』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성역』이 해방되지 않는 한, 가필이 밖으로 나가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이 깊은 부드러운 아이인걸요」


「정이 깊다니……설마」



생각이 미친 부분에 눈썹을 올리는 스바루. 그 놀라움을 긍정하든 프레드리카는 턱을 당기며 소맷부리에서 자신이ㅡ 입가를 가리면서,



「밖에 나갈 수 없는 『성역』의 주민들을 놔두고, 그렇게 밖으로 나올 수 있을만한 아이가 아닙니다. 좋든 나쁘던 항상 곧고……손이 많이 가는 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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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코스카 워즈 - 1984년 발매된 게임이름. 적국에 진격하여 적의 지도자를 이기는게 목적인 게임 [본문으로]
  2. 의역) 筋は通すし話が通じないわけでもない [본문으로]
  3. 잇큐라는 드라마 및 TVA 주인공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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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31 『메이드・메이드・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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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에게 있어서, 『성역』에서 로즈월의 저택으로의 귀환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나저나 첫 번째는, 엄청난 일을 당했으니까……」


뺨을 긁고, 파트라슈의 등에서 문 앞에 내린 스바루는 그렇게 투덜거린다.

류즈와 헤어진 후, 피난민 With 스바루 일행은 무사히 아람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은 이미 전 회의 실적이 있고,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가 있는 파트라슈이기에 걱정이고 뭐고 없었다.


「마을사람들은 아주 기뻐한, 오토가 '마을까지 조금 남았어요'라는 것도 전 회와 동일. 진심을 말하자면 방패로서 오토가 따라오길 바랬던 건데 말이야……」


'집에 돌아가는데 동행해 줘' 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것도 주저했다. 무엇보다, 진심으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도 생각해 보니, 순간의 사태에 대응할 수 없어 보이는 오토의 시중은 있어선 안 된다.

순수한 싸움에서 스바루가 오토에게 이길 수 없어도. 그가 일기당천의 강자인 것도 아니다. 내장사냥을 앞에 두고, 그의 내장을 보게 되는 것은 질색이다.


「아무 일도, 생기지 말아줘……」


전 회, 스바루가 집에 돌아온 것은 『시련』의 시작부터 6일 후의 일이다. 이번에는 3일――저번과 비교하여 유예를 3일이나 남기고 있는 것이 된다.

아마도 저택에 습격이 있었던 것은 스바루가 살해 된 그날 밤이 틀림없다는 점은 다양한 관점에서의 추측이 긍정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3일……즉, 프레드리카에게서 성공적으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성역』에 날아가서, 그대로 『성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저택에 돌아오는 강행군. 단순히 시간만으로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만……」


탁상공론을 실현시키는 것은, 꽤나 엄격한 제한이 주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성역』과 저택 사이의 거리는 편도로 8시간. 왕복하는 것만으로 거의 하루를 써버리는 거리이다. 중간 중간의 로스 타임을 고려한다면, 스바루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더 혹독해 질 터이다.


「문제 해결의 수단은, 어느 정도 후보가 있지만……최선이라고 할까, 기회주의 만세 경로는 역시나 어려우려나??」


엘자내습의 예정이 있는 이상, 스바루에게 있어서 최선은 암살자를 격퇴, 그것도, 할 수 있다면 앞으론 그 그림자에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완전한 승리가 필요했다.

그것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엘자를 상회하는 전력이고, 그것은 로즈월이나 가필의 둘 중 한명이 아니라면 성립하지 못한다. 그리고 현재, 그 두  사람을 데리고 저택에 한 번 더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는 말할 수 없다.


「결국, 차선의 방향으로 갈수밖에 없는건……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분한 듯이 신음하는 스바루에게 파트라슈가 코를 문지른다. 어깨에 문질문질 거리는 지룡의 얼굴에 스바루는 쓴웃음을 짓고, 바위같은 감촉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리스크에 알맞은 대가는 있지만, 대신에 리스크에 걸맞는 승산이 준비되지 않는다. 이건, 꼬리말고 도망치는 거미의 아이의 작전으로 갈 수 밖에 없겠네[각주:1]


마녀교와의 전투 때도 뇌리를 지나간 하나의 결론.

지난번에는 가진 말의 수만큼 가능성이 보였지만, 이번에는 손에든 패가 너무 적다. 있다고 한다면 습격을 사전에 알고 있고, 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다만 이것도 문제가 있다.


「저택의 체면……렘과 페트라와 프레드리카와……베아코가 피난에 협조적인지 모르겠네. 사실 렘은 업고, 페트라는 손을 잡으면 함께 가줄 것 같지만, 남은 두 명의 설득은 뼈를 깎겠네」


물론, 궁극적으로는 억지로 용차에 넣어서 납치할 생각이다. 그 두 명에 대해서 실력으로 다투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되지도 않지만, 양보할 수 없는 것을 밀어내고 무리하게 강행하면 어떻게든 된다고 믿고 싶다. 아니 통하게 할 것이다.


「――후」


작게 한숨을 지며, 스바루는 자신의 어깨에 걸린 책임의 무거움을 느낀다. 

자신의 발언으로, 행동으로, 각오의 정도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명운이 좌우되는지. 백경과의 결전 전야에도, 이런 감정을 의식했었지만.


「문 앞에서 언제까지고 쫄고 있어도 어쩔 수 없지. 안에서 뭐가 일어나고 있는지도 아직 몰라. 일단, 모두 무사한 얼굴을 보고나서……」

「보고나서?」

「그리고선 설득할 걸 생각하면 되. 그래. 그것이야 말로 잘 알지 못하는 로즈월의 지시라든지 뭐라고 거짓말 해두면 어떻게든……」

「와. 나쁘구나, 스바루는」

「더티 와일드, 그런 최악의 남성상에 동경할 나이인거야……라니」


말하면서, 스바루는 킥킥하고 웃는 소리를 듣고 돌아본다. 그러자 거기에는, 문을 사이에 두고 집 앞마당에, 작은 메이드씨――익숙한 소녀, 페트라가 서 있었다.

놀라 눈썹을 드는 스바루의 앞에서, 그녀는 적갈색 머리를 흔들어 사랑스럽게 고개를 기울이며,



「다녀오셨습니까, 스바루님. 생각보다, 빨리 돌아오셨네요」

「아아, 다녀왔어……여기저기에 프레드리카의 영재교육의 조각이 보이는 마중 고마워」


스커트의 끝을 꺾어 인사하는 행동에 나도 모르게 안도해 얼굴이 풀리고, 스바루는 탈진하면서 문에 손을 대고 안으로. 이어서 파트라슈를 지룡용 마구간에 넣으려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옆에 서는 페트라를 내려다본다.


「――?」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는 스바루에게 그녀는 이상하다는 듯 한 표정으로, 당황해서 이쪽에 등을 돌리며 자신의 머리와 옷을 손으로 정돈한다. 대충 만족한 듯 그녀는 「좋았어」라고 납득하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스바루에게 다시 돌아서서,


「뭔가 문제가 있나요? 스바루님?」


라고 아까의 미소보다 더 화려하게, 우아하게 웃어보였다. 소녀다운 사랑스러움과, 단정한 용모, 빛나는 장래를 느끼게 하는 면모가 합쳐져, 그 웃음에는 제 때의 이성을 사로잡는 마성이 들어있었다.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가, 그것을 이해한 후 계산된 완벽한 미소. 그런 것을 받아, 스바루는 작게 숨을 들이마시며,


「아. 진짜! 정말로, 귀엽네, 너는!」

「와, 앗?」


그런 그녀의 미소의 본의는 쥐꼬리만큼도 눈치 채지 못한 채, 감정이 요구하는 대로 소녀의 몸을 감싸듯이 끌어안고 머리를 제멋대로 쓰다듬는다. 갑작스런 행동에 페트라는 곤혹스러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있었는지도 모르고 포엔[각주:2]하면서. 이 자식.. 이 자식!! 아 진짜 젠장할」

「뭐야뭐야, 뭐야!? 정말.. 잠깐... 스바루……아직 이르다니까……」

「진짜, 젠장」

「――스바루?」


걱적스럽게 살짝 뻗어오는 소녀의 손끝이 떨리는 스바루의 뺨에 닿는다. 닿은 손가락을 살짝 손바닥으로 덮어 누르며 「괜찮아」라고 스바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잠시 멈춘다. 그리고,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진심으로, 마음의 가장 밑바닥부터, 안심했을 뿐이야. ――다녀왔어, 페트라」



※※ ※ ※ ※ ※ ※ ※ ※ ※ ※ ※ ※



――파트라슈를 마구간에 돌려놓고, 손을 잡고 싶어하는 페트라와 손을 잡고 저택으로 돌아온 스바루. 다행히, 페트라의 말대로라면 스바루들이 저택을 떠난 이후, 눈에 띄는 변화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지금. 잠시 프레드리카 언니는 산의 결계를 확인하러 나가있으니, 돌아올 때까지 조금 기다려야 할지도……입니다」 


메이드장의 부재 사실을 그렇게 전하는 페트라에게, 스바루는 산의 결계――즉 저거너트를 봉한 술식의 존재를 떠올린다. 산중의 저거너트는 뿌리를 뽑았지만, 결계는 지금도 활용되어 남아 있는 것 같다.

저거노트가 아니더라도, 마수 같은 것들이 오는 것을 막는 성질이 결계에는 있는 듯하여, 그것의 유지도 아람마을과 그 관리자인 로즈월진영의 일인 듯하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돌아오면, 결계에 구멍이 없나 돌아보는 일거리가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아직 모두 돌아오지 않았으니까 프레드리카 언니가」

「그 '언니'라는 호칭이 모르는 사이에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졌다는 것을 전해 와서 낯간지러운 느낌이네. 그리고, 마을의 사람들 모두 돌아와 있어」

「정말로?」


손가락을 세우고 마을 쪽을 가리키자 페트라가 들뜬 목소리로 눈을 반짝거린다.

그녀의 가족은 모두 왕도측 피난조 였기 때문에, 부모님은 마을에 무사히 돌아왔겠지만, 그래도 친한 주민들과 헤어지게 된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무사한 것을 알게되어 기쁜듯이 손뼉을 치는 페트라.



「나중에 얼굴이라도 보여주지 그래? 메이드 복, 보여주는 것 만으로 분명히 기뻐하실거야」

「응. 프레드리카 언니에게 허락을 받은 후 갈아입고 갈게!」

「아니, 갈아입지 않아도……모처럼 귀여운데, 모두에게 보여주면……」

「에헤헤,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그러니까 모두에게……」

「응! 갈아입고 갈게!」


몇번 「아니오」를 골라도 번개의 소리에 상쇄되는 것 같은 상황에 되고 말았다.

뭔가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도 있는지, 막무가내로 흔들리지 않는 페트라의 답변에 스바루는 그 이상의 제안을 단념.

목의 뼈를 울리며, 스바루는 「그럼」라고 깊은 숨을 뱉으며, 걸음을 멈췄다.

장소는 저택의 2층――카펫 위에서 신발 뒷면을 끌며, 고개를 든 스바루는 문을 노려본다. 손을 잡고 있던 페트라가 쓸쓸하게 손을 푼다. 분위기를 읽을 줄 아는 똑똑한 아이였다.


「미안, 페트라. 잠깐만, 두사람만 있게 해줘」

「응, 알고 잇어요. 청소를 계속하러 서관(西館)에 가 있을 테니, 뭔가 필요하시다면 불러주세요」


스바루의 말을 듣고,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페트라는 거기에서 소녀다움을 버리고 메이드다움을 가장하면서 작게 인사하고 그 자리를 뒤로 한다.

그런 그녀의 배려를 받아들이는 형태가 되면서, 스바루는 해야만 하는 일이 임박한 상황이라며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흔든다.

흔들며, 동시에――.


「무엇을 우선해야하는가 라는 이야기를 하면……여기에 와버린단 말야」


문을 밀어 열며, 스바루는 천천히 실내에 들어선다.

시간의 움직임이 없는 방. 소박한 방에 놓인 침대――그 위에 한 소녀가 잠들어 있따. 낯익은 메이드복장을 벗고 푸른색 잠옷으로 몸을 감싼 소녀.

눈을 감고, 희미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조용히 고동이 치고 있다는 것이 그녀의 생명이 이어지고 있다는 작은 증거였다.


「……렘」


그 이름을 입에 답는 스바루의, 짧은 단어에 담긴 감정의 소용돌이를 누가 알 수 있을까. 세계에서 단 한사람에게 향하는 끝없는 감정의 격류.

강하게, 자신의 마음을 강철로 하여,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맞서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 때문에 누구에게도 기대지않고, 고개를 들고 가자고 정했었다.


――그 각오와 결의가, 그녀를 앞에 두자마자 한순간에 무너진다.


에밀리아에게 '맡겨 둬' 라고 말하고, 어떻게든 하겠다고 손을 끌며, 해 주고 말겠어 라고 힘차게 행동하고 온 스바루. 그 결의의 표층이 그녀를 앞둔 순간에 벗겨져 떨어졌다.


「한심해……난 정말로 약해」


렘을 앞에 둔 순간, 스바루는 과거의 약한 나츠키 스바루에 돌아간다.

렘의 헌신으로 긍정받아, 처음으로 일어 설 수 있었던 그 때로 돌아가버린다.


