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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고 기가 막혀버리다[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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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로렌은 전날에 사둔 식량을 넣은 포대를 손에 들고, 등에 천으로 싼 대검을 매고선, 낡아빠진 가죽갑옷을 입은 모습으로 마을 동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꽤나 허름한 차림이지만,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 전쟁터에서 도망칠때 어딘가에 두고 왔고, 대용품을 살만한 돈도 전혀 없기에 어쩔 수 없었다.


조금 빨리 온 듯 사훼 일행의 모습은 없다.


어쩔 수 없이 로렌은 문을 경비하고 있는 병사들과 심심풀이로 이야기를 조금 해보기로 했다.


거기서 시작해, 로렌은 자신이 지금 있는 동네의 이름이 캇파(カッファ)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캇파라는 이름의 마을에 대해서, 로렌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어느 나라의 일부인 마을의 이름이긴 하지만, 용병이라는 것은 애초에 나라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며, 게다가 로렌은 소속하고 있던 위병단이 괴멸해 간신히 도망나온 신세이며, 도망쳐 온 마을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을리가 없다



"좋은 마을이야 여기는. 뭐 왕도한테는 밀리겠지만 음식은 맛있지, 주민들은 좋은놈들 뿐이고 내 고향이고 말야."



태어난 것도, 자란 것도 이 동네라는 젊은 병사가 로렌에게 그런 말을 하고 있지만, 로렌에게는 애초에 고향이라는 것이 이해가지 않는다.


기억이 날 무렵부터는 이미 위병단이었고 말고, 그 다음부턴 전쟁에서 전쟁으로 전전하며 거처를 바꾸는 철새같았으니 말이다.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생활한다'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없는 로렌이 보기엔, 진심으로 이 캇파라는 동네를 좋은 곳이라고 하는 병사의 모습에는 약간 선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단지, 어딘가에 정착하기 위해선 우선 용병을 그만둬야 했고, 그 뒤에 생계를 이어갈 방법도 생각해야만 했다.


용병을 그만두는 것은 용병단이 괴멸했으니 어딘가 새로운 용병단에 참가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그만 둔 것이 될 테지만, 먹고 살 방법은 고민해야만 한다.


이대로 모험가를 계속해 이 동네에 뿌리를 내리는 것도 고려할만한 이야기이지 않냐고 생각하게 된 로렌의 앞에, 드디어 사훼 일행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쪽은 모두 다 팽팽하게 찬 자루를 등에 매고있어, 포대 하나밖에 없는 로렌과 비교면 상당히 중장비이다.



"어라, 너의 동료야?"



그때까지 좋은 이야기를 하던 군인의 목소리에 약간 혐오감이 섞였다.


'모험가라는 직업에 뭔가 일이 있었던 걸까?'라고 생각하는 로렌이었지만, 만약 그렇다면 자신에게도 그 혐오감이 향해지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


뭐 겉모습이 모험가로 보이지 않은것이 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로렌은 답한다.



"동료, 라고할까 이번에 의뢰의 참가자, 이려나"


"그런가, 나쁜말은 하지 않겠지만 빨리 손절하는 편이 좋아. 이건 내 지론이지만, 파티멤버를 여자로 구성한 훈남은 멀쩡한 녀석이 없어"



로렌은 그것을 '지론이라고 하기 보다도, 질투같은 비뚤어진 종류가 아닐까?'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일부러 말로 해서 병사를 지적할 정도로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쓴 웃음과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을 해두고, 로렌은 캇파에 대해 알려준 병사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며, 여성 세명을 데리고 거리를 유유히 걸어오는 사훼와 함류한다.



"기다리게 했으려나?"



로렌은 그 질문에 고개를 가로로 젓는다.


애초에 만나기로 한 시간은 '아침'이라는 아주 애매한 시간이었고, 기다리는 시간을 사용해 병사에게 마을의 정보를 얻었으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도, 로렌은 나중에 온 사훼에게 불평할 생각은 없다.



