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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28 『한담』[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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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놀의 햇살이 눈을 비추는 것을 느끼고 스바루는 옅은 어둠 속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생각을 하는사이에 스르르 잠에 빠져 버린 것 같다. 그래도 밤 늦게까지 사색의 바다에 가라앉아 있었으니, 잠들어있던 것도 2, 3시간 정도겠지.


「전에 있던 세계에선 생각할 수 도 없는 일이네. 원래는, 해가 나올 시간이야말로 나에게 있어선 수면시간이었는데 말이지」


라고 말하며 몸을 돌려 하나 둘 씩 깨어나고 있는 대성당 안을 대충 둘러본다. 스바루의 시선을 깨닫고 손을 흔들거나 가볍게 인사해 주는 아람 마을 사람들에게 응답해주며 일어서서 대성당의 출입구로.

이른 아침의 시원한 바람에 마중을 받으며 밖으로 나오니, 아무래도 앞에서는 『성역』의 주민 몇 명이 피난민들과 협력하여 아침 식사 제공의 준비를 시작하고 있던 것이었다.


「오야, 눈을 뜨셨습니까, 스바루님」


「우-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상쾌한 아침이네요」


「그렇네요. 바람이 시원하고...... 스바루님도, 분명히 푹 쉬신것 같으니」


말을 걸어준 아는 얼굴의 여성들이 웃으면서 살포시 자신의 뺨에 손가락을 댄다. 덩달아 스바루도 자신의 뺨에 손가락을 대어보니, 거기에 희미한 느낌――침 자국이 가득 끼어있는것을 발견했다.


「이런, 창피해라」


짧은 시간 잔쪽이, 오히려 이런 칠칠맞은 부분이 나오기 쉬운 것은 왜일까. 그냥 선잠의 경우에 한해서 특별한 잠버릇이 나오는 것에도 법칙성 같은게 있는 것일까


헤어진 이후 슬쩍 두사람의 모습을 엿보지만, 어느정도 말을 주고받는 두사람의 사이에는 어색함같은 감정의 엇갈림은 보이지 않는다. 지극히 자연스럽게 다른 종족끼리 커뮤니케이션이 되고 있다.


최근 몇일――이미 회귀한 것도 포함하면―일주일 동안 체류한 것이 되는데, 이런 환경에도 피난민과 『성역』의 주민들 사이에 눈에 띄는 갈등은 발생하지 않는다.

피난민들의 도덕성이 높은 것과 열받지만 영주인 로즈월이 같은 장소에 머물고 있는 것에 대한 안도감같은 것이 있는 거겠지. 사실 그 점들에 더하여, 숙식을 같이하고 있는 스바루에 대한 신뢰 등이 있기도 하지만, 자신의 영향력을 낮게 책정하고 있는 스바루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다.

『성역』의 주민들도 이 장소의 키나 냄새[각주:2]와는 달리 지금도 짐승귀 여성을 비롯해 나름대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 최소한 사람과 하프를 구분하고 있는 것은 아인들의 의식 속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스바루는 생각한다.


「그걸 확실히 나누고 있는 것이 『결계』의 존재인가......친 놈이 생각하고 있는게 뭔지 모르겠지만, 짖궂네」


가필의 말을 믿는다면, 이곳은 『탐욕의 마녀의 실험장』인 것 같다. 즉 『결계』를 치고 하프들을 놔주지 않도록 한 것도 아마 그 마녀의 소행이란 것이 되는 것이다.

「에키드나......인가. 뭐, 그 녀석도 뭐가 목적인지 모르는 마녀니까」

흰 머리에 하얀 피부, 검은 상복을 입은 모습이 전신을 감싸는 흑백의 소녀
400년 전에 사망했지만 여전히 현세에 묶인 의미망령. 현실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큰소리치는 반면 『시련』의 자리에 참석해 일일히 참견하러 오곤 한다.
그런가 하면 자신과 관련된 기억을 스바루의 머리속에서 숨긴 주제에,  숨기는 방법이 어설퍼서 숨겼다는 사실이 시원하게 드러나거나――할 일이랑 해야할 일도, 엉망이다.