천천히 그 자는 얼굴에 손을 펴고, 얼굴에 걸리는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스친다. 잠든 그녀의 표정에 변화는 없고, 『먹힌』 그녀가 돌아올 전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이대로 지금처럼 여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재워두면, 그 그릇조차도 잃어 버리는 것은 확실한 일이다.


「너에게 그럴 생각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네 덕에 각오가 굳혀져」


약하고 무른, 벗겨진 마음의 표층이 새로운 강철로 덮혀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는 렘의 모습이 확실한 고동이 그냥 거기 있어 준다는 사실이 나츠키 스바루를 그 시절로 되돌린다. 그 순간, 다시 태어난 듯한 감정에.


「약한 나라도 좋다고 너가 말해주었으니까, 강해지자고 말해 주었으니까……어떻게든 해 주겠다고.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어」


아픈 일, 괴로운 일, 힘든 일, 싫은 일이 얼마나 기다리고 있더라도, 그녀의 전부를 담은 사랑이 스바루를 치유해 그것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스바루를 나아가게 한다.


「너도, 페트라도 다른 누구라도……전원, 무사히 데리고 나가줄테니까」


이마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잠든 그녀를 더 만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다. 그렇게 바람이 불어오는 방안 침대 옆 의자에 앉아 그저 말없이 그녀 옆에 있는다.

그저 그것 뿐인 시간, 아끼지 않으면 안되는 시간의 일부를 모두 그녀에게 쓰는 것이 지금의 스바루에게 가능한 그녀를 향한 마음의 표현법이었다.


그런 조용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멍하니 렘을 바라보던 스바루의 의식을 노크소리가 현실로 데려온다. 고개를 들어, 문에 얼굴을 향해 「네」 라고 말을 거니,


「실례하겠습니다――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스바루님」


조용히 문을 열며, 들어오는것은 키가 큰 메이드[각주:3].

금색의 긴 머리카락을 흔들며, 청초한 행동이 몸에 익숙해진 여성――프레드리카 이다.

그녀는 잠든 렘의 옆에 있는 스바루를 보고 작게 머리를 숙이며,


「여러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그건 스바루님도 마찬가지 겠지요. 장소를 바꾸죠. 자고 있다곤 하지만, 별로 듣게 하고 싶은 일이 아닐테니 말이죠」

「이야기가 빨리 진행되서 고맙네……내가 하고 싶은말 짐작은 가?」

「아마도」


겸손한 응답을 받으면서 스바루는 작게 한숨을 뱉고 허리를 일으킨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렘의 잠든 얼굴을 만지고, 미련을 끊듯이 주먹을 쥐며


「너의 더럽고 입이 못되멀은 동생이랑, 겉은 로리인데 안은 할머니인 갭모에. 그리고 『성역』의 실험장과 로즈월의 의도. 어느정도 대답해줄지 기대하고 있다고?」



※※ ※ ※ ※ ※ ※ ※ ※ ※ ※ ※ ※


「서방님이 돌아오지 않으셨다는 것은, 아직 『시련』은 끝나지 않은 것 같네요」


렘의 침실에서 자리를 옮겨, 응접실로 이동한 두사람.

스바루의 앞에 김이 나는 홍차를 담은 컵을 두고 반대편에 앉는 프레드리카는 입을 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받은 홍차를 숟가락으로 젓던 스바루는 「아아」 하고 수긍한다.


「진짜로 이야기가 빠르네――그정도로 사정을 알면서, 그정도 밖에 정보를 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한마디 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말이야」

「변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성역』에 대한 것도 『시련』에 대해서도 불초의 동생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담담하게 그렇게 말하는 프레드리카의 목소리에는 실제로 죄책감이나 다른 감정이 담겨 있지 않다. 다만 변명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다. 감정을 죽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쪽의 내심을 들키지 않기위해 무감적인 척을 하고 있다.
계통으로 따지면 람과 비슷한 타입――물론, 만난 시간의 길이를 생각해보면 난이도는 이쪽이 훨씬 높다.

「아까 방에서도 말했던 대로 몇가지 궁금한게 있는데……그것들을 모두 대답받을 수 있다고 기대해도?」

「……그 기대에는 반드시 부응할순 없다고 생각해요. 『성역』의 해방이 이루어 지지 않는 이상, 저와 서방님의 계약은 체결된 채인 걸요. 그 계약을 준수하는 한, 제가 스바루님에게 전할 수 있는 사실은 제한되어 버립니다」

「또 계약……이 녀석도 저 녀석도」


이마에 손을 대고 화가나 배꼽을 씹는 스바루[각주:4]
그런 계약같은 거 임기응변으로 해석해버려, 라고 목소시를 올리고 싶어지지만, 약속을 지키겠다고 에밀리아에게 맹세한 체면상 다른사람에게도 그것을 강요하는 것도 마음이 꺼림직하다


「그 계약에 대해서, 세세한 것들 물어봐도 괜찮을까?」

「아니요. 저와 로즈월님의 사이에 체결된 계약이며, 그것이 있는 한 제가 공개할 수 있는 정보는 한정되어 있어요. ――이 계약에 대해선 이것까지 밖에 말할 수 없어요」

「정보가 아무것도 늘질 않네. 빌어먹을, 그 녀석도 쓸데없는 채비나 해두고선. 진심으로 이번 회, 그녀석이 적이라는 생각 밖에 들질 않네」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과 중요인물에 혀를차고, 스바루는 마음을 고쳐먹는 듯 홍차를 입에 나른다. 변함없이 이파리의 맛밖에 나지 않지만, 이렇게 몇번이나 목으로 넘기고 있으면, 아무래도 비싼 이파리과 그렇지 않은 잎의 구별정도는 할 수 있게 된다. ――혀가 말하길, 이것은 비싼 이파리.


「대답해 주는걸 못보네. ……프레드리카가 『성역』 출신이고, 가필의 누나라는 정보는 사실이야? 아니면 이것도 대답하지 않겠습니까」

「그건 문제 없어요……정확히는 『성역』 출신이 아니고, 자란 곳이 그 장소라고 해야겠죠. 철이 들었을 무렵에는 『성역』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거의 사실이라고 해도 괜찮겠지만요」

「출신이 아니다……그러고 보니 류즈씨도 말하더군. 그 장소는 딴 곳에서도 '로즈월이 하프인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살게 하고 있다'라고」


용차로 돌아오는 중에 동행해준 류즈의 말이다.

그 때는 류즈씨에게 거절당했기 때문에 그 진의에는 들어갈 수 없었지만.


「하프가 결계를 지나갈 수 없으니까, 저 밖에서 하프인 사람을 데려다가 가두는 것이다. 왜 그런 짓을…… 게다가 그곳에 사람들이 갇혀있다고 하기에는」


모두들 큰 불만같은것 없는 듯이 생활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적어도 밖에서 억지로 그 장소에 감금 되었다는 폐색감이나 그에 대한 분노 같은 감정은 그 생활과 무관해 보였다.

즉 여기 끌려온 사람들도 그 『성역』 에서의 생활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스바루님은, 아인전쟁은 알고 계십니까?」

「……아인전쟁. 글자만은 어디선가 들은 듯한 느낌이네」


기억을 정말 처음의 것까지 파헤치면 그 단어는 두번인가 세번, 들었던 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 단어 자체가 무엇이 일어났는지 스바루에게 여실히 전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그런 어설픈 스바루의 답을 듣고 프레드리카는 그 긴 금발에 살며시 손가락을 통과시키며 날카로운 송곳니로 입가를 살짝 누르며,


「그 『성역』의 존재의의와 로즈월님의 생각. 그것을 풀려면 먼저 『아인전쟁』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말하며, 일어서며, 그녀는 응접실 안쪽으로. 그 등을 시선으로 뒤쫒는 스바루의 앞에 그녀가 안쪽 테이블 위에 있던 상자를 들고 온다.


「그리 경계하지 않아도, 그저 평범한 과자에요」


작은 입술을 벌려서 돌아오는 그녀가 스바루의 앞에 상자를 내려놓는다.

극히 드물게 로즈월의 저택에서 꺼낼 수 있는 이 세계 특유의 스위츠(Sweets).

차에 곁들이는 과자로 나온 그것을 프레드리카의 얼굴을 비교한다. 그런 스바루에게

「길고 지루한 이야기가 될 것 같으니. 편하게 준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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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역) ケツまくって逃げる [본문으로]
  2. ぽえーん이라고 도세이씨 뭐시기 뭐시기 나오는데 제대로 아시는 분은 도움좀 [본문으로]
  3. 女給(여급) [본문으로]
  4. 심히 후회하는것. 아무리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한 예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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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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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30『귀로의 위화감』[각주:1]

http://ncode.syosetu.com/n2267be/196/



로즈월의 제안――아람마을에서 온 피난민의 해방.

이 방안 자체는 전회랑 동일하게 그리 문제 없이 통과된다. 피난민을 『성역』에 잡아 두는 메리트가 거의 없다는 상황에서 당연하지만, 전회랑 다른 것은 추가 되었던 조건이 사라졌다는 점인가.


「이번에는 그 조건을 붙여 오는 녀석에게 철저하게 미움 받고 있으니 말이야……」

「왜 그래? 스바루?」

「응,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 에밀리아땅이야 말로 괜찮아? 진정했어? 내가 있어 방해가 된다면 방의 밖가지는 양보하겠지만」


쓴웃음을 짓고 손을 흔들며, 스바루는 옆의 소녀――에밀리아에게 그렇게 말을 건다.

장소는 에밀리아의 숙소로 받은 류즈의 집이며, 침실의 침대에 인접해서 앉아 있으니, 특히 대화에 꽃을 피우는 일도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 이었다.

시간은 이미 저녁. 곧  밤의 장막이 내려온다. 늦은 아침에 눈을 뜬 에밀리아와 늦은 조식을 먹고, 그때 로즈월이나 류즈를 모아두고 『피난민 문제』을 주제로 한 회의도 끝냈다. 아무 탈 없이 이야기는 진행되어, 피난민의 해방은 내일 아침이 될 것으로 정한 후 해산――,


「라니, 당연한 이야기지만……에밀리아님은 오늘밤도 『시련』에 도전할 거지?」

라고 못을 박는 듯한 가필의 발언이 없다면 적당히 얼버무렸겠지만.

그의 말에 혀를 차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에밀리아를 옆에서 보며, 그 옆모습에 한순간에 공포와 애절함이 담겨 있는 것을 보고, 스바루는 역시 에밀리아는 이번에도 『시련』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거의 확신한다.

기억을 미뤄둘 수 있는 스바루와 달리 에밀리아의 조건은 궁극적으로는 변하지 않는다. 만일 에밀리아가 『시련』을 넘어설 수 있다고 한다면, 좀 더 스바루의 행동으로 그녀를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이번 루프는 그 단기간에 그녀의 환경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 지금까지는 아직 짐작이 가지 않는다.――오늘밤 도전도, 아마도 마모해 갈 뿐일것이다.

「그래도, 거기서 '약한 소리를 뱉지 않을게'라고 말해 버리는 것이 에미리아땅이니깐」

도발하는 듯한 가필의 물음에 대해, 에밀리아는 찰나의 감정을 뒷면에 숨기고, 의연한 태도로 「당연히, 할거야」라고 단언했다.

그 자세에 가필도 조금 감탄한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로즈월이 작게 부는 휘파람을 듣고 오히려 스바루가 분노로 터져버릴 것처럼 되었다.

어쨋던, 지금와서 철회는 할 수 없이, 오늘밤의 『시련』도 시작까지 앞으로 몇시간을 남겨둘 뿐이었다.

대화를 마치고, 아침식사부터 그다지 시간이 지나지 않은 점심을 먹고, 그리고선 이 집에 돌아와 이미 3시간 정도. 그 사이 쭉 함께 있었던 스바루는 에밀리아에게 끊임없이 화제를 뿌리고 있지만 ――시시각각 『시련』의 시간이 임박함에 따라 눈에 띄게 그녀의 말수는 줄어들고 있었다.

지금은, 스바루의 말에 그저 자그마하게 맞장구를 칠 뿐이다. 그래도――


「응……그건... 좀 안돼」[각주:2]

「아 오케이. 일았어. 에밀리아땅이 진정할때 까지, 나는 에밀리아땅이 뱉은 숨을 들이 쉬는 것에 집중하고 있을테니 안심해」

「그건 엄청 싫어……그래도, 여기에 있어 줘」


소녀의 마음이ㅡ 복잡함에, 스바루는 어깨를 움츠리고 시키는 대로 그 자리를 유지한다.

곁에 앉으며 손을 포개는 용기도 없는 서투른 상태이지만, '바람'을 받는 다는 것은 솔직히 기쁘다. 다른 사람도 아닌 에밀리아에게 이니.

그것이 그녀에게 있어, 가장 믿을 수 있는 존재[각주:3]가 없는 것에 대한 대체행위라고 해도

이 『성역』에 온 이후――아니, 더 명확하게 말한다면, 팩이 그녀의 요청에 응하지 않게 되고 스바루가 저택에 귀환한 이후 부터 에밀리아의 스바루를 향한 태도는 부드러워지고 있다.

단순히 이를 '마음을 허락해 줬다'고 기뻐하는 마음이 있는 한편, 스바루의 다른 부분은 조용한 우려를 품고 있는 것이다.

그 다른 부분이 말하길, '지금 에밀리아는 의지할 곳을 잃고 위태로운 상태가 아니냐'고.


