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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에서 돌입으로[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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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중팔구 함정이겠지.


로렌은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리 고블린의 지성이 낮다고 해도 자신들의 굴 입구에 망 조차 세우지 않을만큼 어리석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지성이 없는 짐승조차 무리의 주위나 소굴의 입구에 꼭 세워둘 정도로 지극히 평범한 것이다.


헌데, 이 고블린의 소굴의 입구에는 파수꾼의 모습이 없다.



"녀석들 꽤나 당황했나? 파수꾼이 없다니 행운이네"



사훼의 중얼거림을 로렌은 의식하며 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차단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이 일이 끝날 때까지 정신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만, 그래도 소리기에 사훼일행의 대화는 귀에 들어온다.



"핏자국이 이어지고 있으니까 여기에 들어간 것이 틀림없어"


"고작 지성이 없는 고블린, 상처를 입고선 보초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거겠지"


"로렌씨가 보기엔 어떤 느낌이에요?"



곁에 있던 라피스가 물어온다. 로렌은 대답을 하지 말까 라고 생각했지만 대화라도 하고 있으면 분위기가 풀릴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흥미로운 듯이 옆에서 얼굴을 들여보고 있던 라피스에게 답한다.



"함정이야. 입구에 보초도 세우지 않고서 안에서 싸울 생각인 것이겠지"


"고블린에게 그런 지성이?"


"뭐, 나는 고블린에 대해서 자세히 알진 못하니까 말야. 하지만 원숭이들도 무리를 지을때 보초 정도는 세운단 말야. 고블린이라는 것이 원숭이 이하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원숭이와 고블린의 지성의 차이말인가요? 그건 조금 흥미가 돋네요"



진지한 표정으로 턱에 손을 괴고서 생각에 잠긴 라피스의 모습은, 로렌은 사훼 일행과는 또 다른 의미로 어이가 없었다.


지식의 신을 모시는 신관이기에 그런 사고방식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걸지도 몰랐지만, 때와 장소가 문제였다.



"로렌씨는 고블린의 지성이 원숭이 보다 위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야 당연하잖아?"



문제라고는 생각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서 로렌은 무뚝뚝하게 답한다.



"당연한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원숭이는 사회를 형성하고 도구를 어느정도 다루며 학습하는 생물입니다. 사람과 얼마나 다른지?"



먼저 가버린 사훼를 쫒아가기 위해 동굴에 첫 발을 내딘 로렌은 라피스의 물음에 입을 다문다.


렌의 지식 중에 그런 질문에 이로정연하게 대답할 만한 것은 없다.


결국 고블린이 원숭이보다 똑똑하가도 생각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지 근거가 될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의견을 인정하면 사람도 원숭이도 고블린도 지성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얕보고 덤비면 안된다는 것이려나?"



부정할 만한 것을 준비하지 못했으니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로렌이 그렇게 말하자, 라피스는 옆에서 로렌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가볍게 한번 끄덕였다.


그러는 동안에도 사훼는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버리고 있다.


빛은 옥시의 마술로 만든 불빛에만 의지하고 있으니, 뒤쳐지지 않고 따라가고 있는 로렌이었지만, 아무래도 그 진행속도는 너무 빨랐고, 아주 허술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지적해야 하는가 라고 생각하게 된 로렌의 선수를 치듯이 선두에서 걷던 사훼의 다리가 멈췄다..


그곳에는 통로가 완만한 커브를 그리고 있었으며, 로렌이 있는곳에서는 끝 쪽이 내다 보이지 않는 상태이었다. 뭐가 있는지 의아해하고 있는 로렌에게 사훼가 말했다.



"이 앞에 방 같은것이 있는데, 불빛이 보였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옥시가 들고 있는 불빛도 상대방에게 보일 것이기에 이제 와서 발을 멈춰봐야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로렌은 생각하지만 쓸데없는 참견을 할 생각은 없기에 침묵을 유지한다.




"고블린들의 매복인가?"


"상대 측에 활이 있는게 조금 귀찮네"




지독할 정도로 낙천적인 대화를 나누는 나론과 옥시.


뭔가 숙고하는 듯한 사훼. 결국 뜻을 정한 듯한 표정으로 다른 멤버들에게 돌아서며 말했다.



 

"내가 앞장 서서 화살을 막으면서 돌진할테니, 나론과 나머지는 지원해 줘"




매복하고 있는 상대에게 정면으로 달려든다니 대단한 배짱이라고 로렌은 어이없음을 넘어서 조금 감탄하고 마는 경지에 도달했다.


