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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정신을 차리다[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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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의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망보는 것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


짐 마차를 갓길에 대고 말을 근처에 묶어두고 휴대식량으로 간단히 저녁을 마친 후, '할 일도 없는데'라면서 각자 쳐둔 텐트에 기어들어 갔다.


하지만 혼자서 불침번을 하면서 주위를 경계하던 로렌은 잠시 후 천막 중 하나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설마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얼어붙고 있었다.


그것은, 사훼가 자고 있는 텐트였다.


뭔가 부스럭거리며 움직이는 텐트의 그리 두껍지 않은 천 속에서 흘러나오는 요염한 소녀의 목소리가 두 종류.


로렌에게 딱히 엿듣는 취미는 없었는데, 안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쉽게 상상이 가 버린다.




"야외라고... 어이......"



당연하게도 말을 걸지는 않고 모닥불 근처에 앉아서 망을 계속하면서, 로렌은 믿을 수 없다는 어조로 투덜거렸다.


동시에 이래서야 교대를 하러 갈 수 없게 됐다고 생각한다.


설마 밤새도록 거사를 치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로렌이지만, 그 로렌이 노숙하는 장소로써 선택한 가도변에는 근처에 물을 얻을 곳이 없다.


그런 장소에서 해버린다는 것은 상식 밖으로 밖에 안 보이는 로렌이지만, 설마 사후 처리로, 운반하고 있는 짐 속에 아마도 들어있을 귀중한 물을 낭비한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된다면, 사훼가 자고있는 텐트 속은 냄새나 습기로 인해 터무니없는 상태에 이르러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침까지 시간을 둔다면 약간은 냄새도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교대 시간인 밤까지는 일의 영향이 남아있지 않을 리 없고, 로렌은 그런 텐트 속에 머리를 넣고 싶지 않다.



"참을 수 없었던 걸까"



게다가 로렌의 귀에 잡히는 소녀의 목소리는 두 종류이다.


이것이 사훼가 데리고 다니는 여성 세 명 중 두 명이 사훼와 그런 사이가 되어있다는 의미이다.


다른 두 종류의 목소리. 라는 것을 알아도, 만난 지 얼마 안 된 로렌은 그 두 목소리가 누구와 누구의 것인지까지는 알 수 없다.


도적 소녀는 거의 확실하고 나머지 하나는 누굴까 라는 매우 어이없는 생각으로 졸음을 밀어내면서, 로렌은 어쩔 수 없이 밤새워 불침번을 할 각오를 했다.


그래도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로렌이 타는 모닥불의 불꽃으로 시선을 떨구며 생각한다.


실제로 '잘 수 있냐'고 자신에게 물어본다면, 딱히 잠들 생각은 들지 않는 것이 현재 로렌의 상태였다.


그도 그럴 게, 지금까지 로렌의 주위에는 용병단의 누군가가 반드시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없다.


사훼와 다른 애들의 경우, 셈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로렌은 멍하니 생각한다.


업무상으로 함께 행동할 뿐, 무엇보다 같이 보낸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동료가 없는 상태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경험이 지금까지의 로렌의 인생에는 전혀 없었던 탓에,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어제도, 라며 로렌은 쓴웃음을 지으며 생각한다.


여럿이서 같이 자는 숙소에서 로렌은 거의 자지 못하고, 얕게 잠들었다가 깼다가를 해가 뜰 때까지 계속 되풀이했던 것이다.


그 때문에 다른 멤버들보다 상당히 빨리 집합장소에 발을 옮겼고, 몸의 피로는 전혀 풀린 느낌이 없었다.


활동하는 데 문제는 없지만, 로렌은 모닥불에 손으로 꺾은 나뭇가지를 던지면서 몸의 상태를 확인한다.


수면 부족과 체력의 감퇴.


이것들은 아무래도 판단력과 몸의 움직임을 무디게 하는 원인이 된다.


치명적인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로렌의 몸은 휴식을 원하고 있는 상태였다.


단지, 쉴 마음이 들지 않는다.


패전의 싸움 중에 헤어져 버린 동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하지만, 모닥불 앞에서 불꽃을 보며 불침번을 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고 로렌은 입술을 일그러뜨린다.


살아 있으면 또 어디선가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단지, 로렌은 그 가능성이 많이 적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단이 궤멸하는 원인이 된 싸움은 지독했다.



"'그래도 부디'라고 생각하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입에서 새어 나온 혼잣말에 반응이 있다는 것에 놀라 로렌은 약간 허리를 세우며, 옆에 놓아두었던 대검 자루에 손을 뻗는다.



"놀라게 했나요? 죄송합니다.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죠"



로렌의 행동에 다소 당황한 목소리로 손을 휙휙 저은 것은 그때까지 자신의 텐트에서 잤을 터인데도 제대로 신관 옷으로 몸을 감싸고 있는 라피스였다.