「……응?」

「아무것도 아니야. '에밀리아땅의 속눈썹 길고 귀엽다, 먹고싶네' 라고 생각했을 뿐」

「스바루는, 머리카락 먹고 싶다던가 속눈썹 먹고 싶다던가 뺨 핥고 싶다던가 자주 말하는데……그.... 그런 취미가?」

「내 고향에선 최대한의 애정표현인데」


약간 걸리는 듯한 에밀리아에게 삐진 것처럼 대하며, 스바루는 자신의 뺨을 긁는다.
prpr[각주:4]하고 싶은 것은 스바루적으로 최대한의 구애 발언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면 어지간히 깰 것이다. 뒷면의 의도를 읽지 못하는 이쪽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발언에 주의하고 싶다. 이제와서 너무 늦었지만.

이렇게 가끔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것이 에밀리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가능한 스바루의 최선이다. 에밀리아가 마주하는 과거, 그것을 입 밖에 내면, 전 회와는 다른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방향으로 변한다고 생각되진 않으니.

어떤 상황에서도 역시 필요한 것은 시간인 것이다. 에밀리아가 과거와 마주함에 있어서, 자신의 마음에 각오를 안는 데에 필요한 것은 시간. 스바루가 과거의 조각을 그녀에게 내밀어, 그 입으로 부터 진짜 사실을 듣는 것에도 필요한 것은 시간. 시간, 시간, 시간. 그것에 부족하다.


「왜 이런 빡빡한 스케줄에 허둥지둥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나, 이 세계에 오고 난 후 차분한 시간 보낸적이 제대로 있었던가?」


기억을 찾아보지만, 스바루에게 평안한 시간이 있었다고 하면 그것은 저거너트[각주:5]를 정돈 한 뒤 불과 몇 주가 고작일 것이다.

그 전후에서 노도의 시간이 더 많아서, 내가 생각해도 인생에서 과로사하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의 일하는 양이다.

라며, 쓸데 없는 생각을 하니


「――스바루」


갑작스런 부름에 반응이 늦어진다. 스바루가 목소리 쪽――에밀리아를 보니, 그녀는 지근에서 눈동자를 글썽거리며 스바루를 보고 있다.

순간, 그 젖은 두 눈동자에 매료되어 심장이 멈추는 줄 알 정도로 크게 고동한다. 숨을 삼키는 스바루. 그런 스바루를 바라보며, 에밀리아의 눈동자에 흔들리는 결심과 망설임. 혹은 『시련』을 앞에두고, 무언가 스바루에게 밝히려고 망설이는 것처럼.


「왜 그래?」


그래서 스바루는 할 수 있는 한 부드러움을 담아, 에밀리아를 재촉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말을 자아낸다. 그녀의 결의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을 절대로 방해하지는 않도록.

그러나 에밀리아는 스바루의 응답에 문득 시선을 떨어뜨리고,


「아……응, 미안. 아니야. 좀 불러보고 싶었을 뿐」

「――. 그.. 그렇구나. 불러보고 싶었을 뿐이구나! 뭔가 그거, 사귀기 시작한 연인이라던가 사이에 주고받는 말 같네!」

「나, 이제 슬슬 가지 않으면……」


꺾여버린 그녀의 결의. 그것을 놓친 것을 후회하면서, 그것을 깨닫지 못하게 하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 스바루.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에밀리아는 일어서서, 해가 떨어지고 밤이 되기 시작한 창 밖을 바라보고,


「――묘소에 가지않으면. 스바루는 도중까지 겠네」

「가필한테 고개숙여서라도 입구까지 배웅해 주고 싶지만, 설득이 가능할지 몰라. ……에밀리아. 이런 말 해도 소용 없을지도 모르지만」

「――소용없어. 안된다구, 스바루?」


'무리를 하는 것은 아니야'라고 그녀의 다리를 멈추려하지만 그걸 예측한 에밀리아의 거절에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입을 다문 스바루 앞에서 에밀리아는 용감하게 미소를 짓고, 자신의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괜찮아, 어제의 흐트러져 있던 나를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열심히 하고 올게. 열심히 하고싶어.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니까」

꾹 하고, 그녀는 얼굴 앞에 들고 있던 손을 꽉 쥐고, 「그러니까」라고 말을 이어,


「나에게 뭔가 말을 걸려면, 『그만둬도 돼』 가 아니라 『힘내』라고 응원해 줘. 그렇게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나에게 기대해준다고 생각하면, 나는 분명 그것이 힘이된다고 생각해」

「기대, 하고 있다고? 에밀리아땅. 나만큼 너에게 기대하고 있는 사람은 어저면 너의 아빠고양이 정도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레벨. ――힘내」

「응. 힘낼게」


이 날, 처음으로 부담없이 진심으로 미소를 보여준 에밀리아. 그런 그녀의 미소에 위안을 얻고, 스바루도 일어서서 건물을 나가는 그녀를 따른다.

해가 떨어진 밤의 『성역』에는, 추위를 느낄정도의 차가운 바람이 분다.

그 흐르는 바람에, 앞에 가던 에밀리아의 은발이 춤추며 반짝거린다.

달빛을 받은 은의 강을 보면서, 스바루는 한발짝 한발짝 강하게 걷는 등을 바라보며,

――그래도 분명히, '오늘밤은 무리겠지'라고 그렇게 깨닫고 있었다.


※※ ※ ※ ※ ※ ※ ※ ※ ※ ※ ※ ※


피난민을 데리고 로즈월령으로의 귀환은, 전회보다 이틀 단축을 걸쳐 실현했다.

전 회와는 차이는 일시를 제외하고 큰 부분은 없다. 피난민은 각자 『성역』에 도착한 때와 같은 용차에 탑승해, 고용된 행상인들도 정리해 『성역』의 외부로 해방된다. 스바루와 오토도 그에 동반하는 형태이다.

전회와 가장 다른점이 있다면 그것은,


「길안내를 해주는 것이 류즈씨라는게 놀랍네. 보통, 이런거는 말단이라고 할까...... 그런 사람의 역할 아니야?」

「뭔가, 나라서 불만인가? 함께 한담[각주:6]도 한 사이면서, 스-아가는 노인에게 차갑네, 마음이 사나워졌구나」


라며 우는척을 하는 로리할매. 몸집이 작은 몸을 딱딱한 마부석에 올리고 스바루의 옆에 당당히 진을 치고 있다. 원래 이인용의 마부석이라, 거기에 유녀체형이라 하지만 사람이 한명 들어가면 꽤나 공간이 까다롭지만.


「에, 그 마음 잘 이해합니다. 나츠키씨는 정말 용서라던가 사양이라던가 전혀 없으니까, 그 근처의 미묘한 녀석을 엄마 뱃속에 두고 왔다지요」

「어이, 스-아가. 마부석 옆에 모르는 얼굴이 있어. 누구야, 이녀석」

「나의 입장이란건 당신 안에서도 그런 것인가요!?」


스바루 피해자 모임을 구성하려고 했다가 배신당하는 오토[각주:7]. 마부석에서 고삐를 잡고 용차의 생명에 직결되는 입장임에도, 변하지 않고 경시되고 있다.

그는 그 이외인 면모에 그림자를 떨구고,


「아아……왠지 저, 이 장소에 와서 계속 이런 느낌으로 소리친 인상밖에 없는데, 제대로 메이저스백작에게 인상을 줬을까요?」

「지금의 기세로 어깨에 힘이빠진 너가 보였고, 너무 웃어서 배의 상처가 벌어질 정도 있으니 '인상'이라 하기엔 꽤 강한거 아니야?」

「세상에는 좋은 인상과 나쁜 인상이 있습니다만, 배의 상처가 벌어졌을 때의 인상은 평범히 생각해서 어느쪽인가요」

「사람의 배를 부셔버린 주제에……더는 안되겠네, 이 자식」

「제가 문제라면 당신도 충분히 문제라고요!」


오토가 『성역』에 동행한 이유, 로즈월과의 인사는 차질없이 종료됬다. 그 부분은 전 회와 같은 흐름을 타고 있으며, 실제로 오토의 됨됨이를 폭소로 지켜본 로즈월의 안에서 그의 평가는 낮지 않을 터이다.

다만, 순수하게 상인으로 보여진 느낌은 꽤 적지만


「뭐. 그부분은 향후의 만남으로 채워가면 돼. 어느쪽이든, 이미 메이저스가의 톱-시크릿 을 아는 넌 도망칠 수 없고」

「나츠키씨와 만난것부터 이미 운이 다한 것인가요……아니, 이젠 뭔가 깨달음을 얻어서 그 부분은 괜찮지만」


과연 불행가도를 달리면서도 굴하지 않고 상인을 계속해온 근성의 소유자. 대성할 운명에는 분명 못타겠지만, 그래도 선택한 것을 후회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심 이런일에 어울려 주는 그에게 우의를 분명히 느끼면서,


「앞으로도 혹사시킬 거니까 잘 부탁해! 오토!」

「상쾌한 얼굴로 무슨말을 지껄이는 겁니까? 이 사람!」


어깨를 두들려 Thumbs Up을 향하는 스바루에게 오토가 절규.

사이에 끼어드는 류즈가 시끄러워서 귀를 막는 액션을 취하는 것을 보면서, 스바루는 다시 출발전의 용차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그럼, 다녀올께. 에밀리아땅」

「응, 조심해서 다녀와」


가슴 앞에서 작게 손을 들어 흔들며, 불안스러운 듯 이쪽을 배웅해주는 에밀리아와 말을 주고 받았다.


――어젯밤, 스바루를 데리고 『시련』에 도전한 에밀리아. 결과는 알고 있었던 것이지만 실패. 묘소에 스바루가 동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중간에 『시련』이 중단되는 것도 없이, 망연자실한 에밀리아는 스스로 무덤 밖으로 기어나와, 눈을 떨만셔 스바루의 품 안에 쓰러진 후,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자는 에밀리아의 옆에 밤새 있으면서, 그녀의 잠든 얼굴에서 몇번 눈물을 닦아 줬는지, 스바루는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한다.

그만큼 정신적마모를 안고 있는 그녀를 남기고 가는 것에,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고 하면, 완전히 거짓말이 되어 버린다. 가능하다면 최대한 곁에서, 그 떨리는 몸을 지탱해 주고 싶지만.


「하루이틀 안에 돌아올테니까, 무리는 하지말것. 마을 사람들이 없어지면, 초조해할 필요는 없어.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공략하자」

「그럴……까나. 응, 스바루가 그리 말한다면……」


어젯밤 보였던 약간의 힘을 회박한 미소와 다르게, '덧없음'이외의 무엇도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는 병약한 미소. 그래도, 이렇게 서있는 스바루들을 배웅 하러 온 것만 해도 무리를 하고 잇다. 또는 다른 일에 의식을 할애하여 그 근간을 잊으려고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람, 못박으려 하는건 아니겠지만」

「그것은 못박을 범위의 밖이라고 할까, 람에게는 의문이야……안심해。화는 나지만, 람도 바루스랑 같은 의견. 원래 장기전으로 봐야하는 문제인걸. 로즈월님의 명령이 없는 한, 가프는 견제해 줄게」

「하나 빚졌네……라고 말하면 무서운가. 뭐 다른걸로 사례할게」

「칫. 바루스 주제에 감이 좋아」

「지금, 몰래 나랑 다른문제의 사망플래그를 회피하고 있었다――쯧」


혀를 차는 것을 들으면서, 변명하지 않고 인사만은 정성스레 하며 이쪽을 배웅하는 람. 그런 그녀가 한걸음 물러서자, 스바루는 이번에야말로 '출발'이라면서 마부석에 다시 앉아――배웅해주러 나온 사람들의뒤 저 멀리에, 팔짱을 끼고 이쪽을 바라보는 금발의 청년을 보았다.


스바루가 깨달은 것을 저쪽도 눈치채고, 서로의 시런이 얽힌다.
그 시선에, 서로 어떤 감정을 담았는지 알 수 없지만, 어젯밤의 에밀리아의 일도 있어 위태로움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냐로메[각주:8], 어떻게든 공략의 실마리를 잡아 올테니까……」

「나츠키씨? 슬슬 출발합니다만, 괜찮습니까?」

「좋고말고. 류즈씨, 안내 잘부탁해」

「맡겨두라고」


점잔떠는 태도로 류즈가 끄덕이자 고삐를 조종하는 오토가 파트라슈와 후르프의 두마리에게 신호를 보낸다. 천천히 용차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피난민의 대이동이 시작된다.

용차의 속도는 전속력과는 멀고, 차로 말하자면 서행이다. 어린이와 노인, 여성만이 타있기 때문에 그 배려는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역시, 돌아간다는걸 알게된 모드들 안색이 좋네」

「고향이라 하는 것은 그만큼의 힘이 있는 거란다. 얼마나 볼게 없고, 얼마나 지루하더라도 결국 마음은 거기에 두고와 버리는 것이니까 말이다」


후방을 보면서 멍하니 중얼거리는 스바루에게 류즈가 말한다. 그녀의 말에 「그런 걸까나」라고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류즈씨도 역시 『성역』에 애착이 있어?」

「……어떨..까. 나의 경우 그 장소 이외를 모른다는 특별한 상황이고 하니 말이다. 그 장소이외를 생각하는 것이 무섭다. 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무서워?」

「모르는 장소에 발을 내딛는 것은 무서운 것이란다, 스-아가. 나처럼 쓸데없이 나이만 먹어버린 노인은 특히 말이다」

노련한 미소를 지으며 어딘가 멀리를 보는 류즈. 하지만 외형이 어린 탓에 얼마나 시리어스한 느낌을 뿜어대도, 유녀가 까치발 들고 있는 것 같이 밖에 보이지 않는게 단점.