「이것으로 그냥 유쾌범이라면 진짜 뭣도 안되지. 랄까, 초면의 상대한테 이유없이 체액을 먹이는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거야……」

드나[각주:3] 차를 마시게 된 나쁜기억이 되살아 난다. 그건 아마도 정신 세계에서의 사건이었으므로 실제로 몸 안에 드나 성분을 흡수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여하튼, 그녀의 의도가 어떻든 『성역』이 결계에 감싸 있고, 안에 있는 주민들이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에는 변함이 없다.

「이렇게 되면 역시 최대의 장애물은...... 가필인가」

에키드나와 직접 담판하려 해도, 『시련』에 스바루가 도전하려해도, 걸림돌이 되는 것은 스바루를 향한 적대도가 뛰어 올라가버린 그에 대한 대처이다.
그의 스바루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스바루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마녀의 악취――『사망회귀』의 폐해 때문인것을 개선하는 것은 무리이다.
저거노트[각주:4]와 백경[각주:5]과의 일전 때 반대로 이 악취를 이용함으로서 상황을 타개해 온것이지만

「더 냄새 나게 하는 건 가능하지만, 그 냄새를 지우는 방법은 모르니까......탈취제 같은걸로 사라진다고는 생각할 수 없고. 근데 지금의 발언은 어떨까. 냄새난다던가 안난다던가, 오물인가 나는」

단지 『사망회귀』를 누군가에게 전하려고 하여 의식적으로 악취를 강화하는 것은 해 왔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흐름을 감안하면, 더해진 냄새가 끝없이 그대로의 농도로 남는다. 라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 근처는 보통의 냄새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감소하는 것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역으로 그것밖에 말이 되지 않으므로.

「필연적으로 가필의 태도의 연화[각주:6]는 바랄 수 없어. 게다가, 그건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사망회귀』가 있으면」

다시 목숨을 잃어, 묘소에서 리스타트 하게 되면, 스바루는 지금의 잔향 위에 더 마녀의 악취를 거듭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가필의 반응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최악의 상황을 눈앞에 두고 목숨을 잃어 다시하는 방법으로 스바루는 결과를 바꾸어 왔다.

전부를 구한다――라는 사바루의 탐욕은 현재, 그 모든 것을 이루고 온 것은 아니다. 아직 돌이키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스바루는 다시 시작하기 전의 세계보다 좋은 미래를 선택해, 따라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망회귀』 그 자체에 감사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 능력이 없다면 최악의 길을 따라가는 미래를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반복해서 어떻게든 왔지만...... 다시 시작할 때마다 관계는 나빠져. 다시 시작할 때마다 난이도가 상승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처음이다.」


지금은 아직 이성적으로 대화가 성립하는 가필이지만, 다음에 악취를 쌓은 후 만나게 된다면, 말에 의한 대화의 기회를 줄지는 확실치 않다.

최소한, 악취를 풍기는 스바루를 믿을 수 없어 렘은 철퇴로 이쪽의 생명을 뺐곤 했다. 생각나자 갑자기 좌반신이 허전해 지는 것을 느낀다.


저택에 남겨두고 온 사람들――특히 잠들은 렘을 떠올리며, 계속해서 사고에 노이즈를 일으키는 것은 칠흑의 암살자. 다시 모습을 들어낸 쾌락 살인자로서, 이 세계의 스바루 킬링 카운트에서 당당히 1위로 올라선 나이프의 사용자.

덧붙혀서 회색의 고양이 정령이 동률로 1위고, 동률 2위의 카운터수의 면면들 안에는 은근슬쩍 로즈월저택의 관계자들의 랭크인이 압도적인 수라장상태.