"그럼 전부 모인 듯 하니까 출발해 볼까. 걷는 것은 귀찮으니까 승합마차를 찾아보자"



사훼의 제안에 다른 멤버들은 이론이 없는 듯 했지만 로렌은 움직임을 멈춘다.


어제, 도보로 3일정도의 거리라는 이야기였기에, 틀림없이 걸어서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합이라고는 하지만 마차를 사용한다고 한다면 당연히 돈을 지불할 필요가 생긴다.


로렌의 주머니에 남아있는 현금은 몇일분에 휴대식량을 사고, 마을에서 가장 큰 여인숙에서 하룻밤을 잔 결과 바닥을 보이고 있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마차의 운임을 지불할 상황이 아니다.


자신만이 걸어간다는 형태가 된다면 당연히 마차와 사람의 속도는 차이가 나게 된다. 


'누군가에게 돈을 빌리거나 마차에게 뒤쳐지지 않게 자신만 달릴 수 밖에 없는가' 라고 각오를 다진 로렌의 손에, 살짝 넣어진 동전 몇개의 감촉.


놀라서 자신의 곁을 보니, 신관 옷으로 몸을 감싼 흑발의 소녀가 내 입술앞에 검지를 세운 상태로 로렌을 올려보고 있따.


다른 멤버들은 동문에서 나가는 승합마차를 찾고 있는지 이쪽저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어, 몰래 로렌에게 다가온 신관소녀 라피스의 행동을 눈치챈 듯한 기색은 없었다.



"곤란하시죠?"



미소짓는 라피스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하던 로렌이 답을 하기 전에, 라피스는 다그치는 듯이 말을 잇는다.



"동화이지만 10개 있어요. 아인까지라면 왕복 분의 운임으로는 충분할테니까 써 주세요"



지금부터 향할 마을의 이름이었지. 라고 기억을 더듬어가면서 생각한 로렌이 손 안에 들어온 동전에 흘끗 시선을 향하고, 라피스에게 의문을 포함한 시선을 돌리자, 라피스는 살짝 혀를 내민다.



"빌리는 것 뿐이니까, 사양하지 말기"



돈이 없다, 라는 것을 입밖에 내지 않고 이 상황을 넘길 수 있는 점에서 볼 때, 아주 도움이 되는 이야기인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돈을 주고 받는 행위는 용병 사이에서는 좀처럼 행해지지 않는 일이었다.


빌려주면 내일 살아있을 지도 모르는 용병이라고 하는 입장으로서 갚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싸움의 씨앗이 되기 십상인 직업 특성 때문이라는게 그 이유겠지만, 모험가는 다른가 라고 생각하는 로렌에게, 라피스는 말을 이어갔다.



"여기서 빚을 하나 만들어 두면, 무슨 일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런 선행 투자의 의미도 있습니다"



이유도 없이 돈을 빌려준다는 행위를 이해 할 수 없는 로렌이지만 그런 타산적인 이유가 존재한다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이 이상의 탐색을 하기 보다는, 감사히 받아두어야 한다고 생각한 로렌은, 손 안의 동전을 옷 주머니에 슬그머니 밀어넣으며 감사의 뜻을 담아 가볍게 라피스에게 고개를 숙였다.


'신경 쓰지 마시길'이라며 미소지은 라피스가, 로렌의 옆에서 떠나가는 타이밍을 계산한 듯이 사훼의 목소리가 다소 떨어진 곳에서 들린다.



"마차를 구했어. 동화 5장으로 아인까지 태워 주시는 듯해"



딱 빌린 돈의 절반의 금액이다. 


쓸데없이 창피당할 필요 없이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이게 된 것에 안도의 감정을 품고, 로렌은 이제 막 주머니에 넣은 동화 중 다섯개를 빼내 손짓하고 있는 사훼의 앞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참 다행이군요. 걸으면서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는 것은 바보같으니 말이죠"



아인 까지의 다리가 되어주실 분은, 마침 마을에서 물건을 사러 온 아인에 사는 농부였다.