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로렌은 일단 무기로 뻗던 손을 멈췄다.


하지만 밤늦게 자고 있던 파티멤버가 말을 걸어왔던 적도 없었고, 도대체 뭘 하러 온 것인지 의아한 시선으로 그녀를 본다.



"사실 그...... 옆의 텐트에서 말이죠......"



로렌이 입을 다물고 있던 것을 자신이 텐트에서 나오게 된 이유에 관해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라피스는 몹시 말하기 어렵다는 듯한 어조로 로렌에게 그런 변명을 시작한다.


그 부분을 들은 것만으로, 로렌은 라피스가 텐트에서 나온 이유가 짐작되어 '무리도 아닌가.' 하면서 경계를 풀었다.


즉, 라피스는 사훼의 텐트 안에서 이뤄지는 일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훼가 쓰는 텐트는 두꺼운 천으로 만들어졌고, 자는 사람의 몸을 추위 따위에서 지키는 데 다소 도움이 될 정도의 것이었지만, 근처에 있는 텐트에 완전한 방음을 기대하기엔 성능 부족이었다.


한번 잠이 들고, 아침까지 깨지 않으면 라피스도 눈치채지 못한 채 아침을 맞이했겠지만, 운 나쁘게도 눈이 떠져 버리고 만 것이겠지.


게다가 옆 텐트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귀에 들어가면 아무리 세상에 어둡다는 신관이라도 무슨 일이 그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조금은 상상이 될 만하다. 그리고 한번 상상해 버리고 난 뒤에 다시 잠에 든다는 것은 매우 고난도의 행위가 되어버린다.



"그, 잠이 안와서요...... 그래서 그......"


"아 이해했어. 힘들었겠네"



녹초가 된 어조로 로렌이 말을 걸자, 라피스는 곤란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로렌 바로 옆에 앉았다.



"잠이 오거나, 그...... 원인이 사라지기 전까지 함께 있어도 되나요?"



앉고 나서 물어보면 안 된다고 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면서도, 로렌은 안된다고 답하지는 일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뭐.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고, 로렌이 불침번을 하고 있는 모닥불 주위에는 달리 앉을 곳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로렌도 누군가 근처에 있어 주면 졸음을 이겨내기 쉬울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눈이 닿지 않는 장소에 가 있다가 뭔가 일이 일어나면 그것은 망을 보던 내 책임이 되고 마니까 눈 닿는 범위 내에 있어 주는 편이 더 좋다.



"항상 이런 거야? 그야 모험가는 안정과는 거리가 먼 녀석이지. 내일 어찌 될지 모르니 저런 흐름이 되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고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평소와 다를 게 없긴 합니다...... '정말 건강들도 하시네' 라는건 비꼬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라피스의 대답은 로렌에게 다소 의외였다.


지금까지 용병단에 있던 로렌은, 신관과 정면으로 마주친 적이 없다.


사람을 죽이는 전쟁으로 먹고 살아가는 사람과, 신을 섬기는 신관과는, 사는 세계가 다르다고 할 정도로 접점이 없다.


 로렌이 아는 신관이라는 것은, 가끔 용병단의 동료 중에 크게 다친 사람이 나와서 그것이 단에게 있어 중요한 멤버일 경우, 그리고 단의 재정에도 여유가 있을 때만 고액의 요금을 내는 것으로 부를 수 있는 항상 언짢은 얼굴의 까다로운 노인이라는 이미지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옆에 앉아서 한숨을 내쉬며 다수 천박하다고도 할 수 있는 비유를 한 소녀는, 로렌이 가지고 있던 신관이라는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존재이며, 세상에 이런 신관도 있다는 것이 신선한 놀라움을 가져왔다.



"때와 장소를 가려줬으면 좋겠다, 라는 것은 사치스러운 욕구일까요? 뭐 그 대부분의 신님은 사람에게 '애를 낳아라' '번식해라' 라고 가르치고 계시니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관점도 있기는 하지만"


"신이라는 건 몇명이나 있어? 너는 어느 신의 신관이야?"



'상대를 탐색하는 놈은 미움 받는다'라는 것은 용병중에는 상식으로 알려진 행위이다.


용병이라는 직업을 생업으로 하고 살아온 자들은,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과거가 한두개는 있기 마련이니까, 라는 것이 이유. 로렌도 그걸 잘 알기에 지금까지 불문율을 지켜 온 것이다.


상대에 대한 정보를 어디까지 물어봐도 문제가 되지 않느냐? 라는 것은 판단하기 매우 어려우며, 그것을 실수해 큰일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용병들 사이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존재하고 있다.


그래도 아무말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침까지의 시간이 아직 잔뜩 남아있으며, 게다가 신관에 대해서는 말해줄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라피스라면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라고 내심 조심하는 로렌이었지만, 라피스도 침묵으로 시간을 보낼 생각은 없었는지 대답은 금방 돌아왔다.