「돌이켜보며 세보는 살해 수. 이 경우 피살의 경우인가? ......어쨌던, 엘사의 대책이구나. 라고 해도 싸워도 내가 이길 수 있을리 없고, 실질적으로 싸울 수 있는 건 로즈월이랑 가필의 2명이 되버리겠지」


단지 로즈월이라고 해도 그 마법의 실력을 제외하고 부상의 영향이 있다. 역시 이 문제의 베스트 답안으로는 가필을 동료로 삼는 것이겠지.

그리고 저택을 습격하는 엘자와 그를 싸우게 하려면, 『성역』을 감싸는 결계를 깰 필요가 있고, 결국 중요해지는 것은,


「저택습격 전에 『시련』을 돌파하여 성역을 해방하고, 가필과 화해해서 저택으로 동행한 뒤, 엘자를 격퇴하고 해피엔딩......이겠지」


스스로 말하면서도, 그 양립하지 않는 문제가 존재하는 것에 눈을 찌푸린다.

가필과 화해하기 위해서 『성역』의 돌파가 필요.

『성역』을 해방하기 위해서, 가필을 돌파해서 『시련』에 도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두가지가 양립하지 않는다, 할 수 없다.

또는 말로 화해할 수 있다면 그것도 가능할 지 모르지만, 어젯밤의 대화와 지금까지 그와 접한 경험을 되돌아 보면 그것이 실현 가능성이 낮은것에 머리를 감싸안고 싶어진다.

좋든 나쁘든 단적인 가필과의 상대는 심플. 그러므로 결론이 이미 나와있는 내용의 답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즉 스바루에게 기회가 있다고 하면,


「묘소에 몰래 들어갈 기회를 노리고 에키드나와 접촉해서 뭔가 다른 기회를 얻을 것인가. 아니면 『시련』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에 잠입해 『시련』을 돌파할까」


물로 얼굴을 씻고, 결론을 낸 후 스바루는 다리를 배식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돌린다.
물기를 짠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향하는 앞은 인기척이 적어지는 『성역』의 끝이다. 그족에 가서 작은 언덕을 지나 오솔길을 지나는――


「……역시, 기회주의에 너무 기대했나」


묘소까지의 직선, 전망 좋은 도로의 한가운데에, 어제밤과 똑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가필이 이쪽을 기다리고있는 것이 보였다.

――아침에 첫번째로 묘소에 향해, 가필의 눈을 피해 잠입한다.


실행해보니 아침의 방법은 일단 무산된 것이었다.[각주:7]





※※ ※ ※ ※ ※ ※ ※ ※ ※ ※ ※ ※





「아침부터 부지런 하구나」


「너야말로, 이른 아침부터 얼굴이나 들이대러 오지 말라고. 일일히 이몸의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에 의미가 있는거냐? 앙?」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자, 한쪽 눈을 뜬 가필이 언짢은 느낌 그대로의 목소리로 으르렁 거린다. 예상대로의 반응에 스바루는 내민 손을 힘없이 내리며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그의 옆에 서서, 자그마한 인영에 눈을 향하고,


「가필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류즈 씨가 여기 있는것은 의외였어. 좋은 아침이야.」


「응, 좋은 아침이구나. 스-아가도 산책중인가?」


「산책이라 하면 산책이지만, 그리 좋은 느낌의 것도 아니니까. 혹시나 라는 기대를 가지고 온거랑, 다음은 가필을 부추키려고」


「너 이자식……」


삿대질 당하며 시험당하는 느낌으로 내려다봐진 가필의 얼굴에 핏줄. 그것을 지켜보면서 스바루는 상쾌하게 무시. 류즈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웃한다.