도중, 그렇게 드문드문 대화를 주고받으며, 숲 안을 천천히 용차의 행렬이 지나간다. 편도 약 8시간의 장기전이다. 바람의 가호로 로열시트에 있는 듯한 편한한 주행은 보장되어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시간의 경과를 느리게 느끼게 한다.


「꽤나 영리한 지룡이구나. 내 안내 없어도, 거의 길을 잘못들지 않아」

「나의 자랑인 귀염둥이니까말야. 내가 가슴을 펴는 것도 약간 이상하지만, 내 주위는 꽤나 레벨 높다고?」


로즈월령의 면면을 비롯해, 왕선 개시부터 이쪽이 만나는 사람은 각자 모두 일각의 사람들 뿐이었다. 쟁쟁한 멤버에둘러싸인 자신의 평범함이 참으로 한심한 이야기지만 지금은 위를 올려다 보기만 해도 좋다고 차라리 뻔뻔하게 있다

스타트가 늦어 주변보다 뒤쳐졌지만, 달리기 시작한것은 확실하다. 따라잡기 위해서 다음은 계속 달려갈 뿐――그러기 위한 힘은, 이미 받았으니까.


「그러고보니 도중까지 안내해주는건 고맙지만 류즈씨 귀가는 어쩔꺼야? 용차는 전부 아람마을까지 돌아갈거고, 교통수단 없어?」

「걱정하지 않아도 평범하게 이 발로 돌아가는게 보통이잖냐. 말해두지만 이 건강한 다리, 아직 젊은 것들에 지지 않는다고?」


흔들흔들, 용차의 움직임에 따라서 짧은 다리를 흔드는 류즈. 솔직히 말해서 설득력은 조금도 없지만, 쓸데없이 자신만만한 유녀의 기력을 꺽어버리는 것도 내키지 않고,


「알았어 알았어……어이, 오토. 너 유녀 업고 『성역』까지 달리거나 할 기력있어?」

「그 질문의 의도를 모르기 때문에 답변을 거부하고 싶은데 괜찮겠죠?」

「들었어? 류즈씨. 아무래도 이녀석은 어두운 숲을 혼자 걷지 않으면 안되는 유녀를 짊어지는 것 같은 주변머리도 없는듯해. 유녀 한두명정도는 알 바 아니라는데?」

「너무하구나. 인심은 거칠어져 끊어져 버린겐가」

「당신들 둘이서 협의라도 한건가요!?」


숲의 정적을 언제나처럼 오토의 외침이 찢고, 그대로 류즈와 얼굴을 마주보고 웃고 있자, 갑자기 그녀는 얼굴을 올리며


「슬슬.. 이구나」


라고 중얼거리는 류즈에게 스바루는 눈을 찌푸리고. 순간, 그 스바루 쪽으로 류즈가 놈을 맡겨 왔다. 가벼운 몸을 받아들며, 스바루가 「오오?」라고 작게 목소리를 낸다.


「오토, 스탑. 류즈씨의 상태가 이상해」

「마을, 돌아갈까요?」


짧은 목소리로 전하자 오토가 고삐를 조종하여 용차를 정지. 배후의 대열에 수신호로 그러한 지시를 내리자 잇달아 정지한 지룡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러자 스바루의 위에 류즈가 작게 손을 들고,


「……미안하구나, 돌아가 필요는 없어. 결계가 바로 눈앞까지 온 영향이 있었을 뿐이지. 이 이상, 숲 밖까지 가면 의식을 가지고 갈 수 없을것 같구나」

「결계……에밀리아가 『성역』에 들어갔을 때와 같은가」


스바루 시간에서 이미 일주일 가까이 전이 된다. 『성역』방문 떄의 기억.
지금과 똑같히 용차에 타고있던 중, 갑자기 에밀리아가 의식을 잃고, 거기서 가필에게 거친 환영을 받은 것이었다.
류즈의 상태는 그떄의 에밀리아와 흡사하고 이대로 힘차게 용차가 달렸다면 의식이 싹뚝하고 잘려버렸겠지


「하지만 정말로 구분되지 않는구나, 이 결계. 민감한 피부인 나도, 둔감피부인 오토도 딱히 느끼고 있는게 없는데」

「둔감피부라니 뭔가요. 피부에 둔감도 민감도 없을텐데」

「그렇게 피부케어를 소홀히 하는 젊은이들이, 이십대 후반부터 서서히 서서히 기미, 주근깨에 시달리며 젊은 시절의 무지를 후회하게 되는거야」

「진심으로 무슨소릴 하는 건지 모르게 됬는데, 이야기를 주제로 돌리면 류즈님은 여기서 이별.......이라는 건가요?」


장난스런 말을 주고받는것에 질렸는지, 오토가 스바루를 무시하고 류즈에게 말을 건다. 그것을 받아 그녀는 약간 괴로운듯 한 얼굴 그대로 수긍하고, 


「그렇겠지. 나는 여기까지야. 『성역』의 것은 결계와 상성이 나뻐. 오랜만에 와보았지만……역시 어쩔수 없구나」

「혹시, 그걸 시험해볼 의미에서 따라온 부분도 있어?」

「의외로 나도 형편이 좋은 얘기를 생각했구먼……내가 안된다면, 역시 『성역』은 『시련』을 마치지 않으면 해방되지 않아. 그걸 알았겠지, 스-아가」


언뜻 이쪽을 보는 유녀의 눈빛에, 스바루는 그녀가 몸소 『성역』에 갇히는 사람들의 실정을 보여준 것이라고 깨닫는다. 그것과 동시에 역시 그녀도 『성역』의 밖으로 나가고 싶어 애태우는 것도, 아주 당연한 욕망을 안고 있다는 것도.


「에밀리아도 여기까지 오면 비슷한 증상이 올까?」

「안에 들어온 이상 그렇겠구나. 『성역』의 주민들중 누구도 저기서 태어나 자라지 않았어. 로즈아가가 가끔 밖에서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데려오는 일이 있었다. 그 아이들도 『성역』에 들어간 시점에서 마녀의 소유물. 에밀리아님도 예외일리가 없겠지」

「……어쩐지 또 조금, 놓칠 수 없던 정보가 섞여있었던 느낌이 드네」


외부에서 로즈월이 『성역』에 주민을――결계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그들 도 즉 『하프』라는 것인데.


「그것을 데리고 들어가 가둔다고? 이봐이봐, 뭔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그 진의에 대해서는……내 입으로 말하는 것도 잘못된 듯 하구나. 돌아가서 스-아가가 직접 로즈아가에게 따지면 될게다.」


힘없이 고개를 흔들고, 얼굴을 찌푸리는 스바루의 품에서 벗어나는 류즈. 그녀는 그 자그마한 몸을 마부석에서 가볍게 내리며 머리를 향해오는 파트라슈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좋은 지룡이구나. 주인의 힘이 되어주는거다?」

코를 문지르는 파트라슈가 류즈의 말을 긍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무엇보다 자만은 아니자만 스바루 이외에 그렇게 따르는 파트라슈의 모습을 스바루는 처음 봤다. 오토 같은 놈은, 비교적 자주 박치기를 당하고 있는데 말이지.


「여러가지 『성역』에서 할일도 많으니, 프레드리카에게 묻고 싶은거 다 묻고 나서 돌아올테니까」

「그렇게 하는게 좋겠지……나의 감이지만, 너를 빼고 『성역』의 이야기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은 안들어」

「또 꽤나 대단한 과대평가를……감이지만」

「100년 이상 살아온 여자의 직감이라고?」

「내공있는것이 좋다고 봐야할지 반대로 봐야하는지[각주:9]에 따라 판단이 바뀌네」


류즈에게 그렇게 대답하고, 스바루는 마부석 위에서 정중하게 그녀에게 인사. 그것을 지켜본 그녀가 용차에서 거리를 벌리자 오토가 「갑니다」라고 작게 말하곤,


「그럼. 류즈씨, 다시 봐. 조심해서 돌아가고」

「응. 여기서 똑바로 간다면 숲을 빠져나갈게다. 그래도 가도에 나가면, 나머지는 지룡이 알아서 이끌겠지. 조심하거라」


작게 손짓해주는 류즈에게 배웅받으며, 오토가 수신호를 보내 다시 용차의 행군이 시작된다.

멀어지는 이쪽을 배웅하면서 류즈또한 들을 도려 숲의 안쪽으로. 그 모습이 나무의 틈새에 파묻히는 것을 보고 그녀가 무사히 귀환하는 것을 빌면서――스바루는 가슴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응어리를 느끼고 있었다.


「……왠지. 위화감이 있었구나」


방금전의 대화에서 얻은 위화감. 그것이 구체적으로 뭔지를 말로 하지 못한채, 스바루는 용차에 흔들림에 체중을 맡긴다.
숲을 빠져, 햇살이 비춰오고, 길이 펼쳐지며――결계를 넘어 『성역』을 빠져나온다.
여기부터, 다시 긴 여정이 계속된다.

해야할 일, 말하지 않으면 안될 일.
그것들을 무더기로 쌓아둔 채, 스바루는 용차를 따라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작가의 말

감상 줘! 줘! 했더니 반향 감사합니다! 70건이라니 『ゼロから』에 육박하는 건수였다고, 깜짝놀랐어!

딱히 매번 그렇게 쓰고 나의 모티베이션올리고 업데이트 속도를 올려서 Win-Win해도 좋잖아! (츤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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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帰路の違和感』 [본문으로]
  2. んっと……それは、ちょっとダメ [본문으로]
  3. 무능팩 [본문으로]
  4. ペロペロ 페로페로 [본문으로]
  5. 울가름 [본문으로]
  6. 茶飲み話 [본문으로]
  7. 梯子を外される 높은 지위에 올랐다가 동료의 변심으로 고립되다. (네이버 사전) [본문으로]
  8. 아카츠카 후지오의 애니메이션 만화 [본문으로]
  9. 꿈은 반대 라는 의미와 비슷. 직감이 정반대를 가르킨다는 뜻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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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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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 29 『잡식계 남자』

http://ncode.syosetu.com/n2267be/195/




듣고 싶었던 정보의 핵심에 닿아, 스바루는 찻잔을 기울인다.

목 너머로 뜨거운 차를 넘기고, 차와 함께 몇가지 의문을 삼켜 배 속에 삼키고 나서, 자신이 무엇을 말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음미. 그리고,


「어느정도, 내 질문에 대답해 줄 생각이 있어?」


「……어쩐지 깨닫고 있는것 같구나, 너무 기대하지는 말아줘. 계약 관계 상, 내가 스-아가에게 줄 수 있는 정보는 적어. 『시련』에 대해서 밖에서 유도하는 것은 피하도록 엄명받아서 말야」


「그 말투가 이미 내게 주는 힌트 뿌리기 란건 알지만……엄명인가」


「――――」


반복되는 질문에 침묵을 고르는 류즈.

지금까지의 그녀의 표정과 발언에서, 그리고 그녀가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의 후보들은 한정되어 있다. 십중팔구, 로즈월의 사주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되면、점점 그녀석의 목적이 알수 없게 되네. 그녀석은 나에게……우리에게 『시련』을 클리어해줬으면 하는걸까? 하지 않았으면 하는걸까? 협력할 생각이 있는걸까, 그것도 모르겠어」


「자력으로 그 대답에 이르는게 바람직하지, 라고 할 부분인듯 하구나. 옛날부터 로즈아가는 쓸모없고 난해한 곳이 많은 애송이 엿어. 키만 컸지 근본이 바뀌지 않은것 같군」


지낸 시간이 길어서일까, 어린 시절의 로즈월을 스스럼 없이 이야기하는 류즈.

'변하지 않았다'라고 듣자 그 변태부분밖에 모르는 스바루에게는 손발이 커지기 전부터 그 상태일까 라고 전율을 숨기지 못한다.


「뭐, 당연히 조금 더 귀여움이 남아있었지, 응, 아마, 메이비-」


「로즈아가의 어린시절은……흠、메이저스가의 정보의 은닉에 걸리니, 이 이상의 발설은 할 수 없어」


「끄으[각주:1], 신경쓰여……아니, 신경쓰이나, 나? 딱히 거기까지 깊게 몰라도 상관없어, 그 녀석의 퍼스널리티」


팔짱을 끼고 고개를 꺾어, 스바루는 의문의 발신원에 원래의 의문을 품는다.


「좋아, 거기는 던져 두자. 나에게 필요한 것은 그 녀석의 의도를 아는것이지 이해하는게 아니야」


「또 꽤나 시원하게 던져버리는구나」[각주:2]


「고민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은 고민하지 않는다. 인간이란 궁극적으로 제로부터 백까지 서로 이해할 수는 없어. 그래도 알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사랑이란 녀석이겠지. 그리고 나도 에밀리아 땅은 사랑할 수 있지만 로즈월은 별로 사랑할 수 없어!」


차라리 상쾌하게 잘라버리는 발언에 류즈는 감동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라며 턱에 손을 대고,


「내가 너에게 말할 수 있는 화제가 거의 없어져 버린 기분이 들지만……」


「이런, 하지만 류즈씨의 계약에 닿지 않는 범위를 파악하면서 내 질문 타임은 아직 계속된다구? 로즈월의 퍼스널리티는 이 참에 던져버리고 왔지만, 『성역』에 대해 박식한 할머니인 류즈씨에게 묻고 싶은 퍼스널리티는 따로 있다고?」


「흐,음. 뭐, 듣기만 하는 건 공짜니까, 들어주지. 대신, 계약에 저촉되면 귀찮은건 나 뿐만이 아니다. 가능한, 잊지 않는 거다?」


앞으로 숙이며, 이쪽을 올려보는 듯 째려보며 위협해 오는 유녀.

