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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31 『메이드・메이드・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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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에게 있어서, 『성역』에서 로즈월의 저택으로의 귀환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나저나 첫 번째는, 엄청난 일을 당했으니까……」


뺨을 긁고, 파트라슈의 등에서 문 앞에 내린 스바루는 그렇게 투덜거린다.

류즈와 헤어진 후, 피난민 With 스바루 일행은 무사히 아람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은 이미 전 회의 실적이 있고,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가 있는 파트라슈이기에 걱정이고 뭐고 없었다.


「마을사람들은 아주 기뻐한, 오토가 '마을까지 조금 남았어요'라는 것도 전 회와 동일. 진심을 말하자면 방패로서 오토가 따라오길 바랬던 건데 말이야……」


'집에 돌아가는데 동행해 줘' 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것도 주저했다. 무엇보다, 진심으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도 생각해 보니, 순간의 사태에 대응할 수 없어 보이는 오토의 시중은 있어선 안 된다.

순수한 싸움에서 스바루가 오토에게 이길 수 없어도. 그가 일기당천의 강자인 것도 아니다. 내장사냥을 앞에 두고, 그의 내장을 보게 되는 것은 질색이다.


「아무 일도, 생기지 말아줘……」


전 회, 스바루가 집에 돌아온 것은 『시련』의 시작부터 6일 후의 일이다. 이번에는 3일――저번과 비교하여 유예를 3일이나 남기고 있는 것이 된다.

아마도 저택에 습격이 있었던 것은 스바루가 살해 된 그날 밤이 틀림없다는 점은 다양한 관점에서의 추측이 긍정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3일……즉, 프레드리카에게서 성공적으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성역』에 날아가서, 그대로 『성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저택에 돌아오는 강행군. 단순히 시간만으로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만……」


탁상공론을 실현시키는 것은, 꽤나 엄격한 제한이 주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성역』과 저택 사이의 거리는 편도로 8시간. 왕복하는 것만으로 거의 하루를 써버리는 거리이다. 중간 중간의 로스 타임을 고려한다면, 스바루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더 혹독해 질 터이다.


「문제 해결의 수단은, 어느 정도 후보가 있지만……최선이라고 할까, 기회주의 만세 경로는 역시나 어려우려나??」


엘자내습의 예정이 있는 이상, 스바루에게 있어서 최선은 암살자를 격퇴, 그것도, 할 수 있다면 앞으론 그 그림자에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완전한 승리가 필요했다.

그것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엘자를 상회하는 전력이고, 그것은 로즈월이나 가필의 둘 중 한명이 아니라면 성립하지 못한다. 그리고 현재, 그 두  사람을 데리고 저택에 한 번 더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는 말할 수 없다.


「결국, 차선의 방향으로 갈수밖에 없는건……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분한 듯이 신음하는 스바루에게 파트라슈가 코를 문지른다. 어깨에 문질문질 거리는 지룡의 얼굴에 스바루는 쓴웃음을 짓고, 바위같은 감촉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리스크에 알맞은 대가는 있지만, 대신에 리스크에 걸맞는 승산이 준비되지 않는다. 이건, 꼬리말고 도망치는 거미의 아이의 작전으로 갈 수 밖에 없겠네[각주:1]


마녀교와의 전투 때도 뇌리를 지나간 하나의 결론.

지난번에는 가진 말의 수만큼 가능성이 보였지만, 이번에는 손에든 패가 너무 적다. 있다고 한다면 습격을 사전에 알고 있고, 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다만 이것도 문제가 있다.


「저택의 체면……렘과 페트라와 프레드리카와……베아코가 피난에 협조적인지 모르겠네. 사실 렘은 업고, 페트라는 손을 잡으면 함께 가줄 것 같지만, 남은 두 명의 설득은 뼈를 깎겠네」


물론, 궁극적으로는 억지로 용차에 넣어서 납치할 생각이다. 그 두 명에 대해서 실력으로 다투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되지도 않지만, 양보할 수 없는 것을 밀어내고 무리하게 강행하면 어떻게든 된다고 믿고 싶다. 아니 통하게 할 것이다.


「――후」


작게 한숨을 지며, 스바루는 자신의 어깨에 걸린 책임의 무거움을 느낀다. 