중년에 접어든 듯한 그 남자는 마을에서 농작물과 모피 같은 것을 도시까지 운반하고, 마을에 필요한 도구와 식량을 사들여서 돌아가는 길이었다.


도시쪽으로 올때는 짐이 산처럼 있었지만 돌아갈때에는 작고 고가품으로 바꿔서 짐차에 꽤나 큰 공간이 생겼기에, 로렌 일행 5명 정도라면 가볍게 탈 수 있게 되어 용돈 벌이 같은 마음으로 마을까지 태워주시는 것 같다.



"우리 마을에 나온 고블린을 토벌해주는 모험가들이지? 그렇다면 빨리 데려다 줘야할것 같았구 말야"



그렇다면 다소 요금을 깎아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로렌은 생각하지만, 사훼는 농부에게 감사할 뿐, 액수를 흥정할 생각은 없어보이며, 설마 자신만 깎아달라고 할 수도 없기에 꾹 참는다.



사람이 걷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마차이기는 하지만, 짐수레를 끌고 있는 말은 농촌에서 사육되는 속도보다 힘을 중시한 종류에 말이며, 군마같은 속도가 나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걷는 속도의 배 정도는 나오며, 아침 일찍 도시에서 나온 농부는 도중에 하룻밤 자고, 다음날 오전까지는 마을에 도착할 것이라 사훼에게 알리고 있었다.


하루 반 정도의 시간을 오롯이 흔들리는 짐마차에서 보낸다는 것은 아무래도 힘든 일이었지만, 용병으로서 몇번이나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 로렌이 보기엔, 한탄할 정도의 일도 아니다.


마음이 내킨다면 사훼나 다른 사람과 이야기도 하면서 어느정도 상호 이해를 도모할까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도적인 소녀 나론과 마술사 옥시는 오로지 사훼만 신경쓰기에 대화를 할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다.


남은 한명인 라피스는 마차가 흔들리고 있는 동안은 눈을 감고 잠들어 있는 듯한 상태.


유일하게 상대해 줄 듯한 농부는 말을 다루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상태.


뒤에서 말을 걸어서 방해하는 것도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해, 어쩔 수 없이 로렌은 짐차 안에서 무릎을 감싸고,  무릎에 이마를 얹은 상태로 눈을 감고선 이 불편한 시간이 지나는 것을 기다리기로 정했다.


마차가 멈춘 것은, 슬슬 날도 저물아 밤이 될 시간이었다.



"오늘은 여기서 쉬도록 하자"



밤새 길을 따라 간다는 선택은 통상적으로 하지 않는다.


가도 주변은 모험가들과 그 길이 존재하는 나라의 병사들에 의하여 마물과 도적들이 구제된 상태에 있고, 그곳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대개 안전하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피해를 절대 입지 않는가? 라고 한다면 그것은 아니라고 할 정도로 공격당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 확률은 낮보다는 밤에 더 높기에, 야간 이동이라는 것은 상당히 다급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 상당한 솜씨가 있는 호위를 데리고 하거나, 그런 지식이 없는 바보들 정도 밖에 하지 않는다.


농부는 그 어느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인종인 듯 햇지만, 로렌은 틀림없이 중간에 숙박시설같은 것이 있다고만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당연히 노숙을 하는 것밖에 남지 않는데, 생각해 보면 만일 역참이 있었다고 해도 지금 로렌의 주머니에는 하룻밤 잘만큼의 여관비조차 남아있지 않다.


도시에서 나올 때에 라피스에게 빌린 동전이 있기는 하지만, 겨우 5개 가지고는 다른 투숙객들과 방을 같이 쓰는것은 커녕, 마굿간을 빌리는 것도 벅차며, 더군다나 돌아가는 몫의 비용이 남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또 빌릴 수 밖에 없어지기에, 그럴 바에는 노숙이 몇배는 더 낫다.