솔직히 외형이 사랑스러운 탓에 전혀 박력은 없지만, 스바루는 양 어깨를 안고 떨리는 리액선을 넣어 「어머 무서워」라고 눈을 글썽인 후,


「자 그럼, 무서운 가해자가 약한 피해자의 도식을 성립시켰을 때가 질문할 턴이야」


「지금걸로 내가 악당이 되는것은 납득이 안되는구나」


「'그건 그거 이건 이거'라고 옛날 사람은 말했습니다. 그래서, 질문이야――프레드리카와 가필이 남매라고 말했는데, 프레드리카는 『성역』에 있던 거겠지?」


납득이 가지 않는 듯한 류즈를 나무라며, 스바루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본론으로 들어간다. 질문하자 표정이 변하는 류즈에게 스바루는 세운 손가락을 흔들며,


「『성역』에 있었을 터인 프레드리카는, 지금, 로즈월의 저택에서 메이드 옷을 착용하고 일하는 중이야. 그렇지만, 내가 아는 정보를 연결하면 상황이 이상해」


「흠, 뭐가 이상할까?」


「프레드리카가 가필 남매라는 것은, 그 녀석도 하프라는 것이 돼. 그래고 그 녀석이 하프라고 하는 것은, 이 『성역』의 결계가 풀리지 않은 현재, 밖으로 나갈 수 없을 것이란 점이야」


하프의 혈액에 반응하고, 그 안으로 데려와 놓치지 않는 『성역』의 결계.

에밀리아를 기절시키고, 가필이나 류즈를 끝없이 안에 가두고 있는 그것의 존재가, 지금도 스바루의 앞을 크게 가로막는 벽중 하나였다.

그 존재를 어떻게든 하려고 골머리를 썩고 있는데, 그 벽을 넘어 밖으로 나간 예외가 있다. 그것은 즉


「결계에는 뭔가 빠져나갈 방법이 있다. 아니면 결계따위 원래 뻥」


「뻥……이라 하는것은 조금 의외네. 실제로,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밖의 세계를 본 적이 없다. 그것도 이것도 전부 그 결계의 존재의 탓이라고」


「그렇게 말하도록 계약되어 있다……라는 짖궂은 견해도 있다고? 실제로 그것이 있는지 시험해 보는 리스크가 클수록, 시험해볼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말야. 단지」


『성역』의 주민들이 전부 결계의 존재를 속고 있을 가능성.

묘소의 『시련』의 존재는 틀림없이 확인되고 있어 실제로 거의 가능성은 없다. 아람 마을의 피난민을 이 자리에 묶어두고, 에밀리아의 명성치를 번다는 의도가 작용했을 가능성은 부정 할 수 없지만.


「사실이 발각되었을 때의 반감을 생각하면 디메리트가 너무 커서 현실성이 없어. 그래서 후자의 가능성은 자동적으로 삭제.…… 그래서, 전자만 남으면」

「허점……이란거지, 그렇지만, 그걸 듣고 나가서 어쩔꺼야?」

「허점이 만약 모두에게 적용가능하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성역』의 주민들 모두 그걸로 밖으로 내보내주면,  『시련』을 받을 필요도 없어지잖아」

어이없이 사리에 벗어난 길을 입에 담는 스바루에게 류즈는 놀란 얼굴로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그런 그녀에게 스바루는 「알겠어?」 라고 두 손의 손가락을 세워 좌우로 흔들며,


「분명히 『시련』을 받아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있겠지. 솔직히 약간의 혜택을 받은 나로서는 그걸 부정할순 없어. 하지만, 『시련』――이 경우는 『과거』라고 해도 괜찮겠지. 그 『과거』와 마주해도, 강제성이 없는 타이밍과 상대 라는 것도 있겠지」


「그것이 에밀리아 님 이라고? 하지만 고난은 시기를 가리고 올 리가 없어. 언젠가 오는 재앙을 앞에두고, 지금 도망가서 그걸로……」


「도망친다고 말하지 않았어. 제대로 요격하기 위한 준비를 위해 철수하는 거야. 이르자면 전략적 철수라는 녀석이라고! 불리한 그라운드에서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장면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되도록 유리한 그라운드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는 것도 본인과 주위의 기량이겠지?」


말을 하려고 하는 류즈를 위에서 덮어, 스바루는 도망가는 것을 정당화 하는 발언을 잇달아 계속한다. 발길을 돌린다해도, 그것은 창피한 것이 결코 아니라고.


「지금, 마주하지 않아도 에밀리아는 언젠가 분명 과거와 마주볼거야. 아이러니하지만 『시련』이 그녀에게 그걸 상기시켜 버렸어. 그렇다면 가능한 고통이 없어도 될 상황을 만들어 주는게 내 역할이야」


「……괴로운 일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주제에, 가장 고통스런 부분부터는 도망치게 하지 않는구나」


「거기서 도망쳐 버린다면 그것도 선택이겠지. 그 아이는……에밀리아는 그런 일 없을거라고 나는 믿고있지만」


「어째서 그렇게까지 믿을 수 있어? 적어도, 나에겐 무리야. 묘소에서 나오고 그렇게 속수무책이었던 모습을 보고 그런 기대를 품는 것은」


「그도 그럴게 나, 에밀리아한테 홀딱 반했고」


무거운 입으로 부정을 겹치려고 하는 류즈에게, 스바루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단언했다.
과연, 이 대화중에 몇번이고 어안이 벙벙한 얼굴을 해온 류즈가, 지금까지 가장 기가 막힌 얼굴을 띄우고 굳는다.

그런 그녀의 멍한 얼굴에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뺨을 긁적이는 스바루는,



「나는 에밀리아를 좋아하고, 매우 귀엽다고 생각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매우 귀여운 그 아이는 분명, 어떤 괴로운 일도 마지막엔 극복해 내는 강한 아이라고 믿고있어. 기대하고 기대하고 기대해서, 보답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어」


「그……그건. 전혀 대답이 되지 않잖아. 얼마나 너가 상대를 좋아해도,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 마음에는 있어. 스-아가도 그건 알면서……」


「그야 알고 있지. 에밀리아 땅이라도 여자애야. 강한 부분만 있진 않고, 약한 부분도 있고, 아주 적겠지만 추한 부분의 존재도 없진 않아.」


「인정할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그런 약한 부분이 있다는것도 포합해서, 그래도 강한 부분이 빛을 발해준다고 믿는게, 헌신이란 거잖아?」


헌신, 스바루에게 있어서 그것은 가장 강한 애정표현이며 마음에 새겨져 있다. 진심의 전신전령으로 그것을 바칠때의 행복감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최선을 다할거야, 에밀리아한테. 그 아이가 약한 부분을 극복하고, 그걸로 강하게 있자는 얼굴을 들어줄거라고 믿고있고, 믿고 '정답이었어'라고 싱글벙글 웃는 전개를 불러오기 위해 노력할거야」


「……그래도 가장 힘든 자신의 마음과 마주앉는 것은 본인뿐이라고?」


「당연하잖아? 『과거』와 마주앉는 에밀리아의 옆에 난 있어줄수 없어. 『과거』에 내가 있었더라면, 쪼그려 앉아 울고 있는 그 아이의 손을 이끌어 세워서, 옆에서 힘껏 응원보낼 수 있었겠지만, 거기에 나는 없어. 『과거』에 일어난 사건에 나는 관련될 수 없어. 손을 뻗어도 텅 비어있을 뿐이고, 텔레비젼의 안의 드라마에 시청자들은 간섭할 수 없으니까 말이야」


사실이다. 『과거』는 『과거』이며, 거기에 손을 댈 수는 없다.
스바루가 마주해 극복했다고 하는 『과거』도 허상에 진나지 않고, 실물의 부모에게는 무엇 하나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저 스바루의 안의 자기만족을 얻었을 뿐인 이야기다.
하지만,

「무엇 하나도 보답받지 못하는 것보다, 뭔가 하나라도 보답받는 편이 좋다는건 정해져 있어. 『과거』와 마주하는데 현실의 나의 손은 빌릴 수 없어. 그래도, 옛날의 부족했던 자신이 손을 빌려주는 것은 룰에 모순되지 않는다고?」


「――――」


「나는 손을 빌려줄 수는 없지만, 내 말이나 행동이나 애정 등이...... 뭐 나를 가장 우선으로 해주면 기쁘겠지만, 그 이상으로 다양한 사람으로 부터 받은 것들이 지금의 에밀리아에겐 있어. 최소한 『과거』의 에밀리아보단 가지고 있는게 많아.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많다면 , 부족했던 『과거』에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이 『시련』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극복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난이도잖아?」


그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에, 스바루는 몇번이고 같은 말을 내뱉는다.


「내가 에밀리아를 도와준다. 그 아이가 『과거』를, 지금 자신이 극복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할거야. 그걸 위해, 허점이든지 억지라든지 치트과금이라든지 뭐든지 다 해 보이겠어. 그게 나의 전부를 붇는 방법이다」


「정말로……제멋대로 짝이없는 사랑법이로군」


「초식도 육식도 아닌, 잡식계 남자라고 불러 줘――」


손가락을 꺾으며 이빨을 빛내고, 엄지를 세워 윙크하는 결정포즈[각주:3].


이야기의 끝에 그 모습을 보이는 스바루에게 류즈는 포기했다는 듯이 길고 긴 한숨을 뱉고,


「잔머리를 굴리기 위한 핑계로, 대단한 미사여구를 늘어놓는구나」


「헤켁」


「바보. ……미안하지만, 그 허점을 나는 말해 줄 수 없어. 하지만 그걸 기대하고 있다면 그건 무리라고 말해 두지. 프레드리카가 『성역』의 밖으로 나갈수 있었던 것은 예외야. 모두를 데리고 밖에 나가는 일 같은건 불가능해」


라고 고개를 저어 스바루의 전망을 부정하는 류즈. 그 말에 스바루는 낙담하고, 어깨를 떨구며 그 자리에서 무너져 무릎꿇지――는 않고,


「뭐. 어쩔수 없네. 잘 된다면 이득이라는 정도의 생각이었고 그걸로 됫다고 해두지. 그럼 다음 질문이야……」


「내가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기죽지마, 스-아가」


「이 정도로 부서지겠어? 내가 몇번 고래 뱃 속에 들어갔었는지 알아? 스스로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것과 애정의 깊이 밖에 무기가 없거든, 나한테는」


무력함을 대하는 뻔뻔함이 상쾌한 스바루. 이미 이 한 시간동안 몇번이고 본 류즈의 기가 막힌 얼굴을 정면에 두고  스바루는 「마음을 다시 잡고」라며 손뼉을 치며


「이렇게 여러가지 신경쓰지 않아도 에밀리아가 자신의 실력을 풀로 발휘해서 『시련』을 극복하는 것이 최고의 영웅담 같은건 알고 있지만. 베테랑 『시련』 챌런져인 류즈씨이 보자면, 그 부분에 대해서 일가견이라던지 없어?」


「정말 섭섭한 호칭을 받은 느낌이 드는구만. 그리고 나에게 물어봐야 '알 수 없다'가 답변이라고? 그도 그럴게 『시련』을 받은 적이 없는 내가 답을 일고 있을 리가 없잖아」


「응?」


목을 비틀어 류즈의 대답에 얼빠진 목소리로 응하는 스바루.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묵과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그럴게,


「지금, 『시련』받은 적이 없다고 말하셨습니까?」


「갑자기 경어라니 뭐야. 당연하지. 외부의 사람에게 받게 하는게 관례인 『시련』을 내가 받는 일 같은건 허용되지 않는다. 다른사람도 마찬가지. 최소한 70년, 내가 아는 한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스-아가가 처음이야」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이상해 이상해 이상해. 잠깐 기다려, 스테이, 웨이트, '이상해' 정보가 뒤섞이고 있어. 내 마음의 메모장에서 확인하고 올테니 시간을 좀 줘」

「오분 뿐이다」

의외로 마음 씀씀이가 큰 류즈의 대답에 감사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필사적으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간다.
전 루프의 전날, 그것도 전 회의 『시련』을 넘은 직후까지 돌아가서, 세세한 부분의 기억과 어긋나는 부분을 곱씹으면서[각주:4]

「――어라?」


그 기억 속에 이미 있어서는 안될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었다는 것에 이제와서 알아 차렸다.

떠오른 사실에 얼굴이 굳어, 스바루는 「어찌된 일이지?」라고 의문을 입안에서 삼킨며 버틴다. 하지만 떠오른 의혹의 씨앗은 싹이 틔고 줄기를 뻗어 꽃을 피우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스바루의 기억속에서, 『시련』전날 밤에 용두는 이리 말했다.

――『시련』을 받은 것은 지금까지 전무. 자신이 태어나서 한번도, 도전자는 있지 않았다.


스바루의 기억 속에서 『시련』의 직전과 직후의 류즈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자신도 『시련』을 받고, 답파는 못했지만 무사했다. 도전해도 해는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단 하루만에, 의견이 정반대로 뒤집어져 있다.