자신의 발언으로, 행동으로, 각오의 정도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명운이 좌우되는지. 백경과의 결전 전야에도, 이런 감정을 의식했었지만.


「문 앞에서 언제까지고 쫄고 있어도 어쩔 수 없지. 안에서 뭐가 일어나고 있는지도 아직 몰라. 일단, 모두 무사한 얼굴을 보고나서……」

「보고나서?」

「그리고선 설득할 걸 생각하면 되. 그래. 그것이야 말로 잘 알지 못하는 로즈월의 지시라든지 뭐라고 거짓말 해두면 어떻게든……」

「와. 나쁘구나, 스바루는」

「더티 와일드, 그런 최악의 남성상에 동경할 나이인거야……라니」


말하면서, 스바루는 킥킥하고 웃는 소리를 듣고 돌아본다. 그러자 거기에는, 문을 사이에 두고 집 앞마당에, 작은 메이드씨――익숙한 소녀, 페트라가 서 있었다.

놀라 눈썹을 드는 스바루의 앞에서, 그녀는 적갈색 머리를 흔들어 사랑스럽게 고개를 기울이며,



「다녀오셨습니까, 스바루님. 생각보다, 빨리 돌아오셨네요」

「아아, 다녀왔어……여기저기에 프레드리카의 영재교육의 조각이 보이는 마중 고마워」


스커트의 끝을 꺾어 인사하는 행동에 나도 모르게 안도해 얼굴이 풀리고, 스바루는 탈진하면서 문에 손을 대고 안으로. 이어서 파트라슈를 지룡용 마구간에 넣으려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옆에 서는 페트라를 내려다본다.


「――?」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는 스바루에게 그녀는 이상하다는 듯 한 표정으로, 당황해서 이쪽에 등을 돌리며 자신의 머리와 옷을 손으로 정돈한다. 대충 만족한 듯 그녀는 「좋았어」라고 납득하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스바루에게 다시 돌아서서,


「뭔가 문제가 있나요? 스바루님?」


라고 아까의 미소보다 더 화려하게, 우아하게 웃어보였다. 소녀다운 사랑스러움과, 단정한 용모, 빛나는 장래를 느끼게 하는 면모가 합쳐져, 그 웃음에는 제 때의 이성을 사로잡는 마성이 들어있었다.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가, 그것을 이해한 후 계산된 완벽한 미소. 그런 것을 받아, 스바루는 작게 숨을 들이마시며,


「아. 진짜! 정말로, 귀엽네, 너는!」

「와, 앗?」


그런 그녀의 미소의 본의는 쥐꼬리만큼도 눈치 채지 못한 채, 감정이 요구하는 대로 소녀의 몸을 감싸듯이 끌어안고 머리를 제멋대로 쓰다듬는다. 갑작스런 행동에 페트라는 곤혹스러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있었는지도 모르고 포엔[각주:2]하면서. 이 자식.. 이 자식!! 아 진짜 젠장할」

「뭐야뭐야, 뭐야!? 정말.. 잠깐... 스바루……아직 이르다니까……」

「진짜, 젠장」

「――스바루?」


걱적스럽게 살짝 뻗어오는 소녀의 손끝이 떨리는 스바루의 뺨에 닿는다. 닿은 손가락을 살짝 손바닥으로 덮어 누르며 「괜찮아」라고 스바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잠시 멈춘다. 그리고,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진심으로, 마음의 가장 밑바닥부터, 안심했을 뿐이야. ――다녀왔어, 페트라」



※※ ※ ※ ※ ※ ※ ※ ※ ※ ※ ※ ※



――파트라슈를 마구간에 돌려놓고, 손을 잡고 싶어하는 페트라와 손을 잡고 저택으로 돌아온 스바루. 다행히, 페트라의 말대로라면 스바루들이 저택을 떠난 이후, 눈에 띄는 변화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지금. 잠시 프레드리카 언니는 산의 결계를 확인하러 나가있으니, 돌아올 때까지 조금 기다려야 할지도……입니다」 


메이드장의 부재 사실을 그렇게 전하는 페트라에게, 스바루는 산의 결계――즉 저거너트를 봉한 술식의 존재를 떠올린다. 산중의 저거너트는 뿌리를 뽑았지만, 결계는 지금도 활용되어 남아 있는 것 같다.