「나도, 라는 것은 류즈씨는 산책?」


「나도 산책은 덤, 이라고 해야 겠지. 어제 밤부터 가-아가 가 집에도 돌아오지 않고 땅바닥에 주저 앉아 있다고 들었으니...... 뭐 조금 볼 겸에」


말하면서 웨이브를 띈 자신의 긴 머리를 손가락으로 만지작 거리는 류즈. 그 붉은 색을 가지고 노는 손과는 반대쪽 손에는 작은 꾸러미가 있고, 크기와 형태를 감안하면 간단한 음식이 싸여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막무가내로 이곳을 움직이지 않는 가필의 아침이다.

문득 스바루는 턱에 손을 대면서 두사람을 보고,



「가필이랑 류즈 씨는, 역시 지낸 시간이 길어?」


「적어도 가-아가가 어렸을 때...... 키는 지금도 작지만」


「어이, 할매. 네놈의 신장은 오래전에 제쳤는데 말이야」


「그래봐야 기대 이상으로 자라있지 않아. 어쨌든, 계속 지금보다 어렸을 때부터의 만남이야. 이렇게 손 잡는 것도 이제 익숙한 것이지」


비아냥 거리는 가필이지만 가볍게 받아넘기는 류즈의 관록의 여유. 겉은 유녀로 내용물은 노인. 로리할매의 특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우수한 모습이다.

단지, 지금의 이야기에서 스바루는 약간 궁금한 점을 찾아 눈썹을 올리자,


「지금의 말투에서 보면...... 가필은 태어날 때부터 『성역』에서 살았던 거야?」


「……쓸데없는 탐색 하는거 아냐. 『黒々ボートックの抜き打ち返り討ち』[각주:8]가 되고싶은거냐」


「네, 뜻이 전해지지 않으니 억제력이 되지 못해요. 그런 이유로 류즈씨의 대답을」


어젯밤의 충고를 완전히 무시하는 스바루의 태도에 가필은 이제 짜증으로 이를 갈고 있지만, 상관없이 스바루는 계속해서 호기심을 발휘한다.


「가-아가가 『성역』에 들어온 것은 십년도 전이야. 아직, 가-아가가 아장아장 걸어 다닐 쯤이었지. 로즈-아가가 데리고 와서……」


「――할매, 그 이상、쓸데없는 소리하지 마」


눈을 가늘게 뜨고,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 거리는 가필.

약간 체감기온이 내려갈 듯한 그의 말투에 스바루는 조금 부주의가 지나쳤나 하고 내심으로 초조해 한다. 

하지만,


「누굴 향해 그런 말을 뱉고 있는게냐, 바보자식」


「아퍼!」[각주:9]


맹렬히 걸어온 류즈의 손바닥이 가필의 금발이 곤두선 머리를 시원한 소리를 내며 때린다. 유녀의 완력이다. 큰 위력은 없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머리를 감싸는 가필은 마치 번개라도 떨어진 듯한 얼굴로 그녀를 올려다 보며,


「하, 할매 갑자기 뭐하는거야……」

「너야말로, 거의 키워준 부모 같은 내 앞에서 그런 말버릇이냐. 정말이지 한심하고 부끄럽고 슬퍼서 눈물이 날 뻔했다. 이.. 이... 이....」

「그만, 아퍼, 아앗, 보여, 보여지고 있잖아」

따끈따끈 하고 효과음이 나올 법한 액션으로 류즈가 팔을 돌리고, 어떻게든 손바닥으로 그녀를 제지하려 하는 가필의 느낌이 집안의 수치를 보였다 같은 얼굴이다.
스바루는 그런 두사람이 주고받는 말에 무심코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고,

「보낸 시간의 길이는 방금 것으로 객관적으로 헤아릴수 있었어. ......가필, 너는 진심으로 거기에 앉아있을 작정이냐?」

「볼일 말고는 여기 있을 거야. 이몸이 눈을 뗀 사이에 기회를 틈타는 녀석이 없다고 정해져 있지도 않으니」

몰래 들어가는 것에 대한 경계, 이렇게 기가 꺾이는 말을 주고받으며, 그 부분만은 빈틈없는 가필. 스바루도 '어쩌면' 정도로 기대했기에 낙담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반나절만에 평가를 번복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여하튼, 독자적인 그를 움직이는 것이 어렵다는 점은 변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도, 『시련』은 밤 뿐이잖아? 해가 떠있는 사이에 숨어들었다 해도 나한테 의미는 없어. 너가 이렇게 버티는 것도 낭비라고?」