이것이 단순한 감정론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경험담과 사실에 입각한 내용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말이 바뀐것이다. 여기까지 큰 방침의 전환은 한쪽의 정보의 개찬,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자세 그대로 슬쩍 시선을 류즈에 향한다. 빨간 머리를 만지며 기다리고 있는 류즈., 침대위에서 바닥에 닿지 않는 다리를 흔들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은 안은 할머니인 것에 비해 겉은 유녀 그 자체다.

지금까지의 대면에서 보면, 그녀가 악의로 이쪽을 농락할 생각이라는 것은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어느쪽인가가 사실이라면, 어느쪽을 믿어야 할까?」


다른 정보가 발생했을 경우, 믿고 싶은 사람을 믿는 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스바루의 자세이지만, 아무래도 에밀리아의 명운까지 걸려있으면 판단을 그렇게 쉽게 할수는 없다.  하물며, 그것은 문자 그대로 생명에 연결되는 문제다. 신중하지 않으면 안된다.


『시련』에 도전에 대해서, 류즈가 화제를 뒤흔드는 것은 이번에 세번째.

첫번째는『시련』을 받았을 때의 대답, 두번째는 『시련』을 모른다고 부정되고 있다. 다수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의견은 역시 『시련』을 모른다는 측을 신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 생각해보면 『시련』을 받았다고 속였을 때도, 불안해 하던 스바루를 안심시키기 위한 배려였다고 긍정적으로 생각  하는 것도 불가능 하진 않다. 단, 그렇다면 후일에―한마디라도 언급이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할수 없던 이유가 있던가……아니면 노망이 들기 시작해서……」


「지금 꽤나 무례한 결론에 도달하려고 했지?」


「열심히 호의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라는 노력을 존중해서 상쇄라는 형태로 해주면 좋을텐데 라고 스바루는 스바루는 결정얼굴[각주:5]로 주장해보기도 하고」[각주:6]


변명에 농담을 섞는 스바루에게 류즈는 탄식하고, 그리고 「이런 이런 이구나」 라고 지친듯이 고개를 흔들며,


「그래서 자신의 마음이란 것과 상담해서 답은 나온건가?」


「대답이라 할까, 이랬던 거였나? 같은 결론은 나왔어. 그 나는 설마, 류즈 씨에게 상당히 걱정받고 있어? 묘소의 앞에서 라든지」


「걱정?」


스바루의 질문에 류즈는 되묻는다[각주:7]. 「그래」라고 스바루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손가락들을 맞대는 소녀틱한 행동을 하며


「방금 대화에서는 『시련』 받지 않았다고 했었는데 묘소의 앞에서는 『시련』받았던 적 있는데 아무렇지 않았다 같이 말했잖아? 어라, 혹시 쫄아보여서 그런건지 걱정해 준건지, 그건 나를 배려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지금와서 눈치챈거 아닐까 해서……」


「――아아, 그 얘기인가」


라고, 빠르게 어색한 대화를 흘리려고 하는 스바루에게, 문득 납득이 갔다는 감정을 싣는 류즈의 목소리. 그 울림에 의아해 하는 스바루에게 그녀는 미소를 짓고


「스-아가, 하나 좋은것을 가르켜 주지. 특별히라고?」


「좋은 거?」


「내는 계약 관계 상 『거짓말』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불편한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침묵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예외는 없고 누구 때문인지도 관계 없이. 『거짓말』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지. 나 뿐만이 아니라, 이 『성역』의 주민 모두가 말야」


「거짓말, 할 수 없다고……?」


갑작스런 고백에 스바루는 곤혹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실이라면 스바루의 생각의 대전제가 뒤집혀 버린다. 아니, 그 이전에 그녀의 그 말이 사실이라면 방금전 그녀를 향한 의문이 생긴 것 자체가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거짓말을 지을 수 없을 터인 그녀가,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는 상황을 어떻게 만들지?


「그……」


「지금것이 나에게 있어 입에 담을 수있는 한계의 정보야. 이 이상을 나에게 물어보는것은 무라고? 계약을 어기면 서로 불행이 일어난다. 여기보다 더 앞을 알고 싶다면 발을 멈춘 내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간 사람에게 물어봐야 하겠지」


못을 박는 듯이 선언당해, 스바루는 열렸던 입을 닫고 침묵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거절해 버리면 그녀의 온정에 기댈 수밖에 없는 스바루에게 있어 문자 그대로 속수무책이다. 하지만, 그런 수바루에게도 그녀는 손을 내밀어 주고 있었다.
그 사실만 주워서, 스바루는 그녀도 여기로부터 해방되고 싶다는 본심을 속이고 있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느낀다.


「알았어, 더이상은 묻지 않을게. 화제를 바꾸자. 뭔가, 다른이야기로」


「호기심이 많구나. 핵심은 아무것도 들을 수 없다는걸 알아도, 아직도 이런 노인과의 한담[각주:8]에 어울려 주고 있는 거야?」


「아침은 먹을 기회를 놓쳤고, 에밀리아땅이 눈뜰때까지 실제로 한가하니 말야. 로즈월 보고 짜증나는 것도, 가필이랑 이빨까는 것도, 오토한테 관여해서 기진맥진해지는 것도 뭐 하니, 로리할매랑 귀중한 우정을 기르도록 하지」


일어서며, 스바루는 완전히 식어버린 두개의 찻잔을 회수. 그리고 류즈의 시선을 보류하면서 부엌으로 가,


「걱정하지 않아도, 이래보여도 일단, 짧은 기간이지만 로즈월 저택에서 사용인 생활했었다고? 차를 끓이는 방법정도는 배워 뒀어」


「흠. 그렇다면, 기대하고 기다려서 받아볼까」


「우옷, 프레셔-[각주:9]


라며 찻잔에 차를 다시 타서, 스바루는 류즈에게 그것을 넘겨주고 원래 있던 자리로. 서로 마주보고 다시 첫 모금을 목에 넘기고,


「꽤나 실력이 있구나」


「스스로 끓여도 잎파리은 잎파리이야. 그래서 얘기가 바뀌지만 말이야」


「아까의 말의 다음이야기라면 들을 수 없으니까 말야. 대신……뭐 다른 이야기라면 가급적 진지하게 대답해 주고 싶지만」


「그럼 그 말대로 사양하지 않을게」


약간 죄책감이 있는 듯한 류즈. 그 어려보이는 옆모습에 파고드는 형식으로 스바루는 징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가필 자식의 약점이나 싫어하는 것 이라든지, 보는 것만으로도 졸도할만한 것이라던지 뭐 없어?」


「스-아가, 방법이 조금 왜곡됫다는 자각은 없어?」


라며 한시간 정도의 시간 중 가장 기묘한 얼굴을 짓는 류즈였던 것이었다.



※※ ※ ※ ※ ※ ※ ※ ※ ※ ※ ※ ※



한담[각주:10]을 마치고 찻잔을 씻어 정리 한 뒤, 아직 혼자 있고 싶다는 고독한 로리할매를 남겨두고 스바루는 건물을 나섰다.

약 한시간, 이라하기엔 조금 더 긴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알고보니 아까는 얼굴을 내민 정도였던 태양도 그 위치를 높이며, 어느정도 기온을 올려 생활하기 좋은 온도인 것을 느낀다.

체감 시간이지만, 오전 10시 약간 지난 정도이려나.


「이불이나 북어 말리기 좋은 햇살이네, 고맙기도하지......[각주:11] 왠지 발상이 완전 외톨이를 벗어난 느낌이네」


해님의 빛을 받고선,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이 세탁물인 것은 불건전자 대표로서 심하게 실망스러운 결과이다. 여하튼, 그런 감회를 의식에서 제외하니,


「시간도 시간이고, 이제 에밀리아도 일어났으려나. 어제 오늘로 불안해 하고 있으니 약해진 부분을 파고들어 나의 존재를 주입해 두자」


꽤나 고식적인 발언을 하면서, 내심 순수하게 에밀리아를 걱정하고 도와주기 위해 발이 빨라진다.

최대한 빨리, 오랫동안 그녀의 옆에서 안심시켜 주고싶다.

그도 그럴게,


「내일은 잠깐, 곁을 떠나지 않으면 안되니까」


오늘 오후에도, 로즈월의 입에서 정식으로 아람 마을의 피난민의 방출이 제안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곧바로 준비가 되서 내일이라도 『성역』을 떠나게 될 것이다.


스바루는 다시 동행해, 저택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보다 깊은 곳을 알고 싶다면, 발을 멈춘 사람이 아니라 앞에 나아가는 사람에게 들어...... 꽤나, 에두른 말투네」

그리하여 완곡하게 말하지 않고는, 전할 수도 없는 입장인 것이다.
그 귀찮음을 불쌍하게 생각하면서도, 걸음을 빨리하는 스바루는 한숨을 뱉으며,

「너의 불초인 동생과 귀찮은 고향 이야기, 들어주겠다고. 기대하고 있어, 프레드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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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ぐおお [본문으로]
  2. またずいぶんとあっさりしとるのぅ [본문으로]
  3. 決めポーズ 키메포즈 [본문으로]
  4. 또는 '알기 쉽게 고쳐가며' [본문으로]
  5. 決め顔 키메가오 [본문으로]
  6. 미친; 라스트오더 따라하는거냐 [본문으로]
  7. オウム返し 상대방이 말한 그대로 돌려줌 (http://dictionary.goo.ne.jp/jn/28025/meaning/m0u/) [본문으로]
  8. 茶飲み話 [본문으로]
  9. プレッシャー Pressure 압력, 압박 [본문으로]
  10. 茶飲み話 [본문으로]
  11. もったいな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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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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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28 『한담』[각주:1]

http://ncode.syosetu.com/n2267be/194/



아침놀의 햇살이 눈을 비추는 것을 느끼고 스바루는 옅은 어둠 속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생각을 하는사이에 스르르 잠에 빠져 버린 것 같다. 그래도 밤 늦게까지 사색의 바다에 가라앉아 있었으니, 잠들어있던 것도 2, 3시간 정도겠지.


「전에 있던 세계에선 생각할 수 도 없는 일이네. 원래는, 해가 나올 시간이야말로 나에게 있어선 수면시간이었는데 말이지」


라고 말하며 몸을 돌려 하나 둘 씩 깨어나고 있는 대성당 안을 대충 둘러본다. 스바루의 시선을 깨닫고 손을 흔들거나 가볍게 인사해 주는 아람 마을 사람들에게 응답해주며 일어서서 대성당의 출입구로.

이른 아침의 시원한 바람에 마중을 받으며 밖으로 나오니, 아무래도 앞에서는 『성역』의 주민 몇 명이 피난민들과 협력하여 아침 식사 제공의 준비를 시작하고 있던 것이었다.


「오야, 눈을 뜨셨습니까, 스바루님」


「우-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상쾌한 아침이네요」


「그렇네요. 바람이 시원하고...... 스바루님도, 분명히 푹 쉬신것 같으니」


말을 걸어준 아는 얼굴의 여성들이 웃으면서 살포시 자신의 뺨에 손가락을 댄다. 덩달아 스바루도 자신의 뺨에 손가락을 대어보니, 거기에 희미한 느낌――침 자국이 가득 끼어있는것을 발견했다.


「이런, 창피해라」


짧은 시간 잔쪽이, 오히려 이런 칠칠맞은 부분이 나오기 쉬운 것은 왜일까. 그냥 선잠의 경우에 한해서 특별한 잠버릇이 나오는 것에도 법칙성 같은게 있는 것일까


헤어진 이후 슬쩍 두사람의 모습을 엿보지만, 어느정도 말을 주고받는 두사람의 사이에는 어색함같은 감정의 엇갈림은 보이지 않는다. 지극히 자연스럽게 다른 종족끼리 커뮤니케이션이 되고 있다.


최근 몇일――이미 회귀한 것도 포함하면―일주일 동안 체류한 것이 되는데, 이런 환경에도 피난민과 『성역』의 주민들 사이에 눈에 띄는 갈등은 발생하지 않는다.

피난민들의 도덕성이 높은 것과 열받지만 영주인 로즈월이 같은 장소에 머물고 있는 것에 대한 안도감같은 것이 있는 거겠지. 사실 그 점들에 더하여, 숙식을 같이하고 있는 스바루에 대한 신뢰 등이 있기도 하지만, 자신의 영향력을 낮게 책정하고 있는 스바루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다.

『성역』의 주민들도 이 장소의 키나 냄새[각주:2]와는 달리 지금도 짐승귀 여성을 비롯해 나름대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 최소한 사람과 하프를 구분하고 있는 것은 아인들의 의식 속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스바루는 생각한다.


「그걸 확실히 나누고 있는 것이 『결계』의 존재인가......친 놈이 생각하고 있는게 뭔지 모르겠지만, 짖궂네」


가필의 말을 믿는다면, 이곳은 『탐욕의 마녀의 실험장』인 것 같다. 즉 『결계』를 치고 하프들을 놔주지 않도록 한 것도 아마 그 마녀의 소행이란 것이 되는 것이다.

「에키드나......인가. 뭐, 그 녀석도 뭐가 목적인지 모르는 마녀니까」

흰 머리에 하얀 피부, 검은 상복을 입은 모습이 전신을 감싸는 흑백의 소녀
400년 전에 사망했지만 여전히 현세에 묶인 의미망령. 현실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큰소리치는 반면 『시련』의 자리에 참석해 일일히 참견하러 오곤 한다.
그런가 하면 자신과 관련된 기억을 스바루의 머리속에서 숨긴 주제에,  숨기는 방법이 어설퍼서 숨겼다는 사실이 시원하게 드러나거나――할 일이랑 해야할 일도, 엉망이다.