저거노트가 아니더라도, 마수 같은 것들이 오는 것을 막는 성질이 결계에는 있는 듯하여, 그것의 유지도 아람마을과 그 관리자인 로즈월진영의 일인 듯하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돌아오면, 결계에 구멍이 없나 돌아보는 일거리가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아직 모두 돌아오지 않았으니까 프레드리카 언니가」

「그 '언니'라는 호칭이 모르는 사이에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졌다는 것을 전해 와서 낯간지러운 느낌이네. 그리고, 마을의 사람들 모두 돌아와 있어」

「정말로?」


손가락을 세우고 마을 쪽을 가리키자 페트라가 들뜬 목소리로 눈을 반짝거린다.

그녀의 가족은 모두 왕도측 피난조 였기 때문에, 부모님은 마을에 무사히 돌아왔겠지만, 그래도 친한 주민들과 헤어지게 된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무사한 것을 알게되어 기쁜듯이 손뼉을 치는 페트라.



「나중에 얼굴이라도 보여주지 그래? 메이드 복, 보여주는 것 만으로 분명히 기뻐하실거야」

「응. 프레드리카 언니에게 허락을 받은 후 갈아입고 갈게!」

「아니, 갈아입지 않아도……모처럼 귀여운데, 모두에게 보여주면……」

「에헤헤,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그러니까 모두에게……」

「응! 갈아입고 갈게!」


몇번 「아니오」를 골라도 번개의 소리에 상쇄되는 것 같은 상황에 되고 말았다.

뭔가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도 있는지, 막무가내로 흔들리지 않는 페트라의 답변에 스바루는 그 이상의 제안을 단념.

목의 뼈를 울리며, 스바루는 「그럼」라고 깊은 숨을 뱉으며, 걸음을 멈췄다.

장소는 저택의 2층――카펫 위에서 신발 뒷면을 끌며, 고개를 든 스바루는 문을 노려본다. 손을 잡고 있던 페트라가 쓸쓸하게 손을 푼다. 분위기를 읽을 줄 아는 똑똑한 아이였다.


「미안, 페트라. 잠깐만, 두사람만 있게 해줘」

「응, 알고 잇어요. 청소를 계속하러 서관(西館)에 가 있을 테니, 뭔가 필요하시다면 불러주세요」


스바루의 말을 듣고,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페트라는 거기에서 소녀다움을 버리고 메이드다움을 가장하면서 작게 인사하고 그 자리를 뒤로 한다.

그런 그녀의 배려를 받아들이는 형태가 되면서, 스바루는 해야만 하는 일이 임박한 상황이라며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흔든다.

흔들며, 동시에――.


「무엇을 우선해야하는가 라는 이야기를 하면……여기에 와버린단 말야」


문을 밀어 열며, 스바루는 천천히 실내에 들어선다.

시간의 움직임이 없는 방. 소박한 방에 놓인 침대――그 위에 한 소녀가 잠들어 있따. 낯익은 메이드복장을 벗고 푸른색 잠옷으로 몸을 감싼 소녀.

눈을 감고, 희미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조용히 고동이 치고 있다는 것이 그녀의 생명이 이어지고 있다는 작은 증거였다.


「……렘」


그 이름을 입에 답는 스바루의, 짧은 단어에 담긴 감정의 소용돌이를 누가 알 수 있을까. 세계에서 단 한사람에게 향하는 끝없는 감정의 격류.

강하게, 자신의 마음을 강철로 하여,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맞서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 때문에 누구에게도 기대지않고, 고개를 들고 가자고 정했었다.


――그 각오와 결의가, 그녀를 앞에 두자마자 한순간에 무너진다.


에밀리아에게 '맡겨 둬' 라고 말하고, 어떻게든 하겠다고 손을 끌며, 해 주고 말겠어 라고 힘차게 행동하고 온 스바루. 그 결의의 표층이 그녀를 앞둔 순간에 벗겨져 떨어졌다.


「한심해……난 정말로 약해」


렘을 앞에 둔 순간, 스바루는 과거의 약한 나츠키 스바루에 돌아간다.

렘의 헌신으로 긍정받아, 처음으로 일어 설 수 있었던 그 때로 돌아가버린다.