"저는 지식의 신 크클의 신관입니다. 그리고 신이라는 것은 명이 아니고, 주(柱)라고 센다구요? 저는 신경쓰지 않는 편이지만, 가끔 아주 신경쓰는 신관도 있으니 조심하는 편이 좋아요"


"아 미안해. 용병으로 자랐으니 말야. 배운게 없거든. 용서해 줘"


"그러셨나요. 그래서 왜 모험가가?"



가볍게 심도 있는 화제가 날아와서 로렌은 얼굴을 찡그렸지만, 저쪽이 상대가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해 주었으니, 이쪽만 대답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은 좀 그렇다.

조금의 시간을 두고, 짧게 대답했다.



"소속해 있던 단이, 없어졌어"


"그건...... 죄송합니다. 안 좋은 이야기를 꺼냈군요"


"아냐. 괜찮아. 흔히 있는 이야기잖아?"



상승무패, 라는 것을 광고문구로 하는 용병단은 수없이 많지만, 그것을 정말로 실천하는 용병단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용병단은 승패를 반복하며, 피해를 주고받으며, 인원수도 늘었다 줄었다 하며 유지가 된다.


단지, 가끔 운이 나쁜 일이 생기고, 단을 유지하지 못할 정도의 피해를 입어 소멸하는 단도 존재한다.


이번에는 우연히 로렌이 소속했던 용병단이 그런 재수없는 꼴을 당하고 말은 것이지, 용병단이 소멸하거나 발생하는 것 자체는 그리 신기한 이야기도 아니다.



"다른 단에 들어가서 용병을 계속하는 방법도 잇었겠지만, 그 전에 도망쳐온 그 도시에서 행동하는 데에도 필요한게 없어서 말야. 돈을 버는데 쓸만한 것이 힘 밖에 없었던 거야"


"그렇습니까...... 음, 로렌씨... 였나요. 강해 보이니까요"



라피스의 시선이 로렌 옆의 대검으로 향한다.


오랫동안 로렌이 써온 그 대검은 아주 투박한 것이었다.


장식같은 것은 일체 달지 않은, 로렌 가슴높이 정도의 길이의 굵고 거대한 도신에, 천을 둘렀을 뿐인 양손용 손잡이가 달려 있을 뿐인 물건이고, 외견대로 아주 무겁다.


로렌도 만족스럽게 다루게 될 때까지 몇년 정도 걸린 물건이지만, 수리나 단련을 계속 하며, 계속 사용해온 무기이다.



"그 대검의 칼날, 제 허리정도이지 않아요?"



그것은 대검의 칼날이 굵다는 뜻으로 말했는지 라피스의 허리가 가늘다는 자랑의 뜻으로 한말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고, 비교해 볼까 하고 왼손 하나로 손잡이를 쥐고 번쩍 들어보았다.


가벼운 금속을 쓰는 것이 아니라 칼날도, 문양도 전부 쇠이다.


그런 투박하고 무거운 물건을 왼손 하나로 가볍게 들어보인 로렌에게 라피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잘도 드시는군요...... 놀라워요"


"양손무기이긴 하지만 항상 두손으로 잡지는 못하니까. 오른족도 왼쪽도 휘두를 정도는 단련하고 있어"



말하면서 로렌은 일어나, 대검의 칼날을 가볍게 지면으로 집어넣어 세웠다.



"비교해 볼래?"


"그러죠"



로렌은 농담으로 제안했지만, 심심했는지 라피스는 선뜻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일어서서 로렌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듯이 서있는 대검의 칼날에 자신의 등을 대 보았다.



"어때요? 역시 내쪽이 얇죠?"



질문에 렌은 시선을 대검의 칼날 너머의 라피스의 허리로 돌린다.


세로로 세운 대검의 칼날에서 그녀의 허리가 빠져나온 부분이 없다.


그것은 즉, 라피스가 말하는 대로 로렌의 대검의 칼날 두께보다 라피스의 허리족이 가늘다는 이야기 였다.


단지, 거기서 밑으로 시선을 돌리니 엉덩이가 조금 칼날의 끝에서 삐져나온 부분이 보였는데 나이에 걸맞은 몸매이며, 절대로 굵다고 말할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어.... 어때요? 그...... 얇....죠? 어... 설마......"



로렌에게서 대답이 없자 다소 당황하기 시작한 라피스


말하지 않는 쪽이 상냥함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가만히 칼을 바라보고 있는 로렌의 태도에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어. 얇아. 틀림없이 내 무기가 더 두꺼워"


"그.... 그렇죠. 당연해요. 음 당연한 일이죠"



'엉덩이는 너가 더 굵지만'이라는 말은 삼킨 로렌이 라피스의 허리와 대검의 비교결과에 대해 대답을 하자, 라피스는 어딘가 안심한 듯한 말투로 걱정따위는 하지 않았다며 어깨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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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呆れから少し立ち直る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