"아~ 피곤해. 엉덩이가 아퍼"


"불평 하지 말고. 노숙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완전히 날이 저물어 버릴꺼야"



나론과 옥시가 짐차에서 내리면서 거리낌 없이 말을 하는 것을 농부와 사훼는 쓴웃음을 지으며 바라보고 있다.


주위에 마물이나 도적이 숨어있을 만한 숲이나 폐허같은 것은 없고 단지 평원이 펼쳐진 장소이지만, 로렌은 주변을 둘러보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어디에 무엇이 숨어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생각없이 소리를 내 버리면 어떤 것의 주의를 끌게 될지 모르고, 주위에 차폐물이 없다는 것은 이 곳에서 불 따위를 사용하면 꽤 먼 곳에서도 거기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능하면 좀 더 이동하고 다소 와지[각주:2](窪地)가 있는 곳 까지 가고 싶은 로렌이었지만,  주위의 지형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간다 해도 그런 장소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이곳은 자신보다도 이 주변에 대해선 더 잘 아는 사훼와 농부를 믿고 최대한 경계하는 것밖에 할 수 없겠지 라고 기분이 쳐지는 로렌에게 사훼가 쐐기가 되는 한마디를 한다.



"망은 나랑 너가 보자"


"그건...... 둘이서 불침번을 한다는 거야?"



농부도 포함하면 이 자리에는 6명의 사람이 있다.

'

아침까지의 시간, 두 명이서 3교대로 하면, 그렇게 힘들지 않게 망을 볼 수 있을텐데, 굳이 둘이서 불침번을 하자고 하는 것은 뭘 생각하고 있는걸까' 라고 로렌은 생각했지만, 사훼의 대답은 그런 로렌의 생각의 예상을 깨부수고 있었다.



"아니, 우리들도 자지 않으면 힘드니까. 나랑 너랑 교대하자"


"한명만 불침번을 세운다고......?"



용병단에 있던 로렌에게는 상상도 못하는 것이었다.


물론, 단에 있을 때와 지금은 인원 수도 다르기에 똑같이 취급할 생각은 로렌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로렌이 있던 용병단은 두사람이 한 조라는 것이 상식이며, 그 이하로 행동을 할 경우는 예를 들어 혼자일 경우나, 자신과 동료 한명, 총 둘일 경우 뿐. 그것도 필요에 따라 어쩔 수 없을 경우에 한하고 있다.



"뭔가 불만 있어? 리더가 그러라고 하니 잠차고 따르기나 해"



단독으로 망을 보는 위험성이라는 것을 사훼에게 말할까 생각했지만, 그 입을 열기 전에 로렌이 뭔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본 나론이 힐책하듯이 소리를 지른다.


옥시는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내심 나론과 같은 생각인듯 로렌에게 돌리는 시선이 차갑다.


라피스만 딱히 관심이 없는 듯, 그렇게나 짐차에서 잤으면서도 졸린지, 눈을 비비면서 하품을 할 뿐이고, 대화에 참가할 생각은 없어 보이기에, '말해봐야 소용 없겠지'라며 로렌은 일찌감치 포기한다.



"알았어. 나랑 너, 어느쪽이 먼저 망을 보지?"


"너 먼저 해줘. 나는 일단 자고 싶어"



리더를 자처하는 자가 그래서 될까 라고 로렌은 생각했지만, 여기서 말다툼을 한다고 해도 상대측 편이 너무 많아 싸움이 안될 것은 명백하며, 피로만 늘어날 것이라며 입을 닫는다.



"알았어. 밤중에 깨우면 되겠지?"


"아 부탁해"



팔랑팔랑 손을 흔들며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다 라고 김빠진 대답을 하는 사훼에게 이유 없다고 하기엔 묘하게 뚜렷한 불안감을 느끼고, 로렌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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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出発して呆れる [본문으로]
  2. 움푹한 지대 [본문으로]

천재보다는 범재

-현역복무중- 취미로 ncode.syosetu 번역합니다. 趣味でncode.syosetuの翻訳をしています。 판권관련 문제는 sametim17@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なにか問題があるならsametim17@gmail.comにご連絡を。