천천히 그 자는 얼굴에 손을 펴고, 얼굴에 걸리는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스친다. 잠든 그녀의 표정에 변화는 없고, 『먹힌』 그녀가 돌아올 전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이대로 지금처럼 여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재워두면, 그 그릇조차도 잃어 버리는 것은 확실한 일이다.


「너에게 그럴 생각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네 덕에 각오가 굳혀져」


약하고 무른, 벗겨진 마음의 표층이 새로운 강철로 덮혀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는 렘의 모습이 확실한 고동이 그냥 거기 있어 준다는 사실이 나츠키 스바루를 그 시절로 되돌린다. 그 순간, 다시 태어난 듯한 감정에.


「약한 나라도 좋다고 너가 말해주었으니까, 강해지자고 말해 주었으니까……어떻게든 해 주겠다고.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어」


아픈 일, 괴로운 일, 힘든 일, 싫은 일이 얼마나 기다리고 있더라도, 그녀의 전부를 담은 사랑이 스바루를 치유해 그것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스바루를 나아가게 한다.


「너도, 페트라도 다른 누구라도……전원, 무사히 데리고 나가줄테니까」


이마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잠든 그녀를 더 만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다. 그렇게 바람이 불어오는 방안 침대 옆 의자에 앉아 그저 말없이 그녀 옆에 있는다.

그저 그것 뿐인 시간, 아끼지 않으면 안되는 시간의 일부를 모두 그녀에게 쓰는 것이 지금의 스바루에게 가능한 그녀를 향한 마음의 표현법이었다.


그런 조용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멍하니 렘을 바라보던 스바루의 의식을 노크소리가 현실로 데려온다. 고개를 들어, 문에 얼굴을 향해 「네」 라고 말을 거니,


「실례하겠습니다――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스바루님」


조용히 문을 열며, 들어오는것은 키가 큰 메이드[각주:3].

금색의 긴 머리카락을 흔들며, 청초한 행동이 몸에 익숙해진 여성――프레드리카 이다.

그녀는 잠든 렘의 옆에 있는 스바루를 보고 작게 머리를 숙이며,


「여러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그건 스바루님도 마찬가지 겠지요. 장소를 바꾸죠. 자고 있다곤 하지만, 별로 듣게 하고 싶은 일이 아닐테니 말이죠」

「이야기가 빨리 진행되서 고맙네……내가 하고 싶은말 짐작은 가?」

「아마도」


겸손한 응답을 받으면서 스바루는 작게 한숨을 뱉고 허리를 일으킨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렘의 잠든 얼굴을 만지고, 미련을 끊듯이 주먹을 쥐며


「너의 더럽고 입이 못되멀은 동생이랑, 겉은 로리인데 안은 할머니인 갭모에. 그리고 『성역』의 실험장과 로즈월의 의도. 어느정도 대답해줄지 기대하고 있다고?」



※※ ※ ※ ※ ※ ※ ※ ※ ※ ※ ※ ※


「서방님이 돌아오지 않으셨다는 것은, 아직 『시련』은 끝나지 않은 것 같네요」


렘의 침실에서 자리를 옮겨, 응접실로 이동한 두사람.

스바루의 앞에 김이 나는 홍차를 담은 컵을 두고 반대편에 앉는 프레드리카는 입을 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받은 홍차를 숟가락으로 젓던 스바루는 「아아」 하고 수긍한다.


「진짜로 이야기가 빠르네――그정도로 사정을 알면서, 그정도 밖에 정보를 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한마디 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말이야」

「변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성역』에 대한 것도 『시련』에 대해서도 불초의 동생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담담하게 그렇게 말하는 프레드리카의 목소리에는 실제로 죄책감이나 다른 감정이 담겨 있지 않다. 다만 변명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다. 감정을 죽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쪽의 내심을 들키지 않기위해 무감적인 척을 하고 있다.
계통으로 따지면 람과 비슷한 타입――물론, 만난 시간의 길이를 생각해보면 난이도는 이쪽이 훨씬 높다.