「그렇게 이 몸을 어딘가에 보내려 해도 허탕이라고. 낮동안 묘소에 들어가 밤을 기다리면, 이 몸이 들어갈 수 없단걸 조건으로 성립하지만. 장기전의 태세가 가능한건 이 몸뿐만이 아니야, 얕보지마라?」


「칫, 들켰나」


양손을 들어올려 어깨를 으쓱해 속수무책의 사인. 그 스바루의 행동에 가필은 코를 울리며 감정을 표현, 힐끗 류즈를 바라보며,


「그래서, 나님은 잠시간은 여기서 움직일수 없어. 할매, 밥」


「일부러 갖다달라 해 놓고 그 태도는, 통탄스럽다. 자」


불평하면서도 식사를 건네는 류즈. 받은 보따리를 풀고 안에 가려져 있던 만두 같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가필.

류즈도 이렇게 협력하는 이상, 끈기겨루기는 장기전이 될 것 같았다.


「상황을 어찌 하는 것은 어렵......지만. 어쩔수 없지, 다시오지」


「안와도 된다고 하잖아. 지나가게 하지 않을 거고, 보내지 않을 거고, 허락하지 않아. 네놈은 됬으니까 가만히 찌그러져 있으면 된다고」


먹은 손가락을 빨면서 등을 돌리는 스바루에게 가필이 견제. 등 너머로 손을 흔들고 그자리를 뜨는 스바루. 그 옆에 류즈가 함께 서,


「가-아가의 밥주는 일은 끝났으니까 조금은, 스-아가와도 이야기 하고 싶구나」


「우연이네. 나도 가끔 류즈씨에게 이야기 듣고 싶었던 일이 있었어. 사실은 에미리아의 얼굴 좀 보고 나서 하고 싶었지만……」


언뜻 하늘을 올려다 보아, 아직 뜨기 시작한 태양을 생각한다.

첫날의 『시련』의 다음 아침 피곤한 에밀리아의 기상은 한낮에 가까웠던 기억이 있다. 잠자는 얼굴을 보러 간다는 욕망에 따르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다른 이벤트진행을 해야할 때겠지.


옆을 걷는 류즈에게 곁눈질을 보내 긴 붉은 색 머리를 흔드는 유녀노인을 관찰.

게슴츠레 졸린듯한 얼굴에서 작은 보폭을 자주 하면서 이쪽의 속도에 맞추고 있다. 로리할매라고 정체를 알고 있음에도 마음을 간지럽히는 것이 있다.


「업어 줄까?」


「……왜 갑자기 나를 보고 상냥한 눈빛이 됬는지 생각해보면. 설마 스-아가, 어린여자에게 욕정하는 성벽이? 로즈아가 보다 답없는 얘기라고?」


「나를 가지고 로리콘 의혹은 누명도 적당히 해야지. 미연시 살 때에는 공략 히로인이 선배캐릭 or 언니 캐릭이 있는지가 선별 포인트. 지금도 돌아보게 하고 싶어 필사적인 상대도 언니계...... 최근, 진짜로 꽤 연상이란 걸 알게 됬지만 변심 같은건 없어. 그런 나라고?」


「어떤 놈인가, 라고 말하고 싶지만 뭐 됬나. 어부바는 필요없어. 제대로 걷지 않으면 다리랑 허리가 약하지니까」


「또 외견과 갭이 엄청난 발언이네!」


외형이 어린 것뿐이고 진심으로 내용물이 노인인 만큼 실감이 난다. 피부연령이 젊은 것만으로 내장관계나 삐걱거릴 가능성도 로리할매... 의외로 힘들겠네요.