엄폐물이 없는 길, 게다가 좌우로 회피할 만한 공간도 없는 곳에서ㅡ 아무리 상대가 고블린이라고 할지라도 여럿의 적과 대치한다는 것은 조심스럽게 표현해도 자살행위 아니냐고 로렌은 생각한다.



"<방어> 마술은 필요해?"



지팡이를 내밀며 묻는 옥시에게 사훼는 끄덕임으로 답했다. 그러지 옥시는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며 마술을 행사했다..


하루에 세번 정도 밖에 못쓰는 마술 중 한번을 무모한 돌격을 위해서 쓴다는 눈 앞의 광경에 로렌이 목소리도 내지 못하자 옆에 서 있던 라피스가 가볍게 그 소매를 당겼다.



"불만스러워 보이네요?"



뭔가 조롱하는 듯한 라피스의 질문에 솔직하게 심정을 토로할 수 도 없고, 로렌은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글쎼, 어떨까"


"아 그리고 로렌씨라면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방법을 쓰시나요?"



들어봐야 어쩔꺼냐고 생각하면서도, 기분 전환을 겸해서 로렌은 그 물음에 답했다.



"동굴 입구에 생나무를 쌓아 불을 붙이겠지"



동굴처럼 도망갈 곳이 없는 장소를 공격하는 방법으로서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수단이라고 로렌은 생각한다


동굴 속이 어느정도의 넓이인지까지는 모르지만, 생나무를 태우는 것으로서 생기는 연기와 화염의 열은 안의 공간을 채워 줄 것이고, 그러면 안에 있는 것이 생물인 한 대부분 전멸할 터였다.



"기름이 필요하겠네요, 그 방법"



생나무는 매우 불을 붙히기 어렵다.


그것을 로렌이 말할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대량의 건조된 나무를 사용하거나, 기름을 부리는 수 밖에 없다.



"부싯돌도 기름도 가지고 있지 않아. 어쩔 수 없으니까 포기해야지"



주머니에 돈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은, 아무래도 외로운 것이라 생각하면서 로렌은 투창하듯이 대답한다.



"그렇군요"



일단 납득했는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입을 다무는 라피스 대신 사훼가 로렌에게 말을 걸었다.




"너하고 나하고 같이 전위를 서 줘야겠어"


"나한테 보호 마술은 걸어주지 않는거야?"


"그런 큰 칼이 있으니 그걸 방패로 사용하면  되잖아"



로렌의 말에 옥시가 얼굴을 찌푸리며 그리 말하고, 그 말에 동의 하듯 나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하지만 보호 마술을 두개나 쓸 여유는 없어. 그 만큼 내가 지원하지"


"알았어, 재수도 없지"



로렌이 지금 들고 있는 것은 고블린이 쓰던 녹 투성이인 소검이다.


이걸로 날아오는 화살을 막는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되었지만, 휘두를 수 없는 큰 검을 방패로 사용하면 그 크기와 무게가 움직임을 저해하는 방해자가 되고 만다.


어쩔 수 없이 작은 검을 다시 쥐면서, 그 동안의 용병 인생 속에서도 어쩔 수 없는 명령에 떨떠름하면서도 따랐던 적이 없는 것도 아닌데. 라고 로렌이 스스로 위안하고 있자, 그것을 준비 완료라고 생각했는지 사훼가 장검을 가지고 목소리를 높였다.



"좋아, 가자고!"



상대에게 다 들렸을 거라고 로렌은 점점 침울해 지면서 뛰쳐나간 사훼의 뒤를 쫒아 뛴다.


이래서는 먼저 기다리는 고블린들에게 '이제 그쪽으로 갈게요'라고 전한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자, 당연하게도 통로 끝에서 사격이 개시되었다.


로렌보다 조금 앞을 달리던 사훼는 그것을 검으로 베어버리려고 했는데, 물론 실패.


그래도 그 몸을 감싸고 있는 보호 마술이 가뜩이나 약한 화살을 더 약화시켜, 화살은 사훼의 몸에 박히지 않고 가죽 갑옷의 표면을 얕게 긁어내고선 땅으로 떨어졌다.


마술은 정말 편리한 것이라고 감탄하며 로렌은 사훼의 옆으로 흘러나온 화살을 소검으로 베어 버린다.



"엄청 무디네"



소검으로 베어버린 화살은 잘린다기보단 부러지며 땅으로 떨어진다.