「아까 방에서도 말했던 대로 몇가지 궁금한게 있는데……그것들을 모두 대답받을 수 있다고 기대해도?」

「……그 기대에는 반드시 부응할순 없다고 생각해요. 『성역』의 해방이 이루어 지지 않는 이상, 저와 서방님의 계약은 체결된 채인 걸요. 그 계약을 준수하는 한, 제가 스바루님에게 전할 수 있는 사실은 제한되어 버립니다」

「또 계약……이 녀석도 저 녀석도」


이마에 손을 대고 화가나 배꼽을 씹는 스바루[각주:4]
그런 계약같은 거 임기응변으로 해석해버려, 라고 목소시를 올리고 싶어지지만, 약속을 지키겠다고 에밀리아에게 맹세한 체면상 다른사람에게도 그것을 강요하는 것도 마음이 꺼림직하다


「그 계약에 대해서, 세세한 것들 물어봐도 괜찮을까?」

「아니요. 저와 로즈월님의 사이에 체결된 계약이며, 그것이 있는 한 제가 공개할 수 있는 정보는 한정되어 있어요. ――이 계약에 대해선 이것까지 밖에 말할 수 없어요」

「정보가 아무것도 늘질 않네. 빌어먹을, 그 녀석도 쓸데없는 채비나 해두고선. 진심으로 이번 회, 그녀석이 적이라는 생각 밖에 들질 않네」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과 중요인물에 혀를차고, 스바루는 마음을 고쳐먹는 듯 홍차를 입에 나른다. 변함없이 이파리의 맛밖에 나지 않지만, 이렇게 몇번이나 목으로 넘기고 있으면, 아무래도 비싼 이파리과 그렇지 않은 잎의 구별정도는 할 수 있게 된다. ――혀가 말하길, 이것은 비싼 이파리.


「대답해 주는걸 못보네. ……프레드리카가 『성역』 출신이고, 가필의 누나라는 정보는 사실이야? 아니면 이것도 대답하지 않겠습니까」

「그건 문제 없어요……정확히는 『성역』 출신이 아니고, 자란 곳이 그 장소라고 해야겠죠. 철이 들었을 무렵에는 『성역』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거의 사실이라고 해도 괜찮겠지만요」

「출신이 아니다……그러고 보니 류즈씨도 말하더군. 그 장소는 딴 곳에서도 '로즈월이 하프인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살게 하고 있다'라고」


용차로 돌아오는 중에 동행해준 류즈의 말이다.

그 때는 류즈씨에게 거절당했기 때문에 그 진의에는 들어갈 수 없었지만.


「하프가 결계를 지나갈 수 없으니까, 저 밖에서 하프인 사람을 데려다가 가두는 것이다. 왜 그런 짓을…… 게다가 그곳에 사람들이 갇혀있다고 하기에는」


모두들 큰 불만같은것 없는 듯이 생활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적어도 밖에서 억지로 그 장소에 감금 되었다는 폐색감이나 그에 대한 분노 같은 감정은 그 생활과 무관해 보였다.

즉 여기 끌려온 사람들도 그 『성역』 에서의 생활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스바루님은, 아인전쟁은 알고 계십니까?」

「……아인전쟁. 글자만은 어디선가 들은 듯한 느낌이네」


기억을 정말 처음의 것까지 파헤치면 그 단어는 두번인가 세번, 들었던 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 단어 자체가 무엇이 일어났는지 스바루에게 여실히 전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그런 어설픈 스바루의 답을 듣고 프레드리카는 그 긴 금발에 살며시 손가락을 통과시키며 날카로운 송곳니로 입가를 살짝 누르며,


「그 『성역』의 존재의의와 로즈월님의 생각. 그것을 풀려면 먼저 『아인전쟁』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말하며, 일어서며, 그녀는 응접실 안쪽으로. 그 등을 시선으로 뒤쫒는 스바루의 앞에 그녀가 안쪽 테이블 위에 있던 상자를 들고 온다.


「그리 경계하지 않아도, 그저 평범한 과자에요」


작은 입술을 벌려서 돌아오는 그녀가 스바루의 앞에 상자를 내려놓는다.

극히 드물게 로즈월의 저택에서 꺼낼 수 있는 이 세계 특유의 스위츠(Sweets).

차에 곁들이는 과자로 나온 그것을 프레드리카의 얼굴을 비교한다. 그런 스바루에게

「길고 지루한 이야기가 될 것 같으니. 편하게 준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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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ぽえーん이라고 도세이씨 뭐시기 뭐시기 나오는데 제대로 아시는 분은 도움좀 [본문으로]
  3. 女給(여급)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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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