「뭐냐, 또 변변찮은 생각하는 듯한 얼굴로」


「에, 거짓말, 진짜로? 지금, 꽤나 얼굴에 나지 않도록 주의해서 만든 얼굴이었을 텐데」


「가-아가가 숨겨둔 과자를 몰래 먹었을 떄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아이들이 하는 일들은 어느 아이고 다르지 않은거야」


「이 할매, 연달아 자신의 할머니 같은 부분을 어필해오네」


힘차게 밀고 들어오는 류즈의 연령 어필을 잊어버리고 동행하면서 스바루는 문득 「어라?」라고 얼굴을 갸웃거리며,


「잠깐 이야기라도……는 괜찮지만、목적지는 어디? 랄까 이제와서 늦었지만、에밀리아땅에게 잠자리를 빌려주고 있는 류즈씨는 어디서 숙식하고 있어? 들판?」


「집을 빌려줬다고 숙소 없다는 취급은……나의 직함이 일단, 이 장소의 장(長)인 것을 잊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발언이구나. 수일, 숙식시켜주는 지인정도는 있다고」


「뭐, 그렇지. 여기 사람들은 의외로 좋은 사람들 뿐이고」


배식의 장면뿐만 아니라 꽤 자주 접하는 『성역』의 주민을 떠올리며, 스바루는 가필이 말하고 있던 갈등이 과장이 심하다고 눈을 찌푸린다.

잠깐, 침묵을 선택한 스바루를 곁눈질하면서, 류즈는 「흠」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라도 있었니?」


「아니, 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지만……뭐랄까, 상상과 다르다고 느껴서 말이야. 하프 엘프인 에밀리아가 왕성에선 꽤나 대단한 취급 해 줬었고, 하프인 사람들의 취급은 어디든지 이런 걸까 해서 말이야. 그렇다면 하프들의 감정도 순혈종 상대로 복잡하거나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적어도 『실험장』이라 부르는 『성역』에 갇혀있는 것 치고는, 그렇게 어두운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게 이곳의 주민들이다. 물론, 내심으로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의 부정적인 감정이 표출되는 것을 스바루는 보지 못했다.

말과 감정을 가리지 않는 가필이 대변하고야 있지만, 그 개인의 감정도 어디까지나 분노보다는 의분에 가깝다. 자신보다 타인을 위한 분노이다.

이 열악한 환경에 있으면서 『성역』의 사람들의 감정은 도덕성이 너무 높다. 그것은 이상하다기 보다는 이해가 안갈 정도 였다.


그런 의문을 품는 스바루에게, 류즈는 놀란듯이 가볍게 눈을 뜨고,


「뭐야, 스-아가는 겉보기보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구나」

「겉보기보다, 는 필요없지 않아? 적어도 가필보다 지성적인 외견이라고 믿고 있는데, 나? 뭐, 머리 돌리지 않으면 여러가지로 부족한 자신이거든」

「부족한 자신을 자각하고 있다면 훌륭한거지. 부족함을 알고선 열어 고치려 하는 것도 네 안에 있으니깐...... 이쪽이야」


갈림길에 접어들면서 발끝을 헤매는 스바루를 류즈가 안내한다. 대성당이나 로즈월의 임시거처와도 다른 방향. 묘소 또한 대각선에 위치한 동구 밖――그곳에 류즈가 안내하는 숙소가 달랑혼자 고립되어 있었다.