「이것으로 그냥 유쾌범이라면 진짜 뭣도 안되지. 랄까, 초면의 상대한테 이유없이 체액을 먹이는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거야……」

드나[각주:3] 차를 마시게 된 나쁜기억이 되살아 난다. 그건 아마도 정신 세계에서의 사건이었으므로 실제로 몸 안에 드나 성분을 흡수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여하튼, 그녀의 의도가 어떻든 『성역』이 결계에 감싸 있고, 안에 있는 주민들이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에는 변함이 없다.

「이렇게 되면 역시 최대의 장애물은...... 가필인가」

에키드나와 직접 담판하려 해도, 『시련』에 스바루가 도전하려해도, 걸림돌이 되는 것은 스바루를 향한 적대도가 뛰어 올라가버린 그에 대한 대처이다.
그의 스바루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스바루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마녀의 악취――『사망회귀』의 폐해 때문인것을 개선하는 것은 무리이다.
저거노트[각주:4]와 백경[각주:5]과의 일전 때 반대로 이 악취를 이용함으로서 상황을 타개해 온것이지만

「더 냄새 나게 하는 건 가능하지만, 그 냄새를 지우는 방법은 모르니까......탈취제 같은걸로 사라진다고는 생각할 수 없고. 근데 지금의 발언은 어떨까. 냄새난다던가 안난다던가, 오물인가 나는」

단지 『사망회귀』를 누군가에게 전하려고 하여 의식적으로 악취를 강화하는 것은 해 왔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흐름을 감안하면, 더해진 냄새가 끝없이 그대로의 농도로 남는다. 라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 근처는 보통의 냄새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감소하는 것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역으로 그것밖에 말이 되지 않으므로.

「필연적으로 가필의 태도의 연화[각주:6]는 바랄 수 없어. 게다가, 그건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사망회귀』가 있으면」

다시 목숨을 잃어, 묘소에서 리스타트 하게 되면, 스바루는 지금의 잔향 위에 더 마녀의 악취를 거듭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가필의 반응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최악의 상황을 눈앞에 두고 목숨을 잃어 다시하는 방법으로 스바루는 결과를 바꾸어 왔다.

전부를 구한다――라는 사바루의 탐욕은 현재, 그 모든 것을 이루고 온 것은 아니다. 아직 돌이키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스바루는 다시 시작하기 전의 세계보다 좋은 미래를 선택해, 따라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망회귀』 그 자체에 감사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 능력이 없다면 최악의 길을 따라가는 미래를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반복해서 어떻게든 왔지만...... 다시 시작할 때마다 관계는 나빠져. 다시 시작할 때마다 난이도가 상승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처음이다.」


지금은 아직 이성적으로 대화가 성립하는 가필이지만, 다음에 악취를 쌓은 후 만나게 된다면, 말에 의한 대화의 기회를 줄지는 확실치 않다.

최소한, 악취를 풍기는 스바루를 믿을 수 없어 렘은 철퇴로 이쪽의 생명을 뺐곤 했다. 생각나자 갑자기 좌반신이 허전해 지는 것을 느낀다.


저택에 남겨두고 온 사람들――특히 잠들은 렘을 떠올리며, 계속해서 사고에 노이즈를 일으키는 것은 칠흑의 암살자. 다시 모습을 들어낸 쾌락 살인자로서, 이 세계의 스바루 킬링 카운트에서 당당히 1위로 올라선 나이프의 사용자.

덧붙혀서 회색의 고양이 정령이 동률로 1위고, 동률 2위의 카운터수의 면면들 안에는 은근슬쩍 로즈월저택의 관계자들의 랭크인이 압도적인 수라장상태.


「돌이켜보며 세보는 살해 수. 이 경우 피살의 경우인가? ......어쨌던, 엘사의 대책이구나. 라고 해도 싸워도 내가 이길 수 있을리 없고, 실질적으로 싸울 수 있는 건 로즈월이랑 가필의 2명이 되버리겠지」


단지 로즈월이라고 해도 그 마법의 실력을 제외하고 부상의 영향이 있다. 역시 이 문제의 베스트 답안으로는 가필을 동료로 삼는 것이겠지.

그리고 저택을 습격하는 엘자와 그를 싸우게 하려면, 『성역』을 감싸는 결계를 깰 필요가 있고, 결국 중요해지는 것은,


「저택습격 전에 『시련』을 돌파하여 성역을 해방하고, 가필과 화해해서 저택으로 동행한 뒤, 엘자를 격퇴하고 해피엔딩......이겠지」


스스로 말하면서도, 그 양립하지 않는 문제가 존재하는 것에 눈을 찌푸린다.

가필과 화해하기 위해서 『성역』의 돌파가 필요.

『성역』을 해방하기 위해서, 가필을 돌파해서 『시련』에 도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두가지가 양립하지 않는다, 할 수 없다.

또는 말로 화해할 수 있다면 그것도 가능할 지 모르지만, 어젯밤의 대화와 지금까지 그와 접한 경험을 되돌아 보면 그것이 실현 가능성이 낮은것에 머리를 감싸안고 싶어진다.

좋든 나쁘든 단적인 가필과의 상대는 심플. 그러므로 결론이 이미 나와있는 내용의 답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즉 스바루에게 기회가 있다고 하면,


「묘소에 몰래 들어갈 기회를 노리고 에키드나와 접촉해서 뭔가 다른 기회를 얻을 것인가. 아니면 『시련』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에 잠입해 『시련』을 돌파할까」


물로 얼굴을 씻고, 결론을 낸 후 스바루는 다리를 배식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돌린다.
물기를 짠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향하는 앞은 인기척이 적어지는 『성역』의 끝이다. 그족에 가서 작은 언덕을 지나 오솔길을 지나는――


「……역시, 기회주의에 너무 기대했나」


묘소까지의 직선, 전망 좋은 도로의 한가운데에, 어제밤과 똑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가필이 이쪽을 기다리고있는 것이 보였다.

――아침에 첫번째로 묘소에 향해, 가필의 눈을 피해 잠입한다.


실행해보니 아침의 방법은 일단 무산된 것이었다.[각주:7]





※※ ※ ※ ※ ※ ※ ※ ※ ※ ※ ※ ※





「아침부터 부지런 하구나」


「너야말로, 이른 아침부터 얼굴이나 들이대러 오지 말라고. 일일히 이몸의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에 의미가 있는거냐? 앙?」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자, 한쪽 눈을 뜬 가필이 언짢은 느낌 그대로의 목소리로 으르렁 거린다. 예상대로의 반응에 스바루는 내민 손을 힘없이 내리며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그의 옆에 서서, 자그마한 인영에 눈을 향하고,


「가필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류즈 씨가 여기 있는것은 의외였어. 좋은 아침이야.」


「응, 좋은 아침이구나. 스-아가도 산책중인가?」


「산책이라 하면 산책이지만, 그리 좋은 느낌의 것도 아니니까. 혹시나 라는 기대를 가지고 온거랑, 다음은 가필을 부추키려고」


「너 이자식……」


삿대질 당하며 시험당하는 느낌으로 내려다봐진 가필의 얼굴에 핏줄. 그것을 지켜보면서 스바루는 상쾌하게 무시. 류즈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웃한다.


「나도, 라는 것은 류즈씨는 산책?」


「나도 산책은 덤, 이라고 해야 겠지. 어제 밤부터 가-아가 가 집에도 돌아오지 않고 땅바닥에 주저 앉아 있다고 들었으니...... 뭐 조금 볼 겸에」


말하면서 웨이브를 띈 자신의 긴 머리를 손가락으로 만지작 거리는 류즈. 그 붉은 색을 가지고 노는 손과는 반대쪽 손에는 작은 꾸러미가 있고, 크기와 형태를 감안하면 간단한 음식이 싸여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막무가내로 이곳을 움직이지 않는 가필의 아침이다.

문득 스바루는 턱에 손을 대면서 두사람을 보고,



「가필이랑 류즈 씨는, 역시 지낸 시간이 길어?」


「적어도 가-아가가 어렸을 때...... 키는 지금도 작지만」


「어이, 할매. 네놈의 신장은 오래전에 제쳤는데 말이야」


「그래봐야 기대 이상으로 자라있지 않아. 어쨌든, 계속 지금보다 어렸을 때부터의 만남이야. 이렇게 손 잡는 것도 이제 익숙한 것이지」


비아냥 거리는 가필이지만 가볍게 받아넘기는 류즈의 관록의 여유. 겉은 유녀로 내용물은 노인. 로리할매의 특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우수한 모습이다.

단지, 지금의 이야기에서 스바루는 약간 궁금한 점을 찾아 눈썹을 올리자,


「지금의 말투에서 보면...... 가필은 태어날 때부터 『성역』에서 살았던 거야?」


「……쓸데없는 탐색 하는거 아냐. 『黒々ボートックの抜き打ち返り討ち』[각주:8]가 되고싶은거냐」


「네, 뜻이 전해지지 않으니 억제력이 되지 못해요. 그런 이유로 류즈씨의 대답을」


어젯밤의 충고를 완전히 무시하는 스바루의 태도에 가필은 이제 짜증으로 이를 갈고 있지만, 상관없이 스바루는 계속해서 호기심을 발휘한다.


「가-아가가 『성역』에 들어온 것은 십년도 전이야. 아직, 가-아가가 아장아장 걸어 다닐 쯤이었지. 로즈-아가가 데리고 와서……」


「――할매, 그 이상、쓸데없는 소리하지 마」


눈을 가늘게 뜨고,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 거리는 가필.

약간 체감기온이 내려갈 듯한 그의 말투에 스바루는 조금 부주의가 지나쳤나 하고 내심으로 초조해 한다. 

하지만,


「누굴 향해 그런 말을 뱉고 있는게냐, 바보자식」


「아퍼!」[각주:9]


맹렬히 걸어온 류즈의 손바닥이 가필의 금발이 곤두선 머리를 시원한 소리를 내며 때린다. 유녀의 완력이다. 큰 위력은 없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머리를 감싸는 가필은 마치 번개라도 떨어진 듯한 얼굴로 그녀를 올려다 보며,


「하, 할매 갑자기 뭐하는거야……」

「너야말로, 거의 키워준 부모 같은 내 앞에서 그런 말버릇이냐. 정말이지 한심하고 부끄럽고 슬퍼서 눈물이 날 뻔했다. 이.. 이... 이....」

「그만, 아퍼, 아앗, 보여, 보여지고 있잖아」

따끈따끈 하고 효과음이 나올 법한 액션으로 류즈가 팔을 돌리고, 어떻게든 손바닥으로 그녀를 제지하려 하는 가필의 느낌이 집안의 수치를 보였다 같은 얼굴이다.
스바루는 그런 두사람이 주고받는 말에 무심코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고,

「보낸 시간의 길이는 방금 것으로 객관적으로 헤아릴수 있었어. ......가필, 너는 진심으로 거기에 앉아있을 작정이냐?」

「볼일 말고는 여기 있을 거야. 이몸이 눈을 뗀 사이에 기회를 틈타는 녀석이 없다고 정해져 있지도 않으니」

몰래 들어가는 것에 대한 경계, 이렇게 기가 꺾이는 말을 주고받으며, 그 부분만은 빈틈없는 가필. 스바루도 '어쩌면' 정도로 기대했기에 낙담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반나절만에 평가를 번복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여하튼, 독자적인 그를 움직이는 것이 어렵다는 점은 변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도, 『시련』은 밤 뿐이잖아? 해가 떠있는 사이에 숨어들었다 해도 나한테 의미는 없어. 너가 이렇게 버티는 것도 낭비라고?」

「그렇게 이 몸을 어딘가에 보내려 해도 허탕이라고. 낮동안 묘소에 들어가 밤을 기다리면, 이 몸이 들어갈 수 없단걸 조건으로 성립하지만. 장기전의 태세가 가능한건 이 몸뿐만이 아니야, 얕보지마라?」


「칫, 들켰나」


양손을 들어올려 어깨를 으쓱해 속수무책의 사인. 그 스바루의 행동에 가필은 코를 울리며 감정을 표현, 힐끗 류즈를 바라보며,


「그래서, 나님은 잠시간은 여기서 움직일수 없어. 할매, 밥」


「일부러 갖다달라 해 놓고 그 태도는, 통탄스럽다. 자」


불평하면서도 식사를 건네는 류즈. 받은 보따리를 풀고 안에 가려져 있던 만두 같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가필.

류즈도 이렇게 협력하는 이상, 끈기겨루기는 장기전이 될 것 같았다.


「상황을 어찌 하는 것은 어렵......지만. 어쩔수 없지, 다시오지」


「안와도 된다고 하잖아. 지나가게 하지 않을 거고, 보내지 않을 거고, 허락하지 않아. 네놈은 됬으니까 가만히 찌그러져 있으면 된다고」


먹은 손가락을 빨면서 등을 돌리는 스바루에게 가필이 견제. 등 너머로 손을 흔들고 그자리를 뜨는 스바루. 그 옆에 류즈가 함께 서,


「가-아가의 밥주는 일은 끝났으니까 조금은, 스-아가와도 이야기 하고 싶구나」


「우연이네. 나도 가끔 류즈씨에게 이야기 듣고 싶었던 일이 있었어. 사실은 에미리아의 얼굴 좀 보고 나서 하고 싶었지만……」


언뜻 하늘을 올려다 보아, 아직 뜨기 시작한 태양을 생각한다.

첫날의 『시련』의 다음 아침 피곤한 에밀리아의 기상은 한낮에 가까웠던 기억이 있다. 잠자는 얼굴을 보러 간다는 욕망에 따르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다른 이벤트진행을 해야할 때겠지.


옆을 걷는 류즈에게 곁눈질을 보내 긴 붉은 색 머리를 흔드는 유녀노인을 관찰.

게슴츠레 졸린듯한 얼굴에서 작은 보폭을 자주 하면서 이쪽의 속도에 맞추고 있다. 로리할매라고 정체를 알고 있음에도 마음을 간지럽히는 것이 있다.


「업어 줄까?」


「……왜 갑자기 나를 보고 상냥한 눈빛이 됬는지 생각해보면. 설마 스-아가, 어린여자에게 욕정하는 성벽이? 로즈아가 보다 답없는 얘기라고?」


「나를 가지고 로리콘 의혹은 누명도 적당히 해야지. 미연시 살 때에는 공략 히로인이 선배캐릭 or 언니 캐릭이 있는지가 선별 포인트. 지금도 돌아보게 하고 싶어 필사적인 상대도 언니계...... 최근, 진짜로 꽤 연상이란 걸 알게 됬지만 변심 같은건 없어. 그런 나라고?」


「어떤 놈인가, 라고 말하고 싶지만 뭐 됬나. 어부바는 필요없어. 제대로 걷지 않으면 다리랑 허리가 약하지니까」


「또 외견과 갭이 엄청난 발언이네!」


외형이 어린 것뿐이고 진심으로 내용물이 노인인 만큼 실감이 난다. 피부연령이 젊은 것만으로 내장관계나 삐걱거릴 가능성도 로리할매... 의외로 힘들겠네요.



「뭐냐, 또 변변찮은 생각하는 듯한 얼굴로」


「에, 거짓말, 진짜로? 지금, 꽤나 얼굴에 나지 않도록 주의해서 만든 얼굴이었을 텐데」


「가-아가가 숨겨둔 과자를 몰래 먹었을 떄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아이들이 하는 일들은 어느 아이고 다르지 않은거야」


「이 할매, 연달아 자신의 할머니 같은 부분을 어필해오네」


힘차게 밀고 들어오는 류즈의 연령 어필을 잊어버리고 동행하면서 스바루는 문득 「어라?」라고 얼굴을 갸웃거리며,


「잠깐 이야기라도……는 괜찮지만、목적지는 어디? 랄까 이제와서 늦었지만、에밀리아땅에게 잠자리를 빌려주고 있는 류즈씨는 어디서 숙식하고 있어? 들판?」


「집을 빌려줬다고 숙소 없다는 취급은……나의 직함이 일단, 이 장소의 장(長)인 것을 잊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발언이구나. 수일, 숙식시켜주는 지인정도는 있다고」


「뭐, 그렇지. 여기 사람들은 의외로 좋은 사람들 뿐이고」


배식의 장면뿐만 아니라 꽤 자주 접하는 『성역』의 주민을 떠올리며, 스바루는 가필이 말하고 있던 갈등이 과장이 심하다고 눈을 찌푸린다.

잠깐, 침묵을 선택한 스바루를 곁눈질하면서, 류즈는 「흠」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라도 있었니?」


「아니, 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지만……뭐랄까, 상상과 다르다고 느껴서 말이야. 하프 엘프인 에밀리아가 왕성에선 꽤나 대단한 취급 해 줬었고, 하프인 사람들의 취급은 어디든지 이런 걸까 해서 말이야. 그렇다면 하프들의 감정도 순혈종 상대로 복잡하거나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적어도 『실험장』이라 부르는 『성역』에 갇혀있는 것 치고는, 그렇게 어두운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게 이곳의 주민들이다. 물론, 내심으로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의 부정적인 감정이 표출되는 것을 스바루는 보지 못했다.

말과 감정을 가리지 않는 가필이 대변하고야 있지만, 그 개인의 감정도 어디까지나 분노보다는 의분에 가깝다. 자신보다 타인을 위한 분노이다.

이 열악한 환경에 있으면서 『성역』의 사람들의 감정은 도덕성이 너무 높다. 그것은 이상하다기 보다는 이해가 안갈 정도 였다.


그런 의문을 품는 스바루에게, 류즈는 놀란듯이 가볍게 눈을 뜨고,


「뭐야, 스-아가는 겉보기보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구나」

「겉보기보다, 는 필요없지 않아? 적어도 가필보다 지성적인 외견이라고 믿고 있는데, 나? 뭐, 머리 돌리지 않으면 여러가지로 부족한 자신이거든」

「부족한 자신을 자각하고 있다면 훌륭한거지. 부족함을 알고선 열어 고치려 하는 것도 네 안에 있으니깐...... 이쪽이야」


갈림길에 접어들면서 발끝을 헤매는 스바루를 류즈가 안내한다. 대성당이나 로즈월의 임시거처와도 다른 방향. 묘소 또한 대각선에 위치한 동구 밖――그곳에 류즈가 안내하는 숙소가 달랑혼자 고립되어 있었다.

드문드문 늘어선 민가가 있던 곳 과는 달리 이 한채만 떨어진 곳을 근거지로 하고있는 이유는 불가사의. 자연스럽게 스바루의 뇌리에 어떤 단어가 떠오르며,


「너무 외톨이 잖아. 왜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어?」


「어쩔 수 없잖아. 지금, 『성역』 에서 주민이 없는 건물은 여기뿐이니까. 좀 사람사는 곳에선 멀지만 넓으니 애용하고 있어」


「묵게해주는 지인 발언은 어디로 갔어? 어째서 선택한 잠자리가 혼자인거야? '로리할매 고독사'라던가 수많은 로리할매를 아는 내라도 너무 안타까워서 본 적이 없어」


「걱정하고 있는지 바보취급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말하지 못할까. 자, 들어와. 차 정도라면 나라도 줄수 있으니. 람정도로 잘 만드는건 나로선 못하지만 말야」


「잎이 든 차는 뭘 마셔도 잎파리 맛밖에 못느끼니까 걱정할거 없어」


「너야말로 말에 좀더 신경을 써야할거 같은데」


한숨을 석은 류즈에게 초대받아, 열었던 문을 지나 민가에 들어간다. 건물의크기는 로즈월의 임시거처의 반 정도. 하지만, 그 건물이 혼자 사용하기엔 너무 넓은 것 뿐이고, 침실이 3개 있는 이 건물도 충분한 공간이다.

가까이 있는 의자에 앉아 안을 둘러보면 어린듯한 인테리어는 간소하면서도 손질이 잘 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류즈는 주인이 없다, 라고 말했을 터이지만,


「사람이 살고있지 않은 집이라고 하기엔, 자주 누군가 들어와 있던 느낌이 있네. 침대의 부드러운 상태도 일급 시트장인의 나로서도 합격점...... 설마 류즈씨」


「뭐야, 마치 내가 혼자 있고 싶었을 때 매번 이곳을 찾아 멍때리고 시간을 보내고 열이 식기까지 기다리는 생활방식을 했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꽤나 구체적으로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었구나, 나!」

짐작이 가는 바가 있는지, 빠르게 변명한 류즈의 모습이 불쌍하다. 방금전의 고독사는 농담이지만, 몸 둘곳이 없다는 외로운 노인인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의 힘이 약하다.
조용히 차를 끓이는 작업에 들어가 버린 등이 쓸쓸해보여, 스바루는 어떻게든 화제를 바꾸려고 계기를 찾아 시선을 방황한다.

정리된 실내, 약간 흐린 화장대와 옷장

 꽃이 장식되지 않은 꽃병과 벽에 걸린 철제 방패――방패?


「어쨰서 이런 곳에 방패가? 그것도 두세트」


「가-아가의 소지품이야. 그 놈, 여기를 창고 대신으로 쓰고 있어서」


「그 녀석도 여기에 틀여박혀 있는건가. 확실히 소행 불량 아동의 집합소라고 하니 그래 보이지만......설마, 세세한 곳까지 청소가 잘 되어 있는건 그 녀석이 한게 아니겠지」


캐릭터에 너무 맞지 않아, 라고 입속으로 중얼거리며, 스바루는 가필의 소유물인 방패를 관찰.

만화 등에서 좋은 귀족의 집에서는 교차한 검 등이 벽에 장식되어 있는 것이 많지만 이 방패도 같은 모양으로 비스듬히 기울여져 게시되어 있다. 무엇보다 장식물이라고 하기에는 사용한 그것은 손보지 않은 상처와 함몰이 적어도 실전을 모르는 골동품은 아닌 것 같다.


「라고 해도 방패 Only 로 뭔 실전을 할 수 있는 거야?」


「예전에는 곧잘 이 집 밖의 초원에서 방패끼리 대련을 했었다고. 한개씩 방패를 가지고 서로 치면서 빙글빙글빙글빙글」


「장난이라고 하기엔 너무 위험해. ......가필과 누가, 라고 물어도 될까?」


『성역』에 있는동안 그렇게 가필과 친하게 지낸 것을 본적이 없다. 물론 가필도 토지의 유력자인데다가, 배식 때 얼굴을 내미는 관계로 주민과의 관계도 좋은 것은 알고 있는데, 그것을 빼고서 친한 사람이 그에게 있는가 하면 구체적인 이름은 떠오르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그것이 류즈이지만, 그녀가 방패를 가지고 가필과 대련했다는건 그림을 그려보면 꽤나 위험하다.


그런 스바루의 의구심을 담은 대답에 류즈는 잠시 침묵. 그리고선 그녀는 쟁반에 찻잔을 두개 올리고 이쪽으로 와 한쪽을 스바루에게 내민 후 침대에 걸터 앉는다. 받고선, 열을 간직하고 있는 그것을 입에 옮겨 목을 축인다.


「역시, 잎파리 맛밖에 안나」


「만들어준 보람 없는 녀석일세. 뭐, 그렇게 생각할테니 싸구려 잎을 썼지만. ...... 찻잎도 여기에선 나름대로 귀중한 것이니까」


그런 귀중품이나 기호품 등 은 로즈월의 주선으로 한달에 한번 정도의 비율로 반입되는 것 같다. 어느정도 융통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 엉뚱한 사람 답다고 감탄하면서, 잠시 말없이 서로 차를 마신다.
그리고 고요한 침묵이 얼마만큼 지났을 무렵에,

「――프레드리카」


불쑥, 스바루가 중얼거리자 류즈의 어깨가 작게 떨렸다.

찻잔 속에서 시선을 들어 올린 그녀가 스바루를 본다. 그 희미한 동요가 떠오르는 얼굴을 향하여 스바루는 다시한번, 


「가필과 방패로 치고받은 상대의 이름은, 프레드리카 겠지?」


「……가-아가로부터 들었어?」


「그냥. 일부 단편적인 이야기에서 어딘지 모르게 '그렇지 않아?'라고 이어본것일 뿐. 가필과 프레드리카 사이에 까다로운 관계가 있는건 왠지 모르게 알고 있었고 말이야」


로즈월의 저택에서 『성역』에서의 요주의 인물로 가필의 이름을 말한 프레드리카.

그리고 프레드리카의 이름을 듣고 표정을 바꾼 가필. 그 밖에도 그는 그녀의 근황을 은근히 알려고 한 부분이 있어, 관계를 의심하지 않는것이 무리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극치는


「송곳니가 너무 비슷해. 이걸로 무관계라면 부처라도 용서할 수 없지」


「……아아, 정말. 그 점에 관해서는 , 나도 부정의 말이 생각나지 않네」


결정타가 되는 정보에 류즈가 포기한것처럼 한숨을 흘린다.

가필과 프레드리카의 최대의 유사점. 너무 날카로운 송곳니와 웃는 얼굴, 로 충분했다. 그 때문에 두사람의 관계가 연인 등의 요염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어째서인지 , 두사람의 관계에 들어맞는 듯한 것은――,


「형제……아니、남매같은 느낌이 든다. 어느쪽이냐하면 프레드리카 쪽이 누나타입이다.」


「정말 뭐...... 직관만으로 거기까지 꿰뚫어 보다니 너무 훌륭하잖아」


스바루의 지적에 류즈는 그저 감탄.

그리고 그녀는 체념한 듯 끄덕이고, 남은 차를 쟁반에 되돌리면서 똑바로 앉고선,


「스-아가가 상상한대로, 방패의 소유자는 프레드리카와 가필의 남매. 지금은 『성역』을 떠난 프레드리카 바우만과, 가필 틴젤은 피를 나눈 가족이야」


스바루의 추측을 긍정하지믄 류즈는 께느른한 한숨을 흘리며,


「――지금은 서로 엇갈려서, 길을 달리 걷고 말았지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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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茶飲み話』 [본문으로]
  2. 에키드나의 냄새 [본문으로]
  3. 에키드나 [본문으로]
  4. 울가름 [본문으로]
  5. 백경 [본문으로]
  6. http://krdic.naver.com/detail.nhn?docid=27029300#231958 [본문으로]
  7. 拾えれば儲けもの程度の朝の一案は、とりあえず頓挫したのだった。 (타면 벌것 정도의 아침의 한 방법은 일단 무산된 것이었다) [본문으로]
  8. '긁어 부스럼' 이라는 일본 속담 [본문으로]
  9. ァ痛ェ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