그 예리함에 한탄할 틈도 없이 로렌과 사훼는 고블린들이 기다리고 있는 공간에 뛰어들려하자, 갑자기 로렌은 발길을 멈췄고, 사훼는 갑자기 넘어져 구르듯이 고블린들 앞으로 가버린다.



"사훼!"



뒤에서 달리던 나론이 넘어진 사훼를 지원할 수 있도록 안쪽으로 돌입.


그것을 좇고 있던 옥시와 라피스도 조금씩 로렌을 추월해 간다.



"어이, 기다려!"



경고의 목소리를 내면서 로렌은 아슬아슬하게 라피스의 목덜미를 잡아 그 움직임을 멈췄다.


꿱! 이라고 작게 신음 소리를 낸 라피스의 시선 끝에서 뛰어들어간 옥시가 사훼처럼 넘어져서 땅에 오체 투지를 하는 것이 보고, 라피스는 자신의 목덜미를 잡고 있는 이유를 알며 놀라움을 보인다.



"함정?"


"저쪽에 머리가 잘 돌아가는 자식이 있어!"



그것은 울퉁불틍한 바닥에 숨겨진. 아슬아슬하게 발이 들어갈 정도의 얕은 구덩이었다.


동굴 바닥을 그냥 판 정도의 단순한 함정이었지만, 이를 모른데다가 운도 나빴던 사훼와 옥시가 걸려버린 것이다.



"사훼! 일어나!"



상대 앞에서 무방비한 모습을 노출하는 사훼에게 고블린들이 기다려줄 이유도 없다.


쏘아진 여러개의 화살이 사훼에게 날아가고, 몇개는 나론의 단검으로 쳐서 떨어뜨리긴 했지만 막지못한 것이 사훼의 오른쪽 어깨와 왼쪽 허벅지, 그리고 나론의 오른쪽 옆구리에 박힌다.



"제기랄! 잘도!"



욕을 하며, 마술의 영창을 시작한 옥시에게 개의치 안고 로렌의 눈은 고블린들의 진영을 보고 있었다.


열마리정도의 활 고블린.


그 너머로 여기저기서 소검, 곤봉으로 무장한 고블린의 모습.


그리고 그 한층 더 안쪽에 있는 통로 앞에 자리한 것은 어떤 동물의 뼈 등을 뒤섞어 만든 듯한 지팡이 비스무리한 것을 들고 목에 묘하게 윤기나는 금색 목걸이를 늘어뜨린, 체격이 다른 고블린과 비교해도 한단계는 큰 녀석이었다.



"저게 대장인가?"



옷차림이나 체격으로 그리 판단한 로렌.


그 로렌에게 목덜미를 잡힌 상태에서 라피스가 중얼거렸다.



"저건....... 고블린 매지션?"


"상위 개체인가, 큰일이네"



번식력이 뛰어나며 바로 수를 늘리는 고블리는 그 집단 속에 특이하게 테어나는 경우가 있다


또는 평범한 고블린으로 태어나, 경험을 쌓고 평범하지 않은 고블린으로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상위개체라고 불리며, 통상의 고블린의 몇배 이상의 위험도가 있다고 하며, 그러한 상위 개체가 인솔하는 고블린은 그  위험성이 몇배나 불어나는 것이었다.


고블린 매지션은 그러한 상위 개체 속에서도 고블린으로서는 드물게 마술의 재능에 눈뜨고, 그것을 다루는 능력을 갖춘 개체의 이름이며, 상위 개체로 여겨지는 것 안에서도 위험도가 높은 존재이다.


아무런 준비도 태세도 없이 그들과 적대하면 좋은 결과가 기다리지 않는다.


그리 판단한 로렌은 바로 이 자리에서 떠날 것을 생각했지만, 고블린들에게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사훼나 나론은 화살에 상처를 입어서 제대로 움직일 상태가 아니며, 옥시는 이미 마술의 영창을 시작하고 말았다.



"귀찮구만......"



경고하고, 어느정도는 돕는게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모두를 구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고 생각한 로렌은 퇴로를 확인하기 위해 자신들이 들어오는 통로를 향해 눈을 둘리고, 그 통로의 앞에 있던 광경에 말을 잃는다.



"협공이야!?"



여기까지 틀림없이 외길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던 로렌이었지만, 부족한 불빛 탓인지 로렌 자신에게도 틈이 있었는지, 로렌이 들어온 통로의 끝에는 상당수의 고블린과 그것을 뒷따라 덩치 큰 여러 마리가 로렌이 있는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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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