드문드문 늘어선 민가가 있던 곳 과는 달리 이 한채만 떨어진 곳을 근거지로 하고있는 이유는 불가사의. 자연스럽게 스바루의 뇌리에 어떤 단어가 떠오르며,


「너무 외톨이 잖아. 왜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어?」


「어쩔 수 없잖아. 지금, 『성역』 에서 주민이 없는 건물은 여기뿐이니까. 좀 사람사는 곳에선 멀지만 넓으니 애용하고 있어」


「묵게해주는 지인 발언은 어디로 갔어? 어째서 선택한 잠자리가 혼자인거야? '로리할매 고독사'라던가 수많은 로리할매를 아는 내라도 너무 안타까워서 본 적이 없어」


「걱정하고 있는지 바보취급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말하지 못할까. 자, 들어와. 차 정도라면 나라도 줄수 있으니. 람정도로 잘 만드는건 나로선 못하지만 말야」


「잎이 든 차는 뭘 마셔도 잎파리 맛밖에 못느끼니까 걱정할거 없어」


「너야말로 말에 좀더 신경을 써야할거 같은데」


한숨을 석은 류즈에게 초대받아, 열었던 문을 지나 민가에 들어간다. 건물의크기는 로즈월의 임시거처의 반 정도. 하지만, 그 건물이 혼자 사용하기엔 너무 넓은 것 뿐이고, 침실이 3개 있는 이 건물도 충분한 공간이다.

가까이 있는 의자에 앉아 안을 둘러보면 어린듯한 인테리어는 간소하면서도 손질이 잘 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류즈는 주인이 없다, 라고 말했을 터이지만,


「사람이 살고있지 않은 집이라고 하기엔, 자주 누군가 들어와 있던 느낌이 있네. 침대의 부드러운 상태도 일급 시트장인의 나로서도 합격점...... 설마 류즈씨」


「뭐야, 마치 내가 혼자 있고 싶었을 때 매번 이곳을 찾아 멍때리고 시간을 보내고 열이 식기까지 기다리는 생활방식을 했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꽤나 구체적으로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었구나, 나!」

짐작이 가는 바가 있는지, 빠르게 변명한 류즈의 모습이 불쌍하다. 방금전의 고독사는 농담이지만, 몸 둘곳이 없다는 외로운 노인인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의 힘이 약하다.
조용히 차를 끓이는 작업에 들어가 버린 등이 쓸쓸해보여, 스바루는 어떻게든 화제를 바꾸려고 계기를 찾아 시선을 방황한다.

정리된 실내, 약간 흐린 화장대와 옷장

 꽃이 장식되지 않은 꽃병과 벽에 걸린 철제 방패――방패?


「어쨰서 이런 곳에 방패가? 그것도 두세트」


「가-아가의 소지품이야. 그 놈, 여기를 창고 대신으로 쓰고 있어서」


「그 녀석도 여기에 틀여박혀 있는건가. 확실히 소행 불량 아동의 집합소라고 하니 그래 보이지만......설마, 세세한 곳까지 청소가 잘 되어 있는건 그 녀석이 한게 아니겠지」


캐릭터에 너무 맞지 않아, 라고 입속으로 중얼거리며, 스바루는 가필의 소유물인 방패를 관찰.

만화 등에서 좋은 귀족의 집에서는 교차한 검 등이 벽에 장식되어 있는 것이 많지만 이 방패도 같은 모양으로 비스듬히 기울여져 게시되어 있다. 무엇보다 장식물이라고 하기에는 사용한 그것은 손보지 않은 상처와 함몰이 적어도 실전을 모르는 골동품은 아닌 것 같다.


「라고 해도 방패 Only 로 뭔 실전을 할 수 있는 거야?」


「예전에는 곧잘 이 집 밖의 초원에서 방패끼리 대련을 했었다고. 한개씩 방패를 가지고 서로 치면서 빙글빙글빙글빙글」


「장난이라고 하기엔 너무 위험해. ......가필과 누가, 라고 물어도 될까?」


『성역』에 있는동안 그렇게 가필과 친하게 지낸 것을 본적이 없다. 물론 가필도 토지의 유력자인데다가, 배식 때 얼굴을 내미는 관계로 주민과의 관계도 좋은 것은 알고 있는데, 그것을 빼고서 친한 사람이 그에게 있는가 하면 구체적인 이름은 떠오르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그것이 류즈이지만, 그녀가 방패를 가지고 가필과 대련했다는건 그림을 그려보면 꽤나 위험하다.


그런 스바루의 의구심을 담은 대답에 류즈는 잠시 침묵. 그리고선 그녀는 쟁반에 찻잔을 두개 올리고 이쪽으로 와 한쪽을 스바루에게 내민 후 침대에 걸터 앉는다. 받고선, 열을 간직하고 있는 그것을 입에 옮겨 목을 축인다.


「역시, 잎파리 맛밖에 안나」


「만들어준 보람 없는 녀석일세. 뭐, 그렇게 생각할테니 싸구려 잎을 썼지만. ...... 찻잎도 여기에선 나름대로 귀중한 것이니까」


그런 귀중품이나 기호품 등 은 로즈월의 주선으로 한달에 한번 정도의 비율로 반입되는 것 같다. 어느정도 융통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 엉뚱한 사람 답다고 감탄하면서, 잠시 말없이 서로 차를 마신다.
그리고 고요한 침묵이 얼마만큼 지났을 무렵에,

「――프레드리카」


불쑥, 스바루가 중얼거리자 류즈의 어깨가 작게 떨렸다.

찻잔 속에서 시선을 들어 올린 그녀가 스바루를 본다. 그 희미한 동요가 떠오르는 얼굴을 향하여 스바루는 다시한번, 


「가필과 방패로 치고받은 상대의 이름은, 프레드리카 겠지?」


「……가-아가로부터 들었어?」


「그냥. 일부 단편적인 이야기에서 어딘지 모르게 '그렇지 않아?'라고 이어본것일 뿐. 가필과 프레드리카 사이에 까다로운 관계가 있는건 왠지 모르게 알고 있었고 말이야」


로즈월의 저택에서 『성역』에서의 요주의 인물로 가필의 이름을 말한 프레드리카.

그리고 프레드리카의 이름을 듣고 표정을 바꾼 가필. 그 밖에도 그는 그녀의 근황을 은근히 알려고 한 부분이 있어, 관계를 의심하지 않는것이 무리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극치는


「송곳니가 너무 비슷해. 이걸로 무관계라면 부처라도 용서할 수 없지」


「……아아, 정말. 그 점에 관해서는 , 나도 부정의 말이 생각나지 않네」


결정타가 되는 정보에 류즈가 포기한것처럼 한숨을 흘린다.

가필과 프레드리카의 최대의 유사점. 너무 날카로운 송곳니와 웃는 얼굴, 로 충분했다. 그 때문에 두사람의 관계가 연인 등의 요염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어째서인지 , 두사람의 관계에 들어맞는 듯한 것은――,


「형제……아니、남매같은 느낌이 든다. 어느쪽이냐하면 프레드리카 쪽이 누나타입이다.」


「정말 뭐...... 직관만으로 거기까지 꿰뚫어 보다니 너무 훌륭하잖아」


스바루의 지적에 류즈는 그저 감탄.

그리고 그녀는 체념한 듯 끄덕이고, 남은 차를 쟁반에 되돌리면서 똑바로 앉고선,


「스-아가가 상상한대로, 방패의 소유자는 프레드리카와 가필의 남매. 지금은 『성역』을 떠난 프레드리카 바우만과, 가필 틴젤은 피를 나눈 가족이야」


스바루의 추측을 긍정하지믄 류즈는 께느른한 한숨을 흘리며,


「――지금은 서로 엇갈려서, 길을 달리 걷고 말았지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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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에키드나 [본문으로]
  4. 울가름 [본문으로]
  5. 백경 [본문으로]
  6. http://krdic.naver.com/detail.nhn?docid=27029300#231958 [본문으로]
  7. 拾えれば儲けもの程度の朝の一案は、とりあえず頓挫したのだった。 (타면 벌것 정도의 아침의 한 방법은 일단 무산된 